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한껏 올라갔다 싶으면 다시 곤두박질이다. 어느 날은 봄인가 싶다 그새 눈이 날리고 다시 두꺼운 옷에 목도리를 칭칭 감고 다니게 만든다. 그날도 날이 푸근하기도 했고 바쁘기도 하고 귀찮기도 해서 자꾸 열리는 문을 다시 잠그지도 못하고 열린 채로 바람을 맞으며 일을 하다 그만 콧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조금 그러다 말겠지 했지만 연 이틀을 두고 콧물이 주체를 못하고 숨도 입으로 쉴 지경이다. 병원에 가는 것도 창피하도 하거니와 일단 버텨볼 생각에 약국에서 주는 약으로 다스리려 했던 생각이 이번에도 보기 좋게 빗나갔다. 증세는 그대로인데 위장장애를 얻어 속이 할퀴는 것처럼 아프다. 무슨 감기를 달고 사는지 이번 겨우내 감기의 모든 증상을 다 거치더니 또 한 바퀴를 돌 심산인지 머리까지 지끈거린다. 어릴 적부터 잔병치레를 많이 해서 집안 어른들 근심을 많이 시켜드렸는데 결혼해서 큰살림하고 아이 낳아 키우고 살면서 겉보기에 건강해지고 몇 년 전부터 운동도 꾸준히 해서 체력을 길렀다고 생각했지만 감기만큼은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 주위에서는 감기무량이니 감기와 일심동체라느니 하는 말로 놀린다. 중병에 걸려 고생하는 것보다 가볍게 감기 정도
2013년 체류 외국인 150만을 넘어선 한국은 사실상 다문화 열린사회가 되었다. 단순 거주(居住)가 아니라 정주(定住) 양상을 보이고 있는 외국인 등록수도 2015년도 12월 31일 기준으로 약 115만 명에 이르고 있다.(2015년 12월 법무부 통계자료) 그 중에 중국동포가 38만91명인데, 서울 거주 중국동포는 전체 중국동포의 37.4%에 해당하는 14만2천168명이다. 이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안으로 독립 선거구를 상실할 가능성이 커진 서울 중구의 외국인을 포함한 전체 인구수인 13만4천329명보다 많은 수이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중국동포를 외국인노동자와 같이 대부분 3D업종에서 일하면서 중국으로 돈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오히려 중국의 집도 처분하고 아예 한국에서 새 삶을 살고 있는 중국동포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들은 크고 작은 기업 활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직에 종사하면서 한국사회의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한국 국적을 취득한 동포뿐만 아니라 국적은 중국이라도 ‘한국살이’를 하고 있는 중국동포들이 많아진 것이다. 한국에서 중국인으로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중국식품 점포의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 행위인 필리버스터의 역사는 꽤 오래다. 기원전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오른다. 당시 로마 원로원은 모든 의사 결정은 일몰 전에 끝내야 한다는 규정을 뒀다. 일몰 후에는 어떤 의사 결정도 할 수 없었다. 일부 의원들은 상대 정적의 청원을 무산시키기 위해 장광설을 늘어놓으며 일몰을 넘겼는데 이것이 지금의 필리버스터 시초라는 것. 용어는 16세기 카리브해의 ‘해적선’ 또는 ‘약탈자’를 의미하는 스페인어 ‘filibustero’에서 유래한 말로, 원래는 서인도의 스페인 식민지와 함선을 공격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러다가 1854년 미국 상원에서 캔자스, 네브래스카 주를 신설하는 내용의 법안을 막기 위해 반대파 의원들이 의사진행을 방해하면서부터 정치적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지금은 다수파의 독주를 막기 위한 제도로 활용되며 미국을 비롯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지에서 시행 중이다. 세계 최장 필리버스터는 1957년 미국의 상원의원인 스트롬 서먼드가 세운 기록이다. 무려 24시간 18분에 달한다. 당시 그는 흑인 투표권 보장을 위한 법안 제정을 막기 위해 꼬박 하루 동안 연설을 했고 나중엔 전화번호부를 펴들고 읽어 내려갔다. 사전 준비도
ㅎㆍㄴ 사랑 /이철수 까마득하게 먼 길거리에 쫓기던 발자국들을 덮어 버린 설국 산장 문고리에 손가락 달라붙는 아침 까치가 설산 골짜기를 날아 산 아래 빛 든 나뭇가지에 입춘을 쫓아댄다 하산 길을 가로막은 폭설 산장 벽난로에 벌겋게 타고 있는 숯불덩어리처럼 붉게 솟아오르는 일출을 향해 시려운 산허리 숫눈길에 순백의 적막을 깨는 홍매화 볼이 벌겋다. 시인은 지금 산사에서 설국을 바라보고 있다. 자연이 만들어낸 순백의 풍경을 보다가 까치를 발견한다. 폭설로 하산길이 막히자 산장 벽난로 장작불로 언 몸을 녹이고는 장엄한 일출을 본다. 눈 속에 피는 꽃 홍매화 그 빨간 꽃잎이 수줍은 새색시 볼을 닮았으니 눈밭에 까치와 홍매화 그 아름다운 사랑이라니...자연의 경계에 발자국을 남기는 일은 새로운 삶의 신념을 약속하는 신성한 순백의 길이다. 시인의 하얀 첫걸음과 원색의 홍매화 빛깔은 강렬한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동감을 심어준다. 그 힘은 봄의 싱그러움으로 탄생할 것이며 새해의 출발길이다. /권월자 수원문학 수필분과위원장
아버지 만세! 아버지 만세! 아버지 만세! 느닷없는 만세 삼창에 아버지도 어머니도 집사람도 나를 바라본다. 놀란 듯 어이없어 하시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흡족한 표정의 아버지, 그냥 빙그레 웃으시는 어머니, 그 옆에서 마치 응원이라도 하듯이 잘했다는 표정의 아내. 살아오면서 나는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나 특별하게 유난스런 부자지간에 애정 전선이 형성되었던 기억은 없다. 그저 치열한 삶속에 모든 것이 매몰되는 삶이었고 그렇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넉넉지 못한 살림으로 장남인 나에게 교육의 기회를 만들어주기보다는 공장에라도 가서 돈을 벌어 생활에 보탬이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셨을 지도 모르겠다. 살기 어려웠던 60~70년대 농촌에 대부분에 부모들이 어쩔 수 없는 환경으로 자식들을 객지로 떠나보냈던 아픈 기억들에 우리 부모님도 별 저항 없이 편승하셨으리라. 어쩌면 더 정확하게 말해서 너무나 어려운 가정 형편을 일찍 안 내가 부모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고 집안을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무작정 상경을 하여 길동에 있던 모터 공장에 취직을 하였다. 그때 내 나이가 열대여섯 되었을 무렵이다. 두 아이가 장성하여 가정을 꾸려…
새 학기를 앞두고 우리 자녀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은 무엇일까? 한 기업이 초등학생 약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새로운 친구 사귀기’(35%)와 ‘어려워지는 학교수업’(24%) 등 인간관계와 학업문제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했다. 자녀가 새 학기를 앞두고 불안감을 느낄 경우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좋은 성품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 “좋은 성품이란 갈등과 위기 상황에서 더 좋은 생각과 감정, 행동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하는 능력이다”(이영숙, 2005). 즉 좋은 성품은 사회성을 길러주어서 새 학기에 교우관계의 어려움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학습태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수업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준다. 성품교육으로 사회성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자녀의 사회성 부족 유형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회성 부족 유형은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유형은 자신감이 부족해서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혼자서 노는 아이들로, 자신의 말과 행동이 친구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 두려워 아예 친구들을 피한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자신이 얼
무병장수, 인간의 오랜 염원이었지만 평균수명이 50세를 넘은 건 불과 100여년 전이다. 장수국가라는 일본도 19세기 초 평균수명은 45세였다.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선시대 왕들의 수명조차 46세 안팎 이었다. 이런 평균수명은 언제부터인가 환갑 잔치 조차 슬그머니 사라질 정도로 늘어났다. 이젠 칠순도 가족끼리 조촐하게 치르고 그 마저도 생략하는 집이 많다. 평균수명이 81세로 늘어난 탓이다. 따라서 지금 60대에게 노익장이란 수식어를 붙이면 어색하다 못해 창피하기 까지 하다. ‘스스로 늙었다고 느낀다. 배울 만큼 배웠다고 생각한다. 이 나이에 그런 일을 왜 하느냐고 말하곤 한다. 내일을 기약 못 한다고 느낀다. 젊은이들 활동에 관심 없다. 듣는 것보다 말하는 게 좋다. 좋았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미국 미네소타의학협회가 정의한 노인의 기준이다. 마음가짐의 차원일 뿐 절대기준은 없다는 얘기다.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란 말과도 통한다. 그러다보니 신체연령이란 개념도 낯설지 않다. 몸기능과 건강의 척도를 재는 ‘신체나이 1분 진단법’ 같은 게 널렸다. 꽃중년이란 말도 자연스럽다. 그리고 이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옷차림, 머리 모양, 안경 등 겉
나, 하나 /유안진 천지天地- 1= 0無이 되고 0+1= 천지가 회복되는* 아무것도 아닌 내가 결단코 아닌 나를 유일무이한 나로 애써 지으셨음을 잊지 말기를 제발 잊어버리지 않기를 *마가서 8:36 - 계간 예술가 2015 가을 1965년에 등단한 시인이다. 이제 삶의 황혼을 맞아 노을처럼 붉게 타오르고 있다. 내가 없어지면 우주도 없어진다고, 아니면 왔던 곳으로 돌아간다고, 신을 믿는 이들은 신의 품에 안기는 것이라고, 우리 삶이 다하는 순간이 다가올수록 자신만의 믿음으로 마지막을 준비한다. 이 간절한 기도는 시인을 넘어 다른 모든 이들에게로 뻗어가는 커다란 간절함으로 들린다. 나는 모두인 나이며 나 아닌 나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내가 결단코 아니라는 대목에서는 제발 잊어버리지 말라는 기도 보다 커다란 절규로 읽힌다. 기도 하고 싶다. 제발, 제발, 누구라도 있어 시인의 기도를 들어주시라고. /조길성 시인
어릴 적 한 번씩은 따라 흥얼거려 보았을 ‘둥근 해가 떴습니다.’ 동요 가사는 아이가 아침에 일어나 스스로 해야 할 일들에 대한 순서를 나름 상세하고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가사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알레르기 환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는 것 같다. “둥근 해가 떴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제일 먼저 이를 닦자…….” 아이들이 씩씩하게 유치원에 등교하면 선생님들은 양치질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음식들이 우리 몸에 좀 더 좋은지를 알려주신다. 그리고 이를 실천하는 아이들에게는 따뜻한 칭찬을 그렇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지속적인 훈육과 동기부여를 통해 스스로 자신을 관리할 수 있는 습관을 들이도록 끊임없이 도와준다. 요즘 알레르기 질환자들에게 이런 유치원 선생님과 같은 존재가 절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질환 개선과 관련한 생활 속 자기관리 실천이 병원 진료와 함께 병행 되었을 때 진료의 효과성은 극명하게 높아진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와 더불어 알레르기 및 환경성질환 세계적인 석학들은 질환 치료의 질을 보다 효과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국가적 차원의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