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조직폭력배를 겨냥한 칼날을 빼들었다. 1990년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조직폭력배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 이후 24년 만에 다시 조폭과의 전면전을 선언한 것이다. 대검찰청 강력부는 지난 21일 대검청사에서 전국의 조폭 수사 검사와 수사관이 함께 모이는 ‘전국 조폭 전담 부장검사·검사·수사관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조폭 전담 부장검사뿐 아니라 일선 검사와 수사관들까지 한 자리에 모인 것은 검찰 66년 역사상 처음이었다. 그만큼 척결의지를 보인 셈이다. 검찰이 이번에 새삼스럽게 조폭 척결에 나선 것은 기업형 조폭이 오는 6월4일 지방선거에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데 있다. 초기부터 조폭의 동태를 예의주시해 선거 개입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다. 과거로부터 검찰과 경찰이 번갈아가면서 조폭을 단속하고 있지만 큰 성과 없이 그때뿐인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번 만큼은 제대로 된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 요즘의 조폭은 유흥업소 갈취와 주류 도매상 운영 위주의 1세대 ‘갈취형’에서 부동산 이권개입과 합법위장기업형 등으로 진화해 수사가 만만치 않아진 게 사실이다. 사회 곳곳에 뿌리내리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이에 따라 검찰은 종전처럼 조폭 간
24일 새벽 1시(한국시각)에 폐막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은 비록 예상한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감동적인 드라마를 연출하며 국민들을 열광케 했다. 그러나 주최국 러시아의 텃세로 인한 편파판정으로 진정한 피겨퀸 김연아가 은메달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또 여자 쇼트트랙 3천m 경기에서 우리선수들이 금메달을 땄지만 박승희를 뒤에서 잡아채려는 중국선수 판커신의 반칙성 손동작도 ‘스포츠에 의한 인간의 완성과 경기를 통한 국제평화의 증진’이란 올림픽의 페어플레이 정신을 훼손하는 비열한 행위였다. 하지만 우리선수들은 정정당당하고 의연한 모습으로 경기에 임했다. 특히 이번 동계올림픽 전에 러시아로 귀화해 금메달을 무려 3개나 따고 동메달까지 획득함으로써 러시아의 영웅으로 떠오른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로 인해 한국 빙상계의 치부와 운영의 난맥상이 드러나고 빙상연맹에 대한 국민들의 강도 높은 질타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단은 묵묵히 최선을 다했다. 비록 기대치엔 못 미쳤지만 유럽의 쟁쟁한 국가들과 미국, 러시아 등 빙상 강국과 대결해 선전함으로써 빙상 선진국의 대열에 들었다. 모두들 수고가 많았다. 이번 동계 올림픽에 출전해 선전
구리 월드디자인시티 구리시가 지난 7년여 동안 세계 3대 디자인 도시, 도시경쟁력을 갖춘 명품디자인 자족도시로 변모하기 위해 추진해오고 있는 대규모 개발사업이다. 구리시 토평동 일원 약 170만㎡에 사업비 10조원에 달하는 외국자본을 유치하여 2020년까지 엑스포시설, 호텔, 국제학교, 디자인 대학원 등을 설립하는 계획으로, 기초지방단체에서 추진하는 단일사업으로는 국책사업을 뛰어넘는 초대형 프로젝트이다.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사업타당성이 인정되어 그린벨트와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걸림돌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소위 ‘친수구역’으로 지정받아 사업추진의 탄력이 받으려고 행정절차에 착수했으나 최근 경기·서울·인천지역 환경단체의 백지화 요구와 서울시의 반대로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안건이 보류되어 제동이 걸린 상태이다. 이로 인해 사업추진이 불투명해지면서 반대의견을 제출한 환경단체와 서울시, 사업추진을 요구하는 구리시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으며 공유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친수구역과 상수원보호 ‘친수구역특별법’은 2010년 12월 4대강 사업예산과 함께 끼워 넣기로 날
사람이 살아가면서 확실치 않은 일을 가지고, 또는 사람들이 주고받는 말들만을 믿고 의심하거나 말을 만들어 퍼뜨리는 경우가 있다. 의심의 당사자가 되면 가벼운 괴로움에서 시작해 나중에는 목숨까지 끊는 결과를 낳는다. 특히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은 말할 것도 없고 사회 리더들에게는 치명적이다. 그러니 세상에서 사람처럼 고귀한 존재가 없는데 사람처럼 어찌할 수 없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고전에 사람이 의심스러우면 쓰지 말고 사람을 썼으면 의심하지 말라(疑人莫用用人勿疑) 하였다. 중국에서는 用人不疑疑人不用이라고도 사용한다. 등용시킨 다음에 의심의 눈초리를 가지고 바라보면 서로간 불신의 벽이 자연히 생겨나게 되고 위축되어 실력발휘는 전혀 기대할 수가 없다. 결국에 가서는 악순환이 된다. 의심을 떠나 믿음의 힘을 발휘해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서로 간에 신뢰를 쌓는 일만큼 중요한 일도 없을 것이다. 모든 일이 인간관계이니 만큼 더욱 그렇다. ‘믿지 말아야 할 사람을 믿어야 한다는 것, 믿어야할 사람을 믿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길 위의 가슴 아픈 고뇌이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본격적인 선거철이다. 6·4 지방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벌써부터 정치에 뜻을 둔 인사들의 출판기념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모두들 자신이 꼭 당선돼야 하는 당위성을 주장하면서 서로 견주기라도 하듯 많은 공약(公約)을 내놓고 있지만 이러저런 공약(空約)을 듣고 있노라면 헛웃음이 나온다. 표를 인식하고 사는 정치인은 물 한 방울 없는 하천이나 강이 없어도 다리를 놓아주겠다는 공약을 서슴없이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자 수원의 많은 정치인들이 수원비행장 이전의 길이 열렸다면서 자신의 공(功)이라고 공적 추켜올리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현실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필자는 수도권 방어의 중추적 전투력인 10전투 수원비행장에 대해 몇 가지 불편한 진실을 제기하고자 한다. 과연 수원비행장을 이전한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공장이라도 되면 중국으로라도 보내면 되겠지만 과연 어느 지자체며 어느 주민들이 “우리 지역으로 비행장을 유치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할 수 있을까? 비전문가들은 시화호 근처를 거론하는데 큰일 날 일이다. 바로 인근에 세계 제1의 공항인
이번 지방선거의 특징으로 어젠더 선점 경쟁은 없고 오직 인물만 가지고 승부하려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야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전형적인 현상이라는 생각이다. 어차피 여당은 방어적으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어, 야당이 어젠더를 들고 나와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지금의 민주당은 그런 역할을 할 수도, 또 그런 역할을 할 생각도 없는 것 같다. 일단 민주당이 그렇게 할 수 없는 이유는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너무 낮고 반대로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은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이유의 전부일 수는 없다. 왜냐하면 어젠더만 잘 설정하면 자신의 당에 대한 지지율을 끌어 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선거에서 가장 필요한 뚜렷한 대립 전선을 만듦과 아울러 정책 선거라는 이름마저 붙일 수 있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어젠더 선점은 야당의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거수단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의 경제 상황이 상당히 좋지 않아 야당 입장에선 여러 가지 다양한 어젠더를 선점할 수 있는 환경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국민들이 별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념적 소재에 지나치게 당력을 쏟아…
적을 징벌하기 위해 군대를 일으키며 임금에게 올리는 글이 출사표(出師表)다. 이중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제갈량(諸葛亮)이 위나라를 토벌하기 위해 떠나면서 촉한(蜀漢)의 2대왕 유선(劉禪)에게 바친 표문(表文)이다. 서기 227년의 일이다. 그리고 이듬해인 서기 228년 제갈량은 두 번째 출사표를 유선에게 올린다. 전년의 1차 원정이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 후세에선 이러한 두 개의 출사표를 ‘전출사표’와 ‘후출사표’로 구분한다. 모두 문장과 내용이 뛰어나지만 그중 전출사표는 진(晉)나라 이밀(李密)이 무제에게 올린 진정표(陳情表), 당(唐)나라 사상가 한유가 쓴 제십이랑문(祭十二郞文)과 함께 중국 3대 명문 중 하나로 꼽힌다. 전출사표에서 제갈량은 삼고초려로 자기를 기용한 유비에 대해 각별한 마음을 표시한 뒤, 그의 아들인 유선에게 올바른 치국의 길이 무엇인지 눈물로 진언하는 글을 적고 있다. 후출사표엔 삼국통일의 대업을 위해 국궁진력(鞠躬盡力·몸을 굽혀 최선을 다한다)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두 출사표 모두 승산이 희박한 전장에 나설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비장하고 솔직한 심정이 잘 나타나 있다. 그래서 예부터 경기나 경쟁 따위에 참가의사를 밝힐 때 으
지방자치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출마후보 예정자는 중앙당의 실력자와 지역여론몰이를 위한 조직 강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직도 구태의연한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하려는 후보자가 몸부림친다. 공천과정에서 뇌물을 공여하고, 권력자를 동원하는 등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으려 한다. 공명정대한 선거는 수준 높은 유권자의 관심과 참여를 진작시켜 가는 데 있다. 현실에 부합하면서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약속은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 마치 선거일이 지역사회의 축제날처럼 흥미 있고 아름답게 치러져야한다. 상대 후보의 장점을 칭찬하는 가운데 자신의 자랑스러운 장점을 표현하는 여유 있는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 과거 무지하고 가난했던 시절에 고무신을 나누어주며 막걸리를 마시게 했던 실상은 상상하기가 어려워졌다. 독재정권시절처럼 유력인사를 공갈 협박해서 중도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야당인사에 대한 불이익은 도를 넘어 자녀를 비롯한 친인척들까지 괴롭혔다. 역사의 아픔 속에 건전하게 민주적으로 성장하여온 우리나라의 선거제도는 투명하고 정당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어 다행스럽다. 권모술수와 거짓과 금전이 선거판에 작용하는 사례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유권자의 욕
1952년 12월4일 영국 런던. 맑던 하늘에 안개가 끼더니 도시 전체가 갑자기 스모그에 휩싸였다. 스모그는 바람이 전혀 불지 않는 탓에 닷새 동안이나 머물렀다. 때문에 기온이 떨어지고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시민들은 고통 받았다. 사망자도 900여명이나 나왔다. 스모그의 여파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이듬해 여름까지 그 후유증이 이어졌고 모두 1만2천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 사건은 지금까지 미세먼지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 이후로 다양한 역학조사가 실시됐다. 조사 결과 10㎛ 이하의 미세먼지 입자(PM10)가 취약집단의 질병 발생률과 사망률을 높이는 등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자 세계 각국은 스모그 등 대기오염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했고,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기 위한 대기오염기준을 마련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흥공업국들의 대기환경은 개선되지 않고 미세먼지는 점점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의 미세먼지 발생국인 중국은 그 심각성이 위험수준을 넘어선 지 오래다. 수도 베이징만 하더라도 비행기가 못 뜨고, 고속도로 통
한 보름가량 세계인의 관심을 한 데 모은 동계 올림픽이 끝났다. 평소에 스포츠에 관심이 없던 나도 선수들의 열전에 박수를 보내기도 하고 우리 선수들이 빙판에 넘어지면 안타까운 나머지 나도 모르게 두 손을 모으고 다치지 않고 빨리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랐다. 잠을 설치고 피곤해 하면서도 다음날은 또 경기를 기다리게 되었다. 이번 동계 올림픽을 통해 컬링이라는 새로운 종목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올림픽에서는 빙판을 로봇청소기를 이용해서 닦아내고 다시 밀대로 세밀하게 손질을 하는 줄 알았다고 촌 아줌마 소리를 들으면서도 우리 선수들의 선전에 감동 이상의 고마움이 있었다. 우리 선수들의 금메달 소식에는 물론 기쁨도 컸지만 그들이 쏟았을 피땀을 생각하게 되었고 반드시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기가 아니어도 온 인류가 자신과 국가의 영예를 드높이는 아름다운 축제에 빠른 속도로 동참하게 되었다. 빙상 여제 이상화 선수의 굳은살이 박힌 발과 네일아트가 빛나는 손을 보면서 스케이트에 갇힌 여성성에 짠한 마음도 들었다. 예전에 어느 신문에서 읽은 기사내용을 떠올리게 하는 일이 발생했다. 분명 우리나라 선수였던 사람이 러시아 유니폼을 입고 질주를 하고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