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성정(性情)을 잘 보여주는 표현 가운데 ‘홧김에’라는 말이 있다. ‘홧김에’ 때리고, ‘홧김에’ 들이받는 등 ‘홧김에’ 사고 친다는 말이 뒤를 잇는다. 신문의 사회면을 들추면 정말 어이없는, 혹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사건사고들이 꼬리는 무는데 대부분은 ‘홧김에’ 저지른 실수다. 운전자간 사소한 싸움이 ‘홧김에’ 되돌릴 수 없는 최악의 사고를 낳고, 술자리의 사소한 다툼도 ‘홧김에’ 수십년 우정을 갈라놓는다. 이러한 ‘홧김에’ 저지른 일 가운데 가장 후회스러운 것이 아마도 ‘이혼(離婚)’일 것이다. 몰론 누가 들어도 이혼할 수밖에 없는, 혹은 꼭 이혼해야 하는 사연이 있다. 하지만 ‘칼로 물베기’라는 부부싸움이 발전해 부부 모두가 후회하는 결론에 도달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이다. ‘홧김에’ 본인들은 물론 자녀들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 성급함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가 ‘이혼숙려기간제’다. 대법원이 지난 2008년 6월 22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이혼숙려기간제’에 따라 자녀를 둔 부부는 합의이혼의 전제로 3개월간의 이혼 숙려기간을 거쳐야 한다. 자녀가 없는 경우도 1개월간은 시간을 두고 이혼에 대해 이성적 판단의 시간을 가져야 합의이혼으로
집단행동이 누군가를 볼모로 한다면 심각한 일이다. 한참 전 일이지만 의료분쟁이 일어났을 때 의사들이 진료를 거부했던 일이 생생하다. 그러한 집당행동 이면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피해자가 우리 주변에 있는 이웃이라고 생각하면 자제했어야 마땅하다. 전국 민간 어린이집들이 보육료 현실화 등을 요구하며 27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집단 휴원을 예고한 첫 날 실제 문을 닫은 어린이집이 많지 않아 일단 ‘어린이집 대란’을 피했다. 그러나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측이 오는 29일 당직 교사 등까지 모두 손을 놓는 완전 휴원을 경고하고 나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휴원으로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기고 일터로 나가야 하는 맞벌이 부부 등이 특히 큰 불편을 겪게 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어린이집은 휴원에는 동참하되 당직 교사 배치 등 임시 조치를 취해 후유증을 최소화시키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실제로 문을 닫은 어린이집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집연합회는 이번 휴원 이유로 보육료 현실화와 규제 철폐 등을 들고 있다. 보육료에 대한 정부지원의 경우 교육과학기술부 관리감독을 받는 유치원은 종일반 지원 명목으로 1인당 5
가끔씩 중국에서 전해지는 불량식품 뉴스를 접할 때마다 경악을 금치 못한다. 시궁창에서 건진 식용유로 만든 음식, 가짜 달걀, 플라스틱 국수, 가짜 술, 염색만두, 형광 쇠고기 등…. 입이 딱 벌어지게 하는 기상천외한 가짜 불량식품들은 중국인들의 건강을 해치게 할 뿐 아니라 중국이란 나라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일부 식당들도 문제가 많다. 손님이 먹고 남긴 음식을 다른 손님 상에 내놓는가 하면 원가가 싼 수입 불량식재료를 사용해 조리하고 국산이라고 속이는 행위를 하다가 적발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먹을거리 가지고 장난치는 행위는 가장 지탄받아야 할 범죄 중의 하나다. 돈이 좀 있다고 해서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기본에 충실하고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사회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국민들의 의식이 성숙해야 선진국인 것이다. 특히 음식은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잘못된 음식은 건강을 크게 위협한다. 음식물을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들이 있는 나라는 선진국이 아니다. 경기도가 불량식품을 만드는 식품위해사범을 강력하게 단속하겠다는 소식은 그래서 반갑다. 도는 건강을 위협하는 불량한 먹을거리를 뿌리 뽑기 위해 도 특별사법경찰단(이하 도 특사경)
농업기술마케팅과 농산물마케팅은 기본적으로 ‘기술’과 ‘농산물’이라는 제품을 교환하기 위해 행해지는 일련의 마케팅활동을 한다는 측면에서 같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농산물에도 마케팅이 필요한 것처럼 기술도 마케팅이 필요하다. 다만 마케팅대상이 기술이라는 무형자산이냐 농산물 같은 유형자산이냐가 다를 뿐이다. 새로운 기술만 개발하면 시장에서 팔릴 것이라는 공급자 지향적 사고는 과거 기술공급이 부족했을 때에는 적용됐으나 현재는 시장수요 변화를 먼저 예측한 후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수요자 지향적 사고로 전환되고 있다. 따라서 농업기술개발의 효과성 및 효율성 등을 새로운 기술개발에 대한 마케팅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수많은 농업기술들이 마케팅으로 연결돼 영농현장에서 상품화로 포장돼 중요한 신기술로 평가·활용되고 있는 기술은 과연 얼마나 될까? 농업기술도 농산물처럼 상품이라는 측면에서 기술개발에 투입된 비용, 기술개발·보급 활용에 따른 수익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즉 제품, 가격, 유통, 판매 촉진을 종합화해 기술마케팅을 실시함으로써 효과적으로 고객에게 유용한 기술이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접목으로 마케팅효용을 증가시킬 수 있는
수원은 다른 시와는 달리 정조대왕이 200여년전 건설한 화성이 도심의 한쪽부분을 감싸고 있다. 한 때 화성 안은 수원의 중심지로서 경기남부지역의 대표적인 상권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그러나 수원시도 여느 도시와 마찬가지로 주변지역의 도시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화성 안은 수원의 중심지로서의 의미가 퇴색되기 시작했다. 30여년 동안 주민 이탈현상이 심화되면서 도심공동화가 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있다. 민선시대를 거치면서 단체장들을 비롯한 지역 정치인들은 너도나도 앞장서서 그럴싸하게 포장된 화성개발사업이란 것들을 벌려놓았다. 수천억원이 들어가는 화성개발사업이란 것이 제대로 진행된 것은 거의 없다. 정치인들이 큰 소리 친거와는 달리 예산을 확보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결국 주민들의 재산권만 묶어 놓은 채 허송세월했다. 어느날 느닷없이 팔달구청이 화성박물관 부지안에 건립된다는 계획이 발표됐다. 그리고 116년 역사를 자랑하는 수원신풍초등학교를 다른 곳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 추진됐다. 신풍초 이전문제가 수원시민들의 최대 관심사가 된 것이다. 현재 초등학교내에 화성행궁의 일부시설물에 해당하는 우화관을 건립한다는 이유에서다. 신풍초는 팔달구 신풍동에 위치해…
지난 25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화성행궁 옆 행궁길에서는 아름다운 행궁길 조성기념 개막행사가 개최됐다. 흥겨운 음악과 맛있는 음식냄새로 넘쳐났다. 거리를 걷는 시민과 국내외 관광객들의 표정도 즐거워보였다. 인근 많은 공방들과 음식점들이 참여한 이날 행사에는 염태영 수원시장과 부시장, 강장봉 수원시의회 의장과 지역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 문화예술계 인사들, 수원시 관내 마을만들기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개막축제를 즐겼다. 한쪽에서는 이 거리 음식점들이 자기 가게의 메인 메뉴를 들고 나와 무료시식회를 열었고, 공방에서 직접 만든 예쁘고 다양한 상품들이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돼 인기를 끌었다. 한 젊은 외국인 여성 관광객은 공방주인이 직접 만든 막사발 찻잔을 한꺼번에 10여개나 사기도 했으며, 역시 젊은 외국인 부부는 개업한 지 얼마 안되는 민속주점에서 해물파전과 막걸리를 주문해 맛있게 먹다가 풍물놀이패가 지나가자 밖으로 뛰어나가 신기한 듯 연신 사진을 찍어대기도 했다. 이날 행사를 지켜보면서 왜 지금까지 이 거리를 살리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원래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젊은이들은 이 거리를 걷기 좋아했었다. 왜냐하면 70년대까지만 해
非我而當者吾師也 내 잘못을 보고 비난하고 지적하는 사람이 곧 나의 스승이다 是我而當者吾友也(시아이당자오우야)는 나의 올바른 언행을 옳다고 말하는 자는 나의 친구다. 누구라도 나의 잘못에 대해서 잘못했다고 비판하고 내 결점을 찾아내어 바른 말로 지적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나의 스승이라고 생각 한다. 상대방의 옳은 언행을 보면 몸을 가다듬어 반드시 스스로를 살펴볼 것이요, 상대방의 옳지 못한 언행을 보면 민망하게 여겨 반드시 스스로를 반성해 볼일이다. 그리하여 만일 옳은 면이 내게 있거든 굳건히 지녀 반드시 스스로를 기뻐할 것이요, 만일 옳지 못한 면이 내게 있거든 재해가 닥치듯이 놀라 반드시 스스로를 경계할 일이다. 道吾善者是吾賊(도오선자시오적)란 말이 있다. 이는 나의 좋은 점만을 말해주는 사람은 나의 적과 같다는 말인 것이다. 그리고 道吾善者是吾師(도오선자시오사)란 나의 나쁜 점을 말해 주는 사람은 나의 스승이다 라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감에 있어 많은 사람과 만나고 교제하곤 한다. 그 속에서 나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도 있다. 이를 미뤄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일이니 어찌하면 잘 가릴 수 있을
요즘 봄바람 보다 앞서 모 방송에서 사극 열풍이 불고 있다. 장차 중전이 될 세자빈을 간택하는 장면에서 임금이 규수들의 영민함을 보고자 질문을 한다. “너희가 보기에 내가 몇 냥이나 돼 보이느냐?” 한 규수가 답하기를 한 냥이라고 답하고 그 뜻을 물으니 곤궁한 백성에게 있어 한 냥의 소중함과 절박함을 이야기하며 한 냥을 중히 여기는 백성들을 위해 선정을 베푸는 것이 성군의 덕목이라고 아름다운 용모보다 더 빛나는 지혜를 드러내 보인다. 예로부터 왕비 간택에 관한 잘 알려진 일화가 있다. 그 중 가장 아름다운 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만백성을 따뜻하게 해주는 목화가 가장 아름다운 꽃이라고 답한 규수가 왕비로 책봉됐다는 이야기가 종종 인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에 아름다운 것이 어디 꽃뿐이라 하랴. 우리 집 주변에는 어린 아이들을 태운 노란 차가 오가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아침이면 예쁘게 차려입은 아이들이 친구들과 선생님이 반기는 차를 타고 손을 흔들며 사라진다. 우리 나이쯤이면 대부분 자녀들이 집을 떠나 식구가 없어 음식을 해도 맛도 모르겠고 없어지지도 않다가 그냥 버리기 일쑤라고 불평들인데 평소 친하게 지내는 사람 중에 아이들이 여럿이라 큰 아이들
학교 폭력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경찰은 교육당국의 입장을 존중하는 동시에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학교폭력사태는 교사의 힘 만으로는 막기가 어려운 한계상황에 직면했다. 학교는 지역사회단체와 치안예방을 위해 구성된 민간기동 자율방범대며, 행정기관인 주민자치센터 협력단체와 행정과 유기적으로 연계를 해야 하고, 경찰의 적극적인 도움과 협조를 수용해야 한다. 경찰을 비롯한 사법기관이 교육현장까지 접근하는 시대적 현실은 불편한 현실일 수 있지만 교권이 무너지고 학생들의 언어폭력과 행동방식들의 시대상황은 인성과 윤리를 넘어선 일탈행위에 모든 사회기능이 더 이상 방관하거나 침묵해서는 안 된다. 경찰은 잇따르는 학교 폭력에 강력하게 대처하기 위해 ‘학교 폭력 수사 전담팀’을 이미 구성했고, 수사경찰도 학교폭력을 형사법적 틀에서 벗어나 안전과 인권수호자로 능동적인 노력으로 근원적인 해결자로 학교폭력 대응의 소명을 다해달라고 전국의 수사경찰에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학교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경찰서 강력팀 외근 형사들이 주도해 학교 폭력에 사전 대응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각 경
과거 기자(記者)를 선비와 동일시하던 시절이 있었다. 행동거지가 똑바르고, 고준담론 속에 대의를 우선시하며 사회를 계몽하는 기능을 담당했다. 그 시절 기자들의 기사 한 줄은 그야말로 신뢰의 상징이었고, 주의주장은 사회의 죽비가 되고 등대가 됐다. 작은 가슴에는 거대한 불의에 대항하는 결기와 어려운 생활상을 견뎌내는 정신이 실아 있었다. 요즘 기자세계의 세태도 변했고 대안언론의 등장으로 기자들의 양태도 변모하고 있다. 특히 전성기를 구가하는 SNS의 슈퍼파워 블러거들은 웬만한 신문의 발행부수를 능가하는 수십만 혹은 수만 명의 팔로어(Follower)를 이끌고 있다. 그들은 날카로운 지성과 전문지식을 겸비하고 기자를 능가하는 수준의 기사를 양산하고 있다. 이들에 슈퍼 블러거들은 열광하는 팔로어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기반으로 언론을 넘어서는 여론형성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또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의 발전으로 전 국민이 기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여서 사건사고의 현장 곳곳에서 올리는 ‘시민 기자’들의 속보성을 기자들이 따라가기는 불가능한 형편이다. 여기에 젊은층을 중심으로 대안언론이라 할 ‘나는 꼼수다’, ‘뉴스타파’, ‘제대로 MBC’ 등으로 시선이 편향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