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을 맞아 도내 고속도로 및 국·지방도로를 오가는 화물차량 통행이 늘어나면서 적재불량에 따른 위험이 커지고 있다. 시속 100㎞를 넘나드는 고속 주행이 빈번한 고속고도의 경우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달 중순 경부고속도로 동탄 나들목 인근을 달리던 트럭에서 적재물인 건축자재용 길이 8㎝ 가량의 철제 핀이 도로로 쏟아져 뒤따라오던 차량 50대의 타이어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1시간 넘게 이 일대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또한 고속도로나 일반 국도에서 이삿짐과 같은 소형 화물이 떨어져 이를 피하기 위해 급정거를 하는 등 아찔한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이 같은 차량들은 화물을 적재한 뒤 도로주행 전 고무줄이나 그물 등으로 화물을 묶는 작업을 진행하지만 현재 별도의 결속 규정이 없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노후된 화물차의 경우 적재문 주변 부속품들이 낡아 조그만 충격에도 쉽게 파손될 우려가 높지만 이를 확인할 만한 근거도 없는 실정이다. 그렇지만 이 같은 위험상황을 감독해야 하는 일선 지자체와 경찰은 별다른 방법이 없다며 단속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과속으로 달리는 차량을 일일이 확인할
2008년 미국에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다. 불과 50년 전만 해도 미국 남부의 흑인들은 대통령이 되기는 커녕 투표권조차 갖지 못했다. 그들은 백인과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을 수도, 같은 극장에서 영화를 볼 수도 없었다. 심지어 버스에서조차도 앞자리는 백인들을 위해 비워둬야 했다. 그것이 법이었다. 1955년 12월 1일 미국 앨러배마 주 몽고메리 시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흑인여성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로자 파크스. 버스에 올른 그녀는 늘 그랬듯 ‘흑인석’ 맨 앞줄 빈자리에 앉았다. 몇 정거장을 지나자 버스에는 빈자리가 남아 있질 않았고, 백인들이 버스에 올랐다. 빈자리가 없어 서있는 백인들을 본 버스운전사가 파크스를 비롯한 4명의 흑인들에게 자리를 양보할 것을 요구했다. 세 사람은 일어났지만 로자 파크스는 그대로 앉아 있었다. 이에 백인인 운전기사는 경찰을 불렀고, 경찰은 그녀를 체포했다. 파크스는 몽고메리 시의 규칙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을 물었다. 파크스는 다시는 이런 굴욕감을 느끼면서 버스를 타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버스 안에서 흑인이 평등하게 대접받고, 흑인 운전기사가 고용되며 빈 좌석이 먼저 탄 사람들을 위한…
언젠가 우리나라 국민 애송시 1위를 차지했던 김추수 시인의 ‘꽃’. 이 시에서 ‘누가 나의 향기와 빛깔에 맞는/이름을 불러다오/그러면 나는/그에게로 가서/꽃이 되고 싶다’는 구절은 내 가슴에 퍽 와닿는다. 세상 사람들이 각자의 향기와 빛깔이 있고 그 차이를 인정하고 다름을 존중해 줄 때 세상은 더욱 풍요롭고 향기로울 것이다. 요즘처럼 각박하고 나 아닌 다른 사람, 다른 생각 인정하지 못하고 나와 다름을 수용하기 꺼려하는 세상에서 너무나 이분법적인 사고가 팽배해 있고 흑백논리가 난무한 가운데서 더욱 그리워지고 듣고 싶어지는 중간화음들이다. 흑과 백 사이에 있는 수많은 중간의 색깔들, 흰색에 가까운 아주 옅은 회색부터 검정색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한 회색들이 있다. 그런 중간의, 채도와 명도가 다른,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나 의견은 흑백논리 속에서 묻혀져 버리는 사회 구도가 너무 강팍하고 무섭다. 2선의 시의원을 하면서 주민들로부터 받는 신뢰, 사랑, 에너지가 과분하고 감사할 따름인데, 주민들의 다양한 소리가 각양각색의 빛깔과 향기가 다 분출돼서 그 속에서 빛깔마다의 특성이 조화를 이루고, 한 두가지의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기보단 다양한 향기가 어우러진, 그래서 은
분당을 보궐선거가 김문수 지사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을것이라는 세간의 평이 있다. 그는 대권과 관련한 여론조사에서 손 대표의 지지율 등락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지지기반이 겹치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분당을에서 정치적 재기를 이룬다면 김 지사의 대권가도는 그야말로 가시밭길을 예고하는 것이다. 손 대표는 당락에 관계없이 출마자체로 일정 부분 대권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는 정치적 프리미엄을 얻은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명암이 엇갈리는 대목이다. 손 대표와 김 지사는 전 현직 지사로 현재는 물론 그들이 정치를 계속하는 한 어떤 형태로든 경기도와 연계될 수 밖에 없는 관심의 대상이다. 손 대표와 김 지사는 지사 자리를 주고 받았다. 손 대표는 경기지사를 마치고 대선에 도전, 당적을 바꾸는 우여곡절 끝에 대선에는 나가보지도 못하는 고배를 마셨다. 그 후 통합민주당의 대표를 맡아 치른 총선에서도 초라한 성적표를 거두자 정계에서 한발 물러나 칩거생활을 하는 등 은둔의 시기를 보내야 했다. 김 지사는 손 대표가 물러난 후 민선4기 경기지사 자리를 차지하고 정치 영역의 외연 확대를 추진했다. 또 야권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 닥친 민선 5기에도 유시민 야권 단일후보를 상
세계에는 각 나라별로 예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고유의 무예가 있다. 일본은 가라테, 닌자무예가 있고 중국엔 쿵푸, 태국엔 무예타이, 프랑스엔 사바트, 러시아엔 삼보 등의 무예가 있다. 우리나라에도 전통무예들이 있다. 태권도나 택견, 무예24기 등이 그것이다. 우리나라 무예 중 자타가 공인할 수 있는 무예는 조선시대 정조의 명으로 편찬된 ‘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24가지의 무예인 ‘무예24기’다. 이 책에는 각 무예의 기본 자세와 연속동작이 그림과 글로 설명돼 있어 일제시기를 겪으면서도 유실되지 않고 복원할 수 있었다. 무예24기는 삼국시대부터 전래돼오는 검법인 ‘본국검법’을 비롯, 가장 출중한 검법이라는 ‘예도(조선세법)’와 창술, 월도, 마상무예, 권법 등이 망라돼 있다. 따라서 무예24기는 우리나라는 물론 동양 무예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임동규 선생이 옥중에서 연구 복원에 힘을 쏟은 결과 지금은 이 무예를 수련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수원에 본부를 둔 무예24기는 현재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1시 화성행궁 마당에서 시연되고 있어 국내외 관광객들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홋카이도 노보리벳츠에는 에도시대의 거리와 문화를 재현한 다테 지다이무라(伊
설탕에 이어 밀가루 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이를 주원료로 쓰는 과자와 빵, 음료, 라면 등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먹을거리의 값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주름이 깊어진다. 제분업체는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과 여론의 압박을 무릅쓰고 공급가격을 올리는 것은 그만큼 제당·제분업계의 경영 사정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업계의 절박한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이미 일부 업체들이 음료와 스낵 가격을 올리고, 농수산물값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고등어 등 수산물 가격은 폭등 그자체여서 서민식단을 떠난지 오래다. 물가가 미쳤다는 것이 요즘 서민들이 느끼는 심정이다. 올들어 소비자물가는 3개월 연속 4%선을 넘어섰다. 서민들은 장보러 가기가 겁날 정도다. 자동차에 기름을 넣을때면 가슴이 콩알만 해진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4.7%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다. 서민들의 체감 물가는 그런 공식 지표보다 더 심각하다. 장바구니 물가라 할 수 있는 생선·채소·과실류 등의 신선식품 지수를 보면 19%나 올라 10개월 연속 두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한다. 정부의 두 차례에 걸친 전·월세 안정대책에도 전·월세 가격은 급등했다. 물
조선후기 거상 임상옥. 그가 인삼무역권을 독점하자 베이징 상인들은 불매동맹(不買同盟)까지 맺었으나, 결국 임상옥의 수완으로 태워버린 홍삼의 가격까지 포함해 원가의 수십 배에 사들인다. 명품이란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으로 오랜 역사와 만든 이의 장인정신, 그리고 쓰는 이들로 하여금 사랑받는 품질이 결합된 작품을 말한다. 상인들이 이문도 없는 거래를 하지는 않을 터, 수십 배나 높은 금액에 상인들의 이문까지 얹어서라도 사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었음은 우리 고려인삼이 중국에서 당대 최고의 명품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세계 최고라는 자만감에 도취해서였을까? 최근 세계 최대 인삼 시장인 홍콩에는 미국·캐나다의 서양삼인 소위 화기삼이 몰려와 고려인삼을 위협하고 있다.더욱이 효능에 대한 과학적 연구 소홀 등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대적인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고려인삼의 입지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그런 고려인삼에게 다시금 옛 명성을 되찾아주기 위한 움직임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먼저 소비자의 트랜드에 발맞춰 다양한 연구를 통한 고부가가치 상품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고, 신뢰도 향상을 위한 고려인삼 안전성관리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세계시장을
나는 시인이다. 그러나 직업은 공인중개사다. 시인과 부동산, 너무 안 어울리는 함수관계라고 가끔 친구가 놀리지만 늘 자유롭고 사람만나 즐거운 내 직업에 대해 항상 자부심을 갖는다. 이웃집 대학생 딸이 워킹비자로 호주유학을 다녀오더니 한국식당에서 된장찌개 먹으려면 한 시간 이상 줄서서 기다려야 되는데 엄마 우리 호주가서 식당이나 하자고 해서 혼내주었다는 말을 듣고 이런 진취적인 생각을 가진 딸를 우리 며느리로 달라고 해서 한바탕 웃었다. 원래 호주 땅은 영국 탐험가가 발견해 영국 죄수 10만명을 보내 세운 나라다. 처음 영국인이 들어갔을 때 원주민인 아보리진은 너무 순해서 산으로 사막으로 도망가서 살았는데 그나마 백인들이 옮긴 감기바이러스로 반이 죽었다. 하지만 그보다 10년 뒤인 1769년 영국의 중산층들을 보내 세운 뉴질랜드는 도시계획 시설도 잘 돼 있고 얼마전 지진이 난 크라이스트처치市는 마치 런던에 온 것이 아닐까 착각할 정도로 흡사했다. 그러나 원주민인 마오리족은 용맹해서 백인들과 끝까지 싸워 지금도 수증기 기둥이 솟구치고 있는 온천지구며 반딧불이동굴 등 유명 관광지구의 입장료 수입뿐만 아니라 금융분야까지 경제적으로 널리 포진돼 있다. 사실 마그마가…
KBS 2TV의 천하무적 야구단은 일반인들도 프로야구 선수에는 크게 못미치지만 충분히 야구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수많은 아마추어 야구인들은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잔디가 깔린 야구장에서 배트 한번 휘둘러 보는게 꿈이었다. 스코어는 별문제가 아니었다. 이에 영향을 받은 탓인지 야구 클럽과 동호인이 부쩍 늘었다. 천하무적 야구단은 사회인 야구장 건설을 내걸었었다. 사회인 야구인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국내 전체 사회인 야구팀은 공식적으로만 총 6천여 개에 가깝다고 한다. 비등록팀까지 합치면 수도권에만 7,000여개가 넘는 사회인 야구팀이 주말마다 구슬땀을 흘려가며 열심히 야구를 즐기고 있다. 그러나 환경은 그 열정에 비해서 열악하기 그지없다. 야구는 골문 두 개만 있으면 해결되는 축구와는 달리 그물과 펜스가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 수도권 지역에 이러한 시설을 갖춘 사회인 야구장은 손에 꼽을 정도다. 300여개 팀에 5,000여명이 활동중인 수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수원지역에 좋은 소식이 들린다. 3일 수원시 장안구 일림배수지 야구장에서 열린 국민생활체육 수원시야구연합회 회장 취임식에서 장유순 연합회장은 취임사를 하던 도중 본부석에 앉아…
커피숍이 아니고 다방이 사교장소(社交場所) 중심역할 하던 시절, 당연히 전화가 귀했다. “000교수님 계세요? 전화 받으세요” 다방 모든 손님들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 교수(敎授)되시는 분, 뚜벅 뚜벅 자리에 일어나 전화 받으러 갈 때 되게 폼 났다. 구겨진 바바리, 머리가 헝클어져 있어도 역시 대학교수답다. 약간 빈(貧)티가 나야 대학교수 신분에 어울려 보였다. 그 시절에는 세끼밥, 따뜻한 잠자리가 보편적 꿈이었다. 돈과는 거리가 먼 초연한 선비 정신이 더욱 대접 받았다. 지금은 상공농사(商工農士)이지만 그땐 분명 사농공상(士農工商)이었다. 내왕이 잦았던 아파트 앞 뒷동(棟)의 집안 동생이 있었는데 근래 얼굴 보기가 힘들었다. 집안 형편 때문에 교육대학을 스스로 선택해서 초등학교 선생님 생활을 하다 대학에 편입해 영문학 박사(博士)를 얻어 대학에서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성격도 원만하고 집안 두루 자상해 칭찬이 자자하다. 오랜만에 만나 “교수가 월부(月賦)장수 하는 것도 아닌데 뭘 그리 바쁘냐”고 물었더니 푸석한 얼굴로 신세타령 하는 것이었다. “학생 모집 때문에 고등학교 선생님 만나서 섭외해야지, 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