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壬辰年) 새해가 갖는 의미로 대한민국 국운융성의 기로에 서 있다는 전환기적 상황과 인식에 이견은 없을 것이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은 2012년이 격동과 격변의 한 해가 될 것임을 상징적으로 예고한 서막에 불과할 수도 있다. 우리가 처한 대내외적 여건이 결코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실시되는 양대 선거는 단순한 권력교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제 때에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신년화두로 ‘임사이구(臨事而懼)’를 선정했다. ‘큰 일에 임하여 엄중한 마음으로 신중하고 치밀하게 지혜를 모아 일을 잘 성사시킨다’는 사자성어에는 여러 함의가 담겨 있겠지만 격동의 한반도 상황을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읽혀진다. 새해 벽두의 화두는 역시 최대 현안인 남북관계이다. 북한은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3대 부자세습 체제인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대내외에 천명하고 새 지도부의 노선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2일 신년 특별연설을 통해 남북관계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전반에 관한 구상을 제시할 방침이다. 양측의 공통된 과제는 대화채널의 조속한 복원과 신뢰 구축이다. 그래야만
한국 현대사의 큰 획을 그었던 많은 인물들이 최근에 잇따라 세상을 떠나 국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그중 한분이 ‘민주화 운동의 대부’라고 일컬어지는 김근태 선생이다. 구랍 30일 오전 5시 31분 별세했는데 겨우 64세다. 아깝고 또 아까운 인물이다. 정치인답지 않게 평생 청렴했고 올곧았다. 사랑이 넘쳤다. 박정희 정권의 부정선거 파동이 일어났던 71년 서울대 내란음모사건으로 수배를 받았고,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과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활동을 통해 수배와 투옥을 되풀이했다.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고 1985년 악명 높은 ‘고문 기술자’ 이근안에게 받은 참혹한 고문으로 평생 고생했다. 고문 후유증이 어느 정도였는가 하면 고문을 당했던 가을만 되면 한달 이상 끔찍한 몸살을 앓았으며 고문대에 묶였던 기억 때문에 치과 치료를 못했다. 삼복중에도 추위를 느껴 에어컨을 틀지 못했다. 고문의 충격으로 인해 파킨슨씨병을 앓아 몸과 말이 어눌해졌다. 김근태 선생의 자서전 ‘남영동’에서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기술한다. ‘머리와 가슴, 사타구니에는 전기 고문이 잘 되게 하기 위해 물을 뿌리고, 발에는 전원을 연결시켰습니다. 처음엔 약하고 짧게, 점차 강하고 길게,
얼마 전 종영된 ‘뿌리 깊은 나무’를 보았다. 드라마는 한글 창제를 둘러 싼 일련의 과정을 보여 주며, 조선의 뿌리 깊은 나무가 ‘백성’이라는 메시지로 끝이 났다. 당시의 ‘백성’은 지금의 ‘시민’이다. 지금도 ‘시민’이 지방자치의 ‘뿌리 깊은 나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최근 몇 해 동안 ‘뿌리 깊은 나무’가 흔들리고 있다. 경제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올 한 해 동안 사회·경제적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고 치솟는 물가와 전세, 높아만 가는 실업률과 늘어만 가는 가계부채는 서민경제를 뿌리 채 흔들었다. 경제가 불안할 때 ‘시민’에게 그나마 다소간의 위안과 울타리가 되는 것이 ‘복지’다. 그리고 더 좋은 복지는 뿌리가 깊고 튼튼한 ‘지방재정’이라는 나무로부터 나온다. 시 정부는 바로 ‘시민’과 ‘지방재정’이라는 두 나무를 잇는 ‘연리지(連理枝)’다. ‘연리지’는 한쪽 나무에 병충해가 있으면 다른 나무가 영양분을 공급하여 병을 이기도록 만든다. 시민(나무)에게 어려움(병충해)이 있으면 시 정부(연리지)는 지방재정(다른 나무)을 통해 어려움을 해소하고 시민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2011년 시흥시는 ‘연리지’의 역할을 제대로 수
‘근하신년(謹賀新年)’은 새해를 축하한다는 덕담으로 새해가 되면 주고받는 인사말이다. 1월 1일 새해 첫날은 지난 2000년부터 휴일이 하루로 줄고, 설날이 멀지 않아 세시풍속과 가족모임 등은 확실히 줄었으나 새해 덕담을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날이다. 우리는 이날, 1년 동안의 안녕(安寧)을 바라며 주로 건강, 사업, 시험합격, 결혼, 취직, 승진 등등을 기원한다. 몇해 전에는 TV CF를 통해 인기를 끈 ‘부~자 되세요’가 대세였으나 지나친 물신풍조를 조장하는 씁쓸함을 남긴 적도 있다. 전래된 덕담들을 보면 우리 선조들은 허투루 건네는 말에도 힘이 있다고 믿은듯 하다. 그래서 ‘말이 씨가 된다’는 속언이 전해 내려오고, 어르신들도 “‘죽겠다, 죽겠다’하지 말고, ‘살겠다’고 하라”며 어린 손자들을 다독이곤 한다. 그런데 준비하지 않은 덕담은 자칫 상대에게 오리혀 상처를 줄 수 있는 만큼 새해 마주할 이들의 면면을 떠올리며 적당한 덕담을 골라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노처녀에게 “올해는 꼭 시집가라”는 말이나 수험생에게 “좋은 대학 가라”는 등의 말은 덕담이 될 수 없다. 무엇보다 친인척이 모이는 명절이 싫다는 취업준비생에게 “올해는 꼭 백수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때를 다원화의 시대라고 일컫는데 동의하고 있다. 다원화는 ‘여럿이 됨, 여럿이 되게 함’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는 것처럼 다양한 사람들 그리고 각자가 속한 여러 집단들 간의 경쟁과 협력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다원주의는 기본적으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데서 시작되기 때문에 특정 가치관에 기초한 의견이나 입장이 무조건적으로 수용될 수 없으며, 여러 의견들이 서로 경쟁하고 조정하면서 올바른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을 바람직하게 여긴다. 아울러 다양성을 최대한 증가시키는데 관심을 둔다. 즉, 다원주의자들은 다양한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무정부 상태로 빠지지 않으면서 조화롭게 생활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에 관심을 갖는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너와 내가 서로 만나 도움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도움을 받기도 하며 본의 아니게 손해를 끼치기도 하고 손해를 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구가 증가하고 사회가 다원화됨에 따라 우리는 더욱 계산적이고 합리적이며, 개인주의적으로 변하고 있다. 옛 어른들은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강조했고 자신을 심히 비방하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학교 내에서 동급생이나 상급생들로부터 끊임없는 폭력에 시달리고 있을까를 생각하면 잠이 오질 않을 지경이다. 국민 모두가 그러리라고 생각한다. 학교폭력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 학교 관계자들의 설명이고 보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기도교육청도 김상곤 교육감이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지시했지만 이러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리라고 기대하는 학부모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대구 중학생 권모 군의 자살 사건이 사망 일주일이 넘도록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권 군을 자살이란 극단적 선택으로 이끈 폭력의 실상이 양파껍질 벗겨지듯 밝혀지면서 사회 전체가 충격에 빠졌고 특히 학부모 입장에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무엇보다 왕따(집단 따돌림) 등 학생 폭력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경각심이 싹텄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아이들을 사지로 내몬 학교폭력은 범죄라는 인식에 눈을 뜬 것이다. 아울러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의 안전망이 얼마나 허술한지 절망하고 분노했다. 학교 폭력을 이대로 둬선 안 된다는 공감에 이르게 된 것이 이번 사건이 준 가장 큰 교훈이다. 이번 사건 이후 교육 당국은 물론이고 정치권에서도 연일 학교 폭력
정부가 인천공항 민영화 추진에 이어 이번에는 KTX 민영화를 강하게 밀어 붙이고 있다. KTX는 철도 부분에서 ‘알짜’로 통한다. 일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철도 운영에서 경쟁체제를 도입할 경우 경영효율화, 서비스 향상, 안전 강화 등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이유로 일부 노선의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오는 2015년 수서-평택간의 수도권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수서에서 출발하는 경부선, 호남선 400㎞를 민간 사업자에 맡길 계획이라는 것이다. 내년 상반기 중에 사업자를 선정하고 2015년부터 시행한단다. 그런데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철도 관계자와 국민들의 우려가 크다. 잘 운영되고 있는 세계 정상의 공항인 인천공항을 매각하겠다고 악착스럽게 밀어붙이고 있는 이 정권이 이번에 추진하는 KTX 민영화의 저의가 뭐냐는 의혹과 함께 비난이 일고 있는 것이다. KTX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일반철도와는 달리 지난 2010년에만 3천200억원의 수익을 냈다. 이점이 대기업들의 입맛을 다시게 했을 것이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기업들이 적자노선을 맡으려고 하지는 않을 터이다. 따라서 정부는 흑자 노선을 팔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많은 철도…
김정일이 ‘과로에 의한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심근경색은 요즘처럼 추위가 한창인 12~2월의 겨울철에 발병위험이 크고, 발병하면 사망률이 높아 돌연사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중풍과 함께 40대 이상의 중노년층이 가장 걱정하는 심혈관 질환이다. 심근경색은 심장근육으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심장이 작동을 안 해 사망에 이르는 질환이고, 중풍은 뇌혈관의 순환에 장애가 생겨 뇌혈관이 터지거나(뇌졸중) 뇌혈관이 막혀(뇌경색) 문제된 뇌 부위가 지배하는 팔다리나 언어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기본적으로 혈액순환이 잘 안 돼 생기는 질환이다.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하기 위해선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주의하고 머리는 맑게(淸上), 위장은 잘 통하게(通中), 아랫배와 다리는 따뜻하게(溫下) 하도록 해야 한다. 인간은 수직으로 서서 직립보행을 하므로 상하로의 혈액순환에 장애가 오기 쉽다. 머리와 심장이 있는 신체의 위쪽은 뜨겁고 아래쪽이 차가워지는, 위쪽은 과부하가 걸리고 아래쪽은 기운이 못 미치는 상열 하한(上熱下寒)이 되기 쉬운 것이다.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추운 겨울 아침과 같은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주의하자. 예전에 화장실이 집 밖에 있을 때는 겨울 아침에…
지난 20일까지 한달 간 열린 예산 의회회기인 성남시의회 181회 정례회가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파행되며 새해 예산을 의결하지 못하자 시민들이 아쉬움에 곱잖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시 집행부에서 제출한 2조여억원의 새해 예산안에 대해 각 상임위원회, 예산결산위원회 등의 심사와 본회의 의결과정에서 여야간 큰 견해차를 보이며 처리되지 못해 준예산 편성 우려 조짐이 확산되는 등 시민들에게 공포심까지 야기, 차분해야 할 연말 분위기가 의회발로 망쳐지는 양상이다. 준예산은 새해가 시작될 때까지 예산안이 시의회에서 의결되지 못할 때 행·재정적 공백과 혼란을 방지하고 법적 위반상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집행하는 예산제도로, 지방자치법 제131조와 지방재정법 제46조를 근거로 하며 적용 시 공무원 인건비 등 최소한의 유지 비용만이 집행돼 소비, 투자심리를 해치고 민생경제가 크게 위축돼 그 책임이 시의회에 쏠려 지역정치 무관심까지 촉발될 여지가 있다. 또 올 연말까지 집행해야 할 추경예산안도 처리되지 않아 국·도비 보조사업에 일대 혼란이 우려되고 해당 기관 등의 볼멘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시민들은 생산적이여할 예산 중심 의회가 소모적인 정치 갈등장으로 치달아 그 아쉬움을 감
2011년이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신묘년(辛卯年)을 맞아 토끼처럼 뛰어보자며 덕담을 나눈 것이 바로 어제 같은데 벌써 한 해가 저물고 있다. 겨울로 시작해서 겨울로 지는 것이 우리네 한해살이지만 올해 겨울이 유난히 추운 것은 왜일까. 최근 통계청자료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45%가 자신을 ‘하층민’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9월까지 실질임금은 -3.49%로 뒷걸음쳤다고 한다. 국민의 절반가량이 단순히 심리적 빈곤감이 아닌 생존의 무게를 지고 지난한 좁은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또 초고가의 명품과 VVIP로 표현되는 1%의 독야청청이 99%라는 서민들의 가슴을 짓눌러 같은 시대를 살아간다는 동질감을 상실케 하고 있다. 아이들 교육비를 포함한 생계유지를 위해 맞벌이는 상례가 되었으며 낮밤을 가리지 않고 돈벌이에 나서는 ‘투잡족’도 흔하디흔하다. 앳된 중학생이 부모를 향해 ‘불효를 용서하라’는 가슴 먹먹한 유서를 쓰고 자살을 하는 세상의 오류가 시린 가슴에 냉기를 더한다. 그러나 1%들이 벌이는 한판 난장은 지금도 계속되고 정의롭지 못한 권력과 야합해 시대적 사생아를 출산하고 있으나 99%는 쳐다볼 뿐 힘이 없다. 우리사회가 가진 구조적 모순과 가진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