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그동안 크고 작은 숱한 위기와 시련을 격었다. 하지만 한 번도 위기에 무너져내린 적이 없었다. 위기때마다 주저함 없이 국민이 나섰기 때문이다. IMF외환위기 때도 그러했고,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그러했다. 외부의 경제적 충격과 나쁜 정치가 불러온 사회적 충격이 사회 갈등을 일시적으로 증폭시키기도 했으나, 주권자 국민의 마음이 모아지면서 갈등은 진화되었고, 끝 모를 것만 같았던 위기를 어느 순간 기회로 탈바꿈시켰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강한 회복력이고, 세계가 가장 부러워하는 대목이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위기는 과거와는 다른 양태로 확대되고 있다는 국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벌써 100일이 훌쩍 넘어버린 12.3 비상계엄 사태는 우리 사회의 혼란과 갈등을 점점 극단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임계점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처럼 불안이 엄습해온다. 우선 과거 대통령 탄핵 판결보다 늦어지는 헌재의 선고기일도 사회적 갈등을 극단으로 치닫게 하는 주요 요인이다. 노무현 대통령 때는 변론 종결 14일 만에 선고했고, 박근혜 대통령 때는 11일 만에 선고기일이 잡혔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선고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사회적 갈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국민을 계몽의 대상으로 여긴 대표적인 독재자가 히틀러였다. 그는 국민을 무지한 존재로 여겼다. 조종 가능하다고 했다. 또 쉽게 망각하는 존재였다. 반복적이고 간결한 메시지로 선전(프로파간다)하면 조작이 극대화될 수 있다고 했다.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인간의 존엄성은 안중에 없었다. 사회분열은 관심 밖이었다. 우리 역사에 갑자사화가 있다. 1504년, 연산군 10년이었다. 자신의 어머니 폐비 윤씨가 폐출되었다가 사사(賜死)되었을 때 찬성했던 사람들에 대한 처벌과 복수가 이 사화의 명분이었다. 하지만 폐비 윤씨가 사사된 사건은 22년이 지난 일로 사화의 직접 원인이 아니었다. 근저에는 자신의 절대왕정 구축에 걸림돌이었던 사간헌과 사헌부 등 감찰기관을 무력화하고 깐깐한 비판 세력이었던 선비들을 제거하려는 의도였다.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직후인 지난해 12월 5일 조선일보 주필은 ‘정말 이 정도까지인 줄은 몰랐다’는 제목의 칼럼으로 윤 대통령의 실상을 압축해 고발했다. “스스로 자폭했다”. “이성적이지 않고 극히 감정적이다”. “사려깊지 않고 충동적이다”. “남을 존중하지 않는다” 등 대통령의 자격 상실을 요건을 적나라하게 열거했다. 민주당의 몇 개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수원과 용인, 안양에 큰 선물을 줬다. 김 지사가 11일 수원 월드컵경기장 야외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회타운 3대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수원월드컵경기장, 용인 플랫폼시티, 안양 인덕원 역세권에 2030년까지 새로운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관련기사:경기신문 12일자 1면, ‘김동연, 더 고른 기회로 삶의 선진국’ 만들 것‘) 김 지사는 우만테크노밸리는 경기 남부의 AI지식산업벨트와 경기 북부까지 이어지는 바이오 벨트를 잇는 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용인플랫폼시티는 반도체 메카 동탄테크노밸리로 이어지면서 AI와 반도체 산업을 하나의 생태계로 만들고, 안양 인덕원 기회타운은 경기 남부의 테크노밸리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핵심 고리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서울대농대, 농촌진흥청, 기상청 등 국가 공공기관과 경기교통공사,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경기도농수산진흥원,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경기도사회서비스원 등 도 공공기관이 잇따라 이전했고, 앞으로 경기연구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주택도시공사, 경기도일자리재단, 경기관광공사,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경기문화재단 등도 이전을 추진하고 있어 불만이 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라고 우크라이나를 압박한다. 우크라이나는 아쉬워도 끝낼 수 밖에 없다. 우크라이나가 열세에 있는 사이 러시아는 조금이라도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려 필사적이다. 막판 최전방에 북한군을 세웠다. 수천명이 죽었다는 믿기지 않는 통계가 나왔다. 전우의 시체를 넘으며 싸우는 기술은 날로 늘어 전투력이 높아졌다는 소식이다. 국가는 병사를 전장에 내몰면서 참전 사실마저 부인한다. 그러나 한국어를 사용하는 포로를 감출 수 없다. 처음 붕대를 감은 북한 군인을 뉴스로 보았을 때 가짜라 생각했다. 북한군인 참전은 사실로 나타났다. 휴전 협상에서 포로는 가장 큰 이슈가 된다. 이슈가 되는 북한군 포로를 놓고 벌써부터 신경전이다. 국가가 참전을 부인하니, 병사에게 국가는 없다. 그렇다고 러시아 군인도 아니다. 그들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한국어를 할 줄 아는 병사는 한국을 희망한다. 이들을 국내로 송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병사는 한국으로 올 수 있을까. 참전을 부인하는 국가는 포로를 송환할 생각은 있는가. 존재조차 인정되지 않는 병사에게 어떤 선택이 있을까. 그들은 귀향할 수 있을까. 병사의…
[ 경기신문 = 황기홍 기자 ]
생활고 등 다양한 이유로, 가족들을 살해한 후 사망하는 야만적인 가족살인 비극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수원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되는 끔찍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 처자식 등 가족은 엄연히 별도의 인격체를 지닌 독립적 생명이다. 도대체 왜 귀한 생명을 무참히 살해하고 숨지는 비극이 그치지 않는가. 제대로 된 교육과 계몽을 통해서라도 이 그릇된 인식과 몰상식한 사고체계는 하루빨리 세척돼야 한다. 수원중부경찰서에 따르면 10일 오전 11시쯤 수원시 장안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40대 남성이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남성의 신원 확인을 통해 이 아파트 주민이라는 사실을 파악한 후 집 내부를 수색했다. 그 결과 경찰은 안방에서 숨진 남성의 40대 아내와 중학생인 큰아들, 초등학생인 작은 딸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의 목 부위에는 졸림 흔적과 불을 지핀 흔적 등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유서는 없었다. 경찰은 자영업자인 남성이 지인에게 3억 원가량의 돈을 빌려준 뒤 이를 되돌려 받지 못해 생활고를 겪어 왔던 사실을 파악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해당 지인에게 여러 차례 “생활이 어려우니, 빌려준 돈을 빨
새로운 기술로 등장한 인공지능은 다양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우리에게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기계의 행동은 실제 우리의 행동과 비교된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라는 용어가 세상에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75년 전의 일이다. 1950년 수학자 앨런 튜링은 ‘컴퓨팅 기계와 지능’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여기서 그는 기계에 지능을 부여할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이게 바로 ‘튜링 테스트’ 개념이다. 그는 기계가 인간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어느 정도 완벽하게 파악했다. 즉, 어떤 사람이 인간과 대화 하고 있는지 아니면 기계와 대화 하고 있는지 구별이 불가능하다면, 이는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것이다. 이즈음 워렌 위버는 기계가 자동으로 텍스트를 번역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냄으로써 인공지능에 의한 번역의 역사를 예고했다. 그로부터 단 5년 만인 1956년, 인공지능은 전 세계적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미국의 명문 대학들은 앞 다퉈 인공지능 연구에 들어갔다. 기술 혁명은 점점 더 가속화됐고 많은 전문가는 인공지능이 2000년대에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혁명이 그리
보험연구원이 지난해 실시한 연구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1%는 가족 간병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가장 선호하는 간병 형태로 ‘재가서비스’를 선택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노인 실태 조사’에서는 건강을 유지하면서 현재 거주지에서 계속 살기를 희망하는 노인이 87%를 상회하였다. 내년 3월부터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됨에 따라 지역사회에 적합한 돌봄·의료 서비스 모델 및 보건의료와 연계한 통합 돌봄 거버넌스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전반적인 의료·돌봄·복지 수요를 바탕으로 재택의료센터를 확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체계적이며 통합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초고령사회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정부는 요양시설에 입소하지 않고도 내 집에서 필요한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고 장기요양 공급 체계 전반에 대한 개편과 제도적 개선을 병행해 가기로 했다. 전국적으로 95곳에 불과한 재택의료센터를 2027년까지 250곳으로 확대함으로써 노인들이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돕는 ‘재택의료’를 강화하고,…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