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는 늙은 소와 노인의 해묵은 정을 다큐멘터리로 담아낸 저예산 독립영화다. 저예산 독립영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지루하고 볼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가 성공했다. 예상과 달리 무려 300만명이라는 관람객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44만 관객을 동원한 ‘울지마 톤즈’도 그렇고, 제주에서 연장상영을 결정한 ‘지슬’도 지난 25일까지 누적 12만7천64명의 관객수를 기록했다. 이런 독립영화나 저예산 영화, 다큐멘터리영화 등은 ‘다양성영화’로 통칭된다. 그런데 다양성영화는 좀처럼 영화관에서 만날 수 없다. 이유는 흥행이 안 되기 때문이다. 영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영화배급사나 영화관에서는 손님이 잘 안 드는 다양성영화를 환영할 리 없다. ‘피에타, 작은 연못, 똥파리, 풍산개, 파수꾼, 북촌방향, 송환, 무산일기, 혜화동, 범죄소년, 달팽이의 별’ 등은 모두 다양성영화들이다. 이 영화의 작품성은 높이 인정받았지만 흥행 성공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특히 김기덕이 만든 ‘피에타’는 베니스영화제 최고상을 받으며 국제 영화계와 언론의 찬사가 잇따랐음에도 불구, 국내 대형 상영관에서는 푸대접을 받았다. 메이저급 영화관들의 스크린 독과점으로 저예산
연일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로 인해 남북관계가 상당히 냉각되어 있다. 핵개발에 대한 북한의 야욕으로 인해 주변국과의 관계 또한 꼬일 대로 꼬여가는 모습이다. 이러한 도발을 이끌고 있는 북한의 김정은은 스위스에서 유학생활을 한 바 있으나 중퇴했고, 김일성군사종합대학에서 학사학위를 받았다. 그렇다면 김정은의 졸업논문이 무엇이었는지 아시는지? 바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활용해 포 사격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우리가 흔히 ‘내비’라고 부르는 위성항법시스템은 지구의 약 2만km 상공을 선회하는 항법위성으로부터 전파 신호를 수신하여 사용자 위치를 구하는 장치다. 인터넷과 함께 세상을 바꾼 2대 발명품으로 꼽히는 위성항법시스템은 길찾기부터 항공기의 항행과 선박의 항해, 미아 찾기 및 응급 구조, 위치정보에 기반한 수많은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공로로 위성항법시스템은 국제우주연맹(IAF)이 인류의 삶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한 가장 뛰어난 우주기술로 인정하는 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위성항법시스템은 애당초 인류의 발전을 위해서가 아
국가 신경을 마비시키는 사이버테러는 대형화·지능화·첨단화되고 있다. ‘3·20 사이버테러’로 인해 총 3만2천대의 컴퓨터 피해를 입었다. 이번 사건은 사이버 안전지대를 위한 기구, 인원, 첨단장비, 관계부서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국가 차원의 체계적 대응방안 구축을 재점검할 필요성을 높였다.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주요 사이버테러는 61개국에서 435대의 서버를 이용해 2009년 한미 정부기관, 포털·은행사이트를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해 35곳을 마비시켰고, 2011년 청와대·농협, 2012년 중앙일보 서버 해킹을 하는 인력은 3천여명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북한의 해커는 초·중학교 때부터 사이버전사로 키워지고 있다. 태블릿 PC나 스마트폰, 터치스크린 등의 상용화로 개인이 현실과 사이버 두 공간을 동시에 살아가는 것이 일상으로, 세계 어떤 다른 지역의 테러리즘 문제와 실시간으로 연결될 수 있다. 미국은 사이버 기반시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국토안보부(DHS)의 정보 분석 및 기반시설보호 이사회 산하에 국가사이버보안부를 두어 사이버 보
본보가 지난 23·25·26일자를 통해 연속으로 보도한 미성년자 성매매 문제는 우리 사회의 치부를 여실히 보여준다. 성매매는 인류 유사 이래 동·서양을 막론하고 존재했지만 문제는 아직 정신·육체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어린이나 청소년 등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성매매다. 미성년자 성매매는 주로 가출 청소년들이 생활비나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저지르게 된다. 가출 청소년들은 어른들의 보호와 선도가 행해지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범죄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이들은 성매매와 폭행, 절도 등 범죄에 쉽게 노출된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가출 청소년의 정확한 현황 파악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매매 행위에 대한 처벌과 단속 등이 사실상 쉽지 않다는 것도 큰 문제다. 10대 청소년들은 아직 인생관과 정신세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미숙체이기 때문에 이른바 ‘조건만남’ 등 성매매 유혹에 손쉽게 빠진다. 특히 경제적 빈곤에 처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생활비를 벌기 위해 몸을 함부로 굴리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단속과 처벌은 쉽지 않다고 한다. 14세 이상 청소년의 경우 성관계를 한다 해도 본인이나 부모의 처
유난히 변덕스러웠던 4월의 날씨였다. 아침저녁 기온차이가 10도를 넘나들고 80년 만에 눈도 내렸다. 그래도 꽃들은 만발하고 잎새는 푸른빛을 더하며 봄을 뽐내고 있다. 4월 초 수원지역에서 사회복지를 함께 고민하는 지인들과 수원역 노숙인 일시보호소(쉼터)를 방문했다. 지난해 개소한 여성노숙인 쉼터도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여성노숙인 쉼터의 정원은 6명이며 현재 5명이 이용을 하고 있다. 여성의 노숙은 극심한 가난, 가정폭력이나 가족해체, 건강상의 문제, 사회서비스로부터의 소외 등 여러 문제가 중첩되어 있다. 무엇보다 빈곤의 여성화가 심화되고 가정폭력을 비롯한 가족갈등이 빈번해지면서 여성들은 가정 내 권력이 미약하고 취약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 더욱이 여성들은 노숙세계에서도 성적, 신체적 폭력의 두려움에 떨어야 한다. 노숙탈피 과정에서도 아동을 동반한 여성노숙인은 경제적 자립을 위한 환경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2011년 도시연구소 조사결과를 보면 전국의 거리노숙인 2천689명 중 여성은 201명으로 7.5%에 해당한다. 공식 통계의 희박함이나 부실함을 고려하더라도 여성노숙인의 수는 남성에 비해서도, 또한 절대적 수치로도 적은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lsq
지난 27일 개성공단에서 돌아오는 차량들의 모습은 눈물겨웠다. 마치 지붕까지 사람들이 빼곡한 피란민 열차 같았다. 반제품 하나라도 더 건져오려는 관계자들의 마음 그대로였다. 이로써 개성공단은 사실상 폐쇄 수순에 들어갔다. 오늘 잔류인원 50명마저 철수하면 개성공단은 최종 못질만 남겨두게 된다. 분단 50여년 만에 어렵사리 조성되고, 지난 10년 동안 어떤 악재에도 가동됐던 개성공단이 이렇게 문을 닫는다니 착잡하고 침통한 마음을 가누기 힘들다. 실낱같은 희망이 남아 있기는 하다. 정홍원 총리는 엊그제 국회에서 그래도 개성공단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북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가진 문답에서 “개성공업지구가 완전히 폐쇄되는 책임은 전적으로 괴뢰패당이 지게 될 것”이라며 “개성공업지구마저 대결정책의 제물로 만들 심산이 아닌지 우리는 예리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쪽은 여전히 폐쇄의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려고 안달이다. 하지만 두 발언은 폐쇄라는 극단적 상황을 어떻게든 피하고 싶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개성공단은 이미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설령 재가동에 들어간다 해도 남북경제협력의 상징으로서 제 구
오랜 정치용어인 ‘386’이 사라지고, ‘586’으로 대치중이다. 1980년 후반 정치민주화의 기류를 타고 개혁세력으로 정치권에 진입한 ‘3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生)’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이를 먹은 것이다. 이들 ‘386’과 호흡을 함께 해온 이들 역시 자연연령에 따라 50대 초반의 나이가 됐다. 보궐선거 뒤풀이 가운데 50대(代)의 적극적 투표행위가 또다시 관심거리다. 지난 대통령선거 때 처음 50대의 투표율에 놀랐던 전문가들은 “50대가 정년퇴직과 실버세대로의 진입을 앞둔 위기감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투표장을 찾았다”고 분석했다. “각종 복지정책에서 소외되거나 여론주도권을 20~30대에게 빼앗겼다는 자괴감도 50대의 투표율을 끌어 올렸다”는 댓글이다. 그런데 이는 수박 겉만 핥는 ‘분석을 위한 분석’에 지나지 않는다. 주변을 돌아보면 50대 중반을 중심으로 전후가 정치·사회적 의식에서 매우 확연한 차이를 느끼게 된다. 50대 초반의 나이는 민주화와 경제중흥을 모두 만끽한 세대다. 20대 젊은 시절, 선진국의 전유물로만 여겼던 올림픽이 서울에서 열리는 흥분을 맛봤다. 정치적 민주화 과정에서 한 번쯤은 체제에 저항하는 데모에 참가한 경
지난주 가왕 조용필이 화려하게 왕좌에 복귀했다. 10년 만에 발표한 19집 2만장이 순식간에 동났다. 수록곡은 각종 음원 차트를 석권했다. 지난 23일 열린 쇼 케이스엔 남녀노소 3천명이 모여 열광했다. 추억을 팔아먹는 ‘전설’은 많아도, 조용필처럼 신화를 다시 쓰는 스타는 드물다. 19집 <헬로>는 세대를 아우르는 감수성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0대 아이돌들이 “선생님 노래를 들으면 내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라고 열광한다. 중장년 팬들도 <바운스>와 <어느 날 귀로에서>를 반긴다. 세대 분할이 뚜렷한 가요시장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신화다. 비결은 그가 최신 팝의 흐름을 꿰뚫어 자신의 음색과 서정성에 접목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 세월이 무려 10년. 강산이 한 번 변하고 정권이 두 번 바뀌는 동안 그는 자신의 한계에 도전했다. 도전이야말로 ‘조용필 코드’의 핵심이다. 사실 예전에도 도전은 조용필의 트레이드마크다. 그의 히트작을 몇 곡만 떠올려 보자.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 겨울의 찻집> <한오백년> <
배우이자 탤런트인 이시영 선수(31)가 복싱 국가대표가 됐다. 인천시청 소속인 이 선수의 국가대표 최종선발전 여자 48kg급 결승경기는 공중파 방송이 생중계에 나설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30대라는 나이를 극복하고, 연예인이라는 바쁜 생활 속에 이룬 쾌거여서 연일 화제다. 그런데 경기를 지켜본 사람 중에는 판정결과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경우가 많았다. 아니나 다를까. 처음에는 미녀배우의 국가대표 선발이라는 화제로 시작된 관심이 편파판정 시비로 얼룩지고 있다. 당장 상대인김다솜 선수(19) 측이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에 정식으로 항의할 뜻을 밝혔다. “‘편파판정’으로 태극마크를 빼앗겼다”는 억울함이 깔려있다. 김 선수 측은 “상대 선수가 유명 배우여서 판정이 한쪽으로 쏠릴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너무 치우쳤다”는 주장이다. 인터넷도 뜨겁다. 편파판정이라는 측과 이 선수를 옹호하는 측으로 나뉘어 열띤 설전을 진행 중이다. 특히 김 선수가 2점이나 감점을 당한 오픈블로우(주먹이 아닌 손바닥으로 치는 반칙행위)가 쟁점이다. 판정결과가 22:20으로 근소했기에 더욱 민감하다. 편파판정을 주장하는 네티즌들은 “복싱협회가 이시영을 이용해서 인기 좀 올려보려는 것”, “이시영의…
실로 악랄한 전쟁이다. 적군의 얼굴도 모르고 실체도 없는 그와의 전쟁을 준비하고 그 전쟁 치르느라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매일매일 좌절하고 있는가. 도대체 누가 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전쟁의 불바다로 그들을 던져 넣고 허우적이게 하였단 말인가. 동부 이촌동 Y중학교 앞, H대기업 신입·인턴사원 모집 시험을 치르기 위해 구름 떼처럼 몰려든 그들은 오늘 또 한 번 치열한 각개전투를 치르게 될 것이다. 차라리 총칼에 다친 상처라면 상처라도 내보여 엄살이라도 떨어 볼 텐데. 속으로만 멍들어가는 그들의 상처를 누가 읽어낼 수 있을까. 새로운 세상으로의 입문을 앞둔 떨림이나 기대보다 또 한 번의 전쟁을 맞아야 한다는 오기에 가까운 그들의 씁쓸한 표정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노란 개나리 뽀족뽀족한 그 발랄한 꽃잎처럼 해맑게 초등학교를 입학할 때는 그저 “훌륭한 사람이 될 거야”라고 했는데. 아직도 그 훌륭한 사람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그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무던히도 참고 준비하고 또 참고 준비했는데. 대학은 in서울 in서울 노래를 하길래 in서울이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한 지름길인 줄 알고 in서울도 했고, 어학연수는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