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27일자 23면에는 수원시 공영주차장 이용률이 극히 저조하다는 기사가 실렸다. 특히 권선공영주차장을 비롯해 꽃뫼환승, 원천지하 등 주택가 공영주차장의 예상수요와 실제수요가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혈세만 낭비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고 한다. 이는 주차장 이용 실제수요는 계산하지 않고 노상 주차차량의 숫자만 늘린 당시 시장과 공무원의 착오라는 비난을 받아도 할말이 없다. 탁상 행정의 표본이다. 현재 수원시에는 무료 공영주차장 2개소를 비롯, 정산소 운영 20개소, 거주자전환 19개소 등 총 41개소 3천848면을 운영 중이다. 주차장을 만드는 데는 총 562억4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고 한다. 하지만 시민들의 이용률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주차회전율이 1이하란다. 주차회전율은 1일 평균 주차대수를 주차면수로 나눈 것이다. 즉 회전율의 수치가 크면 클수록 주차장이 잘 돌아간다는 지표다. 그런데 화서전철역이 있는 꽃뫼환승주차장의 경우 주차회전율이 고작 0.41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우만 1공영은 주차면수가 119면에 달하지만 1일 평균 이용차량은 고작 170여대에 그쳤고, 탑동 공영은 58면에 하루 평균 80여대, 만석공원공영은 107
박근혜 전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27일 공식 출범했다. 한나라당이 이날 상임전국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한 비상대책위원 10명 중에는 외부인사 6명이 포함됐다. ‘박근혜 비대위 체제’의 과제는 창당 이후 최대 위기에 처한 집권여당을 구하고 내년 4월 총선에 대비하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재창당을 뛰어넘는’ 변화와 쇄신을 키워드로 선택했지만 비대위 활동의 성패와 한나라당의 명운은 국민의 신뢰회복 여부에 달려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이 있듯이 박 위원장은 자신이 낙점한 비대위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비전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박 위원장의 언급대로 이제는 “고민들을 실천에 옮겨야 할 때”이다. 한나라당에게 주어진 ‘부활’의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을뿐 아니라 여권의 분열과 무능에 식상한 국민도 무작정 인내하며 기다려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년 4.11 총선까지 실질적인 당 운영의 전권을 위임받은 비대위는 ‘재창당’이라는 용어에 걸맞은 수준으로 한나라당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뜯어고치는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명실상부한 환골탈태를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당의 새
도자기를 굽는 사람을 일컬어 ‘도공’이라 부른다. 도자기를 구울 때 도공의 진지함에는 완성도를 높이려는 소위 ‘쟁이’의 진면목이 묻어 있다. 혼을 다해 구운 도자기가 조그마한 흠결이라도 발견되면 가차 없이 부숴 버리는 모습 또한 파격적이다. 엄격한 과정을 통해 탄생하는 도자기 중에서도 ‘고려자기’는 그 은은한 빛깔과 자태로 단연 돋보인다. 고려자기는 높은 예술성과 기술력으로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자적인 브랜드를 갖게 됐다. 공공조달시장에서의 ‘우수조달물품’은 ‘고려자기 따라잡기’의 한 유형이다. ‘우수조달물품’은 기술력 있는 중소·벤처 기업의 제품을 대상으로 전문가들의 엄정한 심사를 통해 지정된다. 궁극적으로는 조달물자의 품질향상과 중소기업 판로지원을 위해 마련된 제도다. 우수조달물품으로 지정되면 공공기관과 수의계약으로 우선구매가 가능해지며, ‘나라장터종합쇼핑몰’에 올려져 공공조달시장에서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정부조달시장에서는 우수조달물품제도를 활용해 성공 드라마를 이어가고 있는 업체들이 많다. 특장차를 개발해 수입대체효과를 거둔 모 업체는 지난 2006년 150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320억원으로 성장했고, 수배전반을 생산하고 있는 한 중
2012년은 국내외 굵직굵직한 행사들로 지구촌이 시끄러울 전망이다. 내년에는 4년마다 돌아오는 지구촌축제인 하계올림픽이 영국 런던에서 개최되고 우리니라에서는 여수에서 세계박람회가 열린다. 그러나 이런 행사보다도 2012년은 ‘대통령선거의 해’라고 불러도 조금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전 세계가 대통령선거의 열풍을 맞을 조짐이다. 지구촌 권력의 변화를 가져올 대통령선거의 첫 스타트는 내년 초 타이완에서 시작된다. 1월 14일 실시될 총통선거는 민진당 여(女)후보인 차이잉원의 약진으로 현 총통인 국민당 마잉주후보와 지지율 1%차이의 대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어 3월 4일에는 러시아에서 대통령선거가 치러진다. 그동안 푸틴의 압도적인 강세로 야권은 변변한 후보조차 내기 힘들었으나 지난 11월 진행된 총선에서의 부정선거 시비가 푸틴의 목을 조이고 있다. 4월 실시되는 프랑스 대선은 재선을 노리는 대중운동연합 사르코지 현 대통령과 사회당 올랑드 후보, 국민전선 르펜 후보의 3파전이다. 주목할 것은 극우정당인 국민전선 르펜 후보의 선전으로, 유럽에서 불고 있는 극우세력의 준동이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 지구촌 슈퍼파워인 미국과 중국이 오는 10월과 11월, 권력지형을 새롭게…
在上不驕而不危 남의 위에 있어도 교만하지 않으면 위태롭지 않다ㄴ 윗자리에 있으면서 교만하지 아니하면 높은 자리에 있어도 위태롭지 아니한 것이며, 모든 일에 삼가고 절도를 조절해 법도를 따른다면 가득 찬 것을 가지고 있어도 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연후에야 능히 그 사직을 보전해 그 백성을 화목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니, 이것이 바로 제후의 효이다.(在上不鮫 高而不危 制節謹度 滿而不溢 然後能保其社稷 而和其民人 此諸侯之孝也, 재상불교 고이불위 제절근도 만이불일 연후능보기사직 이화기민인 차제후지효야) 비록 옛글이긴 하나, 오늘의 사회 구조 속에서도 고하(高下)의 지도자가 지녀야 할 자세라고 본다. 법도에 맞는 옷이 아니면 입지 않고 법도에 맞는 말이 아니면 말하지 않으며, 덕행(德行)이 아니면 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임금에서 서민에 이르기까지 이 내용은 효에 의미를 두고 있다. 여기에는 효자가 부모를 섬길 때 무엇보다도 마음을 즐겁게 해드리고 부모의 뜻을 어기지 않으며 부모의 귀와 눈을 즐겁게 해드리고 부모의 잠자리와 거처를 편안하게 해드리며 맛있는 음식으로 정성을 다해 봉양해야 한다. 이 말은 백성을 다스리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위의 내용과 같이 윗사람을 부
아들 녀석은 컴퓨터 앞에 앉아 경쟁률을 살피고 있었다. “너 뭐하고 있는 거니? 어느 대학 경쟁률을 보는 거야?” 수시에 합격하고 느긋하게 지내는 아들이라 경쟁률을 살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너는 정시에 원서 쓸 수 없어.” “응. 담임선생님이 학급 아이들이 갈 대학 경쟁률을 찾아보래.” 괜히 웃음이 나온다. 수시에 합격했기에 이런 심부름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혼자 피식 웃는다. “다행이지? 네가 수시에 합격하니 담임선생님이 이런 일도 시킬 수 있는 거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얼마나 다행이야. 생각만 해도 좋아.” 녀석은 3년 동안 참 열심히 학교에 다녔다. 무엇보다도 학교를 좋아했다. “아빠. 난 여기 온 게 참 다행이었어. 아이들도 좋았고, 선생님도 무척 좋았어. 음, 그리고 푸른 교실 교사도 좋은 경험이었고, 영어연극반 활동도 좋았어.” 그랬다. 녀석이 학교를 무척 좋아했다. 쉬도 때도 없이 학교에 갔다. 노는 것도 학교에서 놀았고, 밥도 학교에서 먹었다. 공부도 학교에서 하고 선생님들을 잘 따르더니 마침내는 모교에 와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꿈이 됐다. 운 좋게도 녀석은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학과로 진학이 결정됐다. 오늘로 정시는…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이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한 온정은 한파를 녹이고도 남음이있다. 해마다 연말이면 익명의 기부자들이 나타나 어둠 속의 세상을 환히 밝혀왔다. 이른바 ‘얼굴 없는 천사들’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구세군 자선냄비에 성금을 넣거나 자선단체에 뜨거운 사랑을 쾌척함으로써 세인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곤 했다. 자선냄비의 경우 올해 목표액인 45억원을 무난히 넘어 50억원에 가까울 것이라고 한다. 각박해진 세태라고들 하지만 이들의 선행은 세상이 아직은 메마르지 않았으며 공감과 나눔과 연대로써 얼마든지 삶의 희망을 키워갈 수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올해의 구세군 자선냄비는 여느 때보다 뜨겁게 들끓었다. 특히 지난 4일 거리모금 사상 역대 최고금액인 1억1천만원짜리 수표가 자선냄비에서 나와 세상을 놀라게 하더니 20일에는 90대 노부부가 구세군본영을 찾아 1억원짜리 수표 2장을 기부했다. 물론 모두 익명이었다. 90대 노부부는 후원금을 맡기며 “아무도 모르게 해달라. 진짜로 오늘밤은 다리를 쭉 펴고 마음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 삶의 참의미와 참행복이 무엇인가를 일깨워줬다. 해마다 연말의 인정을 더욱 흐뭇하게 해왔던 전
경기도가 지난 14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올해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도는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시·도 평균 8.45점 보다 0.27점 높은 8.73점을 받아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된 것이다. 경기도는 도 공무원 1인당 주민수가 시·도 평균 보다 3배 이상 많다. 또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중첩규제로 인해 민원이 급증하는 등 다른 시·도 보다 행정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런 여건에서 청렴도 전국 1위라는 성과는 큰 의미가 있다. 이필광 도감사관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실 김문수 지사는 ‘공무원이 청렴하지 못하면 부패와 동시에 즉사한다’는 청렴영생 부패즉사(淸廉永生 腐敗卽死)를 직원회의, 특강 등 기회 있을 때 마다 늘 강조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수장의 잔소리만으로 청렴은 실현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어느 공조직의 수장일지라도 모두 직원들에게 청렴을 강조한다. 그러나 좀처럼 실현되지 않는 게 청렴이다. 먼저 솔선수범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공직자들이 부패하지 않도록 제도를 강화하고 수시로 청렴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경기도의 경우는 전국 최초로 청렴대책반을 신설해 부서별로 찾아
인간은 항시 불완전한 형태로 남아있는 생물체의 한 존재이다. 지구상의 어떤 생물체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만물의 영장으로서 인간의 가치를 스스로 높게 평가해온 우리는 이제 인간이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여러 가지 내재적 모순점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아야할 때가 왔다. 우리는 스스로의 모습들 속에서 보완해야할 점을 모색하고, 지속적인 반성을 통해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올바른 길을 찾아야 한다. 인간은 그 본능이 인간의 모든 것을 지배해 모든 상황과 모든 환경에 대한 인간의 행위를 결정짓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동물들은 나면서부터 걷고, 짧은 기간에 성장을 마침으로써 자연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동물들의 경우 거의 완벽한 구조의 몸체를 갖고 고정된 기능성을 갖고 태어나는 것은 더욱 이를 뒷받침해 준다. 그러나 인간은 제2의 천성을 습득해야 하는데, 작은 동작 하나하나까지 주변의 모든 선배나 부모의 도움으로부터 학습해야 하는 미완의 존재이다. 사람이 미완으로 세상에 나와 오랜 성장 기간을 갖는다는 생물학적 특이성은 사람이 객관적인 얼을 이룩하는 사회적인 존재라는 것을 부정할 수도 없다. 이러한 인간의 모습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이 우리 삶의 가장 기본적
몇 년 전, 전국 인문학과 대학장들이 시국 선언을 했는데, 정치적인 것이 아니고 ‘인문학의 위기’에 대한 호소였다. “오늘날 직면한 인문학의 위기가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진정성을 황폐화시킬 수 있음을 자각한다.” 내용이 자못 비장한데, 쉽게 말하면 돈이 되는 것과 돈이 되지 않는 이분법적 흐름이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는 것에 대한 일종의 경고였다. 인문학(人文學)이란 어려운 말로 설명하자면 끝도 없겠지만 유식한 사람들은 문학(文學), 역사(歷史), 철학(哲學) ‘문.사.철’이라고 줄여서 부른다. 분야별로 조금씩 다르겠지만 돈벌이와는 확실히 거리가 있다. 흔히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옛 것을 익히되 새로움을 찾는 것, 돈을 만드는 학문은 아니더라도 인문학이 왜 필요한지는 분명하다. 유민 홍진기 평전에 “경성제국대학 한국 학생끼리, 데칸소(데카르트, 칸트, 쇼펜하우어)찬가를 만들어 숨어서 불렀다”고 했다. 고금(古今)을 살펴보아도 인문학은 지식인들에게 필수학문인 모양이다. 소 팔아서 대학 보낼 시절만 해도 살림은 변변치 않아도 책장엔 세계문학전집, 세계사상대계 이런 종류의 책을 쉽게 발견 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5년 만에 10억 만들기’ 이런 종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