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공직에 몸담은 이들이 가장 가슴 벅차올랐을 때는 언제일까. 행정고시(行政考試)나 그와 동등한 자격을 통해 5급으로 공직에 입문한 이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사무관(事務官) 승진’을 꼽는다. 현재 9급과 같이 밑바닥부터 시작한 공무원들은 산업화와 현대화 그리고 복지국가를 이루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평생을 봉직했다. 새까만 머리는 반백이 됐고, 늦은 밤 귀가 후 얼굴을 비비던 아이들은 성장해 청년이 됐지만 서먹하다. 그저 공직이 천직이겠거니 살면서 하루하루 ‘공든탑’을 쌓아왔을 뿐 아버지로서 역할을 할 시간이 없었다. 이들에게 꿈이 있다면 ‘사무관’이 되는 것이다. 누구처럼 시장이나 군수 혹은 국장으로 출세하고자 하는 욕심은 일찍이 버렸다. 하지만 사무관은 포기할 수 없는 꿈이자 인생의 전부다. 그리고 공직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는 최소한의 상징으로 해석된다. 사무관은 5급 공무원으로 대부분이 행정공무원인데 중앙부서와 경기도 등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는 팀장(계장)으로 불리며, 일선 시·군·구에서는 과장(課長)으로 1개 과를 통솔한다. 6급인 주사에서 사무관으로 승진하면 엄청난 변화를 겪는다. 우선 사무관 승진자들이 가보처럼 보관하는 임명장을 받는데, 여
올여름 개봉된 <연가시>는 관객 400만 명을 돌파한 영화이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얼마 전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괴물>처럼 일상의 평화가 깨지는 데서 오는 대중의 공포심을 다룬 영화인데, 우리에게 한 가지 소중한 교훈을 일깨우고 있다.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는 필자는 평소에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든 범죄 사건들이 인간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다른 이의 아픔과 고통을 한 번만 더 헤아린다면 범죄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크게 줄어들었을 것이다. 이 영화에 대해 소개하기 전에 우선 생물학에서 말하는 ‘연가시’가 무엇인지 밝혀둘 필요가 있다. 다른 동물의 몸에 기생하는 연가시는 유선형동물문 연가시과에 속하는 동물이다. 물속의 유충이 일차적으로 모기유충을 감염시키거나 물가의 풀밭으로 이동한 뒤 사마귀와 메뚜기 같은 숙주곤충의 몸을 통해 성장하게 된다. 가느다란 모양의 유선형 동물인 연가시는 물을 통해 곤충의 몸속에 침투했다가 산란기가 되면 숙주동물의 뇌를 조종해 자살을 유도한다. 영화 <연가시>는 만약 변형 연가시가 나타난다면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
대한민국에서 검찰총장은 대통령 다음으로 힘이 세다. 청(廳)단위 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장관급이다. 또 검찰청 내에서는 검찰총장의 하명사건을 전담하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실세 중 실세다. 그런데 지난 1개월 동안 검찰총장과 심복인 중수부장이 치열한 투쟁을 벌였고, 검찰의 총수인 검찰총장이 패배했다. 잇따른 검사들의 추문에 대한 검찰개혁안을 놓고 벌인 사투였다. 외관상 중수부장이 검찰총장을 꺾었다고 하지만 진정한 승자는 검찰조직이다. 총장은 검찰이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기관을 유지하는 ‘중앙수사부’를 폐지하려 했고, 중수부장은 그 조직을 살리기 위해 다 걸기를 했다. 검찰이라는 조직이,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조직의 최상층부인 총장을 내친 것이다. ‘검사동일체의 원칙’에 따라 총장을 정점으로 거대한 피라미드 조직이 형성된 검찰의 속성상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런 일이 발생했다. 이 장면에서 검찰은 자신들에게 메스를 대려는 자는 누구든지 쳐낼 수 있음을 국민들 앞에서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지난해 8월,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는 검찰에 의해 크게 망신을 당했다. 저축은행사건과 관련 국정감사를 열고 검찰간부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어진 이가 있다면 초야에 묻혀 있게 하지 마라. 어진 이가 세상을 등지고 초야에 묻혀 산다는 것은 세상이 어지럽고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인재를 등용코자 하는 지위에 있는 이는 어진 이를 찾아서 적재적소에 잘 배치하고 흐트러지지 않은 조직 관리로 덕망 있게 잘 다스려 가라는 내용이다. 서경에 우 임금이 한 말이 있다. 임금이 임금으로서 도리를 지키는 것을 어렵게 여기며, 신하가 신하로서의 직책을 다하는 것을 어렵게 여겨야 政事(정치)가 비로소 다스려져서 백성들이 덕치 속에 잘 따르게 될 것이다 하였다. 여기에 순 임금은 ‘아아 그의 말이 옳다. 진실로 이와 같이 한다면 훌륭한 말이(언어) 가려지는 일이 없으며, 賢者(어진 사람)가 초야에 묻혀 있는 일이 없이 모두 등용되어 萬邦(온 나라)이 다 편안할 것이다. 여러 사람에게 물어 의논하며 자기의 뜻을 굽히고 남을 따르며 하소연할 곳이 없는 자들을 학대하지 않으며 곤궁한 자들을 버려두지 않는 것은 오직 요 임금만이 그것을 잘 하셨다’고 적고 있는데 여기에서 고대로부터 치세의 교훈을 얻게 된다. 목수가 집을 지을 때 큰 나무는 대들보와 기둥으로 쓰고 작은 것은 서까래로 쓰고(梓人爲室也材大者 爲梁柱 小者爲椽)
의정활동의 꽃이라고 하는 행정감사의 계절이다. 그동안의 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수집해온 관련 자료들과 시민 제보를 토대로 집행부를 상대로 한 불꽃 튀는 감사가 진행된다. 안양시의회의 경우는 2차 정례회의 기간인 11월 22∼30일 실시했다. 62만 시민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 있고, 연간 8천500억의 예산이 집행되는 방대한 시정에 대한 감사를 9일 만에 마쳐야 한다는 시한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이와 함께 집행부에서는 감사 순간만 모면하면 된다는 면피성 답변과 행감을 통해 지적된 문제점들이 정책에 반영되지 않는 등 매년 반복되는 문제점 또한 개선이 필요하다. 행정사무감사를 1차 정례회에 실시하든, 2차 정례회에 실시하든 장단점은 있게 마련이다. 안양시의 경우 제2차 정례회의 기간에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하다보니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로 이어져 송년회를 비롯한 지역의 각종 행사 등 가장 바쁜 시기이기에 차분하고 강도 높은 감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과 행감이 끝난 후 곧바로 이어지는 익년도 예산심의로 의원들의 열정이 식을 수 있다는 단점이 상존한다. 행감의 기본목적은 당초 수립된 계획과 목표 또는 법규와 절차에 일치되는 행정처리를 보장하는 데 있다. 행
또 한 해가 기우는 12월이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그리워지는 때다. 마음이 와 닿지 않으면 손을 잡아도, 가슴을 안아도 따뜻해지지 않는다. 마음을 열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 하나 있으면 사는 것이 행복하다. 10년의 연륜을 쌓은 수원의 최대 정통일식집을 경영하는 세전수사의 이봉로 대표가 바로 그런 주인공이다. 며칠 전에는 故김우수 후원자의 감동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최수종 주연 영화 ‘철가방 우수씨’ 시사회에 지역주민들을 초청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다섯 아이를 후원하다 생을 마감한 김우수 후원자의 뜻을 기리기 위해 그가 나섰다. 많은 이들이 나눔에 동참토록 하기 위해서다. 그 어느 때보다도 이웃의 따뜻한 손길이 절실한 겨울이다. 어떤 사람들은 기쁨 대신 절망을 느끼고 사는 게 더욱 힘겹기만 하다. 나라 안팎 경제가 어려운 탓이다. 그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후원회 부회장이기도 하다. 3년째 후원자로 한 부모가정 휴가비 지원, 빈곤아동 성탄절 지원, 아이티 긴급구호 등 다양한 나눔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아프리카 및 아시아 빈민국 아동에게 희망의 자전거를 지원하는 ‘이홍렬과 함께하는 마음으
대통령을 잘 뽑아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앞으로 5년 동안 우리의 살림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과거의 프레임에 갇혀 한 치의 미래도 내다보지 못하는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한다면 끔찍한 일이다. 그러나 선거를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이 시점에서 후보가 내놓은 정책공약을 면밀히 따져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책이 뒷전으로 밀린 책임은 전적으로 후보들에게 있다. 네거티브의 악령이 선거판을 흐리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양강 구도로 치러지고 있는 제18대 대선의 공식 선거전이 초반부터 네거티브 공방으로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 후보의 동생 빌딩에 입주한 룸살롱 문제, 문 후보의 ‘고가’ 의자와 안경 논란이 네거티브의 소품으로 등장하면서 대선판의 격을 스스로 낮추고 있다. 상대 후보에게 상처를 주는 단타 공격으로 반사이익을 챙기려는 전략이겠지만 유권자들의 마음은 편하지 않다. 선거캠프와 선대위 대변인의 그릇된 충성심이 이 같은 네거티브 공방의 암실이라면 잘못돼도 크게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선대위는 후보에 대한 과잉충성심에서 상대 진영에 십자포화를 퍼부을 수 있는 ‘화력’에 자족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후보들의 정책홍보에 열을 올
수원시는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다. 수원에서는 수도권은 물론 삼남지방과 영동·영서지방 등 제주도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지방에 직통 철도와 버스노선이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이 편리한 교통 덕분에 수원시는 많은 발전을 해왔다. 그런데 이제 지하철까지 연결돼 명실상부한 교통의 중심지가 됐다. 114만 수원시민들의 염원인 지하철이 지난 1일부터 첫 운행을 시작함으로써 드디어 ‘수원 지하철시대’가 열린 것이다. 수원시에서 서울 강남권을 40분대에 잇는 분당선 연장 기흥~상갈~청명~영통~망포 구간이 12월1일 정식 개통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 오후 2시 청명역 영통사공원(샛별공원)에서 열린 개통기념식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염태영 수원시장, 김진표·남경필 국회의원과 윤화섭 도의장, 노영관 시의장을 비롯한 시·도의원, 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지역주민 등 1천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는 수원지역 주민들의 지하철 개통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잘 나타내는 것이다. 분당선 연장선은 성남 오리역에서 출발, 동서를 가로질러 앞으로 2013년에 수원역까지 연결된다. 2000년 착공, 1조4천544억여 원이 투입된 12년간의 대역사 끝에 7.4km(기
고양시 한 공무원이 익명으로 시의원에게 편법적 예산집행에 대한 투서를 보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로 포상 휴가를 갔던 공무원들이 술을 마신 후 싸움을 벌이는 등 공직기강이 해이해지고 있다. 자신이 공무원이라고 밝힌 문제의 투서는 예산편성에 대한 윗선 개입과 편법적 예산집행, 1년 내내 벌어지는 축제와 공연에 따른 일부 지역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 등을 지적하며 ‘소중한 혈세가 헛되이 낭비되고 특정업자를 배불리기 위해 예산이 지출되는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고 투서 작성 배경을 설명했다. 투서에는 ‘예산 편성 과정이 거꾸로 가고 있다’며 ‘특히 윗선의 명령을 듣지 않으면 감사담당관실에 통보해 뒷조사를 시키고 따로 불러 문책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시 감사담당관실은 수의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특정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의 불법 사례는 없었으며, 그러나 시장의 공약사항을 이행하는 사업은 비서실이나 시장실에서 내용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포상으로 제주도 여행을 떠났던 고양시 일부 직원들이 술을 마신 후 싸움을 벌여 한 명이 얼굴에 부상을 입고 병
요즘 주고받기가 한창인 2013년도 달력을 받아든 직장인들은 환호하고 있다. 뱀의 해인 계사년(癸巳年)의 ‘빨간 날’이 116일에 달하고, 무엇보다 쉬는 맛이 느껴지는 실속마저 녹아있기 때문이다. ‘빨간 날’, 즉 달력에 빨간색으로 표시되는 공휴일은 올해와 마찬가지인 116일이지만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연휴가 늘어났고, ‘샌드위치 데이’가 많아 회사의 재량에 따라서 휴일은 ‘116일+α’가 기대된다. 계사년은 시작부터 연휴가 잇따른다. 우선 신정(新正)인 1월1일이 화요일이어서 연말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 삼일절과 석가탄신일(5월17일)은 금요일이어서 여행이 가능한 연휴가 형성된다. 또 추석연휴인 9월18일부터 20일까지는 수~금요일이어서 5일간의 황금연휴가 탄생하고, 여기에 연휴 전인 월~화요일을 휴가로 쓸 수 있으면 고향방문에 이어 해외여행도 다녀올 수 있는 9일간의 장기연휴를 맞게 된다. 여기에 현충일(6월6일), 광복절(8월15일), 개천절(10월3일)은 목요일이어서 연차나 남은 휴가를 이용하면 주말까지 쭉 쉴 수 있다. 특히 내년부터는 정부가 22년 만에 한글날인 10월9일을 공휴일로 지정해 보너스 휴일까지 생겼다. 그러나 설날 연휴인 2월9일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