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로 고귀한 인명이 살상당한 비극적 사건으로 세상의 슬픔은 끝이 없다. 온 국민과 세계인의 애도 속에 희생자 가족들이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가 “사고 원인과 구조작업 지연에 관해 투명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해 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더불어 수사가 미진하거나 의혹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진상규명을 위한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아직도 찾지 못한 실종자 구조에 더욱 전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아울러 피해자 가족에 대한 위로와 지원에도 국민의 정성을 모아가야 할 것이다. 사고의 진실규명과 더불어 앞으로는 이 같은 참사의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과 관리에 철저하여야 된다. 이번 참사원인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여 관련자를 엄하게 처벌하는 데 수사당국은 최선을 다해가야 한다. 세월호 운영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 그룹 회장 일가의 실체를 조사하여 책임을 끝까지 물어서 처벌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돈만 벌면 된다는 잘못된 의식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근
사람 사는 세상은 2000년 전 중국 땅이나 오늘의 한국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나 보다. 기원전 2세기 한나라 무제의 재위 시절 회남왕 유안이 편찬한 책 <회남자(淮南子)>에는 이런 글귀가 나온다. “난생유곡 불위막복이불방(蘭生幽谷 不爲莫服而不芳)/주재강해 불위막승이불부(舟在江海 不爲莫乘而不浮)/군자행의 불위막지이지휴(君子行義 不爲莫知而止休).” ‘난초는 그윽한 골짜기에서 자라되 맡아주는 이 없다고 향기를 멈추지 않고, 배는 강과 바다에 있되 타는 이 없다고 뜨는 것을 마다하지 않으며, 군자는 의로움을 행함에 있어 알아주는 이 없어도 그것을 멈추지 않는다.’ 군자가 마땅히 지녀야 할 본연의 자세와 사회적 책임감을 읽을 수 있다. 당시의 군자란 중국 춘추시대의 귀족에 대한 통칭이었는데, 점차 도덕수양을 갖춘 사람, 학식과 덕행이 높은 사람, 높은 관직에 있는 사람을 두루 가리키게 되었다고 한다. 그 시절에도 사회 지도층이나 기득권층에게는 이런 덕목이 부족했나 보다. 그러니 이런 글을 통해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깊은 골짜기에서 향기로운 난처럼 묵묵히 본연의 역할을 다하도록 가르침을 주려던 것은 아닌지. 꿈결처
史記(사기)에 있는 말이다. 성품이 모질고 거칠며 미관말직(微官末職)에 있던 義順(의순)이란 자는 그의 누이가 황태후의 병을 고쳐주었다는 소식을 듣고 누이에게 부탁해 太守(태수)의 큰 벼슬을 얻었다. 그는 흉악하기 이를 데 없고 잔인무도한 방법으로 높은 지위에 있으면서 황태후를 뒤에 엎고 무지막지하게 고을을 다스렸다. 그가 부임하면서 감옥에 있던 죄수와 죄수의 친지를 붙잡아 모두 400여명을 처형했는데 이 소식이 고을에 퍼져 백성들이 추운 겨울도 아닌데 덜덜 떨었다(是日皆報殺400餘人郡中不寒而慄). 탄압이 심한 나머지 지방토착세력과 명문가를 가리지 않고 처단했으니 요즘 같으면 사회 정화 운동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으나 너무도 지나쳤다. 그는 나중에 나랏일을 방해했다는 큰 죄목으로 처형되어 거리에 버려졌으니(棄市) 아무리 세월이 흘러 오래 되었다고 하나, 汚名(오명)은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지금도 세계 어느 나라에서는 40도가 넘는데도 사람들은 추워서 덜덜 떨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반쪽 북한에서도 어김없이 떨고 있는 이들이 있다. 아니 우리도 현재 북한의 기습공격에 떨고 있지 않는다고 누가 말할 수 있나. /근당 梁澤東(한국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20여일이 지났다. 자식을 기르는 어미로 그 슬픔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었다. 모든 언론매체에 세월호 소식이 이어졌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불신을 증폭시킨다. 정부의 대응이 그러했고 속속 등장해 늘어놓는 전문가들의 말과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는 각종 유언비어가 불신의 벽을 높이 쌓는다. 전천후 장비로 지칭되던 다이빙벨의 투입과 성과 없는 철수, 오대양사건의 재현이라는 말까지 지칠 대로 지친 많은 사람들의 심기를 휘두르고 지나간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는데 서울시 지하철 사고가 이어지고, 독도로 항해하던 선박이 회항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사고의 원인은 유사했고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사고가 나고 정전으로 인한 암흑 속에서 한동안 안내방송도 없는 아비규환을 이루었다. 용기 있는 승객이 유리창을 깨고 탈출을 시도하고, 다친 승객을 업고 탈출을 하는 시민 정신이 있어 우리를 천길 나락에서 이끌어낸다. 코레일에서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며 세 시간이나 지나서 상황실을 설치한 서울시는 또 무슨 변명을 들고 나올지도 이젠 궁금한 일도 아니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지는 독도행 여객선의 회항은 저절로 한숨이 나오게 한다.
어린 시절, ‘안녕하세요’가 너무 싫었다. 좀 더 멋있는 인사도 많을 텐데. 밤새 안녕이라니. 그렇게 초·중·고등학교를 보냈다. 참 좋은 세월이었다. 새벽종이 울리면 빗자루를 들고 골목골목을 청소했다. 그래야만 했다. 방학이면 잔디 씨를 모았다. 가을에는 퇴비도 리어카에 실었다. 부국강병은 초등학생의 손에서 시작된다는 믿음이 있었다. 잔디가, 퇴비가, 리어카가 이룬 경제력이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최근 종합편성방송 가운데 하나인 ‘이제 만나러 갑니다’를 보면서였다. 탈북 미인들이 그 고운 손으로 50대인 우리가 했던 그 일을 했단다. 아, 어쩌면 더 심했다. 그런데도 지금은 밝은 얼굴이다, 다행이다. 아, 채변봉투도 있었다. 쥐꼬리도 있었다. 그런 세월이었다. 한때는 쌀밥만 먹으면 영양 불균형이라고 했다. 하여, 밀가루 빵을 배급받았다. 그래야 서양 아이들처럼 키도 크고 힘도 세진다고 했다. 감사할 따름이었다. 미군(美軍)부대 옆에 사는 아이들이 부러웠다. 그들은 ‘미루꾸’나 ‘쪼꼬렛뜨’를 쉽게 먹었다. ‘캠프 어쩌고’였다.
남녀가 사랑에 빠지면 웃음과 수줍음이 유난히 많다. 눈은 빛나고 뺨이 홍조로 물들기도 하며 콩닥거리는 가슴은 진정시키기가 어렵다. ‘도파민(Dopamine)’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도파민은 우리 뇌 안에 있는 신경전달 물질로 쾌감·즐거움에 관한 신호를 전달함으로써 행복을 고조시킨다. 따라서 도파민이 늘어나면 의욕이 높아져 활동이 왕성하게 된다. 그리고 일단 한번 경험하면 우리 기억에 새겨져 지워지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과도하면 환각이나 편집증을 겪는 부작용도 유발하고, 반대로 부족하면 의기소침하거나 우울해진다. 사랑에 실패해 헤어진 연인들이 슬픔과 고통을 겪는 것도 급격히 줄어든 도파민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감정을 조절하는 호르몬은 불안과 스트레스를 관장하는 노르아드레날린도 있다. 분노의 물질이라 불리는 이 호르몬은 적당하면 용기를 불러일으킨다. 아침에 눈을 뜨면 분비되기 시작해서 열심히 일하는 낮에 왕성해지고 밤이 되면 우리와 함께 잠이 든다. 두 호르몬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세로토닌(serotonin)’이다. 두 물질의 과다한 배출을 조절하는 방향타 구실을 하는 셈이다. 그런데 이 세로토닌 분비량이 봄에 가장 많이 줄어든다고…
산과 들이 꽃으로 화려함을 뽐내고 있다. 전 지역이 자원생태공원이라 할 만큼 싱싱함과 꽃으로 물들어가는 가평의 5월은 생동감과 고마움을 묻어낸다. 가평 땅에는 6·25 한국전쟁 당시 가평전투에 참가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 4개국 전몰장병의 넋을 추모하는 영연방 4개국 참전비가 있어 보훈정신이 배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위협 등 잇따른 북한 도발로 안보위협이 높아지면서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그 의미를 더하는 영연방 4개국 참전비를 조명해 본다. ▲영연방 가평지구 전투 가평지구 전투는 1951년 4월22일부터 시작된 중공군의 춘계공세에 대항하여 영연방군 27여단(영국 미들섹스대대, 호주왕실 3대대, 캐나다 프린세스 페트리샤 2대대, 뉴질랜드 제16포병연대)이 가평 일대에서 중공군의 침공을 결사 저지한 전투다. 3일 간에 걸쳐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 이 전투에서 영연방군 27여단 2천500여 장병들이 중공군 118사단을 상대로 격전을 치러 1만여명의 중공군을 사살한 전과를 올린 대표적인 승전이다. 이 전투로 중공군은 양수리 지역을 거쳐 수원으로 진출하여 수도 서울을 포위할 계획이 좌절되
조광 고려대 한국사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다산연구소의 ‘실학산책’ 310호에 ‘세월호 참사는 국민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뜻밖의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는 내용의 글을 실었다. 침수가 임박한 상황, 학생들은 교사의 지시와 선원들의 양식을 신뢰하며 방송의 지휘 사항을 순수하게 따랐다. 바닷물이 차오르는 데도 구명동의를 친구에게 양보하고 다른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짧은 생을 마친 학생. 세월호 침몰 직전, 해경의 경비함조차 세월호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물러나 있는 상황에서 배에 바짝 붙어서 생명을 구했던 작은 어선들. 물에 잠긴 배에 갇혀 있을지도 모를 승객들을 위해 모든 일을 제치고 사고 현장으로 달려간 민간자원봉사 다이버들,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시신을 주물러 펴고 깨끗이 닦아내는가 하면 허드렛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이름 없는 봉사자들, 진도 현장의 주민들이나 각 도시에 설치된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는 그 많은 시민들은 모두 우리의 희망이자 영웅이란 것이다. 사실 우리 국민들의 진면목은 위기 상황 때마다 드러났다. 아픔이 있을 때는 모두가 한 가족처럼 슬퍼했으며, IMF 시기처럼 국가가 경제적 위기에 처했을 때는 대이어 집안에 고이 간직해왔던 의미 깊은…
선거 때문일까? 평소 관심이 없던 ‘착한 금융’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많다. 지난 칼럼에 대한 수요자의 저의가 어떻든 간에 그 관심을 배경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쉽게 빌리지 못 하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주체를 지원하는 ‘착한 금융’에 대해 한 번 더 논의해 보고자 한다. 자금 공급자는 그 수요자에 관해 장래 시점에서의 회수 가능성을 판단하여 자금을 융통하는, 즉 금융거래에 임한다. 물론 여신에는 이와 같은 판단이 필요하다. 그러나 자금 공급자와 수요자 간에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판단에는 리스크뿐만 아니라 비용도 들게 마련이다. 특히 양자 간에 ‘이질성’이 존재하면 여신 판단에 소요되는 비용은 더욱 늘어난다. 따라서 행여 자금 수요자가 현대적인 재무제표를 제시하지 못하기라도 하면 효율성을 중시하는 자금 공급자의 경우 이를 여신 대상에서 배제하게 된다. 대출 결정에 관련된 비용을 절약하기 위함 때문이리라. 여기서의 ‘이질성’에는 성별, 학력, 소득수준 등의 자금 수요자의 속성과 경제적 이익보다는 사회적 이익을 추구한다던지 하는 자금 수요의 목적
새 정부 들어서면서 농업정책의 핵심과제로 농업의 6차 산업화를 추진하면서 최근 우리 농업·농촌의 화두는 단연 6차 산업화다. 농업의 6차 산업화란 농촌 주민이 중심이 돼 농촌에 존재하는 모든 유·무형의 자원을 바탕으로 식품 또는 특산품 제조, 가공 및 유통·판매, 문화·체험·관광서비스 등을 복합적으로 연계해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이에 과수는 건강식품으로서의 기능성과 미적, 산업기술적 체험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어 6차 산업에 가장 알맞은 작목으로 거론되고 있다. 과수 6차 산업은 각종 과실을 생산(1차)하고, 가공해 식품과 민예품으로 판매(2차)하고, 농촌지역의 역사·문화자원 탐방 및 관광서비스(3차)와 과수자원을 결합하는 것이다. 과실을 이용한 6차 산업 활성화 방안으로, 첫째 6차 산업을 위한 다양한 과수품종을 개발해야 한다. 과육의 적색 성분은 항산화능을 가진 안토시아닌으로 보기에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기능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과육이 붉은 사과와 매실 품종을 개발해 붉은 과실주 및 주스를 만들고 있다. 또한 껍질을 벗겨도 갈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