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앞둔 교실에 교과서는 보이지 않고 온통 EBS 교재뿐이었다.” 하필 ‘교과서를 더 잘 만들어보자’는 워크숍에 참석한 어느 고등학교 선생님의 한탄이었다. 학교는 왜 있어야 하고 교과서는 왜 필요한지, 교육의 근본에 혼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수능 문제, EBS 교재에서 70% 이상 연계 출제’ 시책이 실현됨에 따라 학원들이 EBS 교재를 집중분석해 가르칠 수 있는 새로운 사교육 시장 발견으로 ‘조용히 웃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그날이었다. 그 선생님은 덧붙였다. “자율형 사립고, 기숙형 공립고, 혁신학교, 사교육 없는 학교, 학력향상 중점학교와 같은 각종 자율학교는 국가 교육과정의 시간배당기준을 그대로 지키지 않고 입시 준비에 유리하도록 조정 운영할 수 있는 재량권을 주고 있다. 게임이 되지 않는다. 우리 학교도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든 자율학교 지정을 받으려고 애쓰고 있다.” ‘사교육비 감축’ ‘학교 간 경쟁력 제고’ 같은 시책 구현에 주력한 결과가 이렇게 나타나고 있다. 현안 해결에 치중하면 꼭 부작용도 나타나기 마련이라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사교육을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는 농산어촌 학생들에 대한 배려, 천정부지의 사교육비를…
하남시가 개발제한지역내 불법건축물 소유자 2천814명에게 무더기로 계고장을 발송, 반발을 사고 있다. 하남시는 “경기도가 올해 항공촬영을 실시한 결과 나타난 불법 시설물 및 행위를 근거로 계고 조치에 착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계고장을 받아 든 주민들은 어이 없다는 반응이다. 교산동 C씨는 8년동안 사용해 온 화장실과 창고 등 3.5㎡도 안되는 건축물에 대해 느닷없이 계고장이 날라왔다. 천현동 L씨는 차고로 쓰기 위해 8㎡ 면적의 비닐하우스를 설치했는데, 항공사진에 찍혀 계고 대상이 됐다. 계고장을 받은 일부 주민들은 시장실과 공원녹지과를 항의방문하고 있다. 하남시는 이번에 적발된 불법 행위에 대해 다음달 5일 이후 한 차례 더 계고장을 보낸 뒤, 원상복구가 안 될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거나 행정대집행을 실시할 계획이다. 행정기관의 법률 적용에는 할 말이 없다. 하지만 곰곰이 따져 보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그린벨트에 대해, 행정기관은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린벨트 주민들에게 대책을 마련해 준 다음 단속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그런데도 경기도와 하남시는 단속부터 하고 있다. 그린벨트 주민들에게 더 이상 불법행위를 하지…
한나라당 공천제도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나경원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서울 및 수도권지역 공청회에서 “큰 방향(상향식 공천)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며, “이런 저런 문제점 때문에 상향식 공천은 안 된다고 할 것이 아니라 그 길(상향식)로 가되 문제점을 보완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한다. 공천개혁안의 핵심은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때의 방식 그대로 국회의원 후보자도 대의원 20%, 일반당원 30%, 일반국민 30%, 여론조사 20%의 비율을 반영한 국민경선을 통해 선출하자는 게 골자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같은 공천제도의 개혁안도 필요하다 하겠지만, 보다 실천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공직선거법상의 일부 항목을 개정하는 것도 시급을 다퉈야 하겠다는 판단이 들어 몇 자 적고자 한다. 현행 공직선거법상에 근원적으로 손을 봐야 하는 것은 바로 매우 비합리적인 선거운동 방식의 모순에 있다. 어떤 폐단이 있음이 우려돼 그렇게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후보자 자신을 알리는 방법이 어찌 고작 명함 한 장 뿐이어야 한단 말인가. 어쩌면 이것이 공천 왜곡을 조장하는 핵심적 요체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후보자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후보
장애인들은 사회적 편견과 제약 때문에 취업 관문이 좁기 이를 데 없다. 또 취업이 됐다 해도 비장애인에 비해 보수가 턱없이 작다. 그래서 많은 장애인이 취업을 포기하고 집안에서만 지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장애인들도 분명히 직업을 가져야 한다. 우선 그들도 우리사회의 생활인인 이상 생활에 필요한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언제까지나 부모나 형제자매들이 껴안고 살 수는 없는 것이다. 또 하나 직업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이들에게 직업은 단순하게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하는 생활의 방편이 아니다. 장애인들에게 있어서 직업은 소외로부터 벗어나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설 수 있는 고귀한 가치를 지닌다. 또는 소외됨으로 인해 비롯되는 우울증과 편집증 등 각종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최상의 방법이기도 하다. 이들이 각자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갖고 우리 사회와 어울릴 때 우리 사회는 공동체의 통합이 이뤄진다. 장애인들이 당당한 직업인으로 회사와 사회에서 인정을 받아야 하는 이유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장애 때문에 직업선택의 자유가 제한되고 있다. 직업을 갖기 위해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상처를 받거나 절망감에 빠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민간인까지 살상한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후 세계는 지금 중국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민간인 거주 지역까지 무차별 포탄을 퍼부은 북한의 비인도적이고 야만적인 폭거를 규탄하면서 중국이 동참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어제 이명박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이 북한에 대해 분명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면서 후진타오 국가주석에게 전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중국이 적극 협조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제사회가 중국의 입장에 주목하는 것은 중국이 북한에 대해 지렛대를 가진 유일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차관보는 “중국은 북한을 근본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데 있어서 중심축으로 북한에 대해 정말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오죽하면 과거 북한의 혈맹이었던 러시아의 외무장관마저 “남한의 섬에 대한 포격을 주도한 측은 분명히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북한을 비난했겠는가. 하지만 국제사회의 기대와는 달리 아직 중국은 오불관언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훙레이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4일 성명에서 “중국 정부는 남북한이 냉정과 자
대한민국 역사상 초유에 사태가 벌어졌다. 북한이 지난 23일 오후 2시 24분쯤 연평도에 해안포와 곡사포 100여발을 무차별로 발사해 연평도내 주둔하고 있는 해병대와 민간인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6·25전쟁 이후 사실상 전쟁 선전포고나 다를 바 없다. 더욱 이번 도발은 예전 도발차원과 달라 NLL 남쪽의 육지로 정조준해 포사격을 한 데다 민간인들에게 까지 큰 인명피해까지 입혔다는 점에서다. 이에 우리 측은 즉각 교전수칙에 따라 자위권 행사 차원에서 K-9 자주포로 80여발에 대응사격에 나섰다. 또 군은 서해 5도 지역에 국지도발 최고 대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고 비상경계태세에 돌입했다. 하지만 현재 북한군이 연평도에 이어 백령도 인근의 해안포 기지에서도 포진지를 개방하는 등 이상 징후를 보임에 따라 추가 도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 측은 우리 측 호국훈련에 대한 트집을 잡아 무력도발을 명분을 정당화 하려고 하지만, 해안포 도발은 북측에 의도적인 분쟁화 기도에서 비롯된 명백한 불법행위이고 정전협정 위반 행위임에 틀림없으며, 북측의 무차별적인 포 사격은 비인도적인 만행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더욱 올
시장·군수들이 ‘쌈짓돈’ 처럼 쓰던 돈을 흔히들 판공비(辦公費)라고 불렀다. 판공비는 원래 공무를 처리하는데 드는 비용을 일컬어왔지만 마땅히 강제규정이 없어 단체장들이 선심을 쓰기 위해 민원 무마용이나 인사치레 정도로 남발해 왔다. 예산서에는 판공비가 아닌 업무추진비로 표시된다. 지방자치제가 해를 거듭하면서 행정자치부는 업무추진비의 남발을 막기 위해 매년도 작성하는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지침서에 의거해 업무추진비를 편성하고 집행토록 하고 있다. 업무추진비는 6가지로 분류된다. 직책급 업무추진비는 직위별 당해 직무 수행 활동에 소요되는 경비로 월정액으로 지급된다. 정원가산 업무추진비는 직원의 사기 진작을 위한 경비 즉, 동호회, 체육대회 등에 쓰여진다. 기관운영 업무추진비는 자치단체장의 조직 운영과 홍보 및 대민활동, 유관기관과의 협조, 직무수행 등 포괄적 직무 수행에 소요되는 제 경비를 말한다. 시책추진 업무추진비는 자치단체가 시행하는 주요행사, 대단위 시책추진 사업, 주요 투자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경비이며 부서운영 업무추진비는 통상적인 실·과 조직운영에 소요되는 제 잡비로 지출된다. 지난 2003년 6월 국
도박은 손목을 잘라도 끊지 못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른 어떤 것보다 중독성이 강하다. 국무총리 직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펴낸 2009년 사행산업백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경마장, 경륜장, 카지노 이용객은 연간 누계로 3천만명 이상이다. 지난해 국내 사행산업 총 매출은 16조5천337억 원에 달한다. 불법적인 도박매출은 53조 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2009년 도박중독에 대한 상담 및 치유 비용은 98억4천만 원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 초에는 강원랜드에서 수십억 원을 탕진한 사람이 대통령 암살 협박을 했다가 구속되는 등 도박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폐해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강원랜드 주변에서 지난 10년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도 39명에 이른다. 대박을 쫓다 쪽박을 차고 카지노를 전전하는 카지노 노숙자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초점 잃은 눈동자로 단 한번 배팅은 곧 대박이라는 꿈을 꾸고 있다. 한국 사회는 도박공화국이라고 말할 만큼 도박이 아주 심각하다. 실제 도박 중독자 수가 성인 인구의 9.3%에 해당하는 320여만 명이며, 국내 전체 레저시장에서 사행성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1.3%나 된다. 실제 영국 등 외국에 비해 5배나…
미국에서 노인들이 일생에서 가장 실망할 때가 자동차 운전을 못하게 될 때라고 한다. 더 이상 혼자서 원하는 곳으로 마음대로 갈 수 없다는 사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에게 큰 정신적 부담과 육체적으로 근력, 심폐기능의 저하를 초래해 노년건강에 큰 위협이 된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혼자 힘으로 앉고 일어서고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갱년기 이후 건강의 기본이다. 튼튼한 무릎(슬관절)이 필요하며, 특히 무릎 관절염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중요하다. 무릎이란 대퇴골과 경골의 2개의 뼈와 그 마주치는 면에 관절연골과 그 사이에 연골 판이 쿠션역할을 하고, 뼈를 이어주는 십자인대, 측부 인대가 있고 주위에 있는 근육이 움직여 일어서고 걷고 버티는 운동을 하게 된다. 관절염은 먼저 연골판과 관절 연골이 변성, 손상되면서 뼈까지 닳아서 통증과 변형을 초래하게 되는데, 과도한 노동·노화·외상 등이 원인이며, 유전자적인 소인이 있어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많이 발생한다. 그러나 관절뼈가 많이 닳았다고 누구나 통증이 심한 것은 아니다. 근육 힘, 하는 일, 연골의 상태에 따라 통증의 정도가 다를 수 있어 관절이 거의 정상인 50대 젊은 여자도 심한 통증이 있을 수 있고 시골에 농사
먼저 23일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분노하면서 이로 인해 전사한 해병대원 고 서정우 병장과 고 문광욱 이병의 명복을 빈다. 그리고 형언할 수 없는 슬픔에 빠진 두 병사의 유가족들에게 국민들의 진심어린 위로를 전한다. 서 병장은 마지막 휴가를 받고 인천으로 나가기 위해 연평도 선착장에서 여객선에 탑승하던 중 포탄이 떨어지는 것을 목격하고 부대로 자진 복귀하다 전사했고, 문 이병도 포격 속에서 임무완수를 위해 가장 먼저 달려 나가 전투 준비를 하던 중 전사했다고 한다. 아울러 중·경상을 입은 병사들과 연평도 주민들의 쾌유를 빌며 추운 겨울 집을 잃은 주민들에게도 하루빨리 정부가 조치를 해주기를 촉구한다. 과거에도 북한군은 해상이나 군사분계선 부근에서 수시로 우리 군을 노려왔다. 수 년전의 서해 교전과 최근의 천안함 사건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인내력을 시험하듯이 북은 수시로 남측을 공격해왔고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키며 남북관계를 더욱 냉각시켰다. 그러나 이번 도발은 과거의 도발과는 다르다. 이번엔 해상이 아닌 분명한 우리나라 영토에 직접 포사격을 한 것이다. 특히 군 시설 뿐만 아니라 민간인에게도 포격이 가해진 점을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번 도발은 분명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