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신중한 것으로 알려진 최성 고양시장이 최근 고양시 3개 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등 선관위 간부들에게 중식당에서 음식과 주류를 제공하는 등 향응을 베풀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민원이 제기돼 구설수에 올랐다. 고양시 한 시민단체에 따르면 지난 2월 14일 오후 6시3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최 시장은 상견례를 이유로 고양시 관내 중식당에서 고양시 3개 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지도계장, 관리계장 등 10명과 만찬을 개최했다. 이러한 민원이 접수되자 이 단체는 지난 8일 대검찰청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진상파악을 위한 진정서를 이첩 및 제보했으며, 시장이 시민의 혈세로 선관위 간부들에게 1인당 2만9천원짜리 코스요리와 1병당 3만5천원짜리 고량주 등 수십만원의 향응을 베풀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일이 사실이라면 100만 고양시민과 고양시선거관리위원회의 명예및 도덕성에 적지 않는 상처를 입힐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민원인의 주장처럼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접대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최 시장에게는 신중하지 못한 처사였다는 지적은 물론, 여론의 파장도 예상된다. 상견례 자리였다고는 하지만 상대가 선관위라는 점에서 시민들의 정서
지난 2월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박근혜 정부에게 제안한 국정과제를 공개했다. 5대 국정목표(21개 전략)와 추진기반(2개 전략)을 현실화하기 위한 140개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①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②맞춤형 고용·복지 ③창의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 ④안전과 통합의 사회 ⑤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구축 등을 국정목표로 세우고 추진기반 마련을 위해 신뢰받는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수위원회의 국정과제 전격발표를 두고 불통(不通)의 이미지를 불식시키려는 결단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공약후퇴 및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부족하다는 호불호가 상존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원칙과 소신의 정치인임을 자부했기에 소통을 통해 국정운영에 반영해야 할 게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제반 국정과제에는 국민대통합이 강조됐던 선거시기의 정치지형을 감안한 제안들이 눈에 띈다. 특히 지역 간의 갈등, 중앙과 지역 간의 갈등해소 차원에서 ‘지역균형 발전과 지방분권 촉진’을 18번째 전략으로 선정하고 5개 국정과제(112∼116)를 제안했다. 국민대통합을 위한 지역균형발전, 지방대학 지원 확대, 지방재정확충 및 건전성 강화, 지방분권 강화 및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이 오랫동안 교착상태에 빠짐으로써 국정 공백을 초래하고 있다는 국민들의 비판이 들끓고 있다. 종합유선방송(SO) 정책기능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여야 시각 자체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번 주에 여야 대표가 회동하면서 실마리를 풀어보겠다고 하지만 과연 제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여야 간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협상 결과를 낙관하기는 어렵다. 이번에 교착국면을 돌파하지 못하면 국민들의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정치인들에 대한 거부감도 한층 더 커질 것이다. 이처럼 교착국면이 장기화 되면서 국정은 물론 경기도가 역점으로 추진하는 각종 사업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 본보(11일자 1면 보도)에 따르면 이 문제가 경기도의 주요 현안에도 불똥이 튀어 연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도와 해당 지자체가 공을 들이고 있는 한류월드 조성을 비롯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K-pop 공연장, 유니버설스튜디오 코리아리조트(USKR) 등 굵직한 현안 처리 등도 정치 싸움에 밀려나 있는 상태다. 이들 사업을 포함해 올해 도의 국비지원사업은 총 515개 사업으로 4조6천여억원 규모다. 이들 가운데 GTX·KTX
우리나라 경제의 역동성이 무너지고 있다. 경제의 활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경제활동 참가율이 올해 50%대로 추락할 전망이라고 한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1990년부터 2012년까지 60%대를 유지해 왔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왕성한 취업과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 증가에 힘입어서다. 그러나 올해는 59.3%에 그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4년 만에 처음으로 1980년대 수준으로 주저앉는 것이다. 올해 총 경제활동 인구도 2천481만명으로 추정돼 작년보다 2.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경제활동 인구가 감소하는 것은 15년 만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급격한 노령화다. 고령층의 비중은 빠르게 늘고 있는데 이들의 경제활동은 부진하면서 노동투입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 우리가 당면한 현실이다. 노동력은 성장잠재력과 직결돼 있다. 경제활동 참가율이 하락하면 잠재성장률을 더 떨어뜨려 저성장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런 대목이다. 고령화의 위험성에 관한 연구보고서는 여러 기관에서 내놓은 바 있다. 2050년쯤이면 인구 10명 가운데 4명은 65세 이상 노인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금과 같은 고령화 추세라면 경제활동 참가율 50%선이 무너질 가
두 가지 일을 동시에 병행할 수 없음을 이르는, 즉 두 가지 일을 할 수 없다는 사마천의 말이다 옛 글에 ‘사람의 생각은 두 가지를 한꺼번에 날카롭게 볼 수가 없고, 일이란 두 가지를 동시에 융성하게 할 수는 없다. 한쪽이 성하면 다른 한쪽은 쇠하게 마련이며 오른쪽이 길면 왼쪽은 짧을 수밖에 없다. 밤에 누워 뒤척이기 좋아하는 자는 아침 일찍 일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意不竝銳 事不兩隆 盛於彼者 必衰於此 長於左者 必短於右 喜夜臥者 不能蚤起也)라는 내용이 있다. 유사한 글은 얼마든지 있다. 사람은 누구나 둥근 것을 좋아한다. 그것은 원만을 뜻하기 때문으로, 두루두루 다 알아야 하고 이것저것 다 갖기를 원한다. 모자람이 없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한비자라는 사람은 ‘오른손으로 동그라미를 그리고 왼손으로 네모를 그리다 보면 두 가지 모두 이룰 수 없다’(左手畵圓 右手畵方 不能兩成)라 하지 않았던가. 못하는 것이 없는 자는 한 가지도 잘하는 것이 없고, 무엇이든지 다 하고자 하는 자는 한 가지도 제대로 얻는 것이 없다. 바른 행동을 쌓아두면 미치지 못할 복이 없으며, 사악한 행동을 쌓아두면 찾아오지 아니하는 화가 없는 것이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고(訃告) 혹은 궂긴소식 등으로 소개되는 종이신문 부고란은 유서 깊다. 한 인간의 생이 마감됐음을 알리는 부고는 과거와 달리 망자(亡者)를 중심으로 가족들의 직업이 소개돼 읽는 이들의 이해를 돕는다. 그런데 부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강의 인생사가 읽힌다. 특히 의외의 가족관계를 발견하거나 특정한 대물림현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예를 들면 혈연 중심의 유교적 활동으로 유명한 저명인사의 부고에서 사위나 며느리가 의외로 외국인임을 확인하면, “자녀들의 결혼과정이 순탄치 않았겠구나” 하는 혼자만의 추측이 가능하다. 기업을 일군 창업자의 부고에는 가족경영의 뼈대가 노정되는 경우도 많다. 망자인 창업자의 직업은 ‘회장’, 큰아들은 ‘사장’, 작은 아들은 ‘부사장’이다. 또 다른 기업인의 부고에는 A라는 모기업의 대표는 큰아들, 방계회사인 AA, AAA 등의 회사는 아들들이 대표로 소개되고, 심지어 며느리까지 감사라는 직함을 가져 기업의 대물림을 알게 한다. 이 경우 “이들 기업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승진에 대한 꿈은 접어야하겠구나” 하는 오지랖 넓은 걱정이 든다. 직업의 대물림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전직 교장선생님의 부음에는 아들과 딸, 그리고 사위까지 모두
경칩을 보낸 봄이 빠르다. 둠벙 안엔 벌써 올챙이가 보이고 들녘은 봄을 깨우는 소리로 부산하다. 과수원에 두엄을 내고 밭둑에 들불을 놓는 손길이 이젠 농경이 시작되었음을 알린다. 지난가을 파종한 마늘도 가까워진 태양의 거리만큼 싹을 틔웠고 냉이며 봄나물들이 제법 푸릇하다. 모처럼 짬을 내어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하는데 초인종이 울린다. 낮엔 늘 집이 비어있는 터라 기척을 낼까 말까 망설이다 누구냐고 물으니 택배란다. 더구나 택배는 가게에서 받기 때문에 집으로 올 것도 없어서 망설이다 문을 열어보니 해남에서 온 싱싱한 봄나물이 가득하다. 남쪽에서 챙겨 보낸 봄을 보면서 친구에 대한 고마움과 반가움이 컸지만 택배기사에 대한 미안함이 앞섰다. 물론 감사하다는 인사는 했지만 망설였던 내 마음을 들킨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택배기사는 얼마나 마음이 언짢을까 하는 이런저런 생각들로 복잡하다. 사람이 사람을 믿지 못하는 세상이 되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어릴 적엔 대문을 열어놓고 살았고, 집이 빌 때도 대문을 잠그지는 않았다. 대문을 반쪽 닫아놓으면 빈집이구나 하고 이웃사람들이 살펴주었는데 지금은 모르는 사람이 방문하면 겁부터 난다. 늦은 밤 승강기 앞에 낯선 사람이 있으
자고로 전쟁을 좋아하는 자들은 세 부류다. 첫째 지독한 ‘근시’인 한 줌의 정치인, 둘째 전쟁=떼돈인 죽음의 장사꾼들, 셋째 아수라장에서 기회를 잡으려는 부랑자들. 이들 외에는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전쟁을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이들 세 부류가 의기투합한다고 전쟁이 발발하지는 않는다. 이들에게는 적이 필요하다. 적은 발명될 수도 있다. 일단 적이 설정되면, 적은 절대악의 화신으로, 끊임없는 증오와 적개심만 합당한 대상으로 확대재생산된다. 위의 세 부류는 정의 혹은 애국심으로 포장된 복수심, 맹목적인 정념을 부추긴다. 서구인들은 1차 세계대전이라는 대학살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국심과 정의감으로 위장된 세 부류의 부추김을 따라 2차 세계대전으로 빨려 들어갔다. 양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전쟁=야만이라는 등식이 성립하기는 했지만, 인류는 여전히 망각과 반성 사이를 왕복하고 있는 듯하다. 평시에는 전쟁=야만이라고 믿고 살다가도, 어떤 상황에서는 ‘전쟁은 평화’라는 정신착란적 구호(조지 오웰 <1984>)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 클라우제비츠가 갈파했듯이 전쟁은 비즈니스다. 따라서 무기장수들이 전쟁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수원과 인근지역 주민들은 환영일색이다. 벌써 지역 곳곳에는 특별법 통과를 환영한다는 내용의 펼침막이 수없이 걸렸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군 비행장 때문에 수 십 년 동안 소음으로 인한 고통과 재산상의 불이익을 받아온 인근지역 주민들의 고통이 이제야 해결되는 기미가 보인다. ‘국가 안보’란 명분으로 수 십 년 동안 소음피해와 재산권 침해를 당해왔던 주민들의 쌓인 한이 이제야 풀리는 듯하다. 그런데 또 문제가 생겼다. 지금부터 넘어야 할 산이 높다. 수원비행장 이전을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되긴 했지만 이전 부지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고민은 지난 7일 도의회에서 한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답변에도 들어있다. 이날 송한준 도의원은 “시화호 간척지를 공군비행장 대체부지로 제안한 것이 맞느냐”는 질의를 했다. 이에 김 지사는 “벌써부터 어디로 갈지, 공역충돌 없이 옮길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솔직하게 답변했다. 수원비행장 이전 관련 특별법에는 이전 해당지역 주민투표를 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투표를 거쳐 비행장을 유치할 지역이 과연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20대들이 희망을 잃어 간다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88만원세대니, 삼포세대니 하는 슬픈 낙인이 이들에게 숙명처럼 붙어 다닌 지 꽤 오래다. 급기야 ‘절망세대’라는 가슴 답답한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본보 8일자에 따르면 신용회복위원회 경기도지부에 지난해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한 29세 이하 젊은이가 2011년에 비해 4.2%나 늘었다고 한다. 특히 다른 연령대는 모두 줄어들어 전체 신청자가 6.6%나 감소했는데도 유독 20대만 증가했다. 젊은 세대의 분노와 좌절을 담은 표현은 꽤 연조가 깊고 다양하지만, ‘절망세대’라는 직설적 세대 별칭은 오늘날 한국의 20대가 이제 막다른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느낌을 고스란히 전해 준다. 20대의 불행은 감당하기 벅찬 등록금에서 비롯된다. 사회적으로 독립할 나이인 스무 살 청년들이 일단 빚을 내 학업을 하도록 만드는 시스템을 정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대학 졸업 후 취업할 자리라도 많으면 다행이지만 경제가 ‘일자리 없는 성장’의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일을 하고 싶어도 받아주는 곳이 없다. 결국 20대 내내 빚더미에 짓눌리다가 청춘을 다 보내고 마는 것이다. 올해부터 실질적인 ‘반값 등록금’이 시행된다고는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