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20일이 훨씬 지났다. 나라가 온통 비통과 오열 속에 빠져 있고 분통이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 어느 한 구석 시원한 답은 없고 답답함만을 여기저기서 드러내고 있다. 재난대비책이 어땠느니, 사고 대응이 어땠느니, 해경이 어땠느니 하는 말들조차 이제 귀가 따가울 정도다. 아직 자식의 시신조차 찾지 못한 부모들의 찢어지는 가슴이야 뭐라고 표현할 방법이 없다. 이런저런 모습들을 보면서 발만 동동 구르며 울화가 치밀 뿐이다. 그동안 정부와 공무원들의 사고에 대한 대처를 바라보면서 무력감에 빠졌던 것은 사실이다. 해외 언론들마저 후진국형 인재(人災)이니, 3류 국가이니 하면서 비아냥거렸다. 창피하기 이를 데 없다. 470명이 넘는 승객들을 놔두고 도망치는 선장과 승무원의 모습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전 세계의 언론들은 하나같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우리 사회에 관행처럼 굳어진 안전 불감증으로 수천t 급 여객선의 침몰 사실도 충격적이지만, 배가 가라앉는 상황에서의 대처 과정은 외국 언론들이 보기엔 한심함 그 자체였다. 고구마 줄기처럼 엮여 나오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는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의 민낯을 낱낱이 보
김복동·길원옥·안점순 할머니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지난 3일 오후 수원시청 앞 올림픽 공원에서 열린 수원 평화비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서다. 이 분들은 우리 근대사의 큰 비극 중 하나인 위안부 문제의 피해 당사자들이다. 행사 내내 굳은 표정이었던 할머니들은 소녀상을 덮었던 천이 걷히고 눈부신 햇살 아래 평화의 소녀상 모습이 드러나자 푸른 하늘처럼 활짝 미소를 지었다. 수원평화비는 일본군에 강제로 끌려간 여성들의 맺힌 한을 풀어주고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후세에 전하고자 수원시민들이 뜻을 모아 세운 것이다. 또 우리 근대사의 많은 비극 중 하나인 위안부 문제에 대한 역사적 경각심을 높이고 일본에게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다. 수원시민들은 지난 3월 1일 수원 평화비 건립 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킨 이래 수원 평화비 건립을 위한 기금 마련 평화 콘서트, 수원평화비 건립 기금 마련 자선 바자회, 수원 평화비 영화제, 서명 운동, 모금함 설치, 수원 청소년 평화나비 서포터즈 활동 등을 펼쳤다. 이 결과 우려와는 달리 6천명의 시민과 수원시 공직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 처음 목표로 한 모금액 7천만원을 훨씬 넘는 9천만원이 걷혔다. 이날 수원평화비
저출산 고령화의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돌봄과 같은 사회서비스분야의 사회적 욕구가 증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일상화된 경제위기로 인한 사회적 욕구 충족에 필요한 자원의 한계는 사회적 욕구 충족에 주요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배경 하에 사회서비스 제공의 다원화와 지방정부의 역할 강화가 시대적 대세가 되고 있다. 복지국가에서 사회서비스는 전통적으로 공공기관과 비영리기관을 통해 제공되었다. 인구구조 변화, 경제위기 상황 하에서 선진 복지국가에서도 서비스 제공의 효율성, 혁신성의 관점에서 사회서비스 제공에 영리기관의 활용은 보편적 현상이 되었으며,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다. 동시에 중앙정부의 책임과 권한을 지방정부와 분담하는 탈중앙화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그만큼 지역주민들에 대한 사회서비스 제공에 대한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복지다원화와 지방정부의 역할 정도는 나라마다 다양한 특성을 보여준다. 프랑스의 경우 아동에 대한 보편적 서비스를 지향하는 반면, 노인복지서비스는 제한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사회서비스 제공은 탈중앙화 하여, 지방정부와 민간 비영리기관의 역할이 중요시되고 있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사회서비스 제공에 비영리민간기관이 중요한 역할
사치의 폐해는 하늘의 천재보다도 심하나니(奢侈之害甚於天災), 집안이 이미 궁색해져야 넘치는 일이 적나니(家道旣窮鮮不爲濫), 그런 까닭에 집안에서는 절약과 검소함이 우선되어야 한다(故居家以節儉爲先). 사치에 대한 경고의 글은 수없이 많다. 논어에도 귀족들의 분수에 넘치는 사치가 만연하자 孔子(공자)가 심하게 분노했다는 기록이 보인다. 위정자들과 사회지도층이란 이들이 필요이상으로 돈을 쓰고 물건을 사들이며 사치하는 것을 경계한 내용이기도 한데, 모든 면에 모범을 보여야할 이들 자신이 소위 지도층이라고 하면서 그를 따르고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몸가짐이나 행동은 아니라는 것이다. 채근담에도 권세와 이익과 사치와 화려함에 대해 이것을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을 깨끗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가까이 하면서도 물들지 않는 사람을 더욱 깨끗하다고 적고 있다. 잔재주와 권모술수와 사치, 그리고 교묘한 생각, 이것을 모르는 사람을 높은 사람이라고들 하지만 알면서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더욱 높다고 한 것은 사람의 수양과 자질을 말한 것이다. 사치는 불행이 기다리고, 오만은 좌절이 기다린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입하(立夏)가 지났으니, 이제 곧 여기저기서 덥다는 소리가 들려올 테지요. 특히 땀이 많은 분들은 걱정이 더욱 큽니다. 발한(땀이 나는 현상)은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현상입니다. 땀은 99%가 물로 구성되어 있고 약간의 소금 같은 전해질과 질소함유물, 젖산 등을 포함합니다. 더울 때 흘리는 땀은 기화열로 체표면의 온도를 떨어뜨려 체온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운동 후 나는 땀은 상쾌한 느낌을 주어서 젊은 사람들은 땀 흘릴 때까지 운동하는 것을 즐기기도 하지요. 깜짝 놀랐을 때에도 땀이 나는데 이러한 발한 현상은 모두 우리 몸의 교감신경이 흥분하면서 땀샘을 자극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정상적인 정도보다 훨씬 많은 정도의 땀이 나거나, 남들은 땀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도 땀이 나는 분들이 있는데, 이 분들을 다한증(多汗症·hyperhidrosis)이라고 합니다. 당뇨병이나 갑상선 질환 또는 감염증 등 전신의 대사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 일시적인 다한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당연히 원인 질환이 좋아지면 다한증도 사라지게 됩니다. 대부분의 다한증은 특별히 다른 원인 질환 없이, 즉 아무런 이유 없이 땀이 나게 되
나이가 들면 눈물이 많아진다고 했던가. 요즘은 눈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난다. TV를 보면서도 훌쩍거리기 일쑤고, 작은 감동의 스토리에도 코끝이 찡하다. 내 말을 들은 친구들은 전혀 이상한 것도, 감성적으로 변한 것도 아니라고 한다. 그러면서 내가 공감하지 못했던 장면들이 방황, 사랑, 이별, 죽음 등 경험이라는 촉매로 인해 공감을 하고 그 공감이 눈물을 흘리게 하는 자연스런 ‘현상’이라며 자신들도 그렇다고 한다. 하지만 친구들의 이야기를 수긍하면서도 눈물이 날 때마다 ‘내가 왜 이러지’라는 생각은 여전하다. 엊그제도 그랬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선물 좀 준비할까 해서 백화점에 들렀다가 본인 옷만 실컷(?) 사고 돌아온 저녁, 아내와 늦은 식사를 하고 TV를 켰다. 화면 속엔 원하지 않는 죽음을 맞이하는 가족들의 삶과 사랑 슬픔 극복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스페셜이 방송되고 있었다. 모 방송사에서 지난 9년 동안 방영된 ‘휴먼 다큐멘터리 사랑’이라는 프로그램을 한 데 모아 옴니버스 형식으로 재구성, 가정의 달 특집으로 내보낸 것이다. 암으로 시한부 삶을 살며 홀로 두 자녀를 키우는 풀빵장수 아
양혜왕이 맹자를 만난 자리에서 묻는다. “노인께서 천리를 멀다 않고 오셨으니 앞으로 이 나라에 어떤 이로운 것이 있겠습니까? 그러자 맹자가 이렇게 답한다. “왕께서는 어찌 이익만을 물으십니까. 오직 인과 의가 있을 뿐입니다.” 이어 말한다. “왕이 ‘어떻게 하면 내 나라를 이롭게 할까’를 이야기 하면, 벼슬아치들은 ‘어떻게 하면 내 집안을 이롭게 할까’를 말하고, 선비나 서민들은 ‘어떻게 하면 내 몸을 편하게 할까’를 고민해 위아래 사람들 모두 자신의 이익만을 좇으니 나라가 위태로워질 것입니다.”(孟子見梁惠王. 王曰, ?不遠千里而來, 亦將有以利五國乎? 孟子對曰, “王何必曰利? 亦有仁義而已矣. 王 ‘曰何以利吾國?’ 大夫 ‘曰何以利吾家?’ 士庶人 ‘曰何以利吾身?’ 上下交征利, 而國危矣.” 왕이 된 자가 이익을 좇지 말고 인의(仁義)에 바탕을 둔 도덕정치를 해야만 나라가 굳건해진다는 말이다. 맹자가 혜왕(惠王)을 만났을 때가 전국의 제후들이 서로 부국강병을 내세우던 난세(亂世)였으니, 혜왕의 관심 역시 자국의 이(利)에 쏠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겠다. 하지만 맹자는 그 이익을 좇는 왕의 생각이 결국 나라의 근간을 흔들어 망국(亡國)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1993년 서해 훼리호 침몰(292명 사망), 1994년 성수대교 붕괴(32명 사망),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502명 사망), 1999년 씨랜드 수련원 화재(유치원생 19명 등 23명 사망), 2003년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192명 사망), 2014년 경주 리조트 체육관 붕괴(대학생 10명 사망). 최근 20년 사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대형 재난사고들이다. 두 번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이 같은 참담한 후진국형 인재(人災)가 재발해 온 국민을 비통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16일째, 생때같은 자식 등 200명이 넘는 소중한 생명이 목숨을 잃고 아직도 80여명이 생사를 알 길 없이 차가운 물속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더욱 통탄할 일은 이번 사고가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뿌리박힌 안전 불감증과 부도덕한 어른들의 사리사욕, 부조리로 인해 재발된 인재이자 관재(官災)라는 점이다. 이는 글로벌 코리아의 국격을 크게 떨어뜨린 것은 물론 우리의 사회구조적 모순과 재난시스템 부재의 부끄러운 민낯을 여실히 보여준 꼴이다. 정부는 대형 참사가 터질 때마다 개선책을 내놓았지만 땜질식 처방에 그칠 뿐이다. 사의를 표명한 정홍
9·11테러 1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한 초등학교 학부모들에게는 매년 초 다음과 같은 편지가 배달되고 있다. “저희 센터는 9·11 테러 피해자들을 위해 각종 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모든 병에 대한 전문의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아무런 비용 부담이 없습니다.” 발신자는 세계무역센터(WTC) 소속 환경보건센터다. 이 센터는 9·11로 인한 피해자들의 신체 및 정신 치료를 총괄하는 기관이다. 테러 발생 한 달 뒤, 뉴욕 맨해튼 거주 성인 중 10%가 우울증을, 8%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즉 정신적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심각성을 깨달은 뉴욕시 보건당국은 생존자와 희생자 가족, 구조·피해복구에 참여한 사람들, 사고 인근 주민을 A그룹으로, 심리·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일반 시민을 B그룹으로 나눠 치료에 들어갔다. A그룹은 기간 제한을 두지 않고 정신과 상담을 비롯한 심리치료를 받았고, B그룹은 최고 3천 달러 예산범위 안에서 심리치료를 받도록 했다. 이와 함께 필요하다면 약물치료와 집단치료를 병행했다. 치료에 쏟아 부은 예산은 연방정부만 3조원에 달한다. 지금도 치료를 원하는 사람은 뉴욕시 대표번호인 ‘311’에 전화
아,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왜 이렇게 되어가고 있는가? 수많은 외침을 받으면서 잘났든 못났든 우리 조상들은 그래도 내 나라 내 민족을 위해 목숨을 걸고 헌신해왔다. 이러한 고귀한 희생정신은 지금도 우리 핏속에 DNA로 남아있음이 분명하다. 민족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환난(患難)상(相)휼(恤)하였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너나 할 것 없이 직무를 내팽개치고 있다. 돈이 안 되거나 값어치가 떨어지거나 하면 제 목숨 하나 건지려고 직무수행 중 자신의 직무도 망각하고 있다. 아니 망각했다고 보기보다는 ‘~하는 척하는 병’에 걸려버렸다. 물론 자신의 목숨이 제일 중요하다. 그러나 자신의 목숨 하나 건질 수도 있었는데 승객들을 구하고자 프로정신을 발휘한, 그리하여 책임을 다하고 죽음을 맞이한 세월호 여승무원의 고귀한 희생이 우리의 꽁꽁 얼어붙은 마음을 그나마 녹여준다. 앳된 젊은이였다. 그녀는 우리나라 미래의 희망을 보게 되는 거울이기도 하다. 선장을 포함한 선박직 기술자들은 그 배의 모든 것을 잘 알고 있었을 텐데, 선박을 포기하고 자신의 직무를 내동댕이치고 배를 버리고 ‘걸음아 나살려라’ 하고 36계 줄행랑을 쳤다. 황당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