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는 힘이 세다 /임동확 아직 꽃피기에 이른 참싸리가 홍자색 꿈을 꾸며 두런거리는 봄밤, 정적과 평화의 순간은 잠깐뿐, 벌써 숙소 바로 앞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유리창을 두드린다. 해남 대흥사 천불전 담장 곁 청매실들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길바닥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다. 저 멀리 썩은 굴피나무 둥지에 돋아난 노란 개암버섯들이 한낮 천년수 가는 길에 보았던 독사처럼 꼿꼿이 자루를 세우고 갓을 편 채 독을 뿜어내고 있다. 일사불란하게 군락을 이룬 채 흔들리던 동백나무, 비자나무 숲도 돌연 자유 시민이 되어 오직 각자의 명령과 보폭에 따라 흩어지고 모여들기를 반복하고, 북가시나무 위에선 미처 예측하거나 대처할 수 없는 새로운 소요와 고요의 기준점을 알려 주며 되지빠귀 새가 홀로 울고 있다. 그러나 끝내 미지로 남을 낱낱의 소리들이 밤의 계곡으로 멧돼지처럼 씩씩대며 속속 집결하고 있다. - 임동확시집 ‘누군가 간절히 나를 부를 때’ / 문학수첩 한낮에 독사처럼 꼿꼿이 자루를 세우고 갓을 편 채 독을 뿜어내고 있는 것들은 썩은 굴피나무 둥지에서 돋아난 노란 개암버섯들이다. 아직 꽃피기에 이른 참싸리가 홍자색 꿈을 꾸며 두런거리는 봄밤이다.
근로기준법 개정. 근로기준법은 헌법에 따라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하고 향상시켜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국민경제의 발전을 꾀한다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현재 뜨거운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말 그대로 기본적 생활권을 보장하기 위한 선결조건은 무엇인가.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에서 쟁점화되고 있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핵심 사안은 1주일 동안의 최장의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부분에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자는 이번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되길 희망한다. 월화수목금금금…. 끝이 보이지 않는 일주일을 보내는 나라, 끝없이 이어지는 노동을 당연시 여기는 짙은 사회적 풍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노동자의 연간 근로시간 2위인 나라. 이미 우리는 오래전부터 과로사회에 접어들어 장시간 노동을 강요받고 행한지 오래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4장 근로시간과 휴식의 제50조(근로시간)와 제53조(연장근로의 제한)을 살펴보면 주당 근로시간을 40시간으로 제한하고 노사가 합의해 주당 최대 12시간까지 연장근로를 할 수 있게 되어있다. 법률상 주당 최대 근로시간은 5
나는 긍정적인 사람은 아니다. 무슨 일을 하던 간에, 그 일이 내 인생에 큰 영향을 주던 주지 않던, 부정적인 결과 먼저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쓸모 없는 걱정과 고민도 많다. 그런데 과연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사고는 반드시 지양해야만 하는 것일까? 흔히들 학교 생활, 특히 수험 생활에서 부정적인 사고는 독이 된다고 한다. 부정적 사고는 학습 능률을 떨어뜨리고 바람직한 결과를 얻기도 어렵게 만든다고 한다. 이는 사실이다. 나는 시험 기간마다 극도로 우울한 생각을 하고, 시험을 보기 전부터 어려운 문제가 나올까봐, 실수를 할까봐, 노력에 비해 터무니 없이 나쁜 결과가 나올까봐 걱정하고 고민한다. 이러한 우울한 사고는 학습에 집중하기 힘들게 하고 결국 시험 결과도 기대한 만큼의 결과를 내지 못하게 한다. 이는 시험 직후 후회와 자책을 만들고, 이러한 감정 낭비 때문에 다음 날의 시험 결과 또한 만족스럽지 않는 결과를 얻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수험 생활에서는 ‘할 수 있다’, ‘이번 시험 결과가 좋지 않아도 남은 시험은 많다’ 등의 긍정적인 사고를 지향하고 부정적 사고와 쓸데 없는 감정 낭비는 지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정부의 일자리위원회가 최근 공공일자리 창출 등 10대 중점과제 등 100개 세부추진 과제를 공개했다. 정부가 제시한 일자리 로드맵을 보면 공공부문에서 일자리 81만 개를 확충한다는 것이 눈에 띈다. 혁신성장과 연계한 민간일자리 창출에도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공공부문의 20만 명 정규직 전환으로는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에 크게 미흡하다. 게다가 중앙·지방 정부의 민생 분야 인력 증원, 공기업·정부산하기관의 부족인력 충원, 근로시간 단축 등을 통해 61만 명분의 일자리를 마련한다는 것은 더욱 그렇다. 이를 위해 국비 8조6천억 원, 지방비 8조4천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복지정책의 확대로 지방비 부담이 크게 늘고 있는 현실에서 지방자치단체의 협조가 원활하게 이뤄질지도 의문이다. 공공부문의 경우 경찰과 부사관·생활안전 등 국가직 공무원 10만명과 소방·사회복지·가축방역 등 지방직 공무원 7만4천명 등 현장 민생공무원 17만4천명을 충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 보육과 요양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도 34만 명 가량과 나머지 30만명은 간접 고용을 직접 고용으로 전환하거나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식으로 충당하겠다고 한다. 숫자 놀음식이다. 공공
경기도가 잘 하고 있는 일 중 하나는 2014년부터 실시하는 연합정치(이하 연정)다. 이는 여·야가 상생·협력하는 정치 구현을 위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도된 정치 실험이다. 아직까지 후진적인 정치 풍토로 인한 갈등의 요소가 남아 있지만 그래도 박수 받을만한 일임에 틀림없다. 야당에서 추천한 인사를 사회통합부지사로 임명하고, 예산을 도의회, 31개 시·군과 함께 편성하는 등 새로운 정치 실험을 시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시군 간, 도-시군 간 갈등 해결을 위한 노력과 함께 강원도와의 상생협력 MOU도 체결하는 등 타 광역지자체와의 연정도 추진하고 있다. 연정을 강화하고 확산시키기 위해선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합의제 기관구성을 허용하고 지방장관제를 도입해야 한다. 경기연구원이 경기연정의 성과와 한계를 평가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연정 강화를 위한 자치제도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도는 극심한 사회갈등을 완화시키기 위해 연정을 도입했다. 그러나 중앙정부는 집행부 우위의 독임제 기관구성을 고집하고 있다. 독임제는 합의제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행정기관의 장인 행정관청에게 그 권한을 일임한다. 이를테면 각부 장관·처청장·지자체장·경찰서장 등이 행정관청으로
자치단체 부시장과 경기도의회 부의장까지 지낸 지체 높은 공인께서 여성 공직자에게 성차별적 발언을 한 것은 물론이고 시장에게 인사 조치까지 운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충격을 넘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하물며 김포지역사회에서 뿐만 아니라 경기도에서조차 이름 석 자만 들어도 바로 알 만한 인사였기에 더욱더 그랬다. 이는 분노에 찬 김포시 공무원노조가 당장 시민장학회 이사장직을 사퇴하라고 성명서를 발표하며 압박수위를 높여나가는 이유다.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라 고위공직자 시절 성추행 의혹에 논란에 섰던 그가 또다시 이번에 여성공무원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성희롱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는 것은 도저히 용서 못할 일이다. 발단은 김포시민장학회에 대해 시 출연금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시의회의 행감 지적에 따라 진행했던 회계감사를 두고 불만을 품은 장학회 A 이사장이 여성 담당팀장에게 한 언행으로, 오죽했으면 주위에 알려졌을까 하는 마음이다. 문재인 정부가 비정상의 궤도에서 벗어나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는 이때에 알 만한 지체 높은 지역 원로가 후배 공무원에게 성적인 발언도 모자라 인사 조치 시키라는
얼마나 걸었을까, 또박또박 내딛는 발끝에서도 한 자락 바람이 이는 듯하다. 저만치 억새 주억거리는 모습 드문드문 보이기 시작했다. 쉼 없이 일렁거리며 시간을 실어 나르는 바람의 본성은 분명 내 삶과도 내통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바람처럼 던져진 세상 속에서 나는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 아니 멈추지 못한 것이다. 누가 억지로 시켜서도, 내가 간절히 원해서도 아니다. ‘그저 바람처럼 일렁거리며 쉼 없이 걸어가는 것이 삶’이라는 생각에 이르렀을 때쯤 나는 이미 바람새 마을 안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누군가 가꾸었을 코스모스가 지천이었다. 꽃잎마다 묘하게 다른 미소를 머금고 발 닿은 사람 다 불러 세웠는지 발자국이 다닥다닥 남아있는 꽃밭 사이로도 가을은 진득하게 묻어났다. ‘저 꽃잎 얇게 펴서 끼워 둔 아득하게 밀려난 내 여고 시절처럼 나의 가을도 저렇게 성큼 다가왔구나.’라는 생각에 이르자 비로소 하늘이 보였다. 구름 다 밀어내고 환하게 웃어젖히는 바람새마을의 하늘, 올려다 본 그곳에는 그 어떤 질문도 대답도 필요 없을 듯 보였다. 마주보는 빛깔만으로도 충분히 마음 나눌 수 있기
“그 골목에 애를 무릎을 꿇게 한 다음 신발로 얼굴을 막 밟는 거예요. 슬리퍼 날아가고 이걸로 분이 안 풀린다면서 막 쇠파이프 같은 걸 가져오라면서 시키는 거예요. 애들한테. 그것도 그냥 보통 쇠파이프가 아니라 끝이 날카로운 거란 말이에요. 그걸로 애 머리를 내리찍으면서 그것도 엄청 세게 계속 그렇게 때리는 거예요. 그러면서 막 병 같은 걸 가지고 오라면서 그 애 머리에다 소주병으로 내리치는 거예요. 눈물에서도 피눈물 같은 게 나오는 거예요…” 고운 나이의 여중생들이 벌인 일이 이처럼 충격적, 자극적이다. 무섭다. 언제 어디서 변을 당할지 모르는 사회가 된 것이다. 가출하여 서로 어울려 지내다가 선배 대하는 태도가 불량했다는 것이었다. “피 냄새가 좋다” “어차피 살인미수 아니겠느냐”며 더 때리자고 했다. 선배에게 사진을 보내고 묻기도 했다. “심해?” “들어갈 것 같아?(감옥에)” 잊고 싶고, 느낌으로는 이미 서너 달 전의 일 같을 수도 있지만 겨우 달포 전 일이다. 잊어도 그만이지만 잊을 수가 없고 잊어서는 안 되는 경우도 있어야 한다.
스페인 프로축구 ‘라 리가’의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간 대결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그 이유는 스페인 역사를 보면 쉽게 납득이 간다. 주도가 바르셀로나인 카탈루냐는 수도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한 카스티야와는 역사 민족 언어 문화적으로 확연히 구분된다. 그럼에도 15세기 무렵 지중해 무역으로 부를 축적한 카탈루냐는 카스티야와 아라곤의 통일왕국에 편입된다. 그러자 과도한 세금과 자치 규제로 갈등을 빚으면서 1640년과 1705년 두 번의 독립전쟁을 벌였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한 패배로 이어져 마침내 스페인에 합병되고 만다. 특히 230여년이 지난 1936년 발발한 스페인 내전은 카탈루냐와 카스티야에게 더욱 씻을 수 없는 앙금을 남겼다. 카스티야의 독재자 프랑코에 맞선 공화파들이 카탈루냐로 집결했지만 다시 패배를 맛보았기 때문이다. 독립이 좌절된 내전 당시 상황은 조지 오웰의‘카탈로니아 찬가’헤밍웨이의‘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 잘 묘사돼 있다. 8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카탈루냐는 수없이 독립을 외치고 있다. 카스티야가 중심인 스페인 중앙정부와 끝없는 갈등도 야기되고 있다. 이같은 카탈루냐와 카스티야 간 갈등은 한·일 간 감정보다 절대 덜하지 않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