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대교수, 행정학 이원희 대통령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 조직을 바꾸는 것이다. 가시적인 변화가 눈에 보이고, 새 정부의 정책 정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최근 인수위에서 국회에 정부 조직 개편안을 제출하고 나서 새로운 양상의 기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예산 심의 국회에서 ‘쪽지 예산’이 쟁점이 되었듯이 지금은 쪽지 조직이 난무하고 있다. 관료영토 확보의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쪽지 예산의 의미를 패자부활전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행정부 과정에서 반영되지 못한 사업들이 국회 과정에서 재심의를 받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을 공개적으로 공식화하여 처리하자고 주장하였다. 마찬가지로 국회의 조직 개편 관련 법률 개정 과정에서 이러한 쪽지가 난무하고 있지만, 국회 공청회는 유의미한 장치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점증을 공개적으로 거치는 과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개편의 방향에 관해 논의가 필요하다. 오랜 관행과 수많은 업무가 쌓여져 운영되고 있는 살아 움직이는 조직을 생선회 요리하듯이 잘라내고 붙이고 하는 실험을 해서는 안 된다. 조직 개편의 효과는 오랜 시간이 지나서 발생하기 때문에 조금 더 조심스
예부터 말에 대한 속담이 많이 전해져 내려온다.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말만 잘하면 공짜로 준다,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말을 하려거든 침묵보다 값어치 있는 말을 하라, 말이 씨가 된다 등등 말에 관한 속담이나 명언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생활의 지침이 되기도 하고 또한 많이 인용되기도 한다. 그만큼 말의 중요함을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가끔 대화를 나누는 도중 “말이 통하지 않는다”,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는 등 말로 인한 오해와 갈등은 물론이고 말과 관련한 상호 소통의 형식에 있어서도 말은 매우 큰 역할을 하게 되며, 방법 또한 다양하다. 언어는 곧 사람의 품격이기도 하고, 의사소통의 근간이 되기도 한다. 의사소통이 잘되면 운수가 대통하고, 운수가 대통하면 만사가 형통한다던가. 우리 생활에 있어서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말에는 말씀, 말씨, 말투의 3가지 형태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상대방의 말을 높여 이르는 말을 ‘말씀’이라 하고, 말을 하는 버릇이나 태도, 말의 품격을 이르는 것을 ‘말씨
시(詩)에는 당대(當代)를 관통하는 철학이 깔려있다. 그래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한 시대의 모든 상(相)을 알고자 한다면 그 시대의 시를 먼저 읽으라’는 성현의 가르침은 유효하다. 폭압의 시대에 시인이 가장 먼저 탄압받는 영광(?)을 누리는 까닭이기도 하다. 고전 소설 ‘춘향전’에서 어사 이몽룡은 이렇게 시대를 읊조린다. ‘金樽美酒千人血(금준미주천인혈)/玉盤佳肴萬姓膏(옥반가효만성고)/燭淚落時民淚落(촉루락시민루락)/歌聲高處怨聲高(가성고처원성고)’(호사스런 술독의 맛있는 술은 만백성의 피요/옥쟁반의 기름진 고기들은 만백성의 살점이라/밝은 촛물 녹아내릴 때 백성들은 눈물을 쏟고/노랫소리 가득한 곳에는 백성들의 원망 소리 드높구나.) 18~19세기의 시대상이다. 슬프다. 예나 지금이나 백성은 수탈과 억압의 대상이다. 위정자들은 이처럼 시대를 초월해 삶의 일관성을 지니고 있다. 그들의 21번 염색체는 일반 백성들보다 1개 많은 3개로 추정된다. 이 ‘빨대 염색체’는 대를 이어 유전되며 진화한다. 18~19세기와 현재의 시대상이 같은 이유다. 동서양이 다르지 않다. 그러니
학교 내 문제의 현실감을 살려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학교’가 박수를 받으며 끝났다. ‘하이틴드라마’라는 허울 속에 현실감이 결여된 내용으로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던 과거의 학교관련 드라마와는 확연히 달랐다. 어른들이 보고 싶은 부분만, 어른들의 시각으로 보여주는 드라마도 아니었다. 불편한 진실에 마음을 졸였지만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학교 내 문제점을 그대로 노정하려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학교 내 문제에 대한 초점이 온통 학생에게만 맞춰져 있었다는 점이다. 시간이 짧았는지 몰라도 학교 내 폭력, 파행적 교육, 가정문제 등 모든 문제는 학생에게만 국한됐다. 하지만 오늘날 학교 내 문제는 보다 근원적인 부조리와 학교행정의 부실, 그리고 교육종사자의 자질 부족에서 비롯되는 게 현실이다. 특히 최근 드러난 인천지역 학교현장의 참상은 교육현장이 얼마나 썩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중학교 행정실장과 교육청 공무원이 상습도박을 하다가 적발됐다. 또 다른 행정실장과 교육청 공무원은 도박판에서 사기를 당했다. 특히 그들이 상습적으로 도박을 벌인 장소는 학교에 기자재를 납품하는 업자의 사무실이었다고 하니 그 커넥션이 미루어 짐작이 간다
KSLV-Ⅰ(한국형우주발사체 1) 나로호가 쏘아올린 과학위성이 지난 31일 새벽 3시28분 보낸 전파 비콘(beacon) 신호가 수신됨으로써 완벽한 성공이 입증됐다. 만에 하나 있을지도 모를 실패 우려를 완벽히 날려 보낸 것이다. 온 국민이 함께 기뻐할 쾌거다. 일각에서는 긴급한 현안까지 온통 나로호 소식에 묻히는 상황을 못마땅해 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숙원인 우주의 꿈을 성큼 전진시키고 다방면에서 실용적 혜택을 가져오리라 기대되는 나로호 성공 의 의미까지 문제 삼지는 못할 것이다. 정부는 나로호가 성공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KSLV-Ⅱ 개발완료 시점을 2021년에서 2~3년 앞당기겠다고 발표했다. KSLV-Ⅱ는 러시아 완제품인 1단 로켓 ‘앙가라’ 완제품을 사용한 KSLV-Ⅰ과는 달리 추진체 전체를 국내 기술로 개발할 계획이다. 따라서 나로호 개발 과정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자체 노력과 비용이 요구된다. 나로호만 해도 2007년 러시아와 공동개발에 착수한 이래 5천200억원이 투입되었다. 더구나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발목이 잡혀 애초 기대했던 기술이전도 받지 못한 상황이다. 설령 천문학적 자원이 우주개발에 할당되더라도 국민의 꿈이 실현되고 실질
MB의 낙하산 인사는 임기 내내 국민들의 지탄을 받아왔다. 낙하산 인사는 임기 말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에도 공기업을 비롯한 공공기관장에 청와대 출신 인사들을 임명하는 등 계속되고 있다. 오죽하면 박근혜 당선인이 지난달 25일, “최근 공기업, 공공기관에 전문성 없는 인사들을 낙하산으로 선임해서 보낸다는 얘기가 많이 들리고 있다.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까지 했을까? 박 당선인은 지난달 30일에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낙하산 인사가 새 정부에서는 없어져야 한다”며 거듭 낙하산 인사를 비판했다. 박 당선인은 인수위 정무분과 업무보고 및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공무원이 소신껏 일하지 못하게 하거나,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나쁜 관행인줄 알면서도 답습할 수밖에 없는 그런 공직사회의 분위기도 개혁되어야 하겠다”며 이 같은 말을 한 것이다. 자신은 이런 관행을 답습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받아들여도 좋지 않을까? MB정권은 ‘무차별’이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낙하산 인사를 통해 각계에 자신의 사람들을 투입했다. 공공기관의 기관장에서부터 감사, 사외이사 심지어 민영화된 회사로까지 확대됐다. 집권 초부터 노골적인 ‘고소
국민들이 문화예술을 얼마나 즐기고 있는지 파악하여 문화정책 수립의 기본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문화향수실태조사가 2년마다 실시되고 있다. 이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2년 문화예술행사 관람률 1위는 영화라고 한다. 대도시와 중소도시에 거주하는 이들의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이 읍면지역보다 더 높았고 가구소득과 비례하며, 나이와는 반비례하여 연령이 높아질수록 관람률은 낮아진다. 문화예술행사 관람의 장애요인으로 ‘관심 프로그램이 없다’ 31.7%, ‘시간 부족’ 21.6%, ‘경제적 부담’ 19.1% 등이다. 여가 활동 1순위는 TV시청이라고 한다. 문화예술은 우리 일상과 아직 참 거리가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그나마 시간은 없어도 경제적 부담 없이 볼만한 프로그램이 있으면 영화를 보러 극장을 간다. 최근 주말 낮잠과 TV시청으로 여가 시간을 소일하던 사람들이 앞을 다투어 극장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달 19일 개봉한 영화 ‘레 미제라블’은 상영 8일 만에 관객 200만이 관람하는 등 흥행에 청신호를 밝히며 약진, 26일 누적관객 550만 명을 돌파했다.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적 제약을
사안석(謝安石)은 중국 진나라 때 천하를 태평케 한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와 같은 현인이 나와야지만 도탄에 빠진 蒼生(백성)들을 구할 수 있다는 간절한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그 당시는 정세가 매우 어지러웠는데, 정치가였던 안석은 세상을 등지고 은둔하면서 서성(書聖)이라 일컬어진 왕희지 등과 교유하면서 조정의 부름도 외면한 채 풍류에만 빠져 있었다. 정세가 더욱 혼미해지고 백성들이 어려움에 빠져들자 안석은 정가에 나가기로 결심하게 된다. 지금의 국방장관과 같은 벼슬에 오른 그가 행차하던 길에 암행어사이던 중승(中丞)이란 이가 취중에 농담조로 말했다. “그대는 여러 차례 조정의 부름이 있었음에도 이를 어기고 동산에 숨어 있었소(卿屢違朝旨高臥東山). 백성들과 관리들은 말하길 ‘안석이 出仕(벼슬에 나아감)하려고 하지 않으니 천하의 백성들은 어찌하면 좋을까(諸人煤相與言安石不肯出將如蒼生何)고 외쳐대고 있었다’ 하오. 그런데 드디어 출사했으니 이제 천하의 백성들은 그대를 어찌하면 좋겠오” 하니 안석은 빙그레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기록이 보인다. 안석과 같은 현명한 이가 이제는 없는가.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지난 15일 정부(관세청)는 2012년 수출입 동향에 관련된 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요지는 이러하다. ‘세계무역 8강, 2년 연속 무역 1조 달러 달성’. 그 내용을 보자면, 글로벌 경기둔화에도 불구, 2년 연속 무역 1조 달러를 달성(2012.12.10)했다는 것인데, 먼저 수출을 보면 EU시장 부진 등으로 전년대비 1.3% 감소한 5천481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로 EU 수출은 11.4% 감소했지만, 동남아, 중동 등 신흥시장 개척과 ‘한미FTA 효과’로 미국 수출이 증가(4.1%)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수입은 국제원자재가격 하락, 내수경기 위축 등으로 전년대비 0.9% 감소한 5천196억 달러를 나타냈고, 무역수지는 285억 달러 흑자, 2009년 이후 4년 연속 250억 달러 이상 흑자를 기록했다는 말이다. 이제 3월 15일이 되면 한미FTA가 발효된 지 1주년이 된다. 2000∼2011년 기간, 우리나라의 전체 대미 수출입 및 무역수지에서 경기지역은 평균적으로 수출 23.1%, 수입 27.7%, 그리고 무역수지 6.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10년간의 추이를 보자.…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혼돈의 정국을 뚫고 ‘나로호(KSLV-1)’가 우주로 날아가는 데 성공했다. 아직 첫 번째 교신을 못했지만, 정부는 여러 정황상 ‘성공’이라고 발표했다. 2005년 발사를 목표로 2002년부터 준비했으니 실로 10년 만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국기를 달고 성공적인 우주유영에 나선 11번째 국가가 됐다. 먼저 성공한 국가에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이 여러 가지 이유로 포함되지 않고, 1단계 발사체가 러시아 작품이라는 사실이 찜찜하기는 하지만 여하튼 우리나라도 ‘우주시대’를 열었다. 나로호가 우주로 박차고 나가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2번의 발사실패와 수차례의 발사 연기는 국민들의 실망을 불러왔다. 나로호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관계자들은 초인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역적’의 누명을 쓰기에 이르렀다. 무엇보다 기술부족이라는 근원적 원인에도 불구하고 참담한 결과에 희생양이 필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또 5천억원이 넘는 천문학적 예산만 낭비하고 고물을 수입해 국가적 망신을 시키고 있다는 지적은 이들 관계자의 폐부를 찔렀다. 그러기에 관계자들이 성공소식을 접하고 흘린 눈물에는 기쁨과 함께 안도의 한숨도 섞였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전문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