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 동안 국민들의 한강 출입을 막았던 한강 철책선이 드디어 제거되기 시작했다. 지난 19일 고양시 시정연수원에서 열린 제거 기념식에 이어 오는 30일까지 행주대교 구간부터 김포대교까지 약 3.6㎞에 이르는 철거를 제거할 계획이라고 한다. 고양시에 위치한 나머지 9.3㎞ 잔여구간 역시 군부대와의 협의를 거쳐 오는 2013년 3월까지 철거를 완료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분단과 적대감, 그리고 이산으로 인한 슬픔의 상징인 철책이 제거되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이 소식을 들으면서 동서간, 노소간, 빈부간 우리 사회내부에 존재해 있는 분단의 철책도 이처럼 제거됐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한강 철책선 제거 작업이 완료되면 그 동안 접근이 금지됐던 한강 둔치가 공개된다. 경기도의 계획에 따르면 고양시 구간은 생태습지 보전과 고양시에 추진중인 한류월드와 연계해 개발하고, 한강을 마주하고 있는 김포시 구간 역시 기존 한강시네폴리스 사업과 연계한 친환경 하천 둔치로 개발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미 김포시는 지난 4월 9일부터 철책제거를 실시하고 있는데 고촌면 전호리~운양동 일산대교 9.7㎞의 철책 완전철거가 이뤄지는 시점에 별도의 기념행사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
남도의 봄소식을 들은 지도 한참됐는데, 봄은 따뜻한 남쪽에서 노닥거리며 여유를 부리고 있다. 그러나 이제 뒷산등성이를 넘어오는 바람이 모질지는 않다. 봄은 겨우내 차가워진 대지를 천천히 데우며 여름을 숙성시킨다. 세상 만물들은 고유의 물성(物性)을 완성하는 데 숙성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김치나 간장, 된장도 효모들이 작용하는 시간을 가져야 비로소 제 맛을 내고 건강에 유익한 물질도 생성된다. 밀가루 반죽도 맛있는 빵이 되려면 미생물에 의해 특유한 맛과 향이 생성되는 숙성이 필요하며, 포도주는 숙성기간이 길수록 좋다. 흔히들 생선회는 낚시에서 바로 올렸을 때가 싱싱해 가장 맛있다고 한다. 그러나 미생물이 작용하는, 일정 시간이 지나야만 최고의 맛을 낸다. 돼지나 쇠고기 등의 육류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아우르고 융합하는 숙성을 거쳐야 비로소 각기 제 몫을 한다. 우리들의 세상사에도 숙성기간이 필요하기는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엇에 쫒기듯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하고 지나치게 조급하다. 그래서 우리는 중국인들처럼 만리장성이나 자금성 같은 거대 구조물은 만들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이런 구조물은 몇 세대를 두고 여유롭게 작업해야 하는데, 우리처럼 빨리 끝을 보
예년과 달리 올해 봄은 유난히 늦게 찾아왔다. 들판과 거리에 아직 꽃이 만개하지도 않았는데, 소중한 꽃 한 송이가 지고 말았다. 얼마 전, 꽃샘추위와도 같은 일이 수원에서 벌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1일 20대 여성이 성폭행을 당한 뒤 잔인하게 토막살인돼 우리 사회를 온통 충격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사건 자체가 보여주는 범인의 잔인함도 혀를 내두를 정도이지만, 피해자의 신고에도 경찰이 초동수사 단계부터 안이한 대처를 했기 때문에 국민에게 실망을 안겼다. 사건 발생 10시간 뒤인 2일 오전 9시 20분에 사건현장 인근을 탐문하던 경찰이 1층 다세대 주택에서 사건의 피의자인 오 씨를 붙잡았다. 하지만 경찰이 초동수사를 제대로 못했다는 점에 책임을 느낀 조현오 경찰청장이 사퇴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의 피의자인 오 씨는 경찰조사 결과 그동안 거제도, 용인, 대전, 부산, 제주도, 수원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거주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경찰은 거제도, 용인, 대전, 부산, 제주도, 수원 등 6개 지역의 미귀가자 및 실종자 150여 명을 중심으로 오 씨의 여죄를 수사해 왔는데, 이들 지역은 물론 서울 지역 미귀가자 및 실종자 명단과 오 씨가 관련이 있는 지 여부를 수사할…
드디어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칼을 빼들었다. 한없이 망설이던 김 지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결정을 위한 선거전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사실 김 지사의 대권도전은 시기가 문제였지 새로울 게 없다. 그 동안 김 지사의 정치적 발언과 행적은 늘 대권을 향해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도지사 재임에 성공한 김 지사는 벌써 6년이나 경기도를 기반으로 대권 의지를 다져왔다. 하지만 김 지사의 대권가도가 그리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김 지사의 측근중 측근인 차명진 의원은 김 지사의 대선출마 소식을 전하며 “돈, 조직, 지지율 없습니다. 똘마니 몇 명과 열정뿐”이라고 고백했다. 하여튼 김 지사의 출마로 총선이후 곧바로 대권경쟁이 가열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시점에서 경기도민들은 그의 출마보다는 도지사직 사퇴에 더욱 관심을 갖고 있다. 김 지사는 대권도전을 선언하면서 지사직에 대해서는 심사숙고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 당헌과 당규는 도지사직을 유지한 채 대권경선에 참여하는 것을 열어놓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대권경선에 나서는 김 지사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무엇보다 경기도민을 위해서는 사퇴가 빠를수록 좋아 보인다. 혹자는 김 지사가 연임에 성공하면서 “경
君子交絶不出惡聲 군자는 절교 후에도 상대방을 욕하거나 헐뜯지 않는다 군자는 사람과 교제를 끊더라도 그 사람의 단점을 말하지 아니하며, 충신은 나라를 떠나더라도 자기의 결백을 밝히려고 군주에게 허물을 돌리지 않는다(忠臣去國不潔其名, 충신거국불결기명). 군자는 가치나 본받을게 없는 사람과의 교제를 끊었다 하더라도 그 상대방의 험담을 하지 않으며, 충신은 섬기던 나라에 실망해 그 나라를 떠나더라도 자신의 명분을 세우기 위해 떠난 나라의 안 좋은 점을 공개해 자신만이 고결함을 내 보이려고 하지 않는다. 특히 관계가 나빠졌을 때가 문제다. 그럴 때 상대를 욕하고 헐뜯으면 결국 자기가 자기를 욕하고 헐뜯는 것이나 다를 바 없으니 관계가 좋아 않아 헤어질 때 상대에게 욕하거나 헐뜯지 않는 것이 자기를 위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그것이 자기만의 인격을 무너뜨리지 않고 사람들 속에서 인정받고 살아가는 길이 될 것이다. 익자삼우 손자삼우(益者三友 損者三友)란 말이 있다. 사귀어서 유익한 세 가지 유형의 벗이 있고 해로운 세 가지 유형의 벗이 있다. 정직한 사람, 성실한 사람, 견문이 풍부한 사람과 남의 비위를 잘 맞춰 아첨하는 사람과 대인관계는 부드러우나 성실이 없는 사람,
현재 21세기는 문화관광의 시대라고 할 만큼 점차 그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또한 세계화·정보화 시대를 맞아 문화적 마인드와 문화적 사고를 기저로 한 지역문화축제들이 관광객 유치를 위한 도구로서 그 매력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문화관련 이벤트 행사는 관광을 촉진시키고 우리의 고유한 관광자원을 홍보하며, 국가의 유산과 예술의 여가활동을 뒷받침함과 동시에 지역개발의 활성화를 촉진시키는 척도가 되고 있다. 특히 문화를 통한 축제의 관광적 기능은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역을 기반으로 훌륭한 사회문화적 관광자원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보여진다. 최근 지역 경제 활성화의 한 일환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산업이 대두되면서 각 지역별 특색 있는 축제들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에 있고, 축제 행사기간을 통해 관광객이 그 지역에 유입되는 좋은 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에 기반을 둔 각종 문화관광축제들은 전통문화와 독특한 주제를 배경으로 지역축제를 매개체로 더욱 관광상품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이 말은 지역성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는 각종 축제의 개최건수의 횟수와 종류만 봐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축제빈도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결국 도지사 직을 던지고 대선에 나간다고 선언했다.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고 봐야 하나. 그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경제양극화 해결, 일자리 창출, 민생의 문제를 풀고 미래성장 산업을 키우는 동시에 정치선진화를 위해 몸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도민들에게는 경기도정의 장기간 표류라는 고통을 안겨주게 됐다. 2년 전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지사 선거 재선에 도전하면서 김 지사는 경쟁후보가 대선출마를 위한 도지사직 사퇴 의향을 묻는 질문에 정면대응하며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응수해 왔다. 그러나 오늘 기자회견에서 대선후보 예비후보 등록을 위해 도지사직에서 사퇴할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발언하면서 그때 약속은 지켜지지 못하게 됐다. 김 지사의 이번 출마선언을 보면서 도민들이 우려하고 걱정했던 것들이 현실로 드러났다고 보는 것이다. 김 지사는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저 김문수는 자금, 인력, 조직이 없고 대세론도 없다. 그래서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만류하는 분도 많았다”면서 “제가 과연 이 시대가 요구하는 대통령의 자격을 갖고 있는지 번민도 했지만 국민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을 더욱 위대하게 바꿔 나가는
최근 인터넷에서 ‘수원’을 검색하면 ‘토막살인사건’, ‘수원 여성 납치 살해사건’ 등 부정적인 글들이 많이 뜬다. 세계문화유산 화성이 있는 역사와 문화의 도시, 월드컵 경기가 열렸던 스포츠의 도시, 마을 르네상스의 도시 등 수원시가 추구해오던 자랑스런 이미지는 단 한명의 사이코패스 중국인 살인마에 의해 ‘여성 토막살인사건의 도시’라는 끔직한 이미지로 바꿔 버리고 말았다. 흡사 수원이란 도시가 살인을 저지른 듯하다. 따라서 수원시민들의 억울한 심정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지동주민들의 속은 얼마나 많이 상해 있을 것인가. 이 사건 이후 확실히 수원의 이미지는 많이 망가졌다. 최근 수원시민들은 외지, 또는 외국에 사는 친인척들로부터 ‘괜찮으냐’는 전화를 받곤 한다. 또 딸이 있는 집의 가족들은 귀가가 조금만 늦어도 전전긍긍한다. 이에 따라 염태영 수원시장이 최근 발생한 ‘수원 토막살인사건’의 명칭을 ‘오원춘 사건’으로 변경해 달라며 수원지검을 비롯해 경기지방경찰청 및 산하 경찰서, 각 언론사 등에 공식 요청했다. 염 시장은 ‘수원’이 포함된 사건 명칭으로 인해 ‘범죄 도시’의 이미지를 부추기고,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한다고 밝히고 있다. 충분히 이해가 된다.…
아직도 작가 친구에서 “야, 그림 한 점만 줘봐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말은 “야, 돈 좀 줘봐라(공짜로)”하는 말과 똑같이 들린다. 예술품에 대한 인식이 이 정도니 저작권에 대한 인식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아직도 예술가를 이슬만 먹고 사는 고상한 존재로 생각한다. 예술가로 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1888년 빈센트 반 고흐가 프랑스 남부도시 아를(Arles)에서 생활할 때, 고흐는 한 달 생활비로 200프랑 정도를 썼다. 당시 아를의 체신공무원 조셉 룰랭이라는 사람은 한 달 월급이 135프랑(고흐의 편지)이었는데, 그는 그 돈으로 부인과 세 명의 자녀들과 살았다. 고흐는 친구 룰랭이 어렵게 생활하는 것을 안쓰러워 했지만, 공무원보다도 더 많은 돈을 생활비로 썼던 고흐의 생활은 말이 아니었다. 재료비는 늘 고흐의 고민이었다. 아를에서 고흐는 한 달에 대략 200프랑의 돈을 생활비와 재료비로 썼다. 아를에서 고흐가 쓰던 캔버스는 개당 4프랑이고, 물감은 개당 1.5프랑으로 고흐가 한달에 20점의 유화를 그린다면 한 달에 캔버스 비용으로 80프랑을, 그리고 한 달에 물감 값으로 30프랑을 쓰게 돼 총 재료비로 약 110프랑을 지출하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가 교육과학기술부와 학교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전국 초등학교 4학년생부터 고교 3학년생까지 559만명을 대상으로 처음 실시한 전수조사 결과다. 지난달 중간발표를 통해 응답자의 12.3%인 17만명이 폭력을 경험했고, 특히 전체 초·중·고교 1만1천672곳 중 82%인 9천579곳에서 일진 등 폭력 서클이 있다는 답변이 나와 학교폭력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줬다. 지금 이시간에도 학교내에서 어떤 형태로든 폭력이 자행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교육 책임자들은 겉으로 폭력이 드러나지 않아 사회적 여론화가 되지 않고 있는데 무슨 학교폭력이 성행하고 있느냐고 오판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학교내에서 급우를 괴롭히는 행위들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알고도 모르는척 하는 것인지 그정도쯤은 학교폭력의 범위에 들지 않는다고 애써 축소하려는지는 알 수 없지만 교육책임자들의 안일한 대처가 큰 화를 키우게 마련이다. 학교내 폭력을 효율적으로 제어하지 못하는데는 학생인권조례가 한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학교측은 보고 있다. 학생들의 무례한 행동을 제어하거나 또 학내 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려고 해도 학생들은 번번히 학생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