상처를 사육하는 법 /정수경 내가 쓴 편지를 내 몸속에 집어넣는다 비의 날을 모르던 네가 표정 잃어버린 얼굴로 빗속을 건너오듯, 새총으로 고요를 당겨 붉은 비행을 쏘아 올린다 붉다는 것은 제 속 죽어가는 것들을 수놓고 있다는 것 구름 내부를 왼쪽에 앉힌다는 것 이마를 짚은 생각의 그림자가 순한 골목 돌아 나오면 생선가시처럼 드러난 햇살로 아무도 찾지 못하도록 우울의 은신처를 지운다 유리창 너머 표류하는 구름 모서리들이 떨어져 내린다 나를 빠져나오지 못한 편지는 마지막 식물성 잃어버린 몰약의 계절을 찾고 있다 - 정수경 시집 ‘시클라멘 시클라멘’ / 한국문연 마음의 상처인 경우 사육되는 경우가 많다. 어떤 흔적이 마음에 단단히 품어지고 그것을 수시로 들여다볼 때, 그리하여 탄생되는 살아있는 상처. ‘내가 쓴 편지를 내 몸속에 집어넣고’ 볼 때마다 새로운 다짐을 하듯. 사육되어진 상처는 내 안에서 군림한다. 평범한 햇살은 생선가시처럼 우울하다. 상처에 쏟는 정성만큼 나는 건재하다. 상처의 힘으로 살아가는 나, 세상은 내 상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나는 점점 상처의 노예가 되어간다. 뒤늦게 사실을 알아챈다 해도 내가 쓴 편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옛말이 있지만 이는 잘못된 말이다. 옛날엔 ‘복지’라는 개념이 지금보다 약했고 국가 경제도 풍족하지 않아 백성들의 가난을 구제하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사방 100리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가훈을 실천한 경주 최부자집이나, 조선 정조시대 제주 제일의 상인으로서 기근에 허덕이는 사람들을 먹여 살려 ‘나눔 할망’ 또는 ‘구휼 할망’으로 잘 알려진 김만덕 같은 이들도 있긴 했다. 그러나 그들의 선행은 개인적 차원의 노블리스 오블리주이지 국가의 복지는 아니었다. 국가가 왜 존재하는가? 국가는 공정한 과세정책을 통해 복지를 확대하고 복지를 통해 기회의 균등을 지향해야 한다. 모든 국가나 사회에서 상대적 빈곤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절대적 빈곤에 처해있는 사람들을 위해 많이 버는 사람이 세금을 더 내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가 도와주는 것은 당연하다. 복지선진국으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민들에게 복지를 제공한다는 스웨덴과 덴마크는 소득과 부의 분배가 공평한 국가로 알려져 있다. 선진국들과는 반대로 서민증세, 부자 감세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그만큼 서민들의 삶이 팍팍하다. 정부는…
글로벌시대를 선도해가기 위해서 벤처기업의 창업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 국내의 기술과 인력투입으로 생산성을 높여가는 일이 중요하다. 해외투자를 통한 벤처기업의 창업은 국가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지방중소기업청은 금년 해외투자 벤처창업 지원금을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렸다. 중소기업 지원정책의 대폭적인 강화는 해외진출을 촉진시켜가고 있다. 중국진출 기업에게는 기술개발과 수출마케팅 비용을 최대 90%까지 지원해주어 한중 FTA 선점효과가 기대된다. 경기지방중소기업청은 금년에 해외벤처기업창업 활성화를 위해 해외 벤처캐피털을 통한 글로벌 창업기업의 지원규모를 확대시켜 가고 있다. 최근 경기지방중소기업청에서 발표한 금년 중소기업 지원시책에 도민들의 기대가 모아진다. 창업 도약기인 3~7년차 기업의 창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기술 연구개발이 중요하다. 연구 개발자의 지속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여건을 조성해 주어야한다. 시설 운전자금으로 1조6천억 원을 투입하며 제품 고도화 기술개발에도 1천60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효율적인 해외벤처창업기업육성을 위한 획기적인 지원과 철저한 관리에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금년부터 본격화되는 한·중…
해가 바뀌어 나이 먹기를 위한 어떤 노력도 없이 나이가 바뀌었다. 수 년 전만 해도 시간을 거꾸로 되돌릴 수만 있다면 하는 엉뚱한 생각이 없지 않았다. 은퇴(2019년 여름)를 수 년 남기고 있는 지금은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다. 학교에 있으니 타 직종에 비해 퇴직연령이 늦은 편이고 연금도 있으니 노후준비 타령하는 말은 비난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일반적으로 노후복지가 허약한 가난한 나라일수록 은퇴연령이 늦는 것은 변호사 의사와 같은 전문 직업을 제외하고는 늙어서도 일하지 않으면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은퇴 후 연금 수령자가 또 다른 수입을 위해 또 다시 직업을 갖는 것을 비난할 수 없지만 노후대책이 턱없이 부족한 이들의 노후 수입을 위해 무보수 봉사활동하기를 권한다. 아내가 교사로 재직하다가 퇴직 12년을 남겨두고 50세에 명퇴를 했다. 퍽 이른 나이였는데 벌써 만 7년이 흘렀다. 일반 시민들이 그러하듯이 집 마련하고 자녀교육 시키고 시집보내니 가계 빚은 혹처럼 붙어 다녔다. 아내의 명예퇴직금으로 빚을 갚고 싶었지만 아내는 27년의 수고가 사라지는 것 같다면서 빚 청산을 뒤로 미루고 은퇴 후 은신할 터를 가평에 마련하였다. 당시로서는
수소폭탄이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미·소 냉전이 가속화되고 두 나라의 군비 경쟁이 절정으로 치닫던 1950년이다. 중심에는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과 헝가리 출신 물리학자 에드워드 텔러가 있었다. 텔러는 최초의 원자폭탄 개발에도 참여한 인물이다. 그리고 2년 뒤. 1952년 11월 1일 오전 7시 15분, 남태평양 에니워틱 환초에 위치한 엘루젤랍이라는 섬에서 무시무시한 폭발 실험이 펼쳐졌다. 약 1만1000명의 군사 및 행정당국 인원이 참여한 이 실험으로 섬 하나가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더불어 폭 5㎞ 이상의 불덩어리, 높이 37㎞, 상층부 폭 161㎞에 달하는 대형 버섯구름이 피어올랐다. 산호 파편도 48㎞ 밖까지 날아갔다. 폭발력은 원자폭탄의 1000배, TNT 1040만t과 맞먹는 것이었다. 환초는 물론 심각한 방사능 오염으로 뒤덮였다. 미국이 ‘아이비’라는 작전명으로 실시한 수소폭탄 실험이다. 이는 이전의 핵분열 원자폭탄보다 더 큰 위력을 지닌 핵융합을 이용한 인류 최초의 수소폭탄 실험이었다. 이에 자극 받은 당시 소련은 다음해 수소폭탄 개발에 성공한다. 이어 8년 뒤, 1961년 10월 30일 무게 27t의 수소폭탄을 수송기에 싣고 북극권의 외딴…
투계 /고성만 맨드라미가 머리를 쭉 뻗었다가 푸드득 도약하여 칸나의 대가리를 찍는다 살점이 떨어져나간다 우수수 날리는 깃털 피가 튄다 야산에 깊게 팬 자동차 바퀴 신발 흙 질컥거리며 환호성 지르는 사람들 마스카라 지워진 노을이 저녁 꽃을 줍는다 기발한 발상은 세계의 풍경을 새롭게 바꿔놓는다는 점에서 언제나 읽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맨드라미’와 ‘칸나’의 꽃이 수탉의 붉은 벼슬과 닮았다는 데서 비롯된 이 시의 발상은 단숨에 정적인 꽃밭을 동적인 투계의 현장으로 바꿔놓는다. 그것도 펄펄 살아서 피가 튀는 풍경으로 바꿔놓는다. 게다가 그 풍경 속으로 ‘환호성을 지르는 사람들’과 ‘마스카라 지워진 노을’까지 끌어들인다. ‘꽃’과 ‘사람’과 ‘노을’이 삼위일체가 되어 완벽한 정중동의 미학을 구현한다. 치열한 세계의 한 순간이 한폭의 그림으로 완성되었다. 아름답지 않은가! /김선태 시인·목포대 교수
나라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나라 역대 왕조에서도 사관을 두어 국가와 왕실의 세세한 일들을 기록으로 남겼다. 우리가 기록의 나라였다는 증거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기록물 면면만 봐도 알 수 있다. 현재까지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등 총 13개의 기록유산이 등재됐는데 이는 아시아 1위다. 이 가운데 총 1천707권 1천181책(정족산본) 500여 년 조선의 역사가 온전하게 담긴 조선왕조실록은 왕도 함부로 꺼내 읽을 수 없으며, 조작할 수도 없는 문서였다. 태종이 낙마한 뒤 ‘사관(史官)이 알게 하지 말라’고 했으나 그 말까지 기록할 정도로 기록에 목숨을 걸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현대에 와서 기록의 전통이 퇴색되는 것 같다. 특히 관청의 경우가 심하다. 공문서 보존기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1년부터 영구 보존까지 7종으로 분류돼 있는데 단기간에 폐기처분되는 아까운 기록들이 부지기수다. 이에 따라 각 지역의 역사서를 편찬할 때마다 어려움에 직면한다. 사라지는 기록물을 보존 관리해 줄 상임인력이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각 지역에서는 역사서를 편찬할 때마다 편찬위원회를 구성하고 실무진으로 상임위원과 연구위원을 임명한다.…
획기적인 경제사회적발전으로 위기를 관리해 가야한다. 새해부터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영향으로 늘어나는 50대 자영업자의 부채 규모가 520조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부채증가는 경쟁력을 약화시켜간다. 주택담보대출비율이 70%를 넘은 대출이 20% 가까이 돼 부실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가계부채의 구조문제와 향후 과제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자영업자 부채규모는 약 520조원으로 추산된다. 자영업자의 원리금상환비율은 23.1%로 일반 대출에 비해 높아서 부채의 질이 나빠졌다. 경제전문가들은 상업용 주택담보대출비율을 70% 초과한 고 부담대출이 18.5%를 차지해서 잠재적 위험 요인을 우려한다. 사업자대출을 포함해 가계와 기업대출을 중복해서 받은 자영업자가 무려 63.6%에 이른다. 안정되지 못한 불규칙한 소득 흐름이 가장 큰 문제이다. 지난해 9월 기준 자영업자 대출은 부동산임대업 34.4%를 비롯해서 음식과 숙박업이 10.2%이며 도·소매업도 16.9%나 증가하였다. 시중은행의 대출심사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도 금융위기 이후 비 은행 금융회사 대출이 늘어 문제이다. 현명한 재정관리가 절실한 때이다. 최근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달 대입 수시합격자가 발표되고 정시모집이 시작됐다. 수험생을 둔 가정에서는 분주한 연말연시에 늘 비상이 걸린다. 수시모집에 합격한 수험생의 절반은 3월 입학식 때까지 두 다리를 쭉 펴고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나머지 절반의 학생들은 노심초사한다. 이를 지켜보는 부모는 수험생 당사자보다 더 안절부절못한다. 요즘은 수시 6번에, 정시 3번 등 모두 아홉 번이나 대학을 지망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기는 하다. 70년대에는 전기와 후기 딱 두 번의 기회밖에 없었지만 재수를 해서라도 대부분 서울로 진학했다. 그러나 요즘은 상황이 다르다. ‘인 서울(서울 소재)’ 대학에만 들어가도 ‘서울대학교’라 말할 정도다. 70년대 고교 졸업자 수는 20만~25만명이었다. 대학진학률도 50%가 채 안 됐다. 그러나 지금은 대학 정원은 5배가 늘었고, 2016학년도 대입수능 응시자는 63만명이다. 대학 진학률도 85%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너도나도 대학을 가려다 보니 성적이 상위 20%에 들지 않으면 서울은커녕 수도권 대학에 들어가기도 어려워졌다. 며칠 전 수시원서를 넣고 추가합격자 통보를 매일매일 기다리다 지친 수험생 아버지를 만났
경제 개발 이전 사망의 원인이었던 감염성 질환이 의학의 발전으로 조절되면서, 성인병으로 인한 사망률 및 이환율이 증가하여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관심의 분야인 성인병중 뇌졸중(중풍), 고혈압, 당뇨병에 대해 살펴보자. 첫째,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의 일부가 손상을 받게 되어 신체기능의 마비가 생기는 병을 뇌졸중(중풍)이라 하며 뇌경색, 뇌출혈, 지주막하 출혈 등이 있다. 몸 한쪽의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반신마비, 말을 못하거나 못 알아들은 실어증, 발음장애, 음식이나 침을 삼키기 어려운 연하곤란, 두통과 구토, 비틀거림과 어지럼증, 시야장애, 의식장애, 물체가 둘로 보이는 복시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들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 가서 전문의사의 진료로 정밀검사를 시행하여야 한다. 둘째, 혈관 내의 압력이 증가되어 이로 인해 여러 장기에 나쁜 영향을 일으키는 일련의 질병(수축기 혈압이 140㎜Hg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90㎜Hg이상인 경우)을 고혈압이라 한다. 보통 고혈압은 증세가 없으나 혈압이 갑자기 올라가면 두통, 어지러움, 졸립거나 의식장애, 손과 발에 감각장애가 오거나 마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