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개나 고양이를 집에서 키우고 있다. 원래 ‘가축’의 개념으로서 마당 한켠이나 마루 밑에서 키울 뿐 방안에 들이지 않던 동물들이 이제는 사람들과 함께 방안에 살고, 심지어는 같은 침대를 쓰기도 한다. 가축에서 애완동물이 됐다가 이젠 그것도 모자라 반려동물로 ‘격상’됐다. 그런데 사실 ‘애완’보다는 ‘반려’가 맞기는 하다. 왜냐하면 이제 이런 동물들은 옆에 두고 귀여워하는 정도인 애완동물의 의미를 넘어 정신적인 교감을 나누며 같이 살아가는 가족, 즉 반려동물이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키우던 반려동물이 집을 나가 길을 잃거나 죽었을 때 가족들은 사람을 잃은 것처럼 큰 슬픔과 상실감, 충격을 겪어야 한다. 물론 이와 반대의 경우도 많다. 동물이 병들거나 늙어서, 또는 장기간 여행이나 이사를 가야하기 때문에 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심지어는 아예 집을 찾아오지 못하도록 섬에다 버린 개가 항구에 배만 들어오면 뛰어나와 주인을 기다리다가 지쳐 바다에 빠져 죽은 눈물겨운 이야기도 TV에 방영된바 있다. 집을 잃었든 버려졌든 길에서 헤매는 유기견들은 동물보호소에서 안락사 된다. 동물보호단체들이 있으나 이미 너무 많은 유기견들로 포화상태다. 광견병 예방과 생활
원래 중국공산당 문화혁명 때 사용됐던 말로, 반동적이고 반혁명적인 인물을 거울삼아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줄이는 것을 의미했다. 이런 말이 떠오른다. 마오쩌뚱은 전투에 지고 쫓기면서, 기약 없는 내일을 향해 대장정을 할 때 험준한 산허리를 넘으면서 말위에서 석양에 떨어지는 해를 보았다. 그때 한수의 시를 읊었는데 그 시구에 이런 말이 있다 ‘노을 속에 저 하늘 피와 같도다’(殘陽如血). 이 말은 중국 전체 인민들에게 오늘의 중국이 있게 한 金言(금언)이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한 치의 시간도 가벼이 말라(一寸光陰不可輕)’는 말과 통한다. 이번 대선을 보면서 가장 많이 인용된 말이 반면교사다. 정치평론가 입에서, 기자들 입에서 익숙해질 만큼 수없이 들었다. 곧 반면교사로 삼으라는 당부인 것이다. 이에 正面敎師(정면교사)란 말도 생겨났다. 정면교사는 모범적 사례와 같은 것으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만한 것을 가리킬 때 쓸 수 있다. 반면교사와 반대어인 이 말은 상대적으로 생겨났을 뿐 근거는 없다. 반면교사와 비슷하게 쓰인 타산지석(他山之石)이란 말은 詩經(시경)에 있는 말로 다른 산의 돌멩이라도 자신의 옥을 가는 데 쓸 수 있다는 뜻을 갖고 있어 우리가 자
연초 준예산 사태를 불러온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안이 7년여의 지루한 역정을 뒤로하고 제193회 시의회 임시회 마지막 날(2월28일) 본회의장에서 마침내 처리됐다. 하지만 여야 간 극한 대립 속에 낸 결과여서 당분간 갈등은 심화될 전망이다. 임시회 산회로 당장 추경안 의결이 안 돼 때 아닌 준예산 사태를 맞는 형국이 또 다른 우려를 빚게 됐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이 최대 현안이 된 데는 이재명 시장의 강한 설립 욕구와 새누리당의 반대 당론이 정면충돌했기 때문이다. 이 현안의 물꼬는 이 시장의 연초 기자회견 내용이 아닌가 싶다. 이 시장은 공사 인원 최소화, 사업별 법제화, 시의회 점검 철저 등을 제시해 설립반대 이유인 방만 운영을 차단하며 반전에 성공한 셈이 됐다. 하지만 다수당인 새누리당의 반대 속에 통과된 것으로, 그 여파가 상당기간 가겠지만 실정법상으로나 관례상으로도 이재명 시 정부의 강한 욕구를 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제 여야가 현실을 직시하고 성공의 길로 정진함이 옳을성싶다. 통과된 후에도 불협화음이 일면 시민들은 식상해 할 것이다. 전국에서 도시개발공사 설립 때마다 건전재정 운영과 투명한 인사 관철 등을 약속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아 국민들…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고용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청년실업률은 매년 증가해 8%대로 고공행진 중에 있다. 청년실업률이 증가하면 젊은이들의 도전정신과 성장 동력이 약해지고 사회문제로 대두될 수밖에 없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도 직업교육 지원, 일자리박람회, 창업지원 등 청년일자리창출 정책을 다방면으로 추진하고 있다. 수많은 정책과 예산을 집행하고 결과물로 취업률 통계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정부의 취업률이 실제 피부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한마디로 취업률은 저조하고 기업에서는 쓸모 있는 인재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청년 실업 해소의 묘책은 무엇일까. 경기도는 31개 지방정부로 구성되어 있다. 각 지방마다 특성화된 산업단지와 강소기업들이 많다. 지리적 위치나 환경이 맞춤형 기술교육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지역이다. 제대로 교육하면 수요는 얼마든지 많다는 뜻이다. 경기도는 청년실업률 줄이는 소극적 정책에서 벗어나 전문 인력 육성 정책에 소매를 걷어 붙일 필요가 있다. 그 중심에는 실업계 특성화고등학교와 직업학교가 있어야 한다. 경기도가 기업과 학교를 씨줄·날줄로 엮어 현장에서 당장 활용 가능한 ‘실전형 인재’를 길러내는 직업학교육성정
지난 2월25일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취임했고, 박근혜 정부의 임기가 시작됐다. 지금 보기에 5년이라는 임기는 길어 보이지만, 찬찬히 다시 들여다보면 전혀 길지 않다. 5년을 날로 환산하면 1천825일에 지나지 않는다.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 봄이 완연해진다는 경칩인 오늘까지 포함하면, 벌써 1천825일 가운데 9일이 지나가게 된다. 앞으로 1천816일의 임기를 남겨둔 새 정부가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2017년 2월 24일 환호와 박수 속에서 자랑스럽게 퇴장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5년 임기가 매우 짧다는 점을 명심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게 되고 선택된 핵심 국정과제에 정책수단을 집중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박근혜 정부의 성공 가능성은 높아진다. 그런 의미에서 새 정부의 성공을 책임지는 청와대 직원들 한 명 한 명의 책상 위에, 또는 청와대 내부 모든 집무실의 벽에 ‘D-1816’과 같은 임기 상황판이 걸렸으면 좋겠다. 두 번째 성공조건은 착실한 준비다. 옛말에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처음부터 준비를 철저히 하고 시작해야 하며, 일단 시작하면 금방 끝
세계의 지붕이라는 8천m급 히말라야 고산들을 정복해도 시들하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에베레스트를 비롯한 최고봉들을 수시로 올랐기 때문이다. 초정밀 기후예측과 첨단장비로 무장하고, 이미 개척된 루트를 통해 순탄하게 오른 일반인들도 수두룩하다. 그래도 인정받는 등정이 있다. 무(無)산소로 인간이 만든 편의장비 없이 도전해 성공한 경우다. 이보다도 전 세계 전문산악인 사이에서 존경을 받는 것은 ‘신(新) 루트 개척’이다. 역사 이래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가는 것은 단순한 정복욕과는 다르다. 새롭게 개척된 길에는 그 사람의 이름이 붙는 영광을 누리는데, 이는 존경심의 표시다.그러나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길은 험난하다. 곳곳에 생경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자칫 작은 실수에도 천 길 아래로 추락해 생명을 잃을 수 있는 모험이기도 하다. 또 누구도 가지 않았기에 성공에 대한 확신도 없다. 하지만 그 열매는 달콤하다. 대선 직후 미국으로 떠났던 안철수 전 대통령후보가 정치복귀를 결심했다고 한다. 오는 4월 서울 노원병 보궐에서 출마해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게 첫 걸음이다. 이러한 결정에 앞서 안 전 후보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이나 시민단체 관계자
교취호탈(巧取豪奪)이란 말이 있다. ‘교묘한 수단으로 빼앗아 취한다’는 뜻으로,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남의 귀중한 물건을 가로채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중국 북송에 ‘미불’이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서예가, 화가로 명성이 높았으며 규범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고 기이한 행동이 심했던 것으로 정평이 나있는 인물이다. 그에게는 ‘미우인’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아버지만큼이나 서화에 뛰어난 재주를 가진 인물이었다. 그는 옛 선배 서예가, 화가들의 작품을 좋아하여 닥치는 대로 모았던 수집광이었는데, 그도 아버지처럼 기이한 행동이 남달랐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이 ‘미우인’의 그림에 대한 천재성은 아무리 복잡한 그림이라 하더라도 한 번만 보면 그대로 복제할 만큼 뛰어났는데, 그가 한 번만 눈여겨보고 그린 그림은 원 저자도 헷갈릴 정도로 분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한다. 어느 날 그가 배를 타고 가다가 왕희지의 진품 서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발견하고 내심 쾌재를 불렀다. 그는 본래 남의 작품을 그대로 모사할 수 있는 재주가 있었으므로 잠깐 동안이면 진품과 모조품을 거의 구분할 수
미국에 체류 중인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다음 달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중도하차했던 안 전 교수는 정치권 재진입의 통로로 서울 노원 병 보선을 선택했다. 특유의 ‘간보기’와 뜸 들이기로 불확실성을 키우기 일쑤였던 그가 이번에는 예상을 깨고 4월 선거에 직행하는 과단성과 승부욕을 선보였다. ‘정치인 안철수’의 진화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임에 틀림없다. 안 전 교수의 보선 출마결정은 본격적으로 정치권의 현장수업을 밟아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난 19대 총선 당시 주변의 출마권유를 뿌리치고 곧바로 대선무대에 올라섰던 그의 정치궤적을 되돌아보면 외견상으로는 ‘후퇴’지만, 5년 후를 염두에 둔다면 대권고지를 향한 교두보 확보라는 전략적 포석의 측면이 강해 보인다. 대선 직후 미국으로 건너간 뒤 70여일 동안 숙성시킨 결론인 만큼 충분한 성찰과 사색의 시간이 있었을 것으로 믿고 싶다. 다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안 전 교수가 가장 유리한 시기에, 그것도 가장 안전한 방법을 통해 컴백을 시도하고 있다는 비판과 지적이 있음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노원 병에서 의원직을 상실한 진보정의당 노회찬 공동대표가 안 전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이하 농특법)’이란 것이 있다. 이 법에 따르면 보건진료소 설치는 의료취약지역 인구의 경우 500명(도서지역은 300명 이상) 이상, 5천명 미만이 돼야 한다. 이 법이 문제다. 특히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소규모 섬지역의 주민들에게는 악법이나 다름없다. 본보 ‘무의도(無醫島)라 아플 수도 없어요’ 제하의 기사(4일자 1면)를 보면 이 나라의 보건의료 행정을 알 수 있다. 서해안에 위치해 섬을 보유하고 있는 한 자치단체 관계자의 “섬 주민들이 많지 않은데 수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보건지소를 건립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코멘트가 우리나라 보건의료행정당국의 인식을 보여준다. 경기도 서해안에서 사람이 살고 있는 유인도는 안산시 풍도와 육도, 화성시 제부도, 국화도, 입파도 등 총 5곳이다. 이 가운데 695명이 거주하고 있는 제부도에만 보건진료소장이 상주해 있을 뿐이다. 제부도는 섬이긴 하지만 하루에 두 차례 물이 빠지면 육지와 연결되는 도로가 나타나기 때문에 육지의 병원으로 나갈 수 있다. 나머지 섬은 의사는 물론 간호사조차 없는 ‘무의도’이다. 풍도 119명, 육도 25명, 국화도 55명, 입파도 18명의 주민들은 실질
공자보다 39세 어린 자유(字游)라는 이가 가르침을 받으러 공자 앞에 섰는데 얼굴이 너무 못생겨 재능 또한 모자라지 않을까 의심했다. 그런데 가르침을 받은 뒤로는 물러나 덕행을 닦는 데 힘쓰고, 밖을 나가 다닐 때는 지름길로 다니는 일이 없었고, 공무가 아니면 대부(大夫)들을 만나는 일이 없어 그를 따르는 제자들만 300명에 달했다. 이러한 평판을 전해들은 공자는 나는 말 잘하는 것만 보고 사람을 판단했다가 재여(宰予)라는 이를 잘못 보았고(재여는 말을 아주 유창하게 하고 교제에 재능이 있었다. 공자가 그에게 말을 조심하도록 누차 말했음에도 그는 스승인 공자에게 거슬린 모습을 보였고 정당한 논리를 펼친 뛰어남을 인정하면서도 번지르르 한 말을 경계했다), 생김새로 사람을 판단했다가 자유(子游)를 잘못 보았다고 술회했다. 사기에 용모로 사람을 판단하여 채용하고 재덕은 보지 않는다(勿取以貌)라 했고, 이언거인(以言擧人)도 이와 같다. 명마를 고를 때도 털만 보고 하지 말라 하였고(見毛相馬), 말을 고를 때 그림첩만 보고 고르지 말라(按圖索駿)했다. 행불유경(行不由徑)이라 하여 지름길만을 택해 가지 않듯이 편법을 취하면 당장은 좋지만 나중은 화근이 될 수도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