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은 전통문화자원이 풍부한 도심 내 위치하고 있다. 교통의 주요 요지로서 골목길 문화와 오래된 전통의 재래시장, 주민 참여의식 등의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특성은 외국인 배낭 여행자, 즉 개별관광객들의 구미에 맞는 조건인 것이다. 그런데 수원은 숙박을 하고 가는 국내외 개별 관광객들이 많지 않다. ‘수도 서울과 가깝기 때문에 잠시 거쳐 가는 여행지로 인식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수원은 하루 만에 지나치기엔 매력이 넘치는 도시다. 계절별로 다른 아름다움을 보이는 화성을 비롯한 세계문화유산과 수원화성문화제 등 많은 축제와 무예24기 공연 등이 열려 볼거리가 풍부하다. 개별여행자들은 단체 관광객들처럼 호텔에 묵고 주마간산 식으로 돌아보며 사진만 찍고 가는 여행패턴이 아니라 주민들이 살고 있는 골목과 시장, 그 지역만의 특색 음식을 파는 오래된 음식점 등을 선호한다. 수원은 그런 면에서 외국인 개별 여행자들이 선호할 만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아쉬운 것은 주민들이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다. 김흥식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최근에 발표한 ‘도심활성화를 위한 외국인 개별관광객 숙박인프라 확충 방안’에서도 이 점을 짚은바 있다. 수원시
이제 곧 설이 돌아오고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된다. 올해는 경기가 어려워 귀향을 하지 못하는 불경기 실향민도 있을 테고 여러 가지 편의를 생각해 역귀성을 하는 가족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때만큼은 누구라도 고향과 부모 형제를 생각하게 된다. 흩어져 살던 식구들이 모여 조상님께 차례를 올리고, 부모님이나 웃어른께 세배를 드리며, 아랫사람들에게도 따뜻한 덕담을 내리며 훈훈한 정을 나눈다. 헤어져 있어도 늘 그립고 잠시 만났다 작별을 할 때 서운함이 밀려오는 식구 이상의 강한 자력을 가진 관계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식구처럼 살가운 말을 찾아보기 힘들다. 가족이라는 말도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정이 덜 가는 것 같다. 광범위하고 거리가 느껴진다. 한 솥에 밥을 지어 먹고 같은 한 방에서 잠을 자도 허물이 되지 않는 내 살 가까이 있는 사람이라는 끈끈함이 느껴진다. 하긴 한 솥에 지은 밥을 나누어 먹는 일은 구태여 식구가 아니어도 가능하다. 예전에 시골에서는 전기밥솥이 없었고 밥이 식으면 다시 데우는 일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그래서 이불속에 밥주발을 보자기로 싸서 묻어 놓기도 하고 큰 양푼에 나물이나 김치를 깔고 화롯불에 올려놓으면 알맞게 데워져 맛있는 냄새
지지난 ‘불금’ 밤, 늦게 귀가했다가 우연히 <에린 브로코비치>를 보았다. 꽤 오래 전 본 영화인데, 괜스레 한 번 더 끝까지 보고 싶었다. 사흘 뒤 불산 누출사고 소식을 접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TV를 켰을 때 에린(줄리아 로버츠)은 변호사(앨버트 피니) 사무실에서 막 쫓겨나고 있었다. 거대 에너지 기업 PG&E가 힝클리 마을 주민들에게 몹쓸 짓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파헤치러 1주일 사무실을 비웠다가 무단결근으로 해고당하는 장면. 전혀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사무실을 나서는 에린, 그러나 집에 돌아와 산더미 같은 청구서를 보며 절망하는 에린. (줄리아 로버츠를 다시 봤다. 그녀는 이 영화로 2001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골든 글로브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노 변호사역 앨버트 피니는 두 상 모두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에린은 이미 PG&E가 인체에 치명적인 6가크롬을 함부로 사용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손에 넣은 다음이었다. 변호사는 어쩔 수 없이 두 번 이혼하고 애가 셋인데다, 예쁘기만 할 뿐 거칠기 짝이 없는 에린을 다시 찾아온다. 그 자리에서 급여 100% 인상 약속을 받아내
“아버지 편안히 계시는지요? 벌써 아버지 가신 지 49일이나 지났습니다. 아버지 모습이 몹시 그리워 동트기 전 이른 새벽부터 일어나 아버지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이 미어집니다. 아버지, 홀로 계신 어머니께도 전화 자주 드리고 자주 찾아뵙고 있습니다. 저희들 서로 아껴주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희들 흐뭇하게 지켜봐 주시고 편안히 잘 가세요. 아버지--- 아버지--- 막내아들 올림.” 살가운 후배가 부친상을 당한 후 49재를 맞아 ‘아버님 전상서’라는 애달픈 사부곡(思父曲)을 SNS에 올렸다. 평소 막내아들이어서 더욱 귀여움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공직자였던 부친을 사표(師表)로 공직에 들어선 그였다. 평소 몸가짐이 바르고 빈틈이라고는 없었지만 장례식장에서 만난 그는 황망함에 얼굴에는 눈물자국이 선명했다. 60대 중반의 한창 나이에 암으로 돌아가신 부친에 대한 그리움이 온 몸에 투영돼 있었다. 필자도 15년 전, 60대 중반이던 아버지가 암과의 짧은 싸움 끝에 허망하게 돌아가시는 모습을 지켜봤다. 서울의 한 병원에서 건강검진 중 발견된 암은 대형병원에서 수술을 할 수 없다며 포기하기까지 불과 1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돌아가시기까지 3개월…
조선중앙통신이 3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개최 사실과 중요 결정이 내려졌음을 알려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자리에서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결론”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중요한 결론”의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남한 관계 전문가들은 ‘3차 핵실험’으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핵실험장인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서쪽 갱도와 남쪽 갱도에서 특이 징후가 포착되었다는 정보도 이런 판단을 뒷받침해준다. 우리로서는 결코 원치 않는 ‘3차 핵실험’이 초읽기에 들어간 듯한 분위기다. 북한은 지난달 23일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 2087호에 맞서 ‘비핵화 폐기’를 선언한 이래 이를 구체화하는 절차를 밟아왔다. 사흘 후인 지난 27일엔 ‘국가안전 및 대외부문 일꾼협의회’를 열고 “실제적이고 강도 높은 국가적 중대조치를 취할 단호한 결심”을 표명했다. 이 직후 국방위원회 성명을 통해 ‘3차 핵실험’을 예고했으며, 이어 1주일 만에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 내용을 알린 것이다. 당 중앙군사위 소집을 공개한 사실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다. 북한의 보도는 3중의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내부를 향한 메시지, 남한을 향한 메시지, 외부세계를 향한 메시
‘사시사철 맑은 물이 넘쳐흐르는 강, 생태계가 되살아나는 강, 문화와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강이 될 것이다.’ 이는 2009년 11월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 착공식에서 한 발언이다. 그러나 지난해 낙동강에서 ‘녹조라떼’가 발생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4대강 사업은 총체적 부실로 드러나고 있다. 이미 시민단체와 학계에선 보를 만들고 잘 흐르던 물을 인공적으로 가두어 두면 부영양화가 발생한다는 경고를 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한 결과 비극은 시작되었다. 물은 가두면 썩는다는 당연한 이치를 국민들은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 것이다. 물은 흘러야 하지만 할 수 없이 물을 가둬 저장해야 하는 곳도 있다. 농업용 저수지들이다. 우리나라에서 저수지를 만든 목적은 대부분 농업용이었다. 하지만 과거 농업용수를 공급하던 농업용 저수지는 현재 유역의 도시화와 개발로 낚시, 수상스키 등 친수 및 경관 수요가 늘고 있다. 그리고 수질오염이 심화되고 있다. 수질오염 원인으로는 저수지 바닥면 부패심화와 주변지역 사업장과 음식점 등에서 배출되는 오수와 생활하수, 축산오수 등의 유입, 일반(건축)쓰레기 방치 등이다. 아울러 낚시로 인한 수질오염과 쓰레기 문제도 점차 심각해져 가고
한경대교수, 행정학 이원희 대통령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 조직을 바꾸는 것이다. 가시적인 변화가 눈에 보이고, 새 정부의 정책 정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최근 인수위에서 국회에 정부 조직 개편안을 제출하고 나서 새로운 양상의 기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예산 심의 국회에서 ‘쪽지 예산’이 쟁점이 되었듯이 지금은 쪽지 조직이 난무하고 있다. 관료영토 확보의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쪽지 예산의 의미를 패자부활전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행정부 과정에서 반영되지 못한 사업들이 국회 과정에서 재심의를 받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을 공개적으로 공식화하여 처리하자고 주장하였다. 마찬가지로 국회의 조직 개편 관련 법률 개정 과정에서 이러한 쪽지가 난무하고 있지만, 국회 공청회는 유의미한 장치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점증을 공개적으로 거치는 과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개편의 방향에 관해 논의가 필요하다. 오랜 관행과 수많은 업무가 쌓여져 운영되고 있는 살아 움직이는 조직을 생선회 요리하듯이 잘라내고 붙이고 하는 실험을 해서는 안 된다. 조직 개편의 효과는 오랜 시간이 지나서 발생하기 때문에 조금 더 조심스
예부터 말에 대한 속담이 많이 전해져 내려온다.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말만 잘하면 공짜로 준다,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말을 하려거든 침묵보다 값어치 있는 말을 하라, 말이 씨가 된다 등등 말에 관한 속담이나 명언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생활의 지침이 되기도 하고 또한 많이 인용되기도 한다. 그만큼 말의 중요함을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가끔 대화를 나누는 도중 “말이 통하지 않는다”,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는 등 말로 인한 오해와 갈등은 물론이고 말과 관련한 상호 소통의 형식에 있어서도 말은 매우 큰 역할을 하게 되며, 방법 또한 다양하다. 언어는 곧 사람의 품격이기도 하고, 의사소통의 근간이 되기도 한다. 의사소통이 잘되면 운수가 대통하고, 운수가 대통하면 만사가 형통한다던가. 우리 생활에 있어서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말에는 말씀, 말씨, 말투의 3가지 형태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상대방의 말을 높여 이르는 말을 ‘말씀’이라 하고, 말을 하는 버릇이나 태도, 말의 품격을 이르는 것을 ‘말씨
시(詩)에는 당대(當代)를 관통하는 철학이 깔려있다. 그래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한 시대의 모든 상(相)을 알고자 한다면 그 시대의 시를 먼저 읽으라’는 성현의 가르침은 유효하다. 폭압의 시대에 시인이 가장 먼저 탄압받는 영광(?)을 누리는 까닭이기도 하다. 고전 소설 ‘춘향전’에서 어사 이몽룡은 이렇게 시대를 읊조린다. ‘金樽美酒千人血(금준미주천인혈)/玉盤佳肴萬姓膏(옥반가효만성고)/燭淚落時民淚落(촉루락시민루락)/歌聲高處怨聲高(가성고처원성고)’(호사스런 술독의 맛있는 술은 만백성의 피요/옥쟁반의 기름진 고기들은 만백성의 살점이라/밝은 촛물 녹아내릴 때 백성들은 눈물을 쏟고/노랫소리 가득한 곳에는 백성들의 원망 소리 드높구나.) 18~19세기의 시대상이다. 슬프다. 예나 지금이나 백성은 수탈과 억압의 대상이다. 위정자들은 이처럼 시대를 초월해 삶의 일관성을 지니고 있다. 그들의 21번 염색체는 일반 백성들보다 1개 많은 3개로 추정된다. 이 ‘빨대 염색체’는 대를 이어 유전되며 진화한다. 18~19세기와 현재의 시대상이 같은 이유다. 동서양이 다르지 않다. 그러니
학교 내 문제의 현실감을 살려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학교’가 박수를 받으며 끝났다. ‘하이틴드라마’라는 허울 속에 현실감이 결여된 내용으로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던 과거의 학교관련 드라마와는 확연히 달랐다. 어른들이 보고 싶은 부분만, 어른들의 시각으로 보여주는 드라마도 아니었다. 불편한 진실에 마음을 졸였지만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학교 내 문제점을 그대로 노정하려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학교 내 문제에 대한 초점이 온통 학생에게만 맞춰져 있었다는 점이다. 시간이 짧았는지 몰라도 학교 내 폭력, 파행적 교육, 가정문제 등 모든 문제는 학생에게만 국한됐다. 하지만 오늘날 학교 내 문제는 보다 근원적인 부조리와 학교행정의 부실, 그리고 교육종사자의 자질 부족에서 비롯되는 게 현실이다. 특히 최근 드러난 인천지역 학교현장의 참상은 교육현장이 얼마나 썩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중학교 행정실장과 교육청 공무원이 상습도박을 하다가 적발됐다. 또 다른 행정실장과 교육청 공무원은 도박판에서 사기를 당했다. 특히 그들이 상습적으로 도박을 벌인 장소는 학교에 기자재를 납품하는 업자의 사무실이었다고 하니 그 커넥션이 미루어 짐작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