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 보고서는 올해 총인구가 5168만 명에서 2072년엔 3622만 명 수준으로 대폭 감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출산율 감소의 영향 때문이다. 이에 대해 우원식 국회의장은 인구 고용동향과 지속가능 발전지표 등 경제 사회 전반의 주요 지표 분석과 심층적인 이슈를 제공하기 위해 창간된 국회예산정책처의 ‘NABO 인구·고용동향 & 이슈’ 제1호에서 “인구의 지속적 증가와 젊은 층이 많은 피라미드형 인구구조를 전제로 설계됐던 기존 국가 제도의 전면적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지난해 출생아 수가 9년 만에 반등했다. 올해 2월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출생아 수)은 0.75명으로 전년 대비 0.03명 늘었다. 출생아는 23만 8300명이었는데 이는 전년 대비 8300명(3.6%)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멈췄던 혼인이 늘어난 데다, 중앙·지방정부의 출산 정책이 효과를 본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럼에도 주민등록인구는 12만 명 줄었다. 출생자 수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았던 것이
영현(英顯)이라는 낱말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들어본 적은 있으나 사용해 본 적은 없다. 낯설다. 사전은 '죽은 사람의 영혼을 높여 부르는 말'이라고 설명한다. '현고학생부군신위'(顯考學生府君神位)는 제사 때 쓰는 지방(紙榜)이다. 현대식으로 풀어쓰면, "아버님, 돌아가신 지 그 새 10년입니다. 오늘 저희가 마련한 이 자리에 오시어 함께 해 주세요."쯤 될 것이다. '현고'(顯考)와 '영현'(英顯)에 들어있는 '나타날 현'(顯)은 故人(죽은 사람)에게 '보고 싶으니 꼭 와주세요', 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고 있다. 제사 지내면서, 후손들에게 교훈되도록 하려고 했던 그 의도(효심)는 사라지고, 이제는 그 뜻도 모른 채 부적처럼 쓰여지거나 그마저도 생략되어 사라지고 있다. '영현백'이라는 특별한 가방이 있는 모양이다. 육군 2군단이 지난 8월 22일, 서울에 있는 종이관(紙棺) 제조업체에 연락해서, "영현, 즉 시신 이동 보관업체를 알아보고 있다. 제작소요기간은 물론 한번에 몇 개까지 운송할 수 있는가. 사망자가 예를 들어 3000개가 필요하다면 어떻겠느냐. 종이관 1000개를 구매할 경우 가격이 얼마냐"고 문의했다는 것이다. mbc의 취재결과, 군
기나긴 겨울이 끝나고 나뭇가지 끝에 연둣빛이 살짝 보이기 시작하면 봄이 왔음을 실감한다. 우리가 실제로 체감하는 것보다 자연은 계절을 거슬리지 않고 우리에게 반가운 소식들을 알려준다. 나뭇가지에 작은 노란 꽃 산수유를 시작으로 화려한 옷을 입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나물들도 많이 만나게 된다. 봄에 나오는 나물 중에서 특유의 향을 지니고 있어 내가 좋아하는 재료가 있다. 그 좋은 재료가 쑥이다. 이번에는 계절에 어울리는 쑥을 이용해 술을 빚으려고 한다. 술 이름도 쑥 술이 아닌 艾(쑥 애)를 넣어 ‘애주’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곡물을 이용해 술을 빚어 완성된 술 빛깔 중 최고의 색은 연둣빛의 술이라고 하는데 이번에는 부재료인 쑥으로 맑은 연둣빛을 술에 녹여 보고 싶다. 향과 색으로 중무장한 ‘애주’ 빚는 법은 먼저 멥쌀을 깨끗하게 씻은 후 불려 가루를 빻는다. 물에 쑥을 넣고 팔팔 끓여 쑥 달인 물이 완성되면 가루에 부어 된죽을 만드는데 이것을 범벅이라고 부른다. 이때 날 쌀가루가 보이지 않게 잘 섞어준다. 물이 적게 들어가 죽을 쑤는 데 힘은 들지만, 범벅을 이용해서 술을 빚으면 향이 좋은 술을 얻을 수 있어 술빚는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다. 죽이 다 식으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상품정보 취득을 유튜브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의존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사용 후기 업로드 등 상품을 비교하는 유튜브 영상이 시장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족한 공신력과 잘못된 정보가 소비자를 울리는 사례가 빈번하다. SNS에 도배되는 후기 형태의 무분별한 상품평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소비자들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유튜브나 SNS에 오르는 왜곡된 정보를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인플루언서가 업체 제품을 협찬받아 제작하면서도 광고·협찬과는 무관한 객관적 후기인 것처럼 제품을 소개하는 ‘뒷광고’ 영상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뒷광고’로 알려진 ‘기만 광고’는 추천인이 광고주로부터 경제적 대가를 받음에도 이 사실을 명확히 표시하지 않고 광고가 아닌 척 광고하는 행위를 뜻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인스타그램·유튜브 등 주요 SNS에 올라온 후기 형태 게시물을 점검한 결과를 보면 놀랍기 그지없다. 표시광고법상 기만 광고 의심 행위는 모두 2만2011건이 발견됐다. SNS별 뒷광고 적발 건수는 인스타그램이 1만19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네이버 블로그(9423건), 유튜브(1409건) 순이었다. 특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영화 ‘위플래쉬’가 지난 12일 재개봉했다. 한국에서 처음 개봉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3월 17일 기준 누적 관객 수는 31,037명으로, 사나흘 만에 3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여전히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빠르게 유행이 바뀌는 시대에 10년이 지난 영화가 다시 흥행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렇다면 ‘위플래쉬’는 왜 여전히 한국 관객들에게 사랑받고 있을까. 2015년 개봉 당시 ‘위플래쉬’는 전 세계에서 350억 원의 흥행 수입을 기록하고, 다양한 영화제를 휩쓰는 등 큰 성공을 거두었다. 특히 한국에서는 유독 대중적인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그 이유는 이 영화의 주제가 한국 사회의 교육 문화 및 경쟁 구조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뉴욕의 명문 음악학교에 입학한 주인공 앤드류가 최고의 지휘자이자 폭군인 플레처 교수의 밴드에 들어가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린다. 플레처 교수는 제자들에게 끊임없는 폭언과 학대를 퍼부으며 한계를 시험하고, 앤드류는 점점 더 광기 어린 집착으로 최고의 드러머가 되기 위해 자신을 몰아붙인다. 영화는 궁극적으로 ‘위대함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보는 이로 하여금 강한 감정적 반응을 불러일으
유명인의 사생활을 폭로하고 이를 통해 논란을 조장해서 돈을 버는 일명 ‘사이버렉카’식 보도와 유튜버의 행위에 대해 법적제재가 필요하다는 국회 국민청원이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연예인의 사고와 불행을 스토킹 수준으로 파헤치고 자극적으로 유튜브에 공개해 괴롭히는 일이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라면서 이런 행태가 반복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이버렉카는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처럼 인지도가 있는 유명인의 사건‧사고를 소재로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이슈 유튜버’들을 부르는 신조어다. 이들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이슈가 생길 때마다 재빨리 짜깁기한 영상을 만들어 조회수를 올린다.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렉카’(구난차)가 경쟁적으로 현장에 나타나는 것과 비슷하게 이슈가 발생하면 빠르게 몰려들어 누리꾼의 관심을 낚아채려는 모습을 가리키는 것쯤을 생각하면 된다. 이들은 한쪽에서 거짓 찌라시 내용을 그럴듯하게 합성해서 유포하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당사자에게 문제가 될 만한 부정적인 의혹을 공론화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갈취하기도 한다. 심지어 사생활 문제를 폭로하면서 당사자에게 되레 해명을 요구하거나 사실 여부를 추궁하면서 ‘정의 구현’, ‘
우리나라는 2004년부터 주40시간을 법정 근로시간으로 정함에 따라 주5일제가 정착된지 20년이 되었다. 하지만 초과근로 가능시간인 주12시간을 합치면 주52시간까지 근로할 수 있어 우리나라는 여전히 장시간 근로를 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2022년 근로시간은 연평균 1,719시간이다. 같은 시기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은 1,904시간으로 185시간이나 더 많다. OECD 국가보다 한달에 15시간 이상 더 많이 일하는 셈이다. 작업장에서 오래 일하면 소음, 분진, 화학물질과 같은 유해환경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아져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근로환경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근로시간과 업무관련 건강문제를 분석한 연구에 의하면 40시간 이하로 근무하는 경우 40.4%에서 업무관련 건강문제가 나타났는데 41~52시간 근무하는 경우는 48.3%, 53시간이상 근무하는 경우는 55.6%로 업무관련 건강문제 발생이 크게 증가하였다. 그 중에서도 피로, 통증 등의 건강문제가 2.13배이상 높게 나타나 장시간 근로가 피로유발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장시간 근로로 인해 신체적 피로가 높아지면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