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개성으로 통일문화기행을 다녀왔다. 개성공단을 지나 박연폭포, 선죽교, 고려성균관을 돌아보았다. 유머와 재치를 겸비한 두 명의 남자 안내원이 버스에 함께 탑승하여 친절하게 명소를 안내했다. 12첩 반상의 점심식사는 우리 모두를 숙연하게 만들었고, 머무는 곳곳의 자연은 그대로의 멋스러움을 자아내고 있었다. 거리의 사람들은 소박한 눈웃음으로 우릴 맞아 주었고, 평화로운 기행은 소중한 추억으로 오래 기억되고 있다. 최근 남북관계는, 4월 3일 북한이 개성공단 통행제한 조치를 시작으로 4월 9일 북측 인원 출근 조치 등을 단행하면서 잠정폐쇄의 길로 들어섰다. 속보로 전해지는 남과 북은 앞 다투어 서로를 비난하는 수위를 높이고, 주변 국가들 또한 남북관계를 자극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이러다가 전쟁이라도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불안감과 긴장감이 하루가 다르게 고조되고 있다. 다행히 북측에서 6·15를 맞아 행사의 공동개최를 제안하고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특사를 파견하는 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나 쉽사리 개성공단이 정상화 되리라는 판단을 하기에는 복잡한 문제들로 순탄하지 않을 것이 예상된다. 6·15 남북공동선언으로 탄생하게
‘벙어리의 혀는 거짓말의 혀보다 낫다’는 터키 속담이 있다. 그런가 하면, ‘바보에게는 쓸 약이 없다’ ‘바보는 죽어도 낫지 않는다’는 일본 속담도 있다. 전자는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할 때, 후자는 자기 잘못을 모르는 사람을 빗댈 때 쓰는 표현이다. 우리나라 속어에는 ‘구라’라는 말도 있다. 말을 많이 하는 행동이나 거짓말을 가리키는 뜻이다. 이 단어는 처음에 일제 강점기 도박판에서 유래되었다. 일본말 중 ‘구라마스’는 한국어로 ‘속이다’라는 의미로써, 이 단어가 ‘구라’로 변형된 것이다. 학생들 사이에선 요즘도 ‘구라 치지마!’라며 상대방 거짓말을 비하할 때 간혹 쓴다. 거짓은 항심(恒心)을 잃었을 때 나온다. 맹자는 항심(恒心)이란 도덕을 지키려는 마음, 법을 지키려는 마음, 원칙과 상식을 지키려는 마음이라 했다. 때문에 선현들은 불항기덕(不恒其德: 항심을 잃거나 변했을 때)하면 혹승지수(或承之羞: 간혹 수치스러운 일을 당한다)한다며 거짓으로 인한 폐해도 지적했다. 그런데도 왜 사람들은 거짓말을 할까. “얼굴의 심리학” 저자 폴 에크먼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책에서 거짓말에는 ‘속이는 기쁨’이 존재한다고 적고 있다. 거짓말을 통해 남을 속이면 다른 사람을 통
‘윤창중’ 세 글자로 나라가 온통 시끄러웠다. 그럴 만큼의 수치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그 뒤에 따라붙는 ‘윤창중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의 첫 방미 성과가 가려졌다’는 정부와 언론들의 발표를 듣고 있자니 궁금해진다. 그 ‘가려진 성과’가 무엇인지? 한·미 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과 양국 대통령의 기자회견 모두발언을 근거로 살펴보자. 첫째, ‘한미FTA의 충실한 이행’을 약속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더 많은 제조부문, 서비스, 농산품을 수출할 것’이고, ‘완전히 시행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표현했다. 국회 비준 날치기 등 절차 문제를 제쳐놓더라도, 농축산업 등 생존 기반 파괴에 대한 우려와 국민적으로 광범위하게 합의된 ISD(투자자 국가 제소제) 등 독소 조항 재협상 요구는 지워져 버렸다. 둘째, 한반도 문제에 대해 ‘자유시장경제 원칙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명시했다. ‘자유시장경제 원칙’은 자본주의 체제이고, 그에 입각한 ‘평화통일’은 곧 흡수통일이다. 흡수통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작은 제안부터 하나 할까 한다. 이제부터 ‘비자금’을 ‘꼬불친 돈’으로 바꿔 부르자. 불법·부당한 구린 돈을 왜 ‘비자금’이라고 점잖게 부르나. ‘비자금’에서는 한국의 정경유착 풍토에 따른 불가피한 자금이라는 고약한 냄새가 풍긴다. ‘꼬불치다’는 속어이지만 불법·부당은 물론이고 좀스럽고 치사하다는 어감이 살아 있다. 공자께서도 바른 정치는 이름 바로잡기부터라고 하시지 않았던가. 혹시 아나, ‘꼬불친 돈’이라 바꾸면 꼬불치는 고질병이 사라질지? 지난주 세 건의 꼬불친 돈 소식이 잇따라 터져 나왔다. CJ그룹 총수 일가가 꼬불친 돈 수천억원 본격수사, 전두환 전 대통령이 꼬불친 1천672억원 찾아내기, <뉴스타파>가 터뜨린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꼬불친 돈을 감추었던 한국 부자들 공개. 세 건 다 폭발력이 크고, 미래진행형이다. 흥미가 진진할 뿐만 아니라 현 정부의 기조인 ‘지하경제 양성화’와 국민통합에도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격 검토에 앞서 세
인터넷 발달은 정보격차 해소로 대중의 수준을 높였다.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자유를 얻었고 표현의 자유 영역이 확대되었지만 빈번해진 권리침해 때문에 논란에 시달리는 일도 그만큼 늘게 됐다. 보수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베’를 둘러싸고 촉발된 ‘표현의 자유’ 논쟁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감지된다. 이번 기회에 ‘표현의 자유’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마련해야 한다거나 명확한 잣대가 없다면 ‘표현의 자유’를 축소하는 부메랑이 된다는 백가쟁명식 조언이 줄을 잇지만 딱 떨어지는 정답은 없다.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 ‘미네르바’ 사건 등에 대해 연이어 무죄를 선고했던 대법원 판결과 온라인 선거운동 규제 조항에 위헌을 결정한 헌재의 결정은 상당한 의미를 시사한다. 대법원은 “정부 또는 국가기관의 정책 결정이나 업무 수행과 관련한 사항은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라며 “공공적·사회적 사안에 있어선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돼야 한다
윤화섭 경기도의회 의장이 지난 24일 내놓은 사과문은 형식면에서나 내용면에서나 도민에게 진정성을 전달하는 데 실패했다. 의장이 직접 나서서 발표하지는 못할망정 비서실 직원을 시켜 브리핑 룸에 사과문 복사본 5~6장을 놓고 가게 한 건 큰 실책이다. 게다가 겨우 다섯 문장으로 된 사과 문안은 사과라기보다 변명에 가깝다. 백모상이라고 둘러대고 실은 칸 영화제에 갔다는 점, 외유가 부천 판타스틱영화제 사무국의 비용으로 이뤄졌다는 점 등 핵심적인 사실은 적시하지 않은 채 “적절치 않은 행동”이라는 두루뭉수리 한 표현으로 넘어갔다. 또한 “의장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의정활동에 임하겠다”며 앞으로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윤 의장은 상임위를 통과한 의원행동강령조례의 본회의 상정을 자신의 권한으로 보류한 직후 프랑스로 떠났다. 이 조례는 예산낭비성 해외여행 금지, 인사 청탁행위 및 부당이득 수수 금지 등을 규정하고 있다. 윤 의장은 다른 상임위원장 대부분이 반대하기 때문에 본회의 상정을 미룬다고 둘러댔으나, 이미 자신의 부적절한 외유가 예정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를 감추기 위해 권한을 남용했다고밖에 판단되지 않는다. 공식행사 불참도 그 자체가 문제가
현재 경기도내에서 개최되고 있는 축제는 총 74개로서 규모면으로 제법 큰 축제들이다. 행사 명칭에 ‘국제’ 또는 ‘세계’라는 말이 들어간 축제행사도 여럿 있다. 현재 수원화성에서 열리는 수원화성 국제연극제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축제는 팍팍한 삶에 지친 지역 주민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해당지역의 브랜드 효과를 높여준다. 그러나 축제의 개최목적이 관광객 유치를 통한 소득증대에 있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론 그렇지 못한 축제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이에 정부는 매년 우수축제를 선정한 뒤 지원해 오고 있다. 정부가 전국의 모든 축제를 대상으로 선정하는 ‘올해의 문화관광축제’가 그것이다. 올해엔 모두 42개가 선정됐다. 그런데 이 가운데 경기도내 축제는 고작 3개뿐이다. 이천쌀문화축제가 최우수축제로, 가평 자라섬 재즈페스티벌과 수원화성문화제가 각각 우수축제에 선정된 것이다. 나머지 71개 축제들은 최우수축제, 우수축제에 이은 유망축제 자리에도 끼지 못했다. 물론 문광부의 ‘올해의 문화관광축제’ 선정 기준에 대해 항의할 지자체도 있겠다. 우리도 그 선정기준이 100% 완벽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도내 지자체들의 콘텐츠 부족과…
성남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흘 연속 볼썽사나운 충돌을 빚었다. 불법건축물 등을 점검한다며 지자체가 공무원을 대거 동원하고, 이에 맞서 공기업도 직원들을 시켜 물리적으로 대치하게 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다. 충돌 원인은 LH가 재개발지구 세입자 순환이주용으로 지은 백현4단지 1천869가구를 국민임대주택으로 분양 공고했기 때문이다. 지난 3년6개월 동안 빈집 상태여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게 LH의 입장인 반면, 성남시는 2단계 재개발의 숨통을 죄는 처사라며 강력 반발하면서 일이 불거졌다. 자초지종을 떠나, 지자체와 국내 최대 공기업이 백주에 조직폭력배 맞서 듯한 행태는 싸잡아 비난받아 마땅하다. LH는 애초 용도와 달리 백현4단지를 분양키로 결정함으로써 성남시를 격분시켰다. LH는 백현3·4단지가 장기간 ‘유령단지’로 방치되면서 누적 손실이 490억원에 이르고 매월 12억씩 손해가 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백현3단지는 남겨두었고, 지난해 성남시부터 거절당하기는 했어도 순환이주단지를 위례신도시에 만들면 된다는 입장인 듯하다. 국민임대로 변경한 절차에도 법적 하자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성남2단계 재개발이 오랜 기간 헛바퀴를 돈 데는 LH
지난 10일자 본란에서도 밝혔듯이 지금 수원시는 쓰레기와의 한판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름하여 ‘쓰레기와의 사랑과 전쟁’이다.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쓰레기 같은 인간’들과의 전쟁이다. 수원시가 지난 5월 1일 ‘무단투기 쓰레기와의 사랑과 전쟁’을 선포하고 길가에 버려진 양심과 전쟁 중이다. 본보는 당시 사설을 통해 이번 쓰레기와의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길 기원했다. 현재 수원시내 곳곳에는 쓰레기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몰래 버린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쓰레기가 부패, 지독한 냄새를 풍기고 해충까지 발생시키고 있다. 이러다간 여름철 질병의 온상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걱정 속에서도 희소식이 들린다. 수원시가 ‘쓰레기와의 사랑과 전쟁’ 선포 이후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무단투기가 크게 감소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수원시가 쓰레기 무단투기 행위에 대한 무기한 단속에 돌입하면서 쓰레기 반입량의 감소와 함께 종량제봉투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시에 의하면, 쓰레기와의 사랑과 전쟁 선포 이후 보름 동안 주민들의 생활쓰레기 배출량이 지난 4월 일일 평균 350t에서 5월 일일 평균 318t으로…
공무원이란 직업은 국민들로부터 존경받고 최상의 직업으로 선망받는 안정된 직업이다. 그런데도 유흥업소로부터 금품과 성접대를 받고 여직원으로부터 성추행으로 고소되고 있다. 최근 고양시 일부 간부급 공무원들의 행태다. 이뿐만 아니다. 일부 구청의 경우 당직 기사들의 수당 챙기기 의혹, 농업용 창고를 식품가공 공장으로 용도변경해 주겠다며 금품수수, 수사기관을 통해 조사를 받고 옷을 벗는 공무원, 비리를 하고 명퇴수당을 받기 위해 퇴직을 신청한 간부공무원 등 한마디로 가관이다. 이처럼 반복되고 있는 고양시 일부 공무원들의 비리와 부적절한 행태에 대해 최성 시장이 연일 강도 높은 기강확립 대책을 주문하고, 물의를 일으키는 공무원에 대해서는 공직에서 배제하는 등 고강도 조치를 취하겠다며 일벌백계를 선언하고 있다. 최 시장은 평소 ‘청렴은 모든 선의 근원이요, 덕의 근원이니 청렴하지 아니하면 수령을 할 수 없다’는 목민심서의 구절을 직접 인용하며 “공직비위에 관련된 공무원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하게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도 일부 시 공무원들이 불미스런 사건을 일으키며 시의 명예와 품격을 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