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고추가 보급되기 이전엔 김치를 소금에 담갔다. 이런 역사를 유추해 볼 때 지금도 11월 초 통째 혹은 크게 썬 무를 짜지 않은 소금물을 가득 부어 담그는 동치미는 가장 먼저 시작된 김치의 기본형이라 할 수 있다. 겨울 저장식품이라고 해서 조선시대엔 동치미를 ‘동침(凍沈, 冬沈)’ 또는 ‘동침저(凍沈菹)’라 불렀다. 겨울에 물에 담가서 먹는 김치 혹은 겨울에 국물이 언 김치라는 뜻이다. 그런 명칭이 세월이 지나며 일반인들이 한자어 ‘동침’을 동침이 혹은 동치미라고 부르면서 지금의 이름이 됐다고 한다. 동치미, 특히 국물은 옛날에도 겨울철 별미 음식을 만드는데 중요한 재료로 사용됐다고 한다. 조선시대 요리책 규합총서(閨閤叢書)엔 동치미 국물 이용을 이렇게 적고 있어서다. ‘겨울에 익은 후 먹을 때 배와 유자는 썰고, 그 국에 꿀을 타고 석류에 잣을 흩어 쓰면 맑고 산뜻하며, 그 맛이 매우 좋고, 또 좋은 꿩고기를 백숙으로 고아서 그 국의 기름기를 없애고 얼음을 같이 채워 동치미 국에 붓고, 꿩고기 살을 섞어 쓰면 그 이름이 이른바 생치김치이며, 동치미국에 가는 국수를 넣고 무, 오이, 배, 유자를 같이 저며 얹고, 돼지고기와 계란 부친 것을 채 쳐서…
우리는 오천년 유구한 역사의 뿌리 깊은 자랑스러운 단일민족 정통성으로 세계의 중심 국가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이 풍요와 행복은 혹독한 선인들의 피와 땀이 어린 고통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일제강점기 조국 광복과 일제의 탄압을 피해 사랑하는 고국을 뒤로 한 채 동토의 땅 만주로, 사할린으로 이억만리 미국 사탕수수밭으로 떠나야 했던 아픔을 안고 혹독한 차별과 박해 속에서 삶을 개척해야 했었다. 흔히 역사는 되돌릴 수 없지만 반복된다는 말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100여년이 지난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정 반대의 현상을 접하고 있다. 경제현장의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100년 전 우리 선조와 같은 모습으로 피와 땀을 흘리고 있고, 지방에는 우리와 피부색과 언어가 다른 결혼이주여성들이 우리의 지키고 있다. 특히, 가난과 미래 희망을 안고 예전 우리 선조들과 꼭 같은 마음으로 대한민국의 땅으로 건너와서 언어와 문화, 정서가 완전히 다른 사람과 가정을 이루고 꿈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부 잘못된 내국인 남편과 가족들로 인해 엄청난 불행을 겪고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이 늘어가고, 노동을 하고도 제대로 된 보수나 대우를 받지 못하면서 스스로의 꿈을 접어야 하는…
요즘 일반전화보다는 휴대전화가 보편화되면서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까지 112나 119에 장난이나 화풀이 대상으로 허위신고를 하여 국가의 공권력을 무력화시키는 경향이 있어 사회불안, 혼란 등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 지난 2001년 발신자번호표시 서비스가 도입된 이후로 허위신고가 점차 줄어들면서도 부천원미경찰서에는 지난 1월1일부터 2월 10일까지 112신고 1만3천600여건의 신고 가운데 오인신고가 487건으로, 허위신고는 3건의 신고가 접수되었다. 경찰업무를 방해할 목적으로 일부러 한 3건의 허위신고는 경범죄처벌법위반으로 1건은 형사입건, 2건은 즉결심판 청구하였다. “생명이 위급하다, 깡패들한테 쫓기고 있다, 건물 6층인가 7층의 화장실에 숨어 있다”, “빨리 출동 해 달라”라며 거짓말한 신고자를 현행범인으로 체포하여 형사입건하였고, 또한 자신의 부인이 “칼로 오른팔을 그었다”, “가정폭력인데요”라며 거짓말한 신고자를 즉결심판 청구하였다. 경찰은 112에 장난으로 허위신고를 하면 강력히 처벌할 것임을 천명한 바 있다. 신고 내용이 중하거나 상습적으로 허위신고를 하는…
답답하다. 총리 후보자 인준과 임명을 놓고 이렇게 힘든 나라가 지구상에 또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지만,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면 다 그렇고 그렇다지만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경우 흠결이 너무 많다는 국민여론이어서 더 답답하다. 그래서 여당도 야당과의 협의를 통해 국회에서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당초 12일 본회의에서 16일로 처리일정을 미뤘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갑자기 또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인준을 처리하자고 시비 걸고 나섰다. 점입가경이다. 야당이 이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 14일 한국갤럽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적합이 41%, 부적합이 29%로 나온데다 총리로서 부적격한 측면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청문회 단골메뉴인 병역문제 투기 대언론관 태도 등 역대 후보자 낙마사유보다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당으로서도 단독으로 인준을 강행하기에는 버거워 일단은 표결로 가겠다는 방침이다. 해외체류 중인 새누리당 소속 의원과 내각에 겸직 중인 의원들의 표 단속에도 나섰다. 이번에도 총리 임명이 무산된다면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지나 않을까 우려해서다. 우리는 그동안 총리 지명자들이 중도에서 줄줄이…
최근 인천 어린이집 사건 등 어린이집 폭행사건으로 인해 아이를 둔 부모들의 걱정이 크다. 이에 따라 정부는 보안과 방범을 강화하기 위해 어린이집에서부터 국공립 유치원 CCTV 설치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법률을 만들려 하고 있다. 부모들의 우려가 얼마나 큰지는 최근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게시된 ‘전국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를 강력히 청원합니다’라는 글에 이틀 만에 무려 1만8천600여명이 찬성 서명한 사실로도 알 수 있다.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5년 4월에도 어린이집에 CCTV 설치를 의무화 하도록 하는 영유아보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2013년에도 지난해에도 이 법안이 발의 됐지만 10년 가까이 관련 법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보육교사들의 사생활과 인권이 침해된다는 인권단체와 보육노동조합 등의 반발 때문이다. 결과를 두고 봐야 알겠지만 이번에는 부모들의 의지가 강하다. 게시글을 쓴 부모는 ‘CCTV는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라면서 ‘어린이집 교사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아무런 자기방어 능력이 없는 영유아의 생명보호가 더 시급하다’는 것이다.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모든 살아 있는 생물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할 것이 호흡이다. 인간이 단번에 마실 수 있는 공기의 양은 얼마되지 않는다. 그래서 끊임없이 새 공기를 마시고 헌 공기를 내뺃는 것이 호흡인데, 숨을 자연스럽게 들이마셨다가 내쉬는 것으로 본격적인 생명활동은 시작된다. 어린 아이가 엄마 뱃속에서 오랜 시간을 거쳐 세상 밖으로 나 올 때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 스스로 호흡하는 일이다. 이처럼 생명이 스스로 자립하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들숨과 날숨을 만드는 행위는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신호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가 죽음을 의미하는 말로 ‘숨을 거둔다’라는 말을 쓰는 것이다. 이렇게 호흡을 자연스럽게 만들고 난 후 비로소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다. 만약 호흡하기가 어려워지면 다른 생각은 저 멀리 달아나고, 오로지 숨을 쉬어야겠다는 지극히 본능적인 움직임으로 온몸은 반응할 수밖에 없다. 물에 빠진 사람이거나 갑자기 목구멍이 막혀 숨을 쉬기 어려운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부귀도 아니고 명예도 아닌 오직 하나 ‘호흡’뿐이다. 그만큼 호흡은 모든 생명활동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볼 수 있다. 무예를 배울 때에도…
바다로 간 개구리 /김일영 창자가 흘러나온 개구리를 던져놓으면 헤엄쳐 간다 오후의 바다를 향해 목숨을 질질 흘리면서 알 수 없는 순간이 모든 것을 압수해갈 때 까지 볼품없는 앞발의 힘으로 악몽 속을 허우적거리며 남은 몸이 악몽인 듯 간다 잘들 살아보라는 듯 힐끔거리며 간다 다리를 구워 먹으며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 도시로 헤엄쳐 갔다 우리는 어릴 때 개구리 뒷다리를 몸통에서 떼어내며 이미 내일을 내다보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애써 외면하고 살아온 것이다. 허리가 잘린 줄도 모르고 세상을 향해 끊임없이 헤엄쳐 온 것이다. 어디에 다다를 것인가. 가도 가도 보이는 건 바다뿐이다. 살아도살아도 목숨을 질질 흘리며 건너는 건 악몽의 바다뿐, 잠시 기쁜 날도 있겠으나 우리가 구워먹은 다리들이 우리의 다리였다는 걸 모든 것이 압수될 때까지 모를 것이다. /조길성 시인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빠른 경제성장으로 유일하게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탈바꿈했다. 또한,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낸 몇 안되는 국가로 세계의 찬사를 받고 있다. 하루 끼니를 걱정하던 처절했던 대한민국, 그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놀라운 경제성장과 자유민주주의를 정착시킨 불굴의 의지는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이는 우리 국민 모두가 이뤄낸 기적이요, 우리역사의 자랑스런 한 페이지다. 하지만 우리사회가 정체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몇가지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안전이다. 지난 수십 년간 끊임없이 반복된 후진국형 재난들은 우리사회의 저급한 안전의식을 여실히 보여준다. 일례로 세월호 참사와 함께 가라앉은 대한민국을 버티도록 한 힘, 또 유가족과 상처입은 우리를 일으켜 세운 힘은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약속이었다. 각계 각층에선 안전에 대한 총체적 시스템을 점검하고 두 번 다시 후진국형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하지만 4월 16일 이후 무엇이 변했는가? 고양버스터미널 화재, 장성 요양병원 화재, 판교 환풍구 붕괴사고, 의정부 아파트 화재 등 후진국형 재난
요즘 운전석에 올라서면 시동을 걸기 전 먼저 차 문을 잠그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귀가할 때 아파트 단지에 들어와 있음에도 자주 뒤를 돌아보거나 그림자를 보며 내 주변에 누가 없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이 시간 과연 나는 안전한 환경에 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시간을 가져 봅니다. 지난해 유난히도 우리 지역을 중심으로 사회 안전망 확보에 관한 과제가 대두되었고 아직도 그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운송수단이나 각종 시설, 장치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 모두 경계의 대상이 되었는데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온 세상이 나를 노리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오면 받기가 겁이 나고 정체불명의 문자는 터치하기가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내 번호를 알아냈는지 좋은 땅이 있다, 상가를 분양받으라, 돈을 입금해야 하니 계좌번호를 달라. 이젠 범행 대상을 미리 정하고 자세한 정보를 분석한 후 맞춤식으로 접근하니 그 그물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기가 찬 세상이 되었습니다. 나는 아무리 조심하며 안전거리를 두고 운전하더라도 뒤차가 달려와 들이받으면 105중 충돌의 현장에 있게 됩니다. 이쯤되면 이러한 위험을 회피하거나 이겨낼 수 있는 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