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높은 교육열을 지닌 한국인에게 ‘대학입시’는 늘 초미의 관심사였다. 저 출산 시대를 맞아 학령인구가 자연 감소되면서, 대학입학정원이 이미 고졸자수를 넘어섰다. 대안적 고등교육시스템인 방송대학과 사이버디지털대학들이 속출하고 있다. 학점은행제와 독학사제도 또한 가세하면서, 누구나 원하기만 하면 쉽게 대학에 갈 수 있는 ‘대학의 대중화-보편화 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나 ‘특정의 원하는 대학’을 향한 학부모들의 염원과 집념은 도통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치열한 입시전쟁의 구도와 그로인한 대학입시 병목현상이 여전하다. 아니 점점 더 심화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입학사정관제도는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대학입시의 모델로 제시된 것이다. 그렇기에 입학사정관제도에 대한 세인들의 관심은 가히 지대하다. 연일 신문지상과 뉴스 등 언론에 마치 신데렐라처럼 등장해 비단 입시당사자 뿐 아니라 자녀를 둔 학부모 모두에게 지대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입학사정관제도는 전문적인 안목과 평가역량을 지닌 입학사정관들에 의해 교과활동 뿐 아니라 창의적 재량활동 및 인성교육,…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가 한 ‘노무현 차명계좌’ 등의 발언을 두고 자질논란이 구설수에 오르면서 경찰 조직이 술렁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초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사퇴하고 불과 1년 반 만에 다시 청장 후보자의 사퇴압박이 확산되는 데다 이 사태의 시발점이 ‘후보자 낙마’를 목적으로 한 경찰 내부유출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경찰 전체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조 후보는 서울청장 시절인 지난 3월 31일 경찰 기동본부 지휘요원 460명에게 했던 특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난해 5월 투신을 언급하면서 “무엇 때문에 사망했느냐, 뛰어내리기 바로 전날 계좌가 발견되지 않았느냐”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쌍용차 사태 때 점거 농성원 희생발언, 2008년 3월 이재오, 이상득 의원 줄대기 발언 등 조 후보의 보수 성격의 강경발언들이 경찰청장 인사청문회 일주일 여를 앞두고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같은 파장을 몰고 온 조 후보의 발언이 경찰 내부의 제보를 통해 공개됐을 개연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경찰 조직이 술렁이고 있다. 한 경찰간부는 “경찰 수뇌부 교체기마다
하루는 유명한 교학승이 당대의 선지식인 효봉스님을 찾아와 말을 걸었다. 부처의 가르침인 교학을 익히는 것이나 참선수행으로 불도를 깨닫는 것은 큰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는 것과 같지 않느냐고. 그렇다면 교학은 그물을 쓰는 법을 익히는 것인데 선가에서는 어찌하여 교학을 도외시 한 채 고기를 잡을 수 있다고 고집하느냐 물었다. 이에 효봉이 답하기를, “교학하는 사람들은 그물로 고기를 잡으려 들겠지만 선가에서는 바닷물을 통째로 삼켜버린다오”. 우리 불교계 최고의 학승이자 선객이던 운허스님이 제자들에게 들려줬다는 이 이야기는 효봉의 선지(禪旨)가 얼마나 드높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화다. 장자(莊子)는 말했다. “천하가 하나의 새장이라고 생각한다면 참새들은 도망갈 곳이 없다. 즉 마음을 넓게 가지면 세상의 모든 것이 자기의 품안에 있는 것이다”. 세상만사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뜻일 게다. 이번 국무총리를 비롯한 장차관 인선을 두고 말들이 많다. 특히 야권에서는 청문회를 단단히 벼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벌써 각종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봐 조용히 넘어갈 것 같지는 않다. 소위 국정을 운영한다는 위정자들이 한다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채무 규모는 118조원이다. 더군다나 하루에 이자만 100억원을 물어야 한다니 어쩌다 이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 개탄스럽기만 하다. 이정도로 썩어 문드러진 공기업이 존립 해야 하는 가치가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나라당 고흥길 정책위원회의장이 지난 11일 밝힌 LH의 다소 구체적인 부채 구조는 한심하기 짝이 없다. 지난해 말 LH의 총부채는 109조원이며 이중 금융부채가 75조원으로, 국민의 정부·참여정부 시절 추진한 국민임대주택 사업 27조원, 신도시·택지개발 27조원, 세종시·혁신도시 건설 10조원, 도시재생 사업 6조원 등 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현 정부 들어 주택공사와 토지공사를 무리하게 합병하면서 생긴 부채라고 맞서고 있으나 근본적인 문제를 등한시한 낮뜨거운 설전에 불과하다. 전국적으로 대규모 신도시 사업과 산업단지 조성사업, 주택사업 등을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전국의 땅값을 올리는 1등 공신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오던 LH의 추락은 경기도내 수많은 사업지구에 대한 포기로 이어져 대혼란을 부채질 하고 있다. 사업지구에 포함돼 재산권 행사도 하지 못하다가 뒤늦게 LH가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사업지구내 주민들의 불만이
지난 13일 세계문화유산 화성을 배경으로 조성된 장안공원 앞에 장애인들이 만든 생산품을 판매하는 ‘행복을 파는 가게’가 개장했다. 이곳의 1층은 카페 ‘앙상블’로서 커피를 비롯, 쿠키·빵 등 먹을거리와 함께 생활용품, 천연비누, 액세서리, 각종 선물세트 등 장애인들이 만든 다양한 생산품을 판매한다. 특히 앙상블에서는 전문 바리스타가 직접 만든 맛있는 커피를 싼 값에 판매하고 있어 벌써부터 지역주민들로부터 인기가 높다고 한다. 다른 층에서는 직업재활시설에서 생산한 900여종의 제품들을 싼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앞으로 장애인과 함께 천연비누 만들기 등 체험장을 운영하고 바리스타 교육과정도 개설할 예정이란다. 행복을 파는 가게는 원래 ‘곰두리 공판장’이었는데 장애인 생산품을 시민들이 더 가깝게 접할 수 있도록 현 위치로 이전을 하고 이름도 바꿨다. 곰두리 공판장이 행복을 파는 가게로 변신을 한 것은 장애인과 일반인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장애인들을 위한 공간’에서 벗어나 ‘장애인과 주민들이 함께 하는 공간’으로 변모함으
가끔씩 술자리에서 듣게 되는 말 가운데 하나가 ‘엽전들은 맞아야 정신을 차려’라는 소리일 것이다. 물론 이 말은 일제시기 우리 민족성을 폄하시키고 식민을 합리화하기 위해 일제가 주입시킨 것이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해방된 지 65년이나 됐는데도 식민통치의 잔재는 아직도 남아 있구나’ 하는 한탄이 절로 나온다. 교육현장에도 식민시기의 그림자는 남아 있다. 교복과 짧은 머리, 훈화, 전교생을 모아놓고 하는 조례, 교문에서의 복장·두발검사, 군대식 거수경례도 일제 잔재다. 특히 교내에서 일상적으로 교사들에 의해 행해지는 체벌인 구타는 대표적인 악습이다. 구타를 비롯한 체벌은 일제가 민족을 통제하고 열등감을 심어주기 위해 실시한 것이다. 물론 조선시대 서당에서도 체벌은 있었다. 하지만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리는 것이 가장 큰 벌이었다. 몽둥이로 엉덩이나 허벅지를 구타하고 뺨이나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하는 지극히 감정적인 체벌은 하지 않았다. 체벌이 나쁜 것은 당하는 학생의 인격이 훼손된다는 것이고 다른 사람도 아닌 교사로부터 폭력성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이 폭력성은 결국 그 학생의 미래를 지배하게 되고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이에 경기도교육청
성남시가 판교 신도시 건설비용이라는 특별회계에서 빼내 쓴 돈 5천200억원을 갚지 못하겠다고 선언한 ‘모라토리엄’(지급유예)선언이 한달은 넘겼다. 이재명 성남시장에서 촉발된 모라토리엄은 시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지방재정의 내실을 다지기 위한 ‘결단’이라는 평가와 함께 민주당 소속 시장이 한나라당 전임 시장의 약점을 들춰내려는 ‘정치쇼’라는 상반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전임 시장이 각종 개발사업을 무리하게 벌이다 판교특별회계에서 5천200억원을 빼 쓰다가 이를 갚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된 시민들은 무절제하거나 심지어는 치적쌓기용 쯤으로 보여지는 묻지마식 개발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가하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된 것은 성과라고 본다. 우리고장 재정상황은 어떤가 뒤돌아 보는 계기가 됐고 국회에서도 지방재정 위기 방지책과 대안을 마련하게 됐으니 그렇다. 각급 자치단체는 1회성 행사를 지양하고 불요불급한 예산지출을 막는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한다고는 하지만 그 실효성에 의문이 드는 것은 지난 시간동안 민선 단체장들의 방만한 경영에 대한 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을 보더라도 심히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건정성에 빨간불
철없을 때는 색다른 명분을 내세워 약간의 음모(陰謀)가 무사히 통과됐을 때 그 당시에는 안도하지만 세월이 지나고 보면, 과장(誇張)됨을 부끄러워하는 후유증은 오래 가는 법이다. 중학교 시절, 서울 구경을 하고 싶어서 가당찮게 신사유람단(紳士遊覽團) 운운해서 아버지로부터 허락을 받고 두둑한 용돈을 얻어, 상경하지만 학습은 창경원 한 바퀴로 끝내고, 극장과 빵집에서 시간과 돈을 낭비한 경험이 있다. ‘신사유람단’ 참으로 거창한 이름을 끌어들였다. 여기에서 ‘신사’란 젠틀맨이 아니고 선비란 뜻을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알았다. 얼마 전, EXPO가 열리는 중국의 상해(上海)에 다녀왔다. 비행기 안에서 신사유람단이란 단어가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철없던 때의 단순한 거짓말이었기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지만 비행기를 탈 때마다 그 말이 떠오른다. 인원은 예사롭지 않은 구성이었다. 나를 제외하고 이제까지 치열하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며, 나름대로 각자의 분야에서 고민하는 4명. 갑자기 예비군 훈련장에서 만난 것처럼 허물없어졌다. 상해는 서울 온도보다 체감(體感) 온도가 두 배 가량 높은 듯 했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60주년 이벤트의 하나인 상해 EXPO는…
부동산 투자를 원하거나 점포 개설 등을 준비하는 창업자들에게 최근과 같은 경기침체가 지속 되면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시장의 흐름을 타고 지역을 결정한 뒤 투자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현재의 침울한 시장경제는 호황인지, 아니면 불황인지 구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때 투자자나 창업자들은 부동산 중개사무소들의 이동 경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 중개사무소들이 쏠리는 지역은 부동산 거래가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은 물론 향후 잠재적인 부동산 호재 등이 풍부한 곳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기남부지부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도내 남부지역(시·구 단위) 중 가장 많은 부동산 중개사무소가 유입된 곳은 성남시 분당구다. 분당구는 지난 6월 말 현재 1천131개의 부동산 중개사무소가 영업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5개가 늘어난 수치다. 이어 광명시(48개), 평택시 송탄·의왕시(32개), 김포시(30개) 등의 순으로 부동산사무소의 유입 수가 많았다. 분당구의 경우는 워낙 높은 땅값과 임대료 등 투자 리스크가 만만치 않다. 이보다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광명시와 평택시 송탄, 의왕시 등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광명시
광화문이 제 모습을 찾았다. 광화문은 1395년(태조 4년)에 창건돼 정도전에 의해 사정문(四正門)으로 명명됐으나 1425년(세종 7년) 집현전에서 광화문이라 이름을 바꾼다. ‘왕의 큰 덕(德)이 온 나라를 비춘다’는 의미에서였다. 이처럼 경복궁의 정문으로 서울의 중심에 자리 잡은 광화문은 조선왕조 600년 영욕의 역사가 오롯이 서려있는 곳이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사라진 광화문은 1865년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다시 지으면서 중건됐으나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조선총독부 건물에 밀려 지금의 민속박물관 부근으로 이건(移建)되는 수난을 겪는다. 원래는 관악산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일제가 민족정기를 훼손하기 위해 남산에 신궁을 짓고 그쪽을 바라보게 하기 위해 방향을 틀어버렸다. 한국전쟁으로 복층 누각인 문루가 모두 불에 타 돌기둥만 남아있던 광화문은 1968년 박정희 정권 때 변형된 모습으로 복원된다. 건물은 목조가 아닌 콘크리트로, 현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한글 현판으로 바뀌었고 당시 옛 조선총독부 건물인 중앙청 축에 맞추면서 원래 위치에서도 벗어난다. 광화문이 고종 중건 당시의 모습을 되찾았다고는 해도 아쉬움은 남는다. 바로 현판의 글씨 때문이다. 이는 문화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