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1의 박물관 파리 루브르. 매년 이곳을 찾는 방문객은 900만 명에 달한다. 이는 서울시 인구와 맞먹는 숫자다. 이 많은 사람 중 80%가 외국인 관광객이다. 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그림은 ‘조콩드(Joconde)’다. 조콩드는 ‘모나리자’의 프랑스식 이름이다. 연간 700만 명이 이 그림을 보고 간다니 참으로 놀랍다. 세계인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는 루브르 박물관은 그 역사가 230년이 넘는다. 장구한 역사가 부럽지만 심각한 노후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안타깝다. 낙후된 기술 장비는 온도 변화에 잘 대처하지 못함으로써 귀중한 작품들을 위협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루브르 박물관을 개보수할 방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2031년까지 유리 피라미드의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박물관 동쪽에 새로운 대형 문을 만들고 연간 방문객 수를 1,200만 명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현재 피라미드 문은 연간 400만 명의 방문객을 맞이하도록 디자인 돼 굉장히 비좁다. 또한 박물관의 대표 작품인 모나리자가 독립적으로 접근 가능한 ‘특별구역’을 설치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많은 관람객이 몰려들어 주변 지역의 관람 환경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보
정부는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 대상을 노인 중심에서 장애인까지 확대하고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강화한다. 올해부터 의료와 돌봄의 통합적 제공을 목표로 새로운 복지 체계 구축을 위한 시범사업 추진 기반을 마련하고 ‘26년도 본사업 시행 준비에 들어간다. 통합지원 사업은 의료와 돌봄 서비스를 연계해 대상자가 지금까지 살던 곳에서 건강한 삶을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를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장애인개발원 등 관련 기관과 협력하여 종합적인 사업 준비에 나섰다. ‘장기 요양 서비스’는 장기 요양 등급 판정을 받은 이들에게 간호·목욕 등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보험제도를 말한다. 이 서비스를 제공받는 노인과 돌봄 제공자를 대상으로 수행한 건강보험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혼자 일상생활을 하기 곤란해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한 노인이 재가 요양을 하는 경우 하루 2시간 ‘돌봄 공백’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집에서 ‘장기 요양 서비스’를 받는 노인은 수면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평균 4.9시간의 돌봄이 필요했지만, 실제 도움을 받는 시간은 2.9시간에 그쳐 돌봄 공백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돌봄 제공자의 42%는 “돌봄 부담이 심각
역사책을 살피면, 사회적 혼란과 정치적 불안이 심화하는 시기마다 미신과 초자연적 신앙이 위기를 극복할 방안으로 여겨지곤 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미래를 예측하고자 하는 인간의 심리는 이해할 수 있으나 비합리적 믿음이 국가 운영과 정치적 결정에까지 영향을 미치면 그 결과는 대개 국가의 붕괴나 사회적 혼란으로 귀결되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나타난 사례들은 미신적 사고가 정치에 미치는 위험성을 경고하며 현대 사회에서 이를 배제해야 할 필요를 시사한다. 미신적 신앙은 예언서나 도참서를 통해 특정 인물이나 사건이 도래할 것을 암시하며 통치자와 민중에게 미래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후한 말기 중국에서는 도참 신앙에 힘입어 황건적의 난이 일어났고, 이는 후한의 몰락을 예고하는 사건이었다. 조선 후기에도 민중 사이에서 정감록에 대한 믿음이 퍼지며 왕조에 대한 불안을 부추겼다. 이처럼 비이성적 신앙은 단기적으로 사회적 불안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지만, 일종의 진통제와 같을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정치적 혼란을 심화시키고 통치의 정당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신에 의존한 통치의 문제점은 명확하다. 비합리적 믿음은 과
1300년 전, 그는 당나라의 2대 황제(598-649)였다. 후대로부터 중국 5천년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군주로 평가받는다. 통치기간은 627년부터 649년까지. 24년간이었다. 당나라는 정치 경제 문화 예술 군사 등 모든 분야에서 당시 세계최강의 제국이었다. 그의 치세(治世)를 역사가들은 ‘정관지치’(貞觀之治)라고 칭송했다. ‘세상을 올바르게 본다’는 뜻의 ‘정관’(貞觀)은 태종의 연호다. 그는 공자를 존경하고 따르면서도 노장사상에 심취하여 무위지치(無爲之治)가 최고의 정치라는 것을 깨닫고 실천했다. 도교(道敎)를 국교로 삼은 것이 그 증거다. 불교를 공부한 후에 역시 큰 깨달음을 얻었다. 지체없이 유불도 삼교정립(儒佛道 三敎鼎立)을 국가의 사상적 정체성으로 정립(定立)시켰다. “철학자가 군주가 되거나, 군주는 철학을 공부해야 한다”는 플라톤의 철인정치론에 합당한 인물이다. 그의 위대한 리더십을 기록한 ‘정관정요’(貞觀政要)는 노장공맹(老壯孔孟), 그 2천년 스승들의 핵심사상이 체화된 품격정치의 바이블이다. 아래의 인용문들은 ‘정관정요’에 나와 있는 태종의 사람됨과 그의 정치에 관한 내용이다. “그는 현명하고 유능한 사람을 뽑아서 일을 시켰다. 그들
사람이 태어나서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하고 끝까지 헤어지지 않고 인생의 마지막까지 함께 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연인이 되고 부부가 된다는 것, 부모와 자식이 되고 친구가 된다는 것을 잘 생각해보면 기적 같은 일이다. 그런데 기적 같은 만남을 이루고도 많은 사람들은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어떻게 해야 그 기쁨을 누릴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며칠 전 짜장면을 먹었다. 나무젓가락을 쫘악 자르면서 이번에는 힘조절이 잘되어 나무젓가락이 똑같이 이등분으로 잘라졌구나 하면서 그 시시한 만족을 느끼다가 문득 젓가락이 나에게 주는 메시지를 듣고야 말았다. 나무젓가락의 입장에서 만들어지고 쓸모있게 사용된 후 버려지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해보니 거기에 진리가 있었다. 한몸으로 붙어있던 젓가락은 본디 하나의 뿌리에서 자라 뿔뿔이 가지가 갈라져도 서로를 놓지 않고 있었을 것이다. 젓가락으로 만들어지기 위하여 나무의 몸이 깎일 때 젓가락 두짝은 똑같은 이름으로 태어나기 위해 생사이별의 위기마다 잡은 손을 놓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완성된 젓가락은 하얀 종이 옷 속에서 자신의 소명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소명을 이루기 위해서는 쫘악 하고 뼈를 껶는 고통
겸손한 인품과 성실한 생활태도를 가치덕목으로 삼고 살던 시대는 나의 스승과 함께 가버린 것 같다. 오늘날은 바람의 오염과 세상의 소음이 이명(耳鳴) 증상 같이 두뇌를 울리고 있다. 하여 고하(古河) 선생의 '시조로 본 풍류 24경'을 꺼내어 보니 '청정한 소나무여, 솔바람 소리여'가 펼쳐진다. "산골짜기에 가까운 집 오는 사람 드물어/ 홀로 국화꽃 따 들고 돌밭에 앉아 있네." (幽居近壑人來少유거근학 인래소 ⭑ 獨採黃花坐石田독채황화 좌석전). 성수종(成守琮1495-1533)의 칠언절구를 만나게 된다. 그런가하면 ‘누워서 듣는 맑은 퉁소 같은 바람 소리 파도처럼 흩어지는 솔바람 소리 (臥聽晴賴散松濤 와청청뢰산송도)라고도 했다. 수필가 윤오영은 소나무를 들어 ‘공기를 청신하게 하고 폐를 깨끗하게 해주는 점에서 다른 나무들이 당할 수 없다,’고 했고, 솔바람 소리는 ‘청아한 냄새가 신선한 향기를 퍼뜨린다.’했다. 십여 년 전 남편을 잃은 친구 부인과 부인의 시댁 당숙뻘 되는 내 친구와 그의 자동차로 모악산이 멀지 않은 곳으로 갔다. 그곳에서 점심을 먹은 뒤, 친구 부인이 차를 대접하겠다고 하여 간 곳이 ‘대바람 소리’라는 찻집이었다. 부인의 시댁 당숙은 나이 차이
요새는 헌법 혹은 법률과 관련한 논란이 유독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 이런 논란과 관련해 가장 먼저 등장한 인물은 윤석열 대통령이다. 윤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선포에 필요한 법적 요건을 갖추었는가 하는 부분이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계엄 선포의 법적 요건이란, 첫째 비상계엄을 심의할 국무회의가 합법적으로 개최됐는가 하는 부분, 둘째, 법적으로 계엄 선포 직후 이를 지체 없이 국회에 통보해야 하는데 과연 그렇게 했었는가 하는 부분을 말한다. 여기에다 포고령의 위헌 문제까지 합하면 정말 다양한 법적 논란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런 논란도 큰 문제인데, 이제는 공수처 문제까지 등장한다. 공수처는 본래 내란죄를 수사할 권한이 없다. 하지만 공수처는 직권남용 수사의 연장선에서 내란죄 수사를 할 수 있다며 자신들의 수사권을 주장했고, 결국 사건을 이첩 받았다. 이로써,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꼴이 됐다. 직권남용에 대한 수사가 주(主)가 되고 내란죄 수사가 직권남용 수사에 종속된 꼴이 됐다는 뜻이다. 여기에 그치면 모르겠는데, 이제는 체포 영장과 구속영장의 발부 주체가 문제가 됐다. 본래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이든, 구속 영장이든 서울중앙지법에 청
개인들 사이에 금전거래는 그 금액의 다과를 떠나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이다. 누구에게는 친구나 가까운 지인에게 소액의 금전을 빌려주고 이를 받지 못해서 속상했던 경험은 한번 정도 있을 것이다. 개인간의 금전거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차용증을 작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가까운 친구나 친족 사이에 돈을 빌려 주면서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다. 개인간의 정(情)과 신용(信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돈을 빌려 주면서 차용증 작성을 요구하는 것이 마치 상대방에 대한 불신(不信)을 드러내는 것처럼 보기도 한다. 그래서 ‘나 믿지 못하냐’는 말 한마디에 차용증도 없이 덜컥 큰 돈을 빌려주건 마음을 졸이는 경우도 종종 보곤 한다. 더욱이 요즘에는 돈을 빌려주면서 개인간 은행계좌로 송금을 하는 경우가 많아 되려 송금기록이 있는데 차용증을 작성할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설명하면서 차용증 작성을 미루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개인간의 금전거래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차용증’은 매우 중요하다. 차용증은 단지 돈을 빌려준 사실 뿐만 아니라 대여기간, 이자, 상환방식 등 추후 돈을 돌려받을 때 필요한 여러 가지 사항 등을 정하고 있
지금 탄핵정국은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12.14)하고 체포, 구속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저항이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7년 3월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파시즘의 징후를 드러내고 있다. 파시즘은 강력한 국가주의를 강조하며 권위주의적 통치가 특징이다. 이러한 파시스트 운동은 대중의 불만을 이용하여 지지를 확보하고, 선전과 선동을 통해 대중을 동원하며 때로는 폭력을 사용하려 한다. 거짓말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대중을 조종한다. 역사학자 페데리코 핀첼스타인은 이렇게 말한다. “거짓말은 다른 정치 전통에서는 볼 수 없는 파시즘만의 특징이다”(<파시스트 거짓말의 역사>, 장현정 역, 2023)라고 하였다. 거짓 선전으로 대중을 선동하는 것은 무솔리니, 히틀러가 그랬고 윤석열 또한 그러하다. 윤석열은 비상계엄을 국회에 통보(헌법 제77조 제4항)하지도 않은 채, ‘체제전복을 노리는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안전을 지킨다고 하면서 불법으로 국회에 침입했다. 여소야대 국회를 체제 전복세력이라고 한 것은 거짓선동이다. 그리고
선물처럼 주어진 9일간의 황금휴가를 보내고 일상에 복귀했다. 그 긴 시간 내내 한 일은 주변 사람들과 서로 안부를 전한 것 뿐이다. 우리에겐 저마다 삶의 무게가 있다. 혼자 사는 사람은 먹고살기 위해 쉴새 없이 일해야 한다. 가정이 있다면 가족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노후와 만약을 대비한 적당한 자산도 모아야 한다. ‘오늘의 즐거움을 내일로 미뤄선 안 된다’는 욜로(YOLO) 정신은 언감생심 눈꼽만큼도 허용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설 연휴의 첫 날, 몇 년 만에 대학 동기들을 만났다. 그 중 한 친구는 노안이 왔다며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면서 쓰고 있던 안경을 이마 위에 걸쳐올렸다. 다른 친구는 염색을 미루다 얼마 전 마트에서 ‘할머니’ 소리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건강이 최고다, 최대한 회사 바지가랑이를 붙잡고 놓지 말아야 한다, 월급만 따박따박 나와도 행복하다, 경력단절이 길어져 애가 더 크면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저마다 한 마디씩 하소연을 하다 부디 아프지만 말자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카카오톡 메시지로 새해 인사를 나눈 지인들도 저마다 사연을 하나씩 풀어놨다. 50대 초반 여성 A는 작년까지 다니던 계약직에서 기간만료로 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