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까이 하면서도, 그 가치를 못 느끼고 허술하게 대접하거나, 가볍게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쓸데없는 것으로 방치했던 물건이 TV의 진품명품(眞品名品)에서 매우 가치 있다는 것으로 감정(鑑定) 받을 때, 혹시 우리 집엔… 하면서 쑥스러운 기분으로 새삼 둘러보는 경우가 있는데, 사람이든 물건이든 그 가치를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지나치는 경우,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낳는다. 십 수 년 전에 천한봉(千漢鳳) 선생이란 분으로부터 사발 하나를 선물 받은 적이 있다. 전혀 기교도 없이 투박한 막사발인데 처음에는 거스름돈으로 받은 동전을 모아두다가, 떨어뜨려서 개밥을 주는데 사용했다. 옹기야 유약을 칠해서 사면이 곱지만, 투박하고 볼품없는 막사발은 개밥 주는데 제격이었다. 그 뒤에 이런저런 인연으로 천 선생께서 다기(茶器)와 다완(茶碗)을 몇 번 보내 주셨는데 커피에 익숙하고, 녹차(綠茶)의 가치를 잘 모르는 무식한(無識閑)(?) 이어서, 받자마자 바로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했다. 받은 이로부터, “이 귀한 것을…” 이런 인사를 들었지만 예의상 하는 말로 간주하고, 아까워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알았지만,…
25일 천안함 전사자 46명의 해군장 장례가 시작됐다. 이날 정부는 대국민담화를 통해 순직·실종장병들의 장례기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선포하고 영결식이 거행되는 오는 29일을 ‘국가애도의 날’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또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 내 체육관은 물론이고 수원역 앞, 순직·실종장병들의 모교에도 분향소가 차려지고 국가 주도의 분향소가 설치될 것으로 보이는 등 추모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온 나라가 슬픔에 빠진 이때, 정치판을 보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천안함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 때문이다. 6.2 지방선거와 맞물려 터진 천안함 사건을 두고 여·야정치권의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나라당의 경우 ‘천안함 사건’과 함께 하필(?) 이와 맞물려 터진 ‘황장엽 암살 기도’ 남파간첩 구속 등 북한 관련 안보사건들까지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나경원 의원은 지난 16일 한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북한에 의한 것으로 약 80% 정도 강하게 추정되고 있는데 그렇다면 결국 지
매일 아침저녁으로 확성기에서 울려 퍼지던 ‘새마을 노래’를 들으며 학교에 다녔던 40대 중반 이후 세대에게 새마을운동은 진한 향수로 남아 있다. ‘100억불 수출, 1천0불 소득’이 꿈이었던 그 시절. ‘잘살아 보세’가 온통 대한민국의 화두였을 때.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이라는 농촌 잘살기 운동을 제안한다. 1970년 4월 22일 부산에서 가진 관계 장관 회의에서였다. 196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수해를 당한 경상도 일대를 돌아보다 경북 청도의 신도리 마을주민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복구 작업을 해내는 것을 보고 이를 모델로 삼았다는 새마을 운동은 1971년 들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새마을운동은 ‘근면·자조·협동’을 기본정신으로 농촌지역을 발전시켜 도시와 농촌 간의 소득격차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최근 영남대 박정희리더십연구원이 40주년을 맞은 새마을운동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국민의 61.7%는 새마을운동이 ‘잘살기 운동’이었으며, 92.3%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리더십이 새마을운동 추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5공 비리와 관련돼 1990년대 이후 잊혀졌던 새마을운동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새마을운동을 추억하는 움직임도
외국인들이 스릴을 만끽하려면 한국에서 운전해 보라는 말을 한다고 한다. 그만큼 한국인들은 과속, 끼어들기 등 교통법규 위반을 일상적으로 한다는 것을 방증해주는 말이다. 심지어 교통법규 위반을 무용담처럼 자랑하는 운전자들까지 있으니 그 정도를 가늠 할 수 있다. OECD 국가 중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우리나라가 3.2명으로 3위다. 1만대당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1위다. 이 부끄러운 수치는 교통질서의 기본에 인색한 우리의 안전 불감증에 기인한 것이다. 이러한 교통문화는 경제대국과 문화선진국이라는 우리의 자긍심을 무색케 하고 있다. 전반적인 교통문화를 우리의 몸으로 비유했을 때 교통사고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발생하는 질병과 같다. 질병은 우리의 몸에 큰 위협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운동을 하고, 음식을 가려먹고, 이상이 생길 때 마다 병원을 찾아 간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그 발병과 징후를 지켜보며 예방과 치료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이나 부상은 준비할 여유를 주지도 않을 뿐더러 순식간에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들의 삶마저 파괴할 수도 있다. 우리가 평상시 생활하며 아무 생각 없이 행하는 교통법규 위반이나 난폭운전은
아직도 국민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는 ‘무전유죄 유전무죄’란 말은 영화 ‘홀리데이’로 알려진 지강원 탈옥사건으로 유명해졌다. 1988년 교도소 이송 중 일당과 탈출한 지강원은 가정집에 들어가 경찰과 대치하며 인질극을 벌였다. 이들은 흉악범이 아니라 잡범이었는데, 징역형을 마치고도 보호감호처분을 받아야 하는 데 대한 불만과 500만 원의 절도를 저지른 본인보다 600억 원 횡령을 한 전두환 전대통령의 동생 전경환 씨의 형기가 더 짧다는 데에 불만을 가지고 탈출한 것이다. 인질극을 벌이던 이들이 결국 모두 자살해버림으로써 사건은 비극으로 마무리됐다. 자살하기 전 지강헌이 창문을 열고 외친 말이 ‘유전무죄, 무전유죄’였다. 이 말은 이후 전 국민적인 유행어가 되었다. 뇌물이나 횡령 같은 큰 비리를 저지른 정치인이나 기업인 등 이른바 가진 자들이 죄에 비해 처벌이 가벼운 경우를 비꼬는 표현이 된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인간사회에서는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성립될 수 밖에 없다는 논리를 펴기도 한다. 금전이나 권력을 가진 사람은 당연히 가진 것을 이용하여 유능한 법전문가를 동원하여 방어를 하기 때문에 형량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요즘 한 코미디언이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천안함 사태로 46명 순국장병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25일 수원역광장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시민들은 분향소에 마련된 순국장병의 사진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천안함의 함수가 침몰 29일만에 인양되고 사고원인 규명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천안함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25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장례는 오늘부터 29일까지 해군장으로 엄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장례기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했다. 영결식이 거행되는 29일에는 전국 관공서 등에 조기를 게양하는 한편 정각 10시에 사이렌을 울려 1분간 추모 묵념을 한다. 특히 끝내 귀환하지 못한 이창기 원사, 최한권 상사, 박경수 중사, 장진선 하사, 강태민 일병, 정태준 이병은 대한민국과 국민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게 될 것이며, 또한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각별한 보살핌이 있어야 마땅할 것이다. 아울러 천안함 인양작업을 돕다가 귀항 중 침몰한 금양호 선원들의 희생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함수 인양을 계기로 민·군 합동조사단의 침몰 원인 규명 작업도 속도를 내면서 범위를 좁혀가고 있다. 합수단은 25일 함수 절단면을…
천안함 사고에 대해 천안함 침몰이 엄중한 안보상황이며, 한 점의 의혹도 없는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하고, 책임소재 및 사후대책에 대해 혼신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에서 국민적 합의가 있다. 안보에는 여야가 없고, 예단이나 정략적 판단을 내려서는 안 된다 데는 이견이 없지만 실상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해서는 두 가지 시각으로 양분된다. 정부와 여당, 일부 보수언론은 야당이나 좌파 인사들이 북한 편들기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난하는 반면 야당이나 진보진영에서는 정부와 보수언론이 북한의 개입 가능성을 높여 이번 사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본다. 서로를 불신하는 상황에서 진상규명은 간데없고, 예단과 정략적 발상만이 난무하고 있다. 만일 북한의 소행이 드러날 경우 유엔헌장 51조가 보장하는 자위권 차원에서 응징과 보복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1968년 1.21 사태와 같은 해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사건, 1983년 아웅산 테러, 1987년 KAL 폭발사건 등이 있었을 때도 당시 정부들은 좌시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으나, 실제로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했다. 그런 발언은 신중히 고려해 최후의 순간에 결단돼야 할 것이다. 자칫…
천안함에서 실종된 장병의 시신이 24일 함수에서도 발견돼 국민들은 다시 비통한 눈물을 흘리고 있다. 24일부터는 수원연화장 등에서 시신의 화장도 시작됐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기가 막힌다. 사고 원인은 나중에라도 밝혀지겠지만 전투용 군함이 어떻게 그렇게 어이없이 침몰할 수 있는지, 정부와 군 당국의 대처가 그렇게 어수룩했는지 참으로 모를 일이다. 지금까지도 밝혀진 것은 아무 것도 없고 온갖 미확인 ‘설(說)’만 이 나라를 어수선하게 휘젓고 있을 뿐이다. 천안호 사건으로 나라 전체가 허공에 둥둥 떠 있는 느낌이다. 각종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고 있고 그 와중에 요즘 말로 ‘개념 없이’ 골프 외유를 떠난 모 구청장과, 연수회에서 춤판을 벌인 모 시청의 간부 공무원들이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천안함 사건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이다. 모든 국민들은 한시라도 빨리 나머지 실종자들을 찾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이 와중에서 우리들이 소홀히 하고 있는 일이 있다. 바로 천안함 실종장병 수색에 나섰던 민간 저인망 쌍끌이 어선 98금양호(99·48t) 사망·실종 선원들이다. 98금양호는 함께 사는 사회이니 도와야 된다고 천안함 수색에 나섰다가 돌아가는 길에 캄보디아 선박과…
한나라당 경기도당이 24일 그동안 높은 관심을 보였던 수원시장 후보에 심재인 전 경기도 자치행정국장을, 화성시장에 이태섭 시의회의장을 각각 공천키로 하는 등 지금까지 경기도내 31개 시장.군수가운데 28곳의 후보 공천자를 확정했다. 한나라당은 김포, 여주, 용인 등 나머지 3개 시.군 가운데 김포는 오는 30일 국민참여경선제를 통해, 여주와 용인은 중앙당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전략 공천할 예정으로 특히 용인은 여성을 공천키로 결정한 상태다. 이번 후보 공천에서 도내 31명의 시장·군수 가운데 민주당 소속(시흥·구리)과 무소속(양주·동두천·가평)을 제외한 한나라당 소속 현역 단체장 26명중 지금까지 13명의 교체가 확정됐다. 수원, 성남, 화성, 의정부, 광명 등 5곳의 현역 단체장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의왕과 연천 등 2곳의 단체장은 출마를 포기했으며 안산, 군포, 오산, 안성 등 4곳의 단체장은 구속 등으로 공천신청을 하지 않았다. 여기에 여성전략공천지역으로 결정된 용인과 최근 공천헌금을 건네려다 구속된 이기수 여주군수도 사실상 교체가 결정된 상태다. 한나라당 소속 현역 단체장의 재공천이 확정된 지역은 고양, 안양, 남양주, 평택, 부천 등 12곳이다. 이로써
수원과 화성은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맥을 같이 한다. 두 시는 오산시와 함께 정부가 추진하는 행정구역개편 통합대상이기도 하다. 수원은 수도권의 마지막 신도시라고 할 수 있는 메머드급 광교지구 개발을 목전에 두고 있다. 화성시는 동탄2지구를 비롯, 해양자원을 활용한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을 자랑하는 곳이다. 결국 뭉치자는 수원시장과 반대하는 화성시장의 대립으로 무산되고 말았다. 정부에서 던져주는 인센티브를 의식해 통합당위성에 대한 치밀한 분석보다는 ‘밑져야 본전’ 식으로 비춰진 수원시의 통합찬성 의사는 그래서 마음으로 다가오지 못했다. 통합이 되면 당장 시장자리 하나가 날아갈 판이니 통합에 일단 ‘반대하고 보자’식의 화성시의 통합반대 의사도 주민들의 찬성 의사가 반영되지 못한 정치적인 수사에 지나지 않았다. 두 시 모두 주민들로부터 찬성이건 반대건 통합에 대한 진정성을 인정받기는 역부족이었다. 이 모두 지방선거를 앞둔 두 시 단체장들의 계산된 욕심 때문이었다. 김용서 수원시장과 최영근 화성시장은 모두 3선 도전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한나라당 경기도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는 24일 수원시장 후보에 심재인 전 경기도청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