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임용시험령 제17조에는 학력제한을 금지한다고 되어 있다. 공무원이 되는데 학력 따위는 방해가 되지 않는다. 오래전 공무원 조직이 기업조직에 비해 일의 효율측면에서 크게 뒤졌다. 단지 조직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기업의 능률을 따라잡지 못했다. 소위 말하는 인재들은 기업을 선호한 것이 사실이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할 일 없이 빈둥거리면 으레히 듣는 말이 “공무원이나 해라”라는 말이었다. 응시원서를 제출하고 적당히 시험을 보면 공무원이 되는게 크게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1997년 말 IMF 경제위기가 우리나라를 엄습하기 시작하던 그 무렵부터 공무원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다. 이제는 이시대 최고의 안정적인 직업으로 솟아 올랐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공무원이 이제는 많이 달라졌다. 지방자치단체의 9급 공무원 중 최종 학력이 고등학교 졸업인 경우가 3.4%에 그친 반면 대졸 이상은 83.4%에 달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지방 일반직 9급 공무원 1만6천827명의 최종학력은 중졸이 3명, 고졸이 577명인데 비해 4년제 대학교 졸업은 1만3천679명, 대학원 재학 이상은 362명으로 나타났다. 2004년에는 지방 9급 공무원 1만
지난 주는 날씨가 매우 불순해서 마음마저 영향을 받아 칙칙했는데, 두 가지 경험 때문에 일기예보처럼 한때는 흐렸다가, 한때는 맑았다, 오락가락했다. 퇴근길 국도변에 대학 옥수수라고 가로, 세로 1미터 가량의 광고 널빤지를 붙여놓고 노변에서 장사를 하는 남녀가 있다. 아주 어려 보였다. 처음에는 무심코 지났는데 매번 남녀가 키들거리며 장난을 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금슬 좋은 부부구나……. 단순하게 생각을 했다. 확 트인 국도라 항상 제한속도를 넘어 빨리 달렸다. 언젠가는 그들이 행복해하는 이유를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아차! 매번 지나치고 나서 후회한다. 그날 따라 비가 억수로 쏟아져 평소보다 훨씬 서행을 할 수밖에 없는데 멀리서 간판이 보였다. 마음먹고 차를 세웠다. 비오는 날 손님은 귀한 법인데 손님은 제쳐두고 무엇이 좋은지 지네들끼리 깔깔대고 웃다가 부스스 손님을 맞이했다. 그러나 결혼하기에는 앳되보였다. “부부 사이입니까” 화들짝 놀라면서 “아니, 아직은 아니에요. 올여름에 돈 벌어서 가을에 식 올릴 겁니다.” 자세한 답이 필요 없는데... 숱하게 오가는 뜨내기손님 가운데 하나일 뿐인데 정직했다. 슬슬 싱거워졌다.“그럼 장사 마친 후 각자 헤
우리나라의 자동차 산업은 이제 세계적 위상을 가지고 있다. 필자가 어렸을 때 봤던 시발택시로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일본 도요다 자동차와 기술제휴 한 신진자동차로부터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된 이래, 현재 현대, 기아, GM대우, 쌍용, 르노-삼성 등 5개 국내 메이커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금년 상반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319만 대를 판매한 현대·기아 그룹이 세계 5위의 판매량을 달성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림으로써 우리나라는 이제 자동차 강국의 대열에 들어섰다. 뿐만 아니라 수입자동차 역시 막강한 위세로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있다. 금년 7월 매출액 기준으로는 수입차가 약 6천 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려 24%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GM 대우가 무늬만 국산이지 실제로는 GM의 글로벌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실질적으로는 수입차와 비슷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자동차가 세계로 진출하는 만큼 외국 자동차도 국내로 밀려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렇게 성장한 자동차 산업이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사실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회사들, 특히 현대·기아
땅에서 하늘까지 이어진 세상에서 가장 긴 끈 1.2센티미터 2.8센티미터 3.5센티미터로 끊은 하나도 같은 크기로 끊은 게 없는 랜덤의 극치 무작위의 절정 카오스의 완성인 세상에서 가장 긴 끈을 수천수만 수억마디로 토막 낸 땅에서 하늘까지 잘라 놓은 끈들이 수직으로 떨어진다 끈이 끊어졌다 길게 이어졌던 끈 누군가 수없이 다양한 찰나의 속도로 칼을 들어 밴 머리와 가슴팍에 떨어진 짧게 아주 짧게 패대기쳐 조각난 비수처럼 수직으로 꽂히는 날까로운 비 적이 던진 표창처럼 칼날을 번뜩이며 천둥과 번개 사이 머리와 가슴에 꽂힌 비 온몸이 빗줄기에 흥건히 베였다 시인 소개: 1958년 서울 출생.1992년 <월간 현대시>, 1996년 <계간 문예중앙>으로 문단 데뷔 고려문화 편집위원과 출판 기획자로 활동 시집으로 <가난한 천사> <시공장공장장> <기인한 꽃>
2년 전 서거한 고(故) 김대중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인 1997년 12월 30일 밤 일산 자택에서 신년 휘호로 ‘경세제민(經世濟民)’을 썼다. ‘세상을 다스리고 백성을 구제한다’는 뜻으로 ‘서경(書經)’에 나오는 말이다. 그러나 김 당선자는 “세상을 일으키고 백성을 살린다”는 뜻으로 휘호를 썼다. 당시는 IMF로 온 나라가 시끄럽던 때로 그만큼 경제가 절실했다. 경제는 바로 이 ‘경세제민’을 줄인 말이다. 경제를 영어로는 ‘이코노미(economy)’라고 하는데 이 말은 그리스어로 집을 나타내는 ‘oikos’ 와 관리(管理)를 뜻하는 ‘nomia'을 합친 ‘oikonomia’에서 나왔다. 집안 살림을 관리한다는 뜻이다. 이 ‘이코노미’를 ‘경제’라는 말로 바꿔 부르게 된 것은 동아시아의 근대화를 주도한 일본이 서양문물을 수용하면서 부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5·16 쿠데타 직후인 1961년 8월 16일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 등 13명이 모여 만들었다. 설립 목적은 군정(軍政)에 기업인들의 뜻을 모아 외자(外資) 도입을 건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외자를 도입해 정유, 제철, 시멘트, 비료 같은 기간산업 공장을 지어야 한다는 것이 기업인들의…
貴其所長忘其所短(귀기소장망기소단):상대방의 장점만을 높이 평가해주고 그 단점은 눈 감아 주어라 삼국지에 등장하는 손권의 장점은 인재 육성이 뛰어났다. 그의 휘하에는 유능한 인재가 수없이 육성 되었고 그 인재들의 활약에 힘입어 손권은 난세에도 우뚝서는데 성공했다. 손권은 부하의 단점은 눈을 감고 오로지 그 장점만을 보며 그 장점을 발휘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인간이란 꾸중을 듣는 것보다는 칭찬을 들을때 하고자 하는 마음이 일어나며 따라서 발전해간다는 것이다. 구태여 단점을 들추기 보다는 손권처럼 장점을 들어 칭찬해 주는 편이 부하를 부리는데 지름길이 아니겠는가. 진정한 리더는 각자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그의 장점을 칭찬하고 능력을 인정하며 신뢰해주어야 하고 가정이나 직장이나 또한 조직에서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타인의 단점만을 들추며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상대방의 장점만을 칭찬하며 사는 사람이 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지혜롭고 진정 훌륭한 삶인지는 다 알 수가 있다.천자문에도 罔談彼短 靡恃己長이라 하여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말고 자기의 장점도 믿지 말라고 하였고 중국 한라때 최원이란 사람의 좌우명 첫줄에도 無道人之短(무도인지단),
싱가포르가 외국으로부터 물까지 수입하는 자원도 없고 작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1인당 국민소득 4만 6천불, 우리보다 2배나 높은 일류국가가 된 배경에는 21세기 가장 청렴한 지도자로 손꼽히는 ‘리관유’ 라는 독보적인 지도자가 있어 가능 했다는게 정설로 되어 있다. 리관유 수상이 재임하는 동안 부정부패로 얼룩진 싱가포르를 가장 청렴하고 살기좋은 부자 나라로 만든 그의 주요 정치 철학은, 그는 수상으로 취임할 때 취임식도 없었고, 현수막도 내걸지 않았다고 한다. 즉, 단돈 몇 만원도 들이지 않았다는 유명한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그가 내건 정치 슬로건은 지도하는 자세가 아니라 복무하는 자세였으며, 정직, 청렴, 근면, 봉사하는 자세였다. 당장의 경제적 이익보다 기준과 원칙이 통하는 정의를 선택 했으며, 그는 국민적 공개 토론을 거쳐 원칙으로 정해지면 예외 없이 끝까지 관철 시켰다. 뿐만 아니라, 그는 공무원 보수를 대폭 개선하여 부정 부패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버렸고, 조그만 부정부패도 용서하지 않고 엄벌주의로 척결했으며, 깨끗한 선거를 통하여 청렴하고 유능한 인물이 나오도록 했다. 그는 총리직을 마치고 나올 때 이임식도 없었고 회식도 없었다. 취임식때와 마찬가
최근 미국이 국제수로기구(IHO)에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한 것과 관련해 ‘굴욕 외교’라는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2명의 여고생이 몽골의 한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세계지도에 표기된 ‘일본해’를 ‘동해’로 바로잡아 화제가 되고 있다. 고양시 무원고 3학년 황예슬(18)·이재연(18)양은 지난달 31일 몽골 돈드고비아이막(아이막은 우리나라 도에 해당)의 ‘돈드고비 박물관’에 전시된 세계지도를 찍은 사진을 보고 환호했다. 지도 속의 한반도 오른쪽 바다에 ‘восточное море(바스토치노에 모레)’라는 러시아어가 선명했다. ‘동해’라는 뜻이다. 단짝인 황양과 이양은 지난해 7월 말 봉사 활동을 위해 몽골에 갔다가 우연히 들른 박물관에서 동해를 ‘Японское море(이폰스코에 모레·일본해)’라고 표기한 세계 지도를 발견했다. 왠지 속이 상했다. 가뜩이나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이 밉기만 했던 이들 두 여학생은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지도가 영 마음에 걸렸다. 둘은 한국으로 돌아와서 틈만 나면 몽골에서 본 지도를 떠올리며 주위에 알렸다. 하지만 모두들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공부나 열심히 하라”는 말도
지난 2008년 파주시는 통상 15개월 정도 걸리는 사업승인 절차를 신청 6시간 만에 끝내 ‘파격 행정’ 사례로 주목받은 바 있다. 이 사업은 이화여대 파주캠퍼스 이전 사업이었다. 15개월이나 걸리는 승인을 6시간 만에 처리했을 만큼 이화여대 파주캠퍼스에 거는 파주시와 경기도의 기대는 컸다. 수십년 간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한 경기북부 파주지역의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발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2006년 10월 11일, 이화여대가 파주캠퍼스를 짓기로 MOU를 체결했다. 미군 반환공여지를 활용한 대학 설립의 첫 사례로 경기북부에 들어서는 최초의 종합 명문대학 이었다. 하지만 이 사업은 그동안 이렇다 할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보상가와 관련한 소송과 이대와 국방부간 땅값 줄다리기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던 것이다. 국방부는 땅값을 1천750억 원으로 평가했다. 이대는 2010년 감정 평가한 652억 원 이상으로 땅을 매입하지 않겠다고 버텼다. 그리해 국방부가 재감정을 거쳐 1천114억 원으로 낮췄다. 그러나 결국 이화여대 측은 11일 국방부가 제시한 땅값이 너무 비싸고 내부적으로 사업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점이 나왔다며 사업을…
내려놓고 싶었다. 어깨를 짓누르는 일상의 무게를. 흔한 주 5일 근무도 실천하지 못하는 직장을 홀가분하게 벗어 토끼전 토끼 간처럼 바위에다 내다 말리고 싶었다. 여름 햇살에 바싹 마른 그 비릿한 새로운 날들을 보송보송한 홑이불인양 다시 끌어당겨서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내 8월의 여행은 그렇게 시작됐다. 여행 이틀 째 경북 청송의 아름다운 푸르름에 푹~빠져 여행을 하던 중 청송군 안덕면 신성계곡에 있는 방호정을 찾게됐다. 조선 광해군 때 방호 조준도가 어머니 무덤이 바라보이는 신성계곡의 언덕에 정자를 지었는데 어머니를 생각하는 뜻에서 사친, 또는 풍수당이라 불렀다 한다. 길안천을 고고히 흐르는 물길을 바라보며 우아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방호문집의 판각이 보관돼 있다.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51호인 방호정 길안천을 건너 방호정으로 이어지는 방호교는 누가 보아도 방호정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다. 현대식 다리로 방호정의 우아한 자태와는 사뭇 다른 아주 어색한 모습이라 당황스러웠다. 옛 선비들이 모여 학문을 논하였다는 그 방호정을 가까이 가 보았을 때 옆으로 작은 식당이 있고 그 식당에서 내어놓은 평상에선 몇몇 손님들이 식사중이라 방호정 표지판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