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앉아서 소변을 보던 시대나 문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겨울철 영하 50℃까지 내려가는 몽골을 비롯 이란 등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남자들이 앉아서 소변을 봤다. 우리나라도 함경남도 함흥의 일부 서당 학동들 사이에 앉아서 소변을 보는 것을 점잖은 행동으로 여기는 풍습도 있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남자들은 서서 소변을 보아야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다. 특히 동양권에서는 ‘자존심’으로 여겨지면서 당연시 되고 있다. 이로 인해 현대에 와서는 공동화장실을 쓰는 가정에서는 남녀 간 갈등의 골이 매우 깊어져 있다. 튀는 오줌방울로 인한 건강 위협과 악취, 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 마찰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변기 밖으로 튀는 미세한 오줌방울만 하더라도 1회 소변을 눌 때마다 2천300방울(2006년 일본 생활용품업체 실험결과)이나 되고, 이런 오줌방울은 바닥은 물론 수건과 칫솔 등을 오염시키고 고약한 냄새까지 동반해서 그렇다. 이렇듯 ‘서서쏴’의 폐해가 많다는 것이 알려지자 세계 각국이 이른바 남자들의 ‘앉아쏴’를 유도하는 시책들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스웨덴 쇤데르만
최근 전북 고창의 오리 농가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이에 당국이 살처분과 함께 시급히 강도 높은 방역조치에 돌입했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농장에서 AI 잠복기인 21일 이내에 전국 4개 도 24개 농가에 오리 병아리 17만3천 마리를 분양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병아리 운반차량이 분양 후 충북 진천의 도계장을 출입한 사실도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도계장을 우선 폐쇄조치하고, 출입차량을 추적 조사해 AI 확산에 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지만 AI의 전국 확산이 걱정되는 상황이다. AI는 닭·오리·철새 등 여러 종류의 조류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폐사율 등 바이러스의 병원성 정도에 따라 고병원성(HPAI)과 저병원성(LPAI)으로 구분된다. 이번에 발생한 AI는 고병원성인 H5N1형으로 전염성과 폐사율이 높아 제1종 가축전염병이다. 닭·칠면조·오리·철새 등 여러 종류의 조류에 감염되며 전파속도가 매우 빠르다. 주로 철새가 옮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인체나, 발생국의 오염된 냉동 닭고기나 오리고기, 생계란 등을 통해서도 전파된다. 조류만 아니라 사람의 생명도 위협해…
대포차가 아직도 활개를 치고 있다고 한다. 최근 경기지방경찰청과 관련 업계에 의하면 각종 범죄수단에 이용될 소지가 높은 대포차가 중고자동차 매매 사이트를 통해 버젓이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을 대상으로 한 중고차 거래 사이트에는 고가의 수입차 3천여대를 비롯해 현대(7천500대), 기아(2천700대). 르노삼성(1천800) 등 1만대가 넘는 다양한 차량이 사진과 함께 판매자 연락처 등을 게재하면서 시중 중고차보다 절반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 가운데 상당수의 차량이 불법명의자동차인 대포차로, 전문적으로 거래되는 것으로 경찰과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대포차를 유통하거나 운행한 사람의 경우 관련법상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다. 속칭 대포차는 자동차 소유자와 실제 운행자가 다른 ‘유령 차량’으로 불린다. 때문에 교통사고 및 절도 등 다양한 범죄의 도구로 사용되는데다 사고발생 시 가해자를 알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해 엉뚱한 피해자를 양산할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대포차는 보험료는 물론 세금도 내지 않고 음성적으로 거래됨으로써 범법자들이 주로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A중고차 사이트에…
동그란 흰색 테두리 안에 노란 물방울이 떨어진 듯, 마치 계란 프라이(fried egg)처럼 생긴 꽃이 있다. 개망초다. 북미가 원산지인 이 꽃의 씨앗은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대 초, 한국에 파병된 미군의 주머니와 배낭에 묻어 들어왔다. 포성이 멈추고 지상의 모든 생물들이 평화롭게 지낼 즈음, 땅을 헤집고 슬그머니 고개를 든 풀이 있었다. 이 풀은 번식력이 너무 좋아 순식간에 논과 밭을 온통 하얀 꽃으로 뒤덮게 만들곤 했다. 당시 헐벗은 국민들은 흰 꽃의 낭만을 즐기기보다는 허기진 배를 채울 한 톨의 알곡이 더 소중했다. 농부들은 논밭을 점령해 버린 잡초를 제거하고 또 제거해도 끝이 보이지 않자 이마의 땀을 훔치며 “이번 농사는 개 망조(亡兆)가 들겠구만”이라는 말을 하였다고 한다. 망할 징조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개’자를 붙였는데 그때부터 이 흰 꽃은 개망초라는 이름을 얻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먹고살만한 시대가 되었다. 전후 잡초로만 인식되던 풀이 이제 웰빙(well-being)식품으로 가치가 높아졌다. 어린 순은 망초나물로 우리의 식욕을 돋우는가 하면 들녘에 활짝 핀 꽃은 연인들의
어린 시절 고민은 그랬다. 왜 까치의 설날은 인간의 그것보다 하루 먼저일까. 인간이 까치보다 못나서일까. 까치가 선점한 명절을 인간이 따라가야 하는 것일까. 기우(杞憂)도 그런 기우가 없을 터였다.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가 발단이었다. 지금도 모르겠다. 왜 까치의 설날은 하루 먼저인지. 그래도 좋았다, 명절은. 따뜻한 아랫목에 사촌끼리 옹기종기 모여 발을 담그고 있으면 어른들이 양말이며 용돈이며 두둑이 챙겨줬기 때문이다. 명절은 선물의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었다. 나이가 들고 세월이 흘러 사촌은 남이 됐고 형제들까지 덤덤해졌다. 누구 탓이 아니다. 세월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어른으로 산다는 것이 좋은 건 단 하나다. ‘19금’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는 것. 하지만 19금이 어디 ‘성인용’에만 해당되는 것이랴. 도처에 19금이다. 정신적 19금. 육체는 컸지만 정신은 미숙한 이들이 도처(到處)에 난분분(亂紛紛)하다. 하여, 어지러운 세월이다. 그래도 명절은 어김없이 돌아온다. 까치들의 그것보다 하루 늦은 우리네 설날이 이달
금년이 ‘경기 600년’이 되는 해이고, 정확히 말하면 2014년 음력 1월18일이 ‘경기 600년’ 되는 날이다. 지금쯤 여기저기서 경기 600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이를 바탕으로 경기도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활발한 논의와 토론이 이루어지고, 경기 600년을 기념하는 행사 준비에 바빠야 할 텐데 너무 조용하다. 필자가 과문한 탓인가. 이 일은 경기도가 해야 할 일 아닌가. 신문과 방송은 무엇을 하는가. 그 흔한 특집이나 좌담회 하나 없는가. 2년 전 한 신문사에서 경기 600년 기획기사를 연재한 것 외에는 이와 관련한 뚜렷한 기사를 본 바가 없다. 경기지역 정치인들은 어디 있는가. 학계는 어떠한가. 경기지역에는 지역사를 전공하는 학자들이 여럿 있는데, 학자들이 모여 경기도 600년의 역사적 의미를 정리하고, 경기도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는 학술토론회를 열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누구를 탓하랴. 경기지역 사학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하였고, 경기도향토사연구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필자부터 반성하면서 이 글을 쓴다. 1414년 1월18일은 지금의 경기도 기본 틀이 만들어진 시기이다. 경기도의 경계가 지금과 거의 비슷해
莊子(장자)에는 호랑이가 배고픈지 배부른지 그 상황을 잘 파악해서 분노를 달랠 줄 알아야(時其飢飽達其怒心) 훌륭한 사육사라 했다. 호랑이와 사람은 비록 다른 종류이지만(虎之與人異類)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사람에게는 순종하고(媚養己者順也) 자기를 죽이려는 자에게는 덤벼드는 것(故其殺者逆也)이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達(달)이라고 하는 것은 상황대처를 적절히 잘하는 것을 말하는데,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야수처럼 돌변하여 포악할 경우 상대방을 조련하듯 달래가면서 위기를 넘기는 것이다. 요즘 북한에서 일어난 면면들을 보면 장자가 말한 바대로 난세의 궤적들이다. 살기등등한 세력가 밑에서 살아가자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 장자뿐 아니라 대부분은 능력을 드러내지 말라고 할 것이다. 그것은 포악한 세력자는 능력을 펼치는 것을 자기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 그냥 바라보지 만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칭얼대는 아이 달래듯이 상대방의 심기를 살피는 것 또한 사나운 동물을 다루는 것과 같다고 본 것이다. 세력을 가진 자는 그 세력 유지를 위해 맹수처럼 돌변할 때가 있으니 조심하고 조심할 수밖에 없다.…
김춘석 여주시장이 연일 강행군을 거듭하고 있다. 12개 읍·면·동을 돌며 시민과의 대화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서울대 졸업, 미국 위스콘신대 공공정책학 석사, 행정고시 출신, 풍부한 중앙부처 공직경험….’ 김 시장은 경기도내 시장·군수의 스펙 가운데 단연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 ‘행정의 달인’ 등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 붙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때문에 여주시정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여주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많은 시민들은 내다봤다. 그러나 이런 기대와 달리 김 시장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김 시장은 과연 눈높이 행정을 펼치고 있을까? 이 물음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시민들이 많다. 지금 여주시청 앞에서는 민모(71)씨가 1년9개월째 1인 시위에 나서고 있다. 자치단체 역사상 최장기 1인 시위로 기록될 만하다. 민씨가 시위에 나선 이유는 이랬다. 시가 2011년 1월 자신의 땅에 허가도 받지 않고 구제역에 걸린 돼지 6천300마리를 매몰하면서다. 이후 시가 땅을 공동 소유하고 있던 다른 토지소유주
중국인들은 굴기(倔起)라는 말을 좋아한다. 그래서 보잘것없는 신분이었다가 성공하여 이름을 떨친다는 뜻의 이 단어를 곳곳에 붙여 사용한다. 경제굴기, 군사굴기, 우주굴기 등등 심지어 평화에도 적용한다. 2003년 후진타오 전 주석은 화평굴기(경제적 부흥 속에 주변국과 평화 기조를 유지한다)라는 정책이념을 내세우며 새로운 변화를 꽤하기도 했다. 이런 염원 때문인지 중국은 1980년 이후 모든 분야에서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경제는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무역 1위 국가로 올라섰다. 2009년 독일을 제치고 연간 수출액 부문 세계 1위에 올라선 지 4년 만이다. 10여년 뒤면 GDP도 세계 1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120년 전 열강들의 각축장 신세였던 중국과 지금의 중국은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관광도 예외는 아니다.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국인들은 세계 관광업계의 ‘지존’에 올랐다. 세계여행기구는 올해 요우커(遊客: 중국인 관광객을 통칭하는 말)를 7천800만명으로 추정했다. 9년 전인 2005년엔 3천만명에 못 미쳤다. 2015년엔 1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국을 방문하
통계적으로 확인된 바는 아니지만 ‘KTX 빨대효과’라는 말이 시중에 회자되고 있다. 부산과 대구, 목포와 광주 시민들이 서울에 있는 동대문시장이나 유명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고 병원의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KTX를 이용해 서울로 온다는 이야기다. 이와 반대로 ‘분산효과’도 있다고 한다. 살기 팍팍한 서울을 떠나 KTX 정차역 주변으로 기업들이 이전하는가 하면 관광객들이 찾아든다는 것이다. KTX가 개통된 뒤 통근·통학 수요가 늘어났고 서울과의 거리가 좁혀져 시간 절약, 지역경제 활성화, 및 부동산 시장 영향 등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이처럼 ‘땅위를 달리는 비행기’라고도 불리는 KTX는 국민생활에 변화를 가져왔다. 그런데 우리나라 인구 5천100만명 가운데 무려 1천200만명이 넘게 사는 경기도에서 KTX를 이용하기가 참으로 불편하다. 서울로 가거나 서울의 서쪽 끝에 위치해 있는 광명으로 가야한다. 경기도의 중심역인 수원역도 KTX가 서지만 극히 일부이다. 인구 120만을 바라보는 수원시의 경우 2010년부터 하루에 경부선 하행선 4번만 정차한다. 수원역에 정차하는 KTX는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