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북부지역 중소기업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경기지방중소기업청 북부사무소가 내년 1월 문을 연다. 사실 북부사무소 개설은 지역 기업들과 여러 경제단체들이 모두 19차례에 걸쳐 정부와 관련기관에 지속적으로 요청해 온 끝에 얻어낸 쾌거다. 10여년 가까이 공무원 정원동결 등의 명분에 막혀 성사되지 못했던 추진안은 올해 경기북부상공회의소가 추진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탄력을 받았고 결국 정부가 승인을 허락했다. 오랜 숙원이 해소된 것은 기쁜 일이지만 그 과정을 보면 아쉬움이 따른다. 북무사무소에 앞서 부산울산중기청 울산사무소와 대전충남중기청 충남사무소는 올 1월 각각 정부의 승인을 통해 개소됐다. 이들 지역은 관할 기업수가 도내 북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지만 정부의 승인을 먼저 얻었다. 관할 지역 국회의원들이 추진에 적극 나서면서 애로가 해결된 사례다. 반면 북부사무소 개설은 지역 기업인들이 얻은 승리로 이들 지역과 대비된다. 북부지역 국회의원들은 ‘수도권 규제에 막혀 당연히 안될 일’이라는 편견을 벗어나지 못해 북부사무소 추진안을 외면하거나 관심조차 없었다. 또 관련 지자체는 산업단지 조성, 기업유치 등 기업 규모만을 늘리겠다는 의지만 있었을 뿐 이미 소재한 기업
전통시장, 또는 재래시장은 성인들의 추억 속에 또렷하게 자리 잡은 일종의 고향 같은 곳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문학작품에는 시장풍경과 거기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그만큼 우리네 시장은 우리 생활에서 뗄 수 없는 장소였다. 물건을 사고파는 경제적 행위 뿐만이 아니라 정보교환, 이웃간의 친목도 여기서 다져지곤 했다. 하지만 전통시장은 요즘 청소년들이나 젊은 사람들에게는 외면당하고 있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지만 현대화 된 대형유통센터나 대기업의 유명마트에 더 마음이 기울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간 앞으로 우리나라 문학작품에 시장터 대신 대형마트가 단골 배경으로 등장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각 시장과 지자체에서는 시장에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각종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실행하고 있다. 수원시 영화동에 형성된 거북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지난 12일 화성박물관에서 ㈔장안문 거북시장 상인회 주최로 열린 ‘거북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에서 변명식 박사(장안대 교수)는 “먹거리를 특화시키고 활성화, 집중화를 통해 젊은이들의 유입을 유도하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면서 대학생 유치공연, 젊은이 뽐내기 대회 유치, 대학생 음식메뉴 경진대회…
교사들의 학생 체벌 못지않게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것이 학교폭력이다. 학교폭력은 학교내에서 음성적으로 일부 학생들에 의해 조직적이고 반복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급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피해학생은 폭력에 대한 자괴감으로 사춘기 청소년기를 제대로 헤쳐나가지 못해 정신적·육체적 고통속에 나날을 보내게 되고 학교를 근원적으로 불신하게 돼 심각한 학교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경기도내 중학교에서의 학교폭력이 최근 무려 3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사태의 심각성을 일깨우고 있다. 경기도의회 최창의 교육의원은 도교육청이 제출한 행정사무감사를 분석한 결과, 초중고 학교폭력 가해 학생수는 2009년 5천228명으로 2008년 2천82명에 비해 2.5배로 증가했고 올해 2학기 초인 9월 기준으로도 1천926명이 적발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학교 가해 학생수는 2008년 1천299명에서 2009년 3천775명으로 2.9배 불어났으며 지난 9월까지도 1천428명으로 집계돼 중학교에서의 학교폭력이 심각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폭력 유형별로는 2008년 전체 1천142건 중 신체폭행이 63.8% 729건, 2009년에도 전체 1천913건 중 신체폭행이 71.2%…
1954년 오늘, 중앙청 총리실에서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에 군사·경제 원조협정이 체결됐다. 우리나라의 변영태 국무총리와 부리그스 주한 미국대사가 두 나라의 대표로 협정서에 서명했다. 이 조약 체결로 우리나라는 1955년도에 미국으로부터 7억 달러의 원조를 받게 된다. 조약이 체결되기전 우리나라와 미국은 원조 규모와 시기 등의 문제로 첨예한 의견 대립을 보이기도 했다. 1989년 오늘, 체코슬로바키아 국민 수 만 명이 수도 프라하를 가득 메운 채 반정부 시위를 벌인다. 시위대는 예케스 공산당 서기장의 퇴진과 자유선거 실시 등 과감한 정치개혁을 요구했다. 1968년 ‘프라하의 봄’으로 불리는 자유화 운동 이래 최대 규모의 시위가 연일 계속된 체코슬로바키아 1968년 당시 자유화 운동을 지도했던 두브체크 전 공산당 서기장도 반정부 집회에 참석해 공산당 개혁을 촉구한다. 체코 공산당은 결국 국민들이 개혁요구에 밀려 11일 뒤인 11월 28일 공산당의 권력독점을 포기한다. ▲ 세종대왕, 동국정운 반포(1448) ▲ 수에즈 운하 개통(1869) ▲ 프랑스 조각가 로댕 사망(1917) ▲ 을사조약 강제 체결(1905) ▲ 소련 우주선 루나 17호 달 착륙(1970) ▲…
지난 1994년 지방자치 시대가 시작되면서 재정자립도가 지자체 평가의 척도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립도를 높여주고 세수확보가 가능한 대규모 투자유치 사업에 대한 지자체의 특혜의혹이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대규모 사업과 관련해 명확하고 투명한 처리가 어려운 구석이 많다. 얼마 전 오산에서는 동양 최대규모의 ‘롯데마트오산물류센터’가 사용승인도 받지 않은 채 2년이 훨씬 넘도록 영업을 하고 있었지만, 오산시의 관련 규정의 유권해석으로 묵인돼 오다 뒤늦게 발견된 사실이 있었다. 수만 ㎥에 이르는 토지에 새로운 사업을 하게 되면 토지형질 변경이나 건축허가 과정이 뒤따르게 되는데, 이를 규정하는 것이 도시계획법이나 건축법 등이다. 그러나 위의 법들은 워낙에 복잡한데다, 온갖 생소한 단어들로 가득 차 있어 일반인은 쉽게 이해하기조차 어려운 조항들이 대다수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위의 법들에는 담당 공무원들이나 관계자들도 상황에 따라 해석을 달리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이러한 규정들은 담당공무원에게 ‘유권해석’이라는 시한폭탄을 던져주게 되는 것이다. 주거단지나 대기업의 유치를 달성해야만 하는 담당자들의 규정 해석은 투자유치에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게 되고, 이렇게…
근심을 푸는 곳. 번뇌가 사라지는 곳. 사찰에 딸린 화장실을 해우소(解憂所)라고 불렀다. 해우소는 일반 화장실과는 달리 사용상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첫째, 머리를 숙여 아래를 보지 말아야 한다. 둘째, 낙서하거나 침을 뱉지 말아야 하며, 힘 쓰는 소리를 내지 말아야 한다. 셋째, 외우고자 하는 게송이 있다면 외운다. 넷째, 용변을 마친 뒤에는 반드시 옷 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나온다. 다섯째, 손을 씻기 전에는 다른 물건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남도에 있는 선암사 해우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해우소로 알려져 있다. 선암사가 창건된지 1천500여년 된 것으로 추측되고 해우소가 그때 지어졌다고 가정한다면 그 해우소의 역사를 유추해 볼 수 있다. 해우소 앞에 ‘뒤ㅅ간’이라고 표기된 표지판이 붙어 있는 걸로 봐도 그 역사가 범상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암사 성보박물관에는 ‘1597년 선조 30년에 화재가 났는데 그때 뒷간이 남았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선암사 해우소의 특징은 아무리 더운 여름에도 냄새가 안 난다는 것이다. 고 심재덕 전 수원시장의 변기모양 사택 ‘해우재’는 한국기록원으로부터 한국에서 가장 큰 화장실 조형물로 인증 받았다. 수원시
특별한 인연이 없지만. 어떤 연유(緣由)에서인지,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제 각기 동경(憧憬)하는 나라가 한 두 곳 있기 마련이다. 산타크로스, 사우나, 노키아, 시벨리우스-핀란드 등. 내 딴에는 많이도 다녔지만, 정작 핀란드와는 아직 인연이 없다. 그러나 언젠가 가보겠지 하는 생각에, 사소한 것조차 기억에 담아두는데…, 요즘 각 분야에서 핀란드 따라 하기가 열풍(熱風)처럼 번지고 있다. 신문에도 방송에도 핀란드…, 핀란드…. 주위 강대국(强大國)에게 끓임 없이 시달림을 당하면서도 끈질기게 정체성(正體性)을 지켜서 끝내는 독립(獨立)하고야마는 우리네와 닮은 점이 많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저 앞에 멀리 앞서가는, 배우고 본받아야 할 선진국(先進國)이다. 우리 속담에 하는 짓이 마음에 드는 며느리는 못난 발뒤꿈치 마져 달걀처럼 예뻐 보인다고, 핀란드 이야기만 나오면 그져 흐뭇했다. 그러나 이런 단어를 들어 보셨는지? Finlandization(핀란드化). 알아서 기는 자세를 뜻한다. 좀 어려운 말로하면 자기검열(自己檢閱:검열을 자기가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 눈치꾸러기란 말로도 풀이 될 수 있다. 사연은 몇 번 소박맞은 과부 얘기보다 더 서럽다. 핀란드는…
본보는 그동안 수 차례 본 사설란을 통해 기업형 슈퍼마켓(SSM)으로 인한 골목상권의 붕괴와 그로 인한 서민경제의 파탄을 우려해왔다. 그런데 지난 10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기업형슈퍼마켓 규제법안 가운데 하나인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을 통과시켰다. 영세·중소상인들을 위해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번에 유통법이 통과됨으로써 전통시장 또는 전통상점가 반경 500m 이내를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설정하고, 이 구역에 3천㎡ 이상의 대형마트 등 대규모 점포 및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신규 입점을 제한할 수 있다. 이 법이 통과됨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는 전통산업보존구역에 신규로 입점을 추진하는 기업형슈퍼마켓에 대해 등록을 제한할 수 있게 됐다. 또 지역생산물 판매 등 입점조건을 부여할 수 있게 된다. SSM 규제법은 무분별하게 난립하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시장 진입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다. 국회 유통산업발전법 통과에 이어 중기청도 SSM사업조정 시행 지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개정된 법조항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대기업들의 편법행위를 근본적으로 차단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이 법안이 SSM 진출 규제의 근본적인 해
대한민국은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세계적인 국가로 발돋움하고 있지만 사회 곳곳에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허술한 사회의 이면이 존재한다.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화재에 대한 경고음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특단의 대책없이 필요한 시점이다. 치매나 중풍 환자가 기거하던 여성전용 요양원에서 불이 나 여러 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12일 새벽 경북 포항의 인덕노인요양센터에서 전기 합선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나 70~80대 할머니 10명이 숨지고 17명이 부상했다는 것이다. 불은 전체 2층 건물 가운데 1층 사무실만을 태우고 30분 만에 비교적 쉽게 진화됐으나 사상자 대부분이 거동 불편한 중증 환자라서 잠자던 중에 미처 대피하지 못해 연기에 질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당하고 답답한 심정은 유가족 뿐이 아닐 것이다. 이 요양원은 자동 화재탐지기 등의 시설을 갖춰야 하는 연면적 600㎡보다 규모가 작아 화재경보기나 스프링클러 등 기본적인 화재 대응 장비도 없었다. 소방서가 1년전 특별 점검을 했지만 이상이 없었고, 포항시도 매년 2회 정기적인 지도점검을 했지만, 그동안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데 이런 참사가 난 것이다. 지도감독기관의 부실 행정…
흔히 ‘묵자(墨子)’하면 ‘겸애(兼愛,평등한 사랑)설’정도로만 이해한다. 그러나 ‘공묵(孔墨)’이란 말이 있듯이 유가(儒家)의 정통이었던 당의 한유(韓愈)는 공자의 진면목을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묵자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쪽 벽만 보고는 그 골짜기를 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순자(荀子)는 묵자를 ‘노동자의 도’라고 말했다. 묵자야 말로 2천500년 전 인류 최초로 반전 평화운동과 문화운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한 진보주의 사상가이며 노동자의 원조라는 얘기다. 그러므로 보수를 알려면 공자를 읽어야 하고 진보를 알려면 묵자를 읽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묵자에 대해 그가 동이족이 세운 고죽국(孤竹國) 사람이라는 설이 있다. ‘당서(唐書)’에는 고죽국이 고려의 뿌리라고 적혀있다. 그렇다면 우리와 같은 민족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묵자는 목공과 수공업자로 일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의 제자들은 대부분 사회의 하층 민중이었다. 묵자는 그들을 모아 기율이 엄격한 단체를 조직했으며 각 제후국을 떠돌며 유세를 했다. ‘회남자淮南子’에는 “공자와 묵자의 명성은 영토가 없었지만 천자의 지위를 누렸고 천하를 두루 유묵(儒墨)에 기울게 했으며, 묵자를 따르는 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