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다문화거리는 안산시가 자랑하는 ‘안산구경(九景)거리’ 중의 하나이다. 원곡본동에 형성된 다문화거리는 중국을 비롯, 인도네시아·몽골·베트남 등 60여 개국 6만여 외국인의 생활공간이다.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가 집약된 다문화 거리는 현재 외국인 마을 중 규모가 가장 크며 일명 ‘국경 없는 마을’로도 불린다. 안산 다문화거리는 외국인들이 어우러진 이색 공간으로, 외국인들이 80%가량 자체상권을 형성했다. 아시아권의 100개가 넘는 다양하고 별난 음식을 맛볼 수 있어 외국인들뿐만 아니라 내국인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다문화 음식거리는 고향을 떠나 낯선 땅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노동자들에게는 고향사람이 만드는 음식을 먹으며 향수를 달랠 수 있는 곳이다. 또 내국인 식객들은 그 나라에 가지 않고도 이색적이고 다채로운 외국 음식을 쉽게 맛 볼 수 있어 호감을 갖고 있다. 경기도는 이에 착안, 국제적인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2009년 다문화 음식 거리를 경기도 지정 음식문화시범거리로 선정했다. 안산시 역시 관광산업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안산 다문화거리에 공을 들여왔다. 시는 2009년 다문화마을특구로 지정, 관광명소로 가꾸기 위해 200억원을 투자했다.…
2012년 가을 수원 지동에 ‘황금마차’가 나타나 골목을 누비고 다녔다. ‘황금마차’라고 해서 대단한 마차가 아니라, 지역의 젊은 예술가들이 포장마차를 끌고 나타나서 골목 안에서 음악도 들려주고 몰려든 사람에게 국수도 말아주는 소박한 마차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음악을 듣고 박수를 쳤다. 예술가들은 몰려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노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즉석에서 노래로 만들어 불러주었다. 주민들의 마음이 조금씩 따뜻해지는 듯하였다. 노래를 듣던 한 할머니는 지동이 재미있고 좋은 동네라고 말하며 지동으로 이사 오라고 권한다. 불과 몇 개월 전 지동 주민 중 일부는 무서워 못살겠다며 이사를 가겠다고 했는데. 지동에서 세상을 놀라게 한 오원춘의 토막살인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온 국민이 분노하였고, 주민들은 불안해하였다. 그런데 지동으로 이사를 오라니? ‘황금마차’라는 예술가들의 예술치유 행위가 주민에게 위안을 주고 마음을 치유해 주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2011년 가을 부천의 환경미화원 이야기이다. 환경미화원의 환경미화 작업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노동이다. 환경미화원…
학생, 학부모, 교원은 교육정책과 입시제도의 정책 수혜자이자 동시에 대상자다. 그러기에 제도변화에 가장 민감하다. 시대흐름에 뒤떨어지고 불합리한 교육제도는 당연히 보완되고 개선돼야 한다. 그럼에도 교육현장에서 가장 힘들어하고 싫어하는 것이 수시로 바뀌는 교육정책과 입시제도일 것이다. 이러다보니 새로운 제도 도입이 논의되면 우선 긴장부터 한다. 2월 25일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의 교육공약 슬로건은 꿈과 끼를 끌어내는 ‘행복교육’이다. 우리 교육이 과도한 경쟁과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학생의 소질과 끼를 일깨우는 행복교육으로 나가야 한다는 방향성을 갖고 여러 가지 교육공약을 제시하였다. 특히, 교육계 안팎으로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것이 바로 ‘자유학기제’ 운영이다. 중학교 과정에서 한 학기를(동안) 진로탐색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시험 위주의 강의식 교육 대신 토론, 실습, 체험 등 다양한 체험활동 중심으로 학교 교육을 진행하겠다는 내용이다. 물론 큰 방향은 제시됐지만 중학교 몇 학년에 어떤 방법으로 할지 등 세부적 방안은 확정되지 않아 학교현장과 학생, 학부모에게 미치는 영향과 전반적인 평가를 하기는 시기상조다. 그
1월의 마당 한켠, 고고한 자태로 꽃을 피우고 있는 수선화 몇 포기. 그 낯빛이 너무 고와 엎드려 낮은 자세로 몇 번이고 그 향기를 취해 보았다. 하얗게 쌓인 눈을 살짝 피하여 양지쪽에 살포시 피어난 꽃이라니, 완당 김정희 선생님은 이런 수선화의 매력 때문에 제주도로 유배 왔을 때도 이렇게 수선화를 가까이하며 소박하게 외로움을 달래셨나보다. 1년 만에 찾은 제주도의 김정희 적거지(유배지)에서 나는 김정희 선생님을 비롯한 옛 분들의 남다른 감성을 만날 수 있었다. 완당의 기념관 안에는 유배지에서 벗들과 가족 그리고 문우들과 나눈 편지글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평소에 차를 즐기셔서 정약용 선생님, 초의선사와 차를 마시며 조선의 차 문화에 대한 자료들을 많이 남기기도 하셨다니. 하얀 수염을 드리운 모습으로 은은한 차향과 더불어 평소에 특별히 아끼시던 수선화 그림을 직접 그려 넣은 편지지에 정감어린 마음이 담긴 편지글을 쓰시는 모습,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푸근해졌다. 그렇게 우리의 조상들은 서정적인 삶을 사셨던 것 같다. 자연과 벗하며 자연 속에서 마음을 나누는 삶과 차를 벗하고 글을 쓰면서 자신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삶을 다독여 갔을 것이다. 삶이 팍팍하고
2013년 새해가 밝았다. 정부가 제시한 정신건강증진 종합대책에 따르면, 정신질환 환자의 적극적 치료 장려를 목적으로 2013년부터 건강검진 항목에 정신과 문진검사가 의무적으로 추가될 전망이다. 정신과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거부감과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정신과 상담 시 보험적용을 받아도 일반 병명코드로 인식하게 해주는 제도도 확정되었다. 이제 우울증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 국민적 질병이 된 것이다. 우울증 환자 및 자살률 급증으로 인한 국내 우울증 처방건수가 연간 3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지난 하반기 LG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대한민국 인적자본이 흔들리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울증과 자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연간 11조7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출산율 저하, 청년실업의 고착, 학교폭력과 왕따 문화에 따른 교실 붕괴, 우울증과 자살 확대 등으로 인적자본 축적률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왜 이렇게 국민적으로 우울한 시대가 되었을까? 한국은 수치상으로 선진화, 첨단화를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8년째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타이틀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삶의 양적 증가와는
‘필 미켈슨’은 왼손잡이 프로 골프선수로 엄청난 부자다. 퍼팅의 귀재로 지난해만 370만 달러를 상금으로 받았다. 상금 370만 달러는 껌값이다. 광고 수입이 5천300만 달러(600억원)를 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광고 수익은 그의 골프실력도 실력이지만 그가 가진 이미지에서 비롯된다. 시원한 외모에 가정을 중시하는 그를 통해 많은 미국인들, 특히 백인 가장들은 미국의 전통적 가부장 모습을 확인한다. 아내가 출산하거나 가족의 병간호가 필요하다면 아무리 많은 상금이 걸렸어도 대회 출전을 포기하는 미켈슨이다. 타이거 우즈에 밀려 2인자에 머물던 그였지만 이런 이미지 덕분에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서 엄청난 부를 움켜쥘 수 있었다. 그런 미켈슨이 성공한 미국인들의 불문율인 ‘이웃을 돕고, 국가와 사회에 공헌한다’는 전통적 가치관을 훼손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미켈슨은 “오르는 세금 때문에 뭔가 근본적인 조치를 취해야겠다”며 세금도피를 강력히 시사했다. 순자산이 이미 1억8천만 달러(1천900여억원)가 쌓였고, 매년 600억원을 버는 사람이 세금을 피해 도망가려 한다니 실망이다. 같은 날, 세계 1등 부자인 ‘빌 게이츠’는 “먹고 입을 것이 충분한
‘이동흡 청문회’가 깊은 탄식만 남기고 끝났다. 제기된 의혹이 10여 가지에 이르지만 명쾌한 해명은 별로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이런 민망한 일들까지 했을까 싶은 얘기도 있었다. 청문회 막바지에 제기된, 공금으로 ‘돈놀이’를 한 게 아니냐는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이 후보자는 공금과 개인 돈을 섞어서 사용했다는 사실을 마지못해 시인했다. 만약 하위직 공직자가 이런 일을 저질렀다 발각됐다면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중징계감이다. 설사 자질이 매우 뛰어나다 하더라도 이걸 사소한 흠결이라고 볼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야당의 공세를 일단 낙마시키기 위해 퍼붓는 무차별 공격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청문회의 취지가 사실을 드러내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데 있는 만큼 의혹제기 자체를 덮어놓고 매도할 일은 아니다. 후보자가 정당하다면 시원하게 밝히면 된다. 해명 안 된 의혹도 덮고 가자는 여당의 논리야말로 밀리면 안 된다는 진영논리의 발로라고 해석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헌법재판관 검증 과정에서 두 차례나 상대 진영 추천자를 낙마시켰던 현 여당이 이제 와서 다른 잣대를 앞세우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정치권의 행태는 별 문제로 치더라도…
택시를 대중교통 수단으로 인정하는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법’ 개정안(택시법)을 놓고 버스업계와 택시업계는 물론 국민들 사이에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22일 택시법을 거부했다. 정부는 이날 세종로 서울청사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대중교통 육성·촉진법 개정안’을 다시 논의해 줄 것을 국회에 요구하는 재의 요구안을 의결했다. 국무위원들이 이 법을 거부한 이유는 ‘다른 운송 수단과의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고 택시에만 연간 1조9천억원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한 택시법은 전형적인 포퓰리즘 법안’이라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날 재의 요구안을 재가했다. 인터넷에선 이명박 대통령 임기 중 제일 잘한 일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한 신문의 여론조사에서는 거부권행사가 ‘잘한 결정’(62.5%)이란 응답이 ‘잘못된 결정’(23.4%)이란 응답보다 2.7배나 많았다. 앞으로 택시법은 다시 국회로 넘어간다. 그러나 이미 국회의원 총수의 3분의 2 이상이 택시법에 찬성한 바 있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더라도 국회가 재의결하면 법안은 그대로 시행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날 정부가 택시법을 거부하자 택시업계는 전국 택시를 서울로 집결
그리스 신화에는 시지프스와 관련된 유명한 이야기가 나온다. 시지프스는 인간 중에서 가장 현명하고 신중한 사람이었다. 신들의 편에서 보면, 엿듣기를 좋아하고 특히나 신들을 우습게 여긴다는 점에서 심히 마뜩찮은 존재였다. 어느 날 시지프스는 제우스가 독수리로 둔갑해 요정 아이기나를 납치해 가는 현장을 목격하게 되었다. 잠시 궁리한 끝에 시지프스는 아이기나의 아버지인 강신(降神) 아소포스를 찾아가 그 사실을 일러바쳤다. 자신의 비리를 일러바친 자가 다름 아닌 시지프스라는 것을 알게 된 제우스는 하데스를 통해 그에게 형벌을 내렸다. 하데스는 높은 바위산을 가리키며 그 기슭에 있는 큰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밀어 올리게 하는 형벌을 내렸다. 시지프스는 온 힘을 다해 바위를 꼭대기까지 밀어 올렸다. 그러나 바위는 곧 굴러 떨어져 버렸다. 시지프스는 다시 바위를 밀어 올려야만 했다. ‘하늘이 없는 공간, 측량할 길 없는 시간’과 싸우면서 영원히 바위를 밀어 올려야만 했다. 다시 굴러 떨어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산 위로 바위를 밀어 올려야 하는 일을 영원히 하게 된 것이다. 실존주의 소설가 카뮈는 실패할 것을 알고 있지만 끊임없이 바위를 밀어 올리는 시지
이런 직장이 있다고 상상해 보자. 월요병이 없는 직장, 유연하게 근로시간을 쓸 수 있는 직장, 자녀를 데려오면 환영하고 보살펴주는 직장, 운동을 하거나 별 생각 없이 쉬는 것도 근무에 포함되는 직장, 직원들이 그렇게 ‘딴 짓’을 하거나 눈에 안 띄어도 사장이 불안해하지 않는 직장, 직원들 스스로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일하는 직장, OECD 복지상위 국가만큼 적은 시간만 일해도 매출이 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직장. 꿈같은 그런 직장이 경기도에 있다. 올해 1월 초, SBS에 소개되어 대중에게 알려진 제니퍼소프트라는 회사이다. 파주시에 위치한 제니퍼소프트는 애플리케이션 성능관리 솔루션, 쉽게 말하면, 인터넷 뱅킹이나 온라인 수강신청 같은 웹 기반 서비스 관리 프로그램을 만드는 회사다. 제니퍼소프트의 직원 복지 제도는 그야말로 깨알 같다. 4층짜리 건물 지하에는 수영장과 스파가 있어서 근무시간 언제라도 직원들이 사용할 수 있다. 직원 자녀를 위한 키즈룸도 있어서 부모와 함께, 또는 방과 후 회사로 오는 아이들을 돌봐준다. 주 35시간 근무, 연 20일 기본 휴가, 5년 근속에 2주 휴가와 해외 가족 여행, 10년 근속에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