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한 해를 마감하는 마지막 달이다. 12월은 해마다 반복되지만 나의 생각과 행동들 또한 똑같이 반복된다. 지금까지 달려온 올 한 해에 대한 아쉬움만 남는 채. ‘이런 감상들이 혹시 습관적인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하는 계기가 된다. 옳은 길, 의의 길, 진리의 길을 가는 데는 주저 없어야 한다. 망설임이 없어야 한다. 진리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하도 복잡하기도 하고 얼 키고 설 킨 실타래들이 도처에 장애물처럼 퍼져있으며 우리 또한 그 실타래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 속에서 빠져나오려 무던히도 애를 쓰지만 다시 그 속으로 더욱 깊숙이 매몰되어 감을 어쩌지 못하고 그냥 쳐다보다가 하루 해가 진다. 의지가 약하기 때문이리라. 진리를 사랑하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잘못 들어선 길이라면 일단 멈춰야 한다. 그때 멈춤은 매우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된다. 그 상황엔 ‘잘못이다.’라고 속삭이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자신의 내면 깊숙이 자리한 양심의 소리다. 그 양심의 소리에 의지하는 것은 진리의 길로 갈 수 있는 아주 현명한 선택이다. 사람은 현실을 너무 의지한다. 현실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굳센 의
정부와 여당이 목표로 내건 공무원연금 개혁의 연내 처리가 무산됐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입안한 개혁안을 지난 10월 28일 발표한 뒤 여당 의원 전원의 발의로 제출했으나 야당의 반대에 부딪쳐 소관 상임위 상정도 무산된 채 정기국회는 폐회했다. 다행히 지난 10일 여야는 연내에 국민대타협기구를 설치하기로 합의했으나, 그 전도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공무원연금 개혁의 배경은 매년 커지는 연금 적자와 이를 국민의 혈세로 메꿔야 하는 재정 부담이다. 금년만도 2조 5천억 원을 재정에서 부담해야 하는 정부는 지난 10년 간 15조 원의 적자를 재정에서 보전하였으며, 향후 10년 간 예상되는 보전액을 55조 원으로 추정한다. 눈덩이처럼 커지는 재정 부담은 그렇잖아도 악화하는 국가 재정을 더 한층 압박하는 시한폭탄임이 분명하다.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여당안의 골자는 국민연금과는 천양지차로 수혜가 큰 현재의 공무원연금을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개편하는 것이다. 현재 공무원이 내는 기여금은 올리고(급여의 7%-> 10%), 연금 지급률을 하향조정하며 지급 개시연령도 늦추는(60 세->65 세) 것이 주 내용이다. 이 개혁안에 대해 당사자인…
명태만큼 다양한 이름이 있는 생선도 드물다. 어류학자 정문기 박사가 쓴 '어류박물지'에는 무려 19개의 별칭이 나온다. 신선한 생태를 뜻하는 선태(鮮太)를 비롯 말린 건태, 반쯤 말린 코다리, 얼린 동태. 잡히는 시기에 따라 일태 이태 삼태 사태 오태 섣달받이 춘태라 불렀고 크기에 따라 대태 중태 소태 왜태 애기태로 나눴다. 새끼는 노가리다. 북쪽 찬바다에서 온 고기라는 뜻의 북어(北魚)는 껍질이 하얗게 된 백태,검은 색이 나는 흑태 등으로 구분한다. 북어중엔 황태를 최고로 친다. 어디 그뿐인가. 요리 방법도 무궁무진하다. 전은 제사상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이고 국이나 찌개는 술꾼들의 속풀이 단골 메뉴다. 내장은 창란젓, 알은 명란젓 , 머리는 귀세미젓으로 담갔다. 구이나 두부장 식해 순대 등도 별미로 꼽힌다. 이처럼 어느 부위 하나 버리지 않고 요리로 만드니 그야말로 서민 생선의 지존이나 다름없다. 심지어 알을 많이 밴다고 해서 혼례식에서까지 대접받았다. 국민의 사랑이 얼마나 컸으면 생선이 주인공이 된 유일한 한국 가곡까지 나왔겠는가. 바리톤 오현명이 부른 이 가곡은 겨울이면 지금도 가끔 선율은 탄다. 간에서 나온 기름으로 등잔을 밝힌다고…
우위엔춘 사건에 이어 온 국민을 경악케 한 박봉춘 사건이 일어나면서 수원과 화성 안산 등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경기도내 지역의 민심은 악화되고 있다. 차마 필설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잔인한 수법으로 인체를 훼손한 사건 이후 외국인노동자들을 모두 몰아내야 한다는 극단적인 소리도 나온다. 또 외국인 등록 지문날인제를 다시 부활하고, 불법 체류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펼쳐야 한다는 등의 목소리가 높다. 조선족이라고도 불리는 중국동포 사회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반중국동포 여론이 형성되자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함께 또 다시 국민들을 불안케 하는 것이 있다. 전국 30세 이하 여성 미귀가자들이 1천400여명이나 된다는 사실이 보도된 것이다. 경기도에도 240여명이 있다고 한다. 이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살아 있기나 한 것인지도 알 수 없다. 지난 10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정용기(대전 대덕·새누리) 의원이 밝힌 바에 의하면 2009년부터 올해 7월말까지 전국 지방경찰청에 접수된 실종자는 약 22만명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 18세 미만 남녀 미성년자가 14만명이다. 그런데 같은 기간 동안 경기도 경찰청에 접수된 실종자는 모두 5만3천46
오늘부터 이틀간 임시국회가 열린다. 이번 회기에서는 정기국회에서 미뤄놓은 핵심 경제·민생법안 등 산적한 숙제를 풀어야 한다. 짧은 기간이지만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정윤회 문건 파동이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하면서 여야간 논란이 거듭되고 이른바 문고리 3인방 등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가 본격화하면서 그 결과에 따라 연말정국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혐의를 받던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최모 경위가 지난 13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사태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여야는 특히 이번 임시국회에서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을 둘러싸고 긴급현안질문을 하면서 격돌을 벌일 전망이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미 공무원 연급개혁과 이른바 '사자방'(4대강 사업·자원외교·방위산업) 가운데 자원외교 국조를 큰 틀에서 합의한 바 있지만 이를 놓고도 이미 치열한 샅바싸움을 시작했다. 서로 입장을 달리하는 해석으로 합의 자체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특검과 국조 실시, 전면적 인적 쇄신,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등을 요구해온 야당의 총력공세와 여당의 방어가 어
무예를 수련할 때 늘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이 바로 거리다. 무예라는 것이 수련은 혼자서도 가능하지만 종국에는 누군가와 대적해 주먹이나 무기를 겨뤄야 하기에 상대방과의 거리는 곧 승패와 직결되는 문제다. 무예에서 거리는 각각의 무예에서 추구하는 원칙에 따라 멀고 가까움을 조절한다. 예를 들면 태권도는 일반적인 맨손무예들 보다 상당히 먼 거리에 상대를 두고 펼쳐진다. 반면 무에타이를 비롯한 주먹을 함께 사용하는 무예의 경우는 상당히 근접전을 펼쳐야 하며, 상대방과 몸을 맞붙여 수련하는 유도나 씨름은 실제적 기술이 몸을 맞닿아야만 가능한 형태로 발전한 경우다. 반대로 무기술을 활용하는 무예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멀다. 다시 말해 무기의 길이만큼 상대와의 거리가 멀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그 거리 안으로 누군가 들어오면 둘 중 하나는 사용하는 무기에 공격을 받게 된다. 이러한 무예에서의 거리는 개인의 신체적 특성에 따라 변화하기도 한다. 키가 작고 왜소한 사람들은 주로 근접전을 추구하고, 팔과 다리의 길이가 긴 경우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상대와 맞설 준비를 한다. 또한 상대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하여 상대와의 거리를 조정하기도 한다. 이
뾱! 뾱! 뽁! 이른 아침부터 또 아우성치기 시작한다. 오늘은 한 친구의 생일 신고식을 하는가 보다. 눈뜨기 바쁘게 전달되는 소소하고 왁자지껄한 소식들. 그들을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그 하루를 보내는 틈틈이 늘 곁에서 맴돌고 있는 친구들, 또는 이웃들은 마치 웅얼거리는 수다처럼 언제부턴가 그렇게 내 스마트폰 앱 속에서 자리를 잡았다. 주고받는 소식들은 참으로 다양하다. 전 국민 공유용인양 이곳저곳을 떠도는 유머 꽁트에서부터 감성을 울리는 짧은 이야기, 또는 갖가지 동영상 등. 물론 회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나 경조사 소식도 들어있다. 어쩌면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듯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의 소통공간으로는 최고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시간에 쫓겨 허둥지둥 달리는 하루 중에 잠깐 짬을 내어 나누는 소통의 순간이 위안이 될 때도 많으니까 말이다. 손전화기가 없던 시절. 만나기로 한 친구를 기다리다 제 시간에 안 오면 출입구 게시판에 메모장을 붙이곤 했다. 빽빽하게 나붙은 메모장엔 갖가지 사연들이 담겨있다. ‘가다리다 간다’, ‘재영아, 극장으로 와라’, ‘다시는 연락하
2014년 우리 지역에 크게 슬픈 일과 크게 기쁜 일이 있었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크게 기쁜 일은 경기도민의 바램이던 고등법원 설치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일이고 크게 슬픈 일은 세월호 침몰사고의 발생이다. 사고 직후 안산의 임시 분향소를 찾아갔을 때 그곳을 내리 누르고 있는 탄식과 절대 침묵 앞에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공식 분향소 유족 텐트에 들어가 점심 한 그릇 얻어먹을 때는 무력감과 죄의식에 나란 존재가 허무하게 느껴졌다. 어느덧 계절은 바뀌어 영하의 매서운 찬바람이 무릎을 시리게 한다. 사고 이후 많은 사람들이 재판에 회부되었고 특별법도 제정되었지만 우리 마음속 응어리는 그대로 남아있다. 이제껏 참으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지만 아직 말을 아끼고 있는 분들이 많다. 때로는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는 탓에 사고의 책임 당사자들이 더욱 원망스러워진다. 해가 바뀌고 새로운 2015년이 되면 자연치유의 복원력으로 그 상처들이 깨끗이 아물어질까? 시간이 지난다 하여 잊혀서는 안 되겠지만 이제는 슬픔에 머무르지 말고 시련을 극복해 보다 안전한 미래를 설계하고 실천하는 단계에 진입해야 한다. 우리 민족은 부지런하고 빠른 적응과 변신에 강점이 있다. 세
‘방어’와 ‘부시리’는 외형적으로 거의 구분되지 않는다. 그래서 미식가들 사이에서도 방어와 부시리가 ‘같은 종이다’, ‘아니다’를 놓고 가끔 의견이 충돌한다. 특히 겨울진미 방어가 제철인 요즘 많다. 위턱의 후단부가 네모나게 각이 져 있으면 방어, 둥근 형태를 취하면 부시리라고 한다. 그러나 외형으로 구분이 어디 쉬운 일인가. 맛도 비슷해 더욱 그렇다. 다만 가장 맛좋은 시기가 방어는 12월부터 1월사이, 일본에서 ‘히라마사’ 또는 ‘히라스’라고 부르는 부시리는 여름에서 가을 사이로 다를 뿐이다. 방어는 지역과 크기에 따라 이름이 다양하다. 강원도에서는 15센티미터 이내를 떡마르미, 40센티미터 내외의 중간 것을 이배기, 60센티미터 이상의 큰 것을 사기라 부른다. 경북에서는 10센티미터 내외를 곤지메레미, 15센티미터 내외를 떡메레미, 30센티미터 내외를 메레기 혹은 되미, 60센티미터 이상을 방어라 부른다. 조선후기 실학자 서유구가 지은 물고기 백과사전‘전어지(佃漁志)’에는 무태방어(無泰 魚)라 기록되어 있다. 무태방어란 살에 지방이 많고 특히 큰 방어를 일컫는 말이다 요리법도 다양하다. 주로 횟감으로 즐겨 먹지만 구이, 튀김, 산적 등도 미식가의 입맛을
도대체 이 나라 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은 ‘학습효과’가 통하지 않는 것 같다. 이미 대다수 국민들이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4대강 사업과 그 이전 시화호 사업을 보면서도 또 다시 물을 막는 일을 시도하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 궁평리와 매향리 사이 바다를 가로막아 건설한 화성호 얘기다. 화성호는 한국농어촌공사가 15년 공사 끝에 지난 2008년 완공한 9.8㎞에 달하는 방조제다. 화성호는 농업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조성됐다. 그러나 화성호 제방공사가 마무리 된 후 수질이 급격히 나빠졌다. 특히 최근 지속적으로 오염원이 증가하고 있단다. 지금까지 한국농어촌공사는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서 담수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화성호는 우량농지를 확보하기 위해 국책사업으로 조성한 호수이니만큼 바닷물 유입을 차단해 담수호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농어촌공사는 농경지와 인근지역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배수갑문을 폐쇄해 해수유통을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화성호 담수화를 둘러싼 화성시와 농어촌공사간의 갈등은 지금까지 계속돼 왔다. 농어촌공사는 화성시와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배수갑문을 하루에 두 차례씩 열어 바닷물을 유통시켜왔다. 그런데 최근 농어촌공사가 화성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