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누출 사고 현장을 촬영한 폐쇄회로(CC)TV 화면이 9일 공개됐다. 경찰이 사고 직후 회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복원한 30분 분량의 화면은 앞부분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희뿌연 연기 형태의 불산이 탱크로리 밖으로 새어 나오는 장면이다. 안전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가를 보여준다. 구미의 불산가스 누출사고와 관련, 경찰의 부실 대응이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통합당 김민기 의원은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감에서 현장 출동 경찰들이 사고 상황에서 부실하게 대응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현장 출동 경찰들이 피해 상황이나 기타 징후에 대해 아무런 보고도 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하면서 “가스가 폭발했다면 동물들이 죽거나 이상 반응을 보이는지 등에 대해 보고해 빠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구미 불산가스 누출사고 피해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정부는 이날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내려진 결정으로 사고 발생 12일 만이다. 특별재난지역 선포 결정은 지난 주말 현지에서 벌인 정부 합동조사 결과를
수원경실련이 재미있는 토론회를 열었다. 10일 오후 팔달구청 상황실에서 ‘민선 5기 진단과 과제 토론회’를 개최한 것이다. 토론회 주제는 ‘염태영 시장 잘하고 있나?’이다. 염태영 시장이 느끼기에는 상당히 도발적일 수도 있는 이 주제의 토론회에는 주최 측인 수원경실련과 시민·사회단체, 언론계, 직능 전문가 등이 참여해 날카로운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당연히 시민과 시당국의 관심도 높았다. 이날 토론회에서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수원경실련이 1천589명의 수원시민을 대상으로 한 염태영 수원시장의 수원시정 시민만족도 설문결과였다. 염 시장과 수원시 공직자들의 입장으로서는 ‘어떤 평가가 나올까? 시민들이 민선5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상당히 조마조마했을 것이다. 그런데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염 시장의 얼굴에는 살짝 안도의 미소가 번졌다. 먼저 염태영 수원시장의 시정 평가에 대한 설문조사결과 시민 인지도가 85.7%로 나타났다. ‘현 시장의 수원시정 점수를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평가해 달라’는 항목에서는 60점 미만이 25.1%, 60~80점 미만이 35.9%, 80점 이상이 32.5%로 나타났다. 즉 60점 이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68.4%나 된 것이다
선거와 관련된 돈의 수수(收受)선의의 부조금이라고?‘생각하여 보라. 죄 없이 망한 자가 누구인가. 정직한 자의 끊어짐이 어디 있는가. 악을 밭 갈고 독을 뿌리는 자는 그대로 거두나니…’ 드디어 긴장감 속에 길게 끌어온 곽노현 전 교육감의 공직선거법 위반 상고심 판결이 한국교총과 뜻 있는 국민들이 바라는 대로 선고됨을 보고 환영의 마음을 표한다. 그리고 양심과 법에 따라 공정하게 심판해 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우리 대한민국은 법이 살아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삼권분립의 민주주의의 장점을 신뢰하게 됐다. 그 와중에도 곽 전 교육감은 사후매수죄(事後買收罪)는 위헌(違憲)이라고 항변했지만 그럴 때마다 법리(法理)를 모르는 국민들까지도 모이면 ‘세상에 저런 사람이 다 있을까’ 혀를 차기도 했을 것이다. 돌이켜 보면 선거와 관련된 돈의 수수(收受)인데, 그것을 선의의 부조금(扶助金)이라고 하고 하나님도 이런 자기를 칭찬할 것이라 했으니 이는 국민들과 학부모들을 우롱한 격이며 정직을 가르쳐야 할 교육수장(敎育首長)으로서 할 말이 아니다. 학생들이 무엇을 배울까 걱정이다. 불의(
케네디(JFK) 전 미국 대통령은 위대한 대통령으로 미국 국민들뿐 아니라 전 세계민에게 기억되고 있다. 케네디의 대통령 재임기간은 2년여에 불과했지만 소련과의 미사일 갈등, 쿠바침공 등 많은 정치 현안을 처리했는데 역사가들에 의해 가장 큰 업적으로 꼽히는 것 중의 하나가 ‘미국 평화봉사단’의 창설이다. 미국 개척시대 광야로 향했던 개척자들의 정신으로 다시금 무장한 ‘뉴 프로티어(New Frontier)’들이 평화봉사단의 깃발을 들고 지구촌 곳곳으로 흩어져 인류를 위한 고귀한 봉사에 들어갔다. 1961년 설립돼 현재까지 20만명이 넘는 봉사단원들이 140여개 국가에서 활동 중이다. 이는 강대국으로 발돋움하며 후진국들로부터 제국주의 혹은 신(新)식민주의로 낙인찍힌 미국이 세계에 자랑할 만한 것이었다. 그리고 누구도 그 정신과 헌신에는 이의를 달지 못했다. 우리나라도 세계에 자랑할 젊은 파이어니어(Pioneer)들이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KOICA) 소속의 젊은 봉사단원들이 그들이다. KOICA는 개발도상국에 한국정부가 개발원조를 제공하는 전담기관이다. 지난 1991년 창설돼 개발도상국의 인재
‘우수 급식학급 돼 간식 먹자!’ 우리 학교에서 점심 잔반을 줄이고 배식차 뒷정리를 잘하게 하기 위해 만든 표어다. 학생들 출입이 가장 많은 동쪽 현관에 학급별 포도송이를 붙이는데 학년별, 학급별 차이가 심하다. 1학년, 2학년, 3학년 순으로 잘하고 있다. 어릴 때의 밥상머리 교육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제대로 교육을 받은 사람은 예의도 갖출 줄 알고 사회생활도 원만하다. 그러나 제 멋대로 식사를 하는 사람은 품격이 낮은 행동을 한다. 한마디로 가정교육의 기본이 제대로 안 된 것이다. 그러나 가정교육만 탓할 순 없다. 학교교육에서 가정에서 못한 것을 지도해야 한다. 그래서 이런 교육적 행사를 하는 것이다. 지난 5월에 시작해 6주 후 우수학급을 선정해 케이크를 선물했다. 케이크 위에는 학급명과 반 전체 사진이 들어가 있다. 선의의 경쟁을 붙이는 것이다. 어느 반 포도송이가 알차게 열렸을까? 많이 열린 반이 우수 급식학급이다. 지난 8월 우수 학급에게는 팥빙수를 제공했다. 이번에는 케이크와 블루베리를 제공한다. 어느 반이 제일 잘 했을까? 역시 1학년이다. 포도송이가 가장 많이 달려있다. 그 원인을 영양사와 함께 분석해 본다.…
외국인들은 한글을 배우기가 무척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한글을 수십년 동안 써온 우리나라 사람들조차도 한글이 이렇게 어려운 줄을 뼈져리게 느끼면서 산다. 다름아닌 신조어들 때문이다. ‘멘붕’('정신이 무너진다) ‘시월드’(시댁의 세계) ‘ㅂ2ㅂ2’(안녕, 바이 바이) 등의 단어들은 쉽게 그뜻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방송 개그프로와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이러한 신조어들은 끼워 맞추기식으로 끌어다 쓰는 수준이 기발할 정도다. 그러나 유쾌한 일은 결코 아니다. 한글파괴로 일컬어지는 이러한 사례는 또 있다. 기업과 공공기관의 영어사용이다. 한글만으로는 뭔가 촌스럽고 부족하다는 뜻인가. KB국민은행, NH농협, IBK기업은행, Hi Seoul 등이 그것이다. 글로벌 시대에 영어를 쓰는 것이 국제적인 추세이고 또 의미전달이 간결하다고 항변할 수도 있겠지만 외국에서 한글에 열광하는 것을 보면 그들의 주장은 편협스럽기 까지 하다.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은 순 우리말이 세계어가 된 경우다. ‘강남 스타일’은 세계 팝 음악계의 순위표라 할 수 있는 미국 빌보드 차트와 영국 음악 차트에서 모두 2위를 기록하는 등 세계를 무한질주하고 있다. 덕분에 ‘오빠는 강남 스
‘가을 크다. 가을은 올 시간보다 가버린 시간이 더 크다’ 이글은 고은 시인의 ‘회상’이라는 시 가운데 일부분이다. 지금 수원시청 정문 버스정류장 옆 담장에 가로 4.4m 세로 2m 크기의 판에 큼직한 글씨로 써 있다. 이 시가 있는 판은 이름해 ‘희망글판’이다. 수원시는 지난 8일 오전 염태영 시장, 노영관 시의회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원희망글판’ 제막행사를 가졌다. ‘뭐, 그저 시 한줄 써놓았구나’라고 지나치는 시민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게 뭔가?’하며 유심히 들여다보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그런 장면이 보기에 참 좋다. 이 ‘글판’은 ‘광화문글판’이 원조격이다. 20여년 전인 1991년 1월 교보생명 신용호 창립자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외환 위기 후 희망과 위안의 메시지를 담은 시 구절을 소개하기 시작해 시민들 마음 깊숙이 뿌리 내렸다. 시의성 있고 정감 어린 글귀로 우리 사회에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이제 광화문글판은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서 끝나지 않고 서울의 문화 아이콘으로 정착됐다. 교보생명은 이 글판을 현재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외에도 강남 교보타워, 천안 연수원(계성원), 대전, 부산, 광주, 제주 등 7개 지역
인생을 리셋할 수 있는 버튼이 있다면…당신은 쉽게 누를 수 있을까요? 부부끼리는 가끔 이런 질문을 한다. ‘다시 태어난다면 나와 다시 만날 거야?’ 언젠가는 후배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다시 태어난다면 우리나라에 태어나고 싶니?’ 후배는 대답을 못하고 한참을 망설였다. 나는 혼자서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다시 태어난다면... ‘다시 태어난다면’이란 ‘지금까지 인생을 리셋하고 새로운 인생을 산다면’이란 뜻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의 만화 작가인 미노루 후루야는 <이나중 탁구부>에서 중학생 아이들끼리 그런 질문을 한다. 지금까지 인생을 리셋할 수 있는 버튼이 있다면 서슴지 않고 누를 것이냐고. 리셋버튼을 쉽게 누를 수 있을 것 같지만 아이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리셋버튼을 누르는데 주저한다. 과연 우리는 어떨까? 누구나 다시 태어난다면 더 좋은 가정에서 태어나고 싶을 것이다. 대한민국 보다 복지가 더 잘 돼 있는 국가에 부유하고 온후한 가정에서 태어나 사랑을 독차지하고, 엄격하지만 수준 높은 교육을 받으며 살고, 부모에게 물려받은 머리도 좋
스포츠는 국경을 넘을 뿐 아니라 지역이라는 울타리도 넘어선다. 특히 야구와 축구 등 지역을 연고로 한 프로스포츠는 지역구 스타를 전국구 스타로 키우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인 김응룡 감독은 ‘코끼리’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선수가 아니면서도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광주와 호남권을 대표하는 해태타이거즈 감독과 대구를 연고로 하는 삼성라이온즈의 감독을 지냈지만 그의 인기는 서울에서도, 수원에서도, 인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감독시절 그의 카리스마는 엄청났다. 선수는 물론 구단의 높은 사람들도 범접하지 못했다. 그의 말 한마디는 그대로 법이었고, 선수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흔들었다. 심판의 판정에 불만이 있으면 느릿한 발걸음으로 심판에게 다가가 젊은 심판의 혼을 쏙 빼놓는 강력한 어필로 유명했다. 심판 가운데는 코끼리 감독이 서서히 다가오면 자신을 그대로 덮칠 것 같은 두려움을 느낀 경우도 있다고 하니 그의 존재감은 가히 짐작이 간다. 김 감독의 경력은 현재 프로야구계 누구도 근접할 수 없는 화려함 그 자체다. 해태타이거즈 감독으로 18년간 지휘봉을 잡고 9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우승에 목마른 삼성라이온즈의 우승청부사로 나서 우승컵
아버지를 죽인 사람과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다는 말이있다. 그런 관계의 두 사람이 용서를 빌고 용서를 받아들였다. 사람은 분명 꽃보다 아름답다. 스포츠 종목 가운데 ‘헝그리’라고 이름 붙이는 종목이 몇 있다. 대표적인 것이 복싱인데, 우리네 시대가 어두웠을 때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는 청춘이 출세(出世)를- 소위 쨍하고 해뜨자면- 이 길이 그래도 가장 수월했다. 김기수, 홍수환, 박종팔... 그들은 주먹 하나로 유명인으로, 자산가로 신분상의 격상(格上)을 한다. 그리고 괄시받고 서럽던 시절을 마감한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도취돼 가끔 불미스러운 소문도 뿌리지만 뒷골목 언저리를 배회했더라면 꿈도 못 꿀 일이다. 그래서 시골 청년들은 무작정 상경 후 낮에는 짜장면 배달을 하고, 밤에는 권투도장에서 챔피언의 꿈을 키웠다. 흑백 TV 시대에 나오는 보편적 실화! 그러나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사그러진 사람이 더욱 많다. 김득구라고 있다. 30년 전 라스베거스에서 ‘라이트급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놓고 맨시니란 미국 선수와 경기를 벌이다 끝내 이국땅에서 목숨을 버린, 당시 스물일곱-한창 나이였다. 통산 전적이 19전 17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