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끝나는 날 찾아간 동네시장은 썰렁했다. 대목을 보려고 준비한 과일을 싸게 팔고 있었지만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명절이 다가오면 여러 언론에서 전통시장에서 제수용품을 구입하면 대형마트보다 20~30% 저렴하다는 기사를 내보내지만 소비자의 호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이처럼 여러 이유로 멀어지는 소비자의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언론홍보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마음이 멀어지면 발걸음도 뜸해지기 마련이지 않던가. 최근 언론보도에서 건물주가 무리하게 올리는 상점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다. 얼마 전에는 영화 ‘국제시장’에 나와서 유명세를 탄 점포주가 월세가 벅차다면서 장사를 접겠다는 보도도 있었다. 가까스로 지방자치단체의 중재로 계속 영업을 하게 되었지만, 장사가 잘 된다 싶으면 틈을 봐서 세를 올리는 건물주가 있는 한, 전통시장 살려서 영세 상인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정부의 정책을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상생과 동반성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골목상권의 갑과 을인 건물주와 입점상인 간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정부가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 전통시장의 시설을 현대
2014년 12월 31일부터 시행되는 노인-장애인 보호구역 교통법규 위반행위 가중처벌관련(도로교통법 시행령 제93조)하여 2015년 3월31일까지 계도기간을 거쳐 4월1일부터 집중단속에 들어간다. 교통약자 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대로 어린이보호구역을 시작으로 노인-장애인보호구역이 순차로 법제화되면서 보호구역 지정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중 대표적인 문제로 노인 교통사망사고이다. 꾸준히 증가한 노인교통사망사고는 고령화 사회에서 해결해야 하는 당면문제로 경찰서에서는 계속적으로 노인회관 등을 방문하여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크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통안전 교육 이외에 다른 대처방안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미 지난 2010년 12월부터 어린이 안전을 위해 어린이보호구역에서의 주간시간대(08시~20시) 법규위반 행위에 대하여 일반도로에 비해 2배 가중처벌하고 있으며, 어린이보호구역과 유사한 노인-장애인 보호구역에 대해서도 어린이 보호구역 수준의 교통안전이 요구되면서 보호구역의 실효성확보를 위하여 노인-장애인 보호구역에서도 가중처벌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만안서에서는 교통사고로부터 노인-장애인
꿀잠 /권순자 구겨진 허물이 누웠네 빈 술잔이 쓰러져 바람과 낯선 길에서 배회하네 아픔은 선명한 흉터자국을 돌에 새겨놓았네 한때 추억에 젖은 발들이 다녀가기도 했네 몇 겹의 시간을 눈감고 세상의 구멍을 지나 드디어 삶의 곰팡이들을 떨치고 한 떨기 목숨이 한 알의 모래알로 누웠네 바람마저 끈적한 입술로 입맞춤하고 가는 저녁 -시집 ‘순례자’(시산맥사, 2014)에서 달게 잠잔 적이 언제였던가. 불안하게 꿈속을 헤매다 보면 어느새 날이 밝았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세상 속으로 흘러가야 합니다. 카프카의 ‘변신’에 나오는 그레고르 잠자처럼 잠에서 눈 뜬 어느 날 흉한 몰골로 변한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낭자하게 흐트러진 자리에 ‘구겨진 허물’로 누워있는 현실은 섬뜩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이 끔찍하도록 선명함 앞에서 어떻게 시인은 ‘드디어’ 삶의 굴레를 벗었을까요? 우리 목숨이 바닷가 모래 알 같다는 깨달음이 위로가 되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가 전전반측 잠들지 못 할 이유는 없다고 말한다면 못내 허허롭기만 합니다. 물리학자들이 말하길 사후에 우리 저 우주
어지럼증은 임상에서 두통과 더불어 가장 흔히 접하는 질환이다. 환자마다 증상표현이 다양하지만, 자세히 병력 청취를 하다보면 어느 정도는 진단과 치료 그리고 예후를 알 수 있는 어지럼증의 3가지 용어가 있다. 단순하게 어질어질하다고 표현하는 ‘현기증(dizziness)’을 말하는 것인지, 회전성을 포함하는 ‘현훈(vertigo)’을 의미하는 것인지, 걸을 때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실조(ataxia)’를 말하는 것인지를 감별해 내는 게 중요하다. ‘현기증(dizziness)’은 ‘단순어지럼’을 말하는 것으로 갑자기 움직일 때 혹은 앉았다 일어설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심할 때는 기절할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기력이 떨어지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우리 몸의 감각들을 통합하는 기능이 일시적으로 떨어져서 올 때가 대부분으로 심리적 요인이 가장 많다고 그 외에 혈액순환 장애, 자율신경계 실조에 의한 경우도 있다. ‘현훈(vertigo)’은 자신이나 주위가 빙글빙글 도는 것과 같이 느끼는 심한 어지럼증으로 속이 오
흔히들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한다. 또 다른 이들은 마라톤이 인생의 축소판이라고도 이야기 한다. 따라서 마라톤 풀 코스를 달려 들어오는 사람을 대단하게 여긴다. 달려온 시간에 대한 찬사가 아니라 그 어려운 과정을 꾸준하게 말없이 이겨낸 의지와 노력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론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얼마전 이런 마라톤이 인생의 축소판인 이유 101가지 라는 다소 엉뚱한 발상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물론 유명작가의 글도 아니고 정식으로 나온 서적에 수록된 내용도 아니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일반 블로거의 글이었다. 하지만 내용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했다. 그러면서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해 인생과 마라톤을 비교 연구(?)한 것 같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중 일부를 소개해 본다. 인생과 마찬가지로 꿈을 자유롭고 거창하게 꿀 수 있다. 부와 명예를 향한 인생의 꿈처럼 생각 속에 세계 기록도 내보고 마라톤으로 전 세계를 일주하는 등등의 상상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마라톤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꿈을 꾸고 실천 하다보면 언젠가 이루어진다. 인생도 꿈을 꾸지 않으면 이루어지지 않는 것처럼 마라톤도 풀코스든 하프코스든 목표를 세워야만 달성할 수 있다
지난 13일 두레자연고등학교 졸업식이 있었다. 화성시 우정읍에 있는 두레자연고등학교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대안학교이다. 올해로 14회 졸업생 39명이 졸업하였다. 이사장인 나는 설교를 맡았고 2시간이 걸린 졸업식에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다. 졸업식 행사가 그렇게 오래 걸린 것은 졸업생들 스스로 만든 영상이 상영되고 졸업을 기념하는 축하공연이 있어서였다. 그런데 졸업식이 특이하였던 것은 졸업식장이 눈물바다가 된 점이다. 졸업생들이 먼저 눈물을 흘리며 우니 선생님들이 울고 학부모들이 울고 재학생들까지 따라 울었다. 이런 분위기를 접하면 나는 어렵사리 이 학교를 세워 그간에 지원하여온 일에 대하여 큰 보람을 느낀다. 졸업생들이 3년 전 입학할 때의 모습은 가관이었다. 전국에서 가장 망가진 학생들을 고르고 골라 입학시키니, 그 사정이 어떠하였는지를 가히 짐작할만할 것이다. 두레자연중고등학교가 세워진 이후로 지금까지 선생님들이 겪은 고초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대안학교가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비결이 선생님들의 헌신이다. 애초에 빗나간 아이들인지라 이들을 사람구실하게 교육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경험하지 않는 사람들은 짐작조차 못한다
은행을 줍는 노인 /배홍배 노인은 은행을 줍고 있었다 희미한 눈으로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은행 알들 노인은 빈자리를 더듬었다 더듬다가, 손가락으로 땅을 후볐다 들여다보면서 후벼 팠다 헛것을 만지는 눈빛이 뭉툭 닳아 패인 동그란 구멍 그렁그렁, 은행알들이 고였다 -배홍배 시집 『바람의 색깔』/시산맥사 가로수 아래 은행 알을 줍는 노인들… 흔하게 목격되지는 않는다. 젊은이들이 할 일없이 은행을 주우러 다니지는 않으므로 자연스럽게 노인들의 몫이 된 것 같다. 언뜻 뉴스에선 노인 일자리 정책으로 시에서 운영하는 노인들의 소일거리라고도 한다. 방치하다보면 행인들이 밟아 짓이겨진 은행알들이 거리를 지저분하게 하고 은행 알의 지독한 똥냄새로 더러 사람들의 인상이 일그러지기도 한다. 그렇게 모은 은행은 노인 복지관에 기증한다고 하고 노인들의 질병인 가래 기침에 탁월한 효능을 보이는 식품이기도 하니 여러모로 좋은 일이다. 시력이 약한 노인은 ‘동그란 구멍’에 그렇게 은행 알들을 힘겹게 모으고 있는 중이다. /성향숙 시인
구정 연휴를 맞은 거리는 한산하다. 시내 상가로 들어서니 상점마다 문을 닫아걸고 낮에도 불빛이 가득하던 건물 안이 캄캄하다. 북적이던 인파도 감쪽같이 사라지고 길 양쪽에 자동차가 진을 쳐서 차를 대려면 이곳저곳 빈틈을 찾던 거리가 텅 비어 썰렁하기만 하다. 인파와 자동차가 없는 거리는 넓어서 좋지만 마치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은하에 들기라도 한 듯 왠지 낯설고 서먹서먹하다. 찬바람만이 휘익 지나가는 거리는 마치 황야의 무법자가 나타나기 직전의 괴괴한 풍경이 연상된다. 또박또박 발소리를 내며 건물과 건물 사이를 걸어 아들이 운영하는 떡볶이 체인점을 들어선다. 설날에 영업을 하더니 저녁의 어수선했던 흔적이 역력하다. 개업한 이래 명절이고 여름 휴가철이고 영업을 한 번도 쉰 적이 없는 아들은 이번 구정에도 손님을 기다리고 손님들께 최선을 다한다며 휴일을 반납한 상태다. 그런 아들이 딱하고 기특하여 아들보다 일찍 가게에 나오는 참이다. 문을 열고 구석구석 정리하고 쓸어내고 환기를 시키고 나니 가게 주변의 거리까지 환해 보인다. 정적이 흐르는 공간을 혼자 안팎으로 왔다갔다 하는데 “오늘도 문을 여나요?” 하는 사람소리가 들린다. 사람 소리가 왜…
조선왕조실록엔 모두 57건의 황사기록이 있다. 먼지 현상으로서의 황사 42건, 비에 섞여 내린 황사 3건, 눈에 동반된 황사가 5건, 우박과 함께 한 황사 5건, 안개와 관측된 황사 2건 등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황사에 대한 기록은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 갈 정도로 오래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당시엔 황사를 흙가루가 비처럼 내린다는 의미에서 우토(雨土)나 토우(土雨) 등으로 기록 했다고 하는데 고문헌에 기상에 관한 기록 중 유난히 황사에 관한 기록이 정확하고 꼼꼼한 이유는, 황사를 잘못된 정사에 대한 하늘의 응징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리고 한다. 지금의 황사라는 용어는 1954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황사가 발생하는 지역은 고비. 타클라마칸 사막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몽골초원지대의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이 지역에서도 황사가 만들어져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다. 발생은 중국에서 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피해가 극심한 것은 중국에서 불어온 흙먼지 바람이 우리의 산지에 막혀서 라고 한다. 기상학적으로는 한랭전선을 동반한 저기압이 발생할 때 강한 상승공기가 만들어지며 강한 바람으로 상공으로 올려 진 모래먼지는 기압골 뒤에 따라오는 대륙성고기압의 강풍에 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