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가의 세계문화유산 추진 문제를 두고 이웃나라가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은 분명한 월권이다. 그런데 일본이 메이지 시대 산업시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 하자 이웃나라인 한국이 이를 간섭하고 양국의 기싸움이 시작됐다. 우여곡절 끝에 하시마 탄광 등 일본 근대산업시설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한국과 일본이 강제징용에 의한 강제노역을 명기하는 문제를 놓고 등재심사를 하루 연기하는 등 공방을 벌인 끝에 합의를 이룬 것이다. 일본 정부 대표단이 강제노역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고, 세계유산위원회가 이를 주목한다는 주석을 등재 결정문에 달아놓는 방식이다. 한국이 이웃나라인 일본의 문화유산 등재문제에 이토록 예민하게 반응한 것은 일본은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시기를 1850년부터 1910년까지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이런 표현을 해서는 안 되지만 참 여우같은 짓이다. 왜냐하면 이때는 일본이 우리나라 등 주변국을 본격적으로 침략하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즉 강제징용 사실을 감추기 위한 ‘꼼수’였던 것이다.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일본 근대산업시설 23군데 중 조선인 징용자가 투입됐던 곳은 하시마 탄광 등 7곳이다. 무려 5만8천여 명이 이것에서 가혹한 노
우리는 생활하는 중에 알게 모르게 세금을 내고 있다. 점심으로 5천500원 설렁탕 한그릇을 먹어도 500원의 부가가치세를 부담하며, 서비스를 받고 지급하는 대가에도 1/11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가 포함되어 있다. 소비자가 세금을 낸다는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는 재화나 용역을 공급하는 사업자에게 부가가치세 납세의무를 부담시키기 때문인 것이다. 실질적 조세의 부담자는 소비자인 것이고 사업자는 물건 가격에 10%의 세금을 더해서 소비자로부터 받아 놓았다가 매입할 때 부담한 매입세액을 공제하고 세무서에 납부하는 것이다. 전 국민이 2014년 한해 납부한 부가가치세는 57.1조원으로 법인세·소득세보다 세수가 더 많으며, 재정에 기여하는 비중이 27.7%로 가장 크다. 우리나라 부가가치세율은 10%로, 독일 19%, 영국과 프랑스 20%, 핀란드 24%, 스웨덴과 덴마크 25%이고 OECD 국가 평균이 19.1%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부가가치세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부가가치세는 원칙적으로 모든 재화와 용역을 과세대상으로 하고 단일세율을 적용하므로 자원배분에 중립적이다. 또한 부가가치세는 물품가격에 포함되어 징수되기 때문
이희호(李姬鎬) 여사는 고(故) 김대중(金大中) 전(前) 대통령의 부인이다. 현재 이 여사는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을 맡아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이 여사의 방북일정이 남과 북의 합의에 의해 ‘8월 5일~8일’(3박4일)로 최종 확정됐다. 이 확정은 6일, 남측의 김대중평화센터와 북측의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사이의 실무접촉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 여사는 방북 기간 동안 백화원초대소에 투숙하면서 아동병원, 평양산원, 어린이집(보육원)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번 이 여사의 방북확정이 우리에게 주목을 받는 것은 이 여사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면담하느냐라는 여부에 있다. 이는 곧 이 여사가 김정은 제1위원장과 만나게 된다면, 현재 경색된 남북관계가 개선의 전환을 이룰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담고 있다. 둘은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제1차 정상회담 이후 분단사상 획기적인 남북관계 발전을 주도했던 경험의 사실을 뒷자리에서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여사는 지난해 ‘김정일 사망 3주기’를 맞아 조의를 표했고, 이에 김정은 제1위원장
우유의 옛말은 ‘타락(駝酪)’이다. 그리고 조선시대에는 우유제품을 통틀어 타락이라 불렀다. 본래 타락은 돌궐어(突厥語)의 ‘토라크’에서 나온 말이다. 말린 우유라는 뜻이다. 이런 타락에 불린 쌀을 곱게 갈아 넣고 끓인 것이 조선시대 궁중의 대표 보양식 ‘타락죽(駝酪粥)’이다. 내의원은 타락죽을 만들기 위해 암소의 젖을 짜 말린 뒤 죽을 쑤어 왕에게 진상했다고 한다. 죽(粥)을 왕의 음식을 담당하는 소주방에서 쑤지 않고 내의원에서 맡은 것은 귀한 보양음식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조선왕조실록엔 인종의 건강이 악화되자 신하들이 우유로 만든 타락죽을 영양식으로 권했다는 기록도 있다. 정조의 경우도 겨울철이면 늘 우유죽을 먹고 원기를 회복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내의원에서는 70세 전후의 나이 많은 관료들을 초청, 음식을 대접하던 조선시대 기로소(耆老所)의 대표 메뉴로 타락죽을 권장할 정도로 원기회복 음식 중 으뜸으로 쳤다. 우유가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은 4세기경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귀했던 만큼 나라에서 관리했다. 먹는 사람들도 왕이나 귀족 등 특수계층에 한하였고, 식품으로 보다는 보양의 효과를 기대하는 치료식으로 이용했다. 따라서 일반 백성들은 먹지 못했다.
두릅나팔 /한미영 안개비탈에 두릅이 많이도 피었다 굵은 가시를 몸에 박은 채 안개 속에서도 두릅나무는 자식을 쑥쑥 잘도 키워낸다 뚝뚝 다 따도 삶으면 몇이나 되나 자식이 다섯인 노모는 향긋한 산두릅에서 식욕을 되찾는다 엊그제 잘라냈는데 어린애 주먹만 한 것들 또 달렸다 낳아만 놓으면 잘도 자라주는 내 새끼들 노모는 또 두릅나팔을 분다 새벽안개가 순식간에 걷힌다 손 안대고 코를 푸니 형님은 자식이 잘 자라서 좋겠수 빈정대는 아침햇살에 눈살을 찌푸리는 늙은 두릅나무 그 밑둥치를 동면 깬 뱀이 스윽 지나간다 아무 죄책감도 없이 노모는 깜짝 놀라 하필 밤송이 위에 덜컥 주저앉는다 아아아 길게 울리는 나팔소리 노모는 아예 두릅나무가 된다 내 힘으로 저 엉덩이에 늘어박힌 가시를 다 뽑을 수 없다 빼내지 못한 가시가 새까맣다 이른 봄 산골 마을에는 집 뒤로 두릅이 지천으로 핀다. 그 때 마을 사람들의 밥상엔 한동안 두릅이 올라온다. 화자도 아직 안개가 가시지 않은 희뿌연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입맛이 없는 노모를 위해 산비탈로 올라가 두릅을 딴다. 화자는 두릅나무를 보며 자식이 다섯이나 있어도 늘 외로운 노모를 떠올린다. 오랜만에 집을 찾은 딸과 떨어지기 싫어 뒤따라 산에
송산 그린시티 조성사업의 발목을 잡았던 국제테마파크가 다시 추진되는 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채인석 화성시장, 최계운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지난 2일 화성 송산그린시티 내 송산건설단을 함께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국제테마파크의 성공적 유치를 위한 공공기관 간 상호협력 협약(MOU)’을 체결하고 사업추진을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지난 2007년 수자원공사와 화성시가 그린시티 조성을 발표한 이후 경기지사가 이 곳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남경필 경기지사가 그만큼 큰 관심을 갖고 있는데다 사업의 성공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증이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코리아 리조트 조성사업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리조트로 주목을 받아왔지만 사업 시행자인 유니버설스튜디오 코리아리조트(USKR PFV)와 토지 소유주인 수자원공사 간에 땅값 다툼이 발목을 잡았다.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자금난을 겪으면서 USKR은 결국 계약금을 지급하지 못해 지난 2013년 계약이 취소되면서 사업이 난항에 빠졌었다. 이로 인해 송산그린시티의 사업마저도 동반타격을 입게될 처지에 놓이게 됐었다. 최계운 K-water 사장이 미국으로 뛰어가 유니버설 스튜디오 마
대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대기업들은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根幹)이자 국위를 선양시키는 존재인 것도 사실이다. 비록 서민들의 밥그릇을 뺏는 문어발식 경영과 탈세, 자녀들의 일탈행위 등으로 일부 기업들이 손가락질을 받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대기업은 취업 준비생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다. 그 가운데 삼성은 자타공인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 일류기업이다. 그리고 외형만 일류가 아니다. 마음씀씀이도 일류다. 무슨 얘기냐 하면 최근 삼성전자가 메르스 때문에 침체된 경제 살리기에 전사(全社)적으로 나선 것이다. 삼성은 전통시장 상품권 300억원어치를 사들여 계열사 사업장 내 협력회사와 용역회사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로 했다는 보도다.(본보 3일자 4면) 삼성은 올해 설 명절에도 내수 활성화 차원에서 전통시장 상품권 200억원을 구매해 나눠준 바 있었다. 지난 설보다도 100억원어치를 더 구매한 것이다. 경제 침체가 장기화된 데다가 메르스까지 겹쳐 우리나라는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소상공인들은 막대한 타격을 받고 있다. 삼성의 ‘통 큰 지원’은 메르스 여파로 인한 경제적 파국을 막기 위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통
“당사국은, 휴식과 여가를 즐기고, 자신의 나이에 맞는 놀이와 오락활동에 참여하며, 문화생활과 예술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인정한다.” 품위를 따지지 않고 간추린다면, 아이들은 좀 놀아야 하고, 그건 아이들의 엄연한 권리라는 의미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휴식과 여가를 즐기기! 살기 좋은 나라에서 겉치레쯤으로 하는 소리가 아니다. 아동권리협약(UNCRC)의 내용(제31조 일부)이다. 이 협약은 1989년 11월20일에 유엔총회에서 채택되었고, 1991년에는 우리나라도 비준하였다. 비준당사국이 된 것은 ‘대단한 일’은 아니다. 돈만 많으면 되는 일도 아니다. 다만 엄중한 의무이다. 지난해 초까지 194개국에서 비준한 인류 공동의 책무이다. 이 문제로 ‘대단한 나라’가 되려면 이 권리를 순순히 인정하고 잘 실천해야 할 텐데 “저 좀 놀고 싶습니다!” 하면 선뜻 “그래라” 할 어른이 몇 명이나 될지 의심스럽고, 오히려 “얘가 지금 제정신인가?” 할 사람이 많은 나라가 우리나라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세이브더칠드런의 조
조선시대에 공식적으로 무관 즉 장교가 되려면 과거시험 중 무과(武科)을 보는 것이 가장 빨랐다. 물론 음서(蔭敍)나 천거(薦擧)라 하여 소위 ‘줄이나 배경’을 가지고 무관에 등용되기도 하였지만, 이들은 당당히 무과시험에 합격한 무과급제자와는 격이 다른 대우를 받았다. 이는 당상관이라는 최고의 품계는 오직 과거시험이라는 정규시험을 통과해야만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과시험의 최종시험인 전시(殿試)의 마지막 시험과목이 바로 격구(擊毬)였다. 따라서 격구를 못하면 장원급제는 고사하고 무관으로 등용 자체가 불가능하였다. 격구는 쉽게 설명하면, 말을 타고 펼치는 공놀이의 일종으로 ‘장시(杖匙)’라는 끝이 숟가락처럼 생긴 채로 공을 퍼 담아 골대에 집어넣는 기병용 특수 무예이자 조선시대 최고의 스포츠였다. 1392년,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고 첫 번째로 직면한 군사적 문제가 바로 북방의 여진족과의 마찰이었다. 당시 여진족은 보병이라는 병종은 아예 존재하지 않고, 오직 기동력이 우수한 기병으로 모든 부대를 구성하여 쉼 없이 조선의 국경을 침범하고 국경 근처의 백성들을 괴롭혔다. 따라서 이에 대항하기 위해서 조선은
요즘, 한층 높아진 기온 탓에 조금만 활동해도 땀이 나고 쉽게 지친다. 특히 이때 나는 땀은 운동할 때 흘리는 땀과는 다르게 불필요한 노폐물 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 유익한 무기질까지 함께 배출 시킨다. 때문에 적기에 부족한 영양분을 채워주지 않으면 더욱 지치게 된다. 이럴때 우리에게 필요 한것이 충분한 물과 비타민이다. 이런 영양소는 7월 대표음식인 토마토와 블루벨리 복분자에서 얻을수 있다. 그중에서도 토종이면서 피로 회복과 노화 방지에 탁월하고 항산화 기능이 뛰어난 복분자를 으뜸으로 친다. 복분자의 정식 명칭은 ‘복분자 딸기’다. 학명도‘ Rubus coreanus’ 로 학명에 corea가 붙은 것은 한국이 원산지여서다. 영어명은 ‘Korean Raspberry’이다. 이 또한 한국 특산임을 인정한 이름이다. 토종 복분자의 인기는 예부터 유명했다. 말려서 한약재로 사용했는데, 이것이 남자의 정력을 강하게 한다는 말이 있어서다. 남자의 정력을 좋게 한다는 한약재는 여럿 있지만 이 복분자가 특히 유명세를 탄 것은 그 이름 때문이다. 복분자는 한자로 ‘覆盆子’라 쓰는데, 복분자를 먹고 소변을 보면 요강(盆)이 뒤집어진다(覆) 하여 붙은 이름이라는 것이다. 옛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