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최기순 제 그림자를 보고도 뿔 세우고 덤벼들던 암소가 마두금 곡조에 눈매가 차분해지더니 굵은 눈물방울을 툭 떨어뜨린다 모든 사나움은 슬픔에 주둥이를 대고 있다 새끼와 생이별에 간을 베었던 것 우우우 몰려간 고깃집 성급하게 식욕을 돋우던 아름다운 치맛살은 말 못하는 몸의 곡진한 감정 결은 아니었을가 네 슬픔을 내가 몰라보듯 이번 생에서 우리는 엇갈렸을 뿐 우연히 마주치는 불행의 요철들을 나 또한 얼마나 피하고 싶었는지 - 최기순 시집 ‘음표들의 집’ / 푸른사상 송아지를 라디오로 바꾸던 날, 울부짖던 어미소의 울음을 기억한다. 그토록 신기하던 라디오 속 세상이 하나도 신기하지 않던. 곡진한 울음에 어린 귀를 열고 함께 밤을 지새던. 아주 오래 전의 일이 지금도 선명하다. 한계를 넘는 슬픔은 어디로 향할까. 슬픔과 사나움의 관계는 형제처럼 가깝다. 그래서 때로는 동시에 발생한다. 슬픔이 버거워 타인에게 전가하려 한다. 훨씬 무거운 슬픔으로 대체하려한다. 작은 슬픔이 버거워 더 큰 슬픔이 보이지 않는다. 슬픔과 슬픔이 교환된다. /이미산 시인
3월 어느 날 야심한 시간임에도 이천소방서 2층 서장 집무실 커튼 사이로 작은 불빛이 새어 나오는 것을 목격한 나는 귀가중인 발길을 다시 돌려 확인해 보기로 했다. 서장을 포함 몇 명의 과장과 팀장들께서 ‘골든타임’이라는 주제 하에 심도 깊은 토론을 이어나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골든타임이란 긴박한 사고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기 위한 초기의 금쪽같은 시간을 뜻하는 것으로 심장이 멈췄을 때 5분 이내에 심폐소생술을 해야만 목숨을 살릴 가능성이 생기며, 불이 났을 때 5분이 지나면 연소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피해 면적도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에 그전에 진화하여야 하는, 모든 소방활동에 있어 초기 5분을 말한다. 그래서 소방대원들에겐 출동과정에서의 1분 1초가 너무나 아쉬운 것이며, 아무리 빨리 출동해도 정체된 도로에선 소방차가 하늘로 날아다니지 않은 이상 시민들의 배려와 양보는 필수인 것이다. 국민안전처 2015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국 전체 화재, 구조, 구급 등 긴급출동건의 40%정도가 소방활동의 성패를 좌지할 골든타임을 넘기고 있는 것으로 발표되었고 그래서 지난 3월15일 낮 2시를 기해 전국 205개 소방서가 일제히 ‘소방차…
조은화 허다윤 남현철 박영인 고창석 양승진 이영숙 권재근 권혁규…. 이 이름을 기억하는 국민들이 몇 명이나 될까? 이들은 2년 전 전 국민을 충격과 슬픔으로 몰아넣었던 세월호 참사의 실종자들이다. 아직 시신조차 찾지 못한 9명의 이름은 이제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있다. 차가운 바다 속에 사랑하는 가족을 묻은 이들의 고통을 잊고 있다. 오는 16일이 세월호 참사 2주기가 되는 날이지만 세상에는 온통 여소야대로 결판난 4·13 국회의원 선거 얘기뿐이다. 아니, 그 고통스러운 기억을 망각하고 싶어서 일부러 그러는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는 ‘사고 공화국’이란 자조적 한탄이 나올만큼 대형사고가 줄을 잇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함께 대구 지하철 참사나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 등이 거듭되고 있다. 그러나 그때마다 정부는 소 잃고 외양간도 제대로 고치지 못하는 허울뿐인 대책만을 남발했다. 국민들은 또 어디서 무슨 사고가 발생할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다. 그러나 다시 그런 대형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잊지 말아야 한다. 망각은 또 다른 참사를 부른다. 그래서 도내 곳곳에서 추모행사가 열리고 분향소가 설치됐다. 단원고 학생 등 희생자들이 가장 많은 안산에
푸른 숲은 맑은 공기와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준다. 우리나라는 전국에 녹음이 욱어져서 산하가 푸르다. 경제가 어려운 많은 후진국은 아직도 황폐한 산야가 환경을 열악하게 만들고 있다. 푸른 나무를 심고 가꾸어가야 한다. 사막지대 몽골인의 자연적 피해는 매우 심각하다.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의 일부지자체와 NGO에서 나무심기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런데 황사 발원지인 몽골의 사막화를 막기 위한 인천시의 숲 조성 해외 협력 사업이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최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 희망의 숲’의 조성 예산이 재정난으로 2013년 2억 원에서 2015년에 1억800만원이 되었고 금년에는 1억 원으로 대폭 줄었다. 사업비가 3년 사이 절반으로 감소하면서 올해 숲 조성면적도 예년 절반 수준에 불과한 5㏊에 식재 수목 수는 5천300주에 그칠 예정이다.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10㏊ 면적에 1만3천주와 7천주를 심었다. 삭막한 몽골의 사막은 푸른 꿈의 위기를 맞고 있어 안타깝다. 숲 조성 면적 감소와 나무를 키우는 데 필요한 관정시설·저수조·물탱크·전기시설 확충도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사업추진에 따른 예산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올해 사업을 위해
성난 민심이 오만한 여당을 심판했다. 국민 무서운 줄 모르고 막장 공천의 모습을 보였던 새누리당은 그 댓가로 원내 제1당의 자리를 더민주에 내주게 되었다. 야권이 분열되어 있는데 설마하는 자만에 빠져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민심은 그런 생각을 하는 여당을 심판하는 방법까지 찾아내어 교차투표에도 적극 나섰다. 자업자득의 결과였다. 돌아보면 새누리당의 선거를 망친 것은 야당이 아니라, 공천개입에 나선 대통령과 친박계, 그리고 그것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김무성 대표였다. 극도의 혐오증을 유발하는 그런 광경을 국민에게 보이고도, 선거운동 때 잠시 무릎 꿇는 모습을 보이면 덮어버릴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일까. 그러나 여당이 텃밭이라던 대구, 부산, 서울 강남에서조차 야당 후보들이 승리했던 것은 여당 지지층까지도 성이 날대로 나버린 상황이었음을 말해준다. 민심은 그러한 오만에 냉정하게 심판을 내린 것이다. 새누리당은 과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새 길을 찾아갈 수 있을까. 새누리당내의 누구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새누리당의 앞길은 간단하지 않아 보인다. 친박-비박의 계파싸움이 재연된다면 민심은 완전히 등을 돌릴 것이다. 누구보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동안의 일방적
조선의 개혁군주 정조는 자기성찰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왕이 된 후에도 명분을 내세우며 위협하는 정적들보다 더 뛰어난 학자가 되어야 했다. 규장각을 만들고 학문을 사랑하며 열심히 공부하고 토론하는 과정 속에서 은밀하게 자기의 세력을 키워나가게 된다. 참혹하게 죽어간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효심과 그리움, 분하고 억울한 마음이 수도 없이 찾아왔지만 분노는 현실을 이길 수 없다는 생각으로 늘 마음을 다스렸다. 정조는 24세의 장성한 나이에 임금이 되었으나 자신의 상황과 능력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평가를 할 수 있었기에 서두르지 않았다. 왕이 된 직후와 재위 초기에는 사방에서 자신을 노리는 정적들로 가득했고 그에 비해 자신의 권위와 지지 세력은 너무나 미약하다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매사에 서두르기보다는 자신의 입장과 현실을 돌아보고 항상 더 나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노력했으며, 그 결과 시대적 상황에서 자칫 불가능할 수도 있었던 어린 시절 목표를 이루게 되었던 것이다. 그는 결국 ‘반드시 살아남아 성군이 되라’고 당부했던 사도세자의 뜻을 이루어 조선왕조에서 손꼽히는 성군으로 역사에 기록되었다. 국보 제153호로 지정된 &ls
오늘도 지구대의 밤은 깊고 길다. 욕설과 고성이 난무하는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밤, 그 속에는 군인이 아닌 경찰관들이 있다. 술값 시비, 택시요금 시비, 폭력 등 잘못된 음주 습관으로 인한 문제들이 끊임없이 증가하면서 관공서 내 주폭 행위로 물리적, 정신적 피해를 받는 경찰관의 수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관공서 주취소란 행위는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3항 ‘술에 취한 채로 관공서에서 몹시 거친 말과 행동으로 주정하거나 시끄럽게 한 사람은 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의 형으로 한다’는 규정에서 알 수 있듯이 명백한 범죄행위이며, 주취소란 중 폭행, 협박이 있는 경우 형법 제136조 공무집행방해죄로 5년 이하의 징역,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처럼 엄연한 범죄행위로 규정되어 있는 관공서 주취소란 행위는 관대한 음주문화와 자극적인 치안 이슈, 과거부터 내려온 경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공권력 경시 풍조로 가려지고 가벼운 처벌로 끝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주취소란 행위가 많이 일어나는 22시부터 04시는 치안수요가 가장 많은 시간으로, 경찰관서에서의 소란·난동행위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로 돌아간다. 현장
따뜻한 봄 날씨를 만끽할 수 있는 요즘, 시민들은 움츠리던 몸을 일으켜 거리로 나옵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교통법규를 잘 지키지만, 법규를 위반하는 일부 시민들로 인해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시민들까지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경찰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순찰을 하고, 법규를 어긴 시민에게 범칙사실을 통보합니다. 그러나 간혹 법칙 사실을 부인하며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는 시민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세금이 부족해서 통고처분을 하는 것이냐”라는 말부터 “경찰관이 할 일이 없으니까 이러는 거지, 가서 신고나 제대로 뛰어라”라는 말까지 무분별한 비난을 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과속, 신호위반과 같은 교통법규를 준수하지 않는 것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시민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해마다 많은 시민들의 목숨을 빼앗아 가고 있습니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는 없지만 분명 줄일 수는 있을 것입니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각자 한 사람이 법규 하나부터 제대로 준수하고 이행한다면, 분명 교통질서가 바로 서…
경기도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도내 가맹대리점 500곳, IT·제조업체 400곳을 대상으로 ‘가맹·하도급 분야 불공정거래 실태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그 결과 많은 하도급 분야와 가맹 분야 중소업체들은 마진률·단가자료 등 부당한 자료요구나, 유통업체 판매분만 결제, 거래처·재고물품 등 강매 등의 불공정거래 행위들로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 대리점의 약 56%가 예상매출액을 서면자료로 제공받지 못했으며 45%는 영업지역을 설정하지 않았다. 물류공급 비용을 시중가격보다 비싸게 제공받은 경우도 약 28%나 됐다. 하도급 분야에서는 서면계약서 미교부와 그에 따른 계약조건 변경 및 불이행 등을 경험한 업체가 37.5%였으며 대금지급 지연이나 미지급, 일방적 가격인하 등 억울한 ‘갑질 피해’를 겪은 업체는 15.4%였다. 한 섬유제품 제조업체는 계약 이후 대기업인 원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전혀 다른 디자인 변경을 요구해와 자재를 다시 구입해야했다. 또 하도급 대금 지급시기를 일방적으로 연기하거나 현실성 없는 납품기일을 요구받았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중소기업의 핵심 기술을 부당하게 탈취하는 행위도 발생한다. 그럼에도 큰 범죄인 기술탈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