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설 연휴기간 푸근하다니 다행이다. 고향 가는 길이 즐겁고 설레기는 하지만 그놈의 교통사정이 워낙 고생길인 까닭에 날씨라도 춥거나 궂기라도 하면 모처럼의 설렘이 짜증으로 변해서다. 하지만 이번 설엔 이마저 위안이 되지 못할 듯싶다. 전국적으로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는 AI가 ‘가야하나 말아야하나’라는 원초적인 고민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정부도 예방차원에서 고향방문 자제를 직간접으로 홍보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내 새끼’들을 본다는 설렘에 벌써부터 명절을 기다리던 시골집의 고민도 마찬가지다. ‘내려오라고 하자니 그렇고, 그냥 있으라고 하려니 섭섭하고….’ 답답한 마음에 TV를 틀어보지만 뉴스에서 AI 소식이 늘어나면 날수록 주름진 얼굴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즐거워야 할 설이 시름으로 가득 차 우울함으로 변한 꼴이다. 도심보다 농촌이 더욱 심하다. 우리네 고향, 특히 농촌 어디 한 곳 닭 한두 마리 키우지 않는 곳이 없는 게 현실임을 놓고 볼 때 고민의 깊이를 헤아리기 충분하다. 마치 이북이 고향인 실향민이 설을 맞는 심정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설을…
“연말정산 재작년 것도 되나?” 아침부터 뜬금없는 소리에 사무실 사람들의 어안이 벙벙해졌다. 사람 좋기로 소문난 선배의 어의없는 말 한마디 때문이다. 후배가 툭 뱉듯이 답한다. “일년치만 되는 거예요.” 그러자 그 선배 왈 “연말 정산은 너무 힘들어.” 그 말에는 모두들 공감하는 눈치다. 그래, 13개월의 월급으로 불리는 연말 정산을 위한 자료찾기란 쉽지 않다. 국세청이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 ‘간편한 연말정산’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특히 40~50대 중년에게는 더더욱. 하여, 대부분 젊은 사람의 힘을 빌리기 일쑤다. 그렇지 않고 혼자 낑낑대다간 검은 머리에 서리내린다. 거짓말 조금 보태면 ‘차라리 군대를 대신 가겠다’라는 엄살이 나올 정도니 알만하다. 일단, 공인인증서가 있어야 한다. 인터넷이나 모바일 뱅킹이 일상화 돼 있는 사람이야 접근하기 쉽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은행을 찾아가 공인인증서를 발급받고난 후에야 간신히 ‘간편한’ 사이트에 들어설 수 있다. 그 다음부터 겪는 우여곡절이야 말해 무엇하랴. 연말정산서를 제출한
아직도 경기도 일부 지역 주민들은 분만시설이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출산하는 데 고통을 겪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출산율 저하는 당면한 정책과제로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펴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산모들이 까다로운 분만시설 선정기준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주시의 경우 산모들이 지역 내 분만병원이 없어 원정출산이 장기화되고 있는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안정된 원만한 출산을 위해 정부가 분만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산모에 대한 지원 사업을 서둘러 가야한다. 전국에는 인구가 적은 농어촌지역에 병원 운영이 어려워 49곳에 분만시설이 없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곳에 조속하게 분만시설을 건립하여 출산에 따른 시간낭비와 경비절감을 해결해 주어야 한다. 산모들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분만 취약지 선정기준이 매우 까다로운 규정도 조속하게 수정하기 바란다. 분만시설 확충을 위한 예산확보와 산모복지 차원에서 분만시설건립 규정을 과감하게 바꿔야 할 때이다. 정부는 2011년부터 인구가 적은 농어촌지역에 분만실을 갖춘 산부인과 병원이 없어서 산모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선정기준은 관내에서 1시간 안에 분만이 가능한 의료기관이 없거나 이로 인해 총 분만 건
경기도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빅데이터 활용 사업을 시작한다고 한다. 도는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도민 무한 행정 서비스 구현’ 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말까지 ▲CCTV 설치 위치 최적화 ▲축제관광 분석 ▲환승센터 위치선정 ▲비만예방관리 체계 구축 ▲민원지도 제작 등 5대 빅데이터 사업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빅데이터가 무엇인지를 아주 간단히 설명하면 엄청난 대용량의 데이터를 가공해서 사용자에게 의미 있는 정보를 찾아내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대량의 정형·비정형 데이터에서 가치를 추출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이는 기존 데이터베이스 관리 도구를 이용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저장·관리·분석하는 역량을 넘어선다. 빅데이터는 복잡한 현대 사회의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고 미래를 매우 정확하게 예측해 도움을 준다. 또 개인에게도 맞춤형 정보를 제공, 관리·분석을 가능케 한다. 따라서 사회, 경제, 문화, 과학기술, 정치 등 전 영역에 걸쳐서 사회와 인류에게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기술을 실현시키기도 함으로써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도가 시작하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금연’을 목표로 세운다. 새해 소망은 건강이 단연 1위이다. 그리고 건강은 금연과 절주 그리고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적이라는 것은 이미 상식화 되어 있다. 따라서 많은 나라에서 금연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개정된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금년 1월1일부터 금연구역이 100㎡(30평) 이상 휴게음식점 및 일반음식점까지 확대 시행된다. 담배는 이미 많은 매체를 통해 알려진 대로 건강에 매우 해롭다. 최근 암 예방을 위해 가장 강조되는 것이 담배를 끊는 것이다. 담배 연기에는 4천종 이상의 유해물질, 60종 이상의 발암물질이 들어 있으며, 보건당국에 따르면 후두암의 70.3%, 폐암의 46.5%, 방광암의 35.4%가 흡연 때문이라고 한다. 여성 폐암 환자는 직접 흡연보다 간접흡연으로 인해 암이 생길 위험이 4배나 높았다. 담배 폐해에 대해서는 오랜 기간 동안 세계적으로 논란이 있어왔고, 미국에서는 1998년에 46개 주정부가 담배회사에 소송을 제기하여 2천460억 달러(원화 약 260조원)의 배상을 합의했고 일부 주는 담배소송 근거를 입법화했다. 캐나다 역시 다수의 주가 소송근거를 입법화했고, 온타리
공자는 제자인 宰予(재여)가 평소에 말은 잘하지만 행동이 따르지 않아 실망한 나머지 한 말이다. 재여는 게으르고 낮잠을 즐겼는데 공자가 ‘나는 원래 사람이 말을 하면 그 사람의 행동도 그 말과 같을 것이라 믿었던 사람이다’(始吾於人也 聽其言而信其行), 그런데 오늘 내가 사람에게 있어서(今吾於人也), 그 사람의 말만 듣고 그 사람의 행동을 직접 살펴보니(聽其言而觀其行), 이제 재여부터 이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고 하였다. 여기에 또 생각나는 내용 하나가 있다 ‘썩은 나무로는 아름답게 조각할 수가 없고 똥처럼 묽은 흙으로 쌓은 담장은 흙손질해서 고칠 수가 없다(朽木不可雕也 糞土之墻不可?也). 사람은 누구나 상대방의 말을 믿고자 한다. 약속 또한 그렇다. 말을 믿지 못하고 행동을 믿지 못하는 세상에 산다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다. 그만큼 믿음이 중요한 것이며 그래서 공자가 無信不立(무신불립)이라 말하지 않았던가. 우리 누구나가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는 것은, 인간이 지녀야할 기본이기에 더욱 신중하고 신중하라는 것이다.…
“저기요. 원고마감일이 며칠 안 남아서요.” 전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복지사의 말이다. 몇 년째 지역 복지관 소식지에 기사를 써오던 일인데 여러 가지 일로 마감일이 되었는데 깜박 잊고 있었다. 이번에는 독거어르신과 함께하는 이웃일촌에 대한 기사를 쓰는 일이다. 급하게 자료와 영상으로 7개월간의 사업을 더듬으면서 처음에 가볍게 생각했던 이웃일촌에 대해서 감동을 갖기 시작했다. 요즘 시대는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지내는 개인주의 사회가 되어간다. 게다가 독거노인 문제가 생기고 공동체 의식이 사라져가고 있다고 한다. 이에 복지관에서는 공동체 형성과 단절된 이웃관계를 회복하고자 어르신과 동네 가족, 혹은 청소년들과 1:2~3명으로 엮어서 정답고 즐거운 이웃일촌이 되는 사업에 대한 이야기다. 자료를 살피는 동안 이웃일촌이 된 어르신들에게는 자신감을 갖게 하는 일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어르신과 봉사자들이 만나서 이웃일촌이 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특성과 어려움, 그리고 상대방의 이해 등 다양하게 기초교육을 마치고야 이웃일촌이 시작되었다. 봉사단들은 월 1회 이상 어르신 댁을 방문하여 말벗이 되어 드리고 웃음치료, 미술치료 등으로 우울증 예방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이 문제가 가라앉을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우선 이 문제에 대해 사과해도 모자랄 판에 “금융 소비자도 정보를 제공하는 단계에서부터 신중해야 한다. 우리가 다 정보 제공에 동의해줬지 않느냐”며 “어리석은 사람은 무슨 일이 터지면 책임을 따지고 걱정만 한다. 현명한 사람은 이를 계기로 이런 일이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명언’을 남긴 현오석 부총리 때문이다. ‘이 분’의 말을 들여다보면 이 사람은 단 한 번도 카드를 제 손으로 신청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터넷 금융 사이트에서 뭔가 할라치면 이른바 ‘동의’를 안 해주면 사이트에 가입조차 할 수 없다는 지극히 기본적인 사실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분’에 대한 인사 청문회 때 불거진 법인카드의 사적용도 사용 의혹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 본인이 스스로 카드 만들 일이 없었을 것이라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런 사람이 국민들에게 어리석다고 말하니
조선시대 성균관에서 수학하던 양반 자제들은 일정기간 공부를 한 뒤 졸업식을 통해 조정에 출사했다. 그때 고과에 합격한 유생(儒生)들에게는 왕이 직접 불러 제법 큰 잔에 술을 가득 부어 하사하곤 했다. 그러면 유생들은 그 술잔을 돌려 마시면서 군신(君臣)간의 결속과 동창(同窓)간 우의를 다지는 행사를 거행했다고 한다. 그리고 졸업식이 끝날 즈음 재학 중 입었던 푸른 제복을 찢는 파청금(破靑襟)이란 의식을 치렀다고 하는데 현재의 졸업식 후 교복 찢기는 여기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밀가루 세례는 일제 강점기에 새로 도입된 일본식 교복에 대한 모종의 저항 심리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당시 일본은 한국 학생에게도 군복과 비슷한 제복을 착용하게 하자 졸업과 동시에 독립에 대한 염원을 담아 교복에 하얀 밀가루를 뿌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금도 재학생대표, 졸업생대표가 번갈아 나와 송사와 답사를 하는 방식의 졸업식이 일반적이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라는 재학생들이 부르는 졸업식 노래 1절이 끝나면,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라고 부르는 졸업생들의 2절이 이어지고, 곧
오리에 이어 닭까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말을 거치면서 전국적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AI는 마침내 경기도내 시화호로 번졌다. 전북에서 처음 발생했던 AI가 잠시 주춤하는가 했더니만 서해안을 타고 올라온 것이다. 방역 당국이 초비상 상태다. 농가와 국민들의 불안도 이루 말할 수 없다. 농림수산식품부에 의하면 지난 24일 시화호 일대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에서 AI ‘H5N8형’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AI가 경기지역에 북상했다고 밝혀 이제 수도권까지 진입한 것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AI의 확산을 막기 위해 27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12시간 동안 경기도와 충청남북도·대전광역시·세종특별자치시에 걸쳐 ‘일시 이동중지 명령’(Standstill)을 발동했다. 경기·강원·충청권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동중지 명령이 발동되면 축산 종사자와 차량은 이동중지 명령이 해제될 때까지 가금류 축산농장 또는 축산 관련 작업장에 들어가거나 나가는 것이 일체 금지된다. 경기도를 비롯한 도내 각 지자체도 비상이 걸리기는 마찬가지다. 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