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문화재는 일명 ‘인간문화재’라고도 불린다. 공예나 전통공연 등 무형의 문화적 소산으로서 역사적·예술적 또는 학술적 가치가 큰 무형문화재 가운데 그 중요성을 인정해 국가에서 지정한 문화재와 시·도에서 지정한 무형문화재로 구별된다. 무형문화재는 한마디로 인류의 정신적인 창조와 기능이 합쳐진 위대한 무형유산이다. 그래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당사자들의 명예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사회도 이들을 ‘정신적’으로 예우해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이들을 ‘정신적’으로만 예우를 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봐야 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무형문화재란 거창한 이름과 달리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노령화, 전수자 부재, 경제적 어려움 등의 요인으로 인해 이들의 앞날이 결코 밝지 않다. 도내 무형문화재 보유자 가운데 65세 이상이 60%에 달하는 등 고령화가 심해지고 있으며 기술을 계승할 보조자가 지정돼 있지 않은 경우도 상당수에 달한다고 한다. 이런 현실에서 경기도와 AK플라자가 함께 손잡고 무형문화재 공예작품의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19일 열린 무형문화재 자생력 강화와 전통 공예작품의 ‘명품 브랜드화’를 목표로 하는 ‘경기도 무
지난 16일 서울 목동 SBS방송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누가 적합한가’ 토론회에 참석한 오세훈 시장과 원희룡, 나경원, 김충환 의원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들 4명의 후보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서울시장 후보로서의 자질을 검증받았다. 이를 지켜본 서울시 유권자들은 앞으로 4년간 서울시를 이끌 한나라당 시장후보로 누가 적합한가를 판단하는데 좋은 자료가 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방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각 당별로 후보가 난립하는 상황에서 후보자 개개인의 능력과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유권자들로서는 후보자 토론회를 통해 후보자에 대한 기본적인 자료를 취득하는 좋은 기회로 삼고 있다. 선거법은 선전벽보와 후보자 등의 방송연설, 후보자 등 초청 대담·토론회, 언론기관 초청 대담·토론회 등을 인정하고 있다. 종전 합동연설회를 통한 후보자 간 세몰이로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오류를 해소하기 위해 후보자간 정책 및 자질을 검증하기 위한 토론회를 최대한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별로 후보자 초청 토론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강원도교육감 예비후보들이 19일 강원도 춘천시 한림대 일송아트홀에서
ㅇㅇ슈퍼(총 172개), ㅇ마트(총 10개), ㅇ플러스(총 168개), ㅇㅇㅇ슈퍼(총 129개), 합계(총 479개)…. 도대체 무슨 말인가 할 것이다. 근래 문제 되고 있는 SSM(Super Super Market)의 2009년 11월 대기업 출점 현황이다. 대체로 매장면적 500㎡ 미만의 것이 전체의 반을 넘는다. 1천㎡ 이상이 되는 것도 148개소나 된다. 한편, 중소기업청에서는 전통시장에 대한 지원사업을 추진해오고 있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2008년도부터 ‘문전성시’라는 이름으로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기도 하다. 나도 어릴 적 살던 집 앞 찻길 건너에 있던 시장에 어머니 손잡고 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랬던 시장이 언제부터인가 슈퍼마켓을 이용하게 되고, 이제는 주말마다 대형마트에 가서 일주일치 식료품을 사다 놓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되었다. 아이들조차 대형마트에 가자고 할 정도로. 그냥 ‘시장’이었던 곳이 한때는 재래시장이라 불리고, 왜 이제는 전통시장이라고까지 부르게 되었을까. 기존 도심지 내 존재했던 전통시장이 이용시민의 경제적 수준 향상으로 인한 자동차이용
천안함 실종가족들에 대한 마지막 도리는 ‘천안함 침몰’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다. 천안함 침몰사고 발생 26일째이자 선체 함미(艦尾)에서 46명의 실종장병 중 38구의 주검이 수습된 지 6일째인 20일.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달 26일 9시 22분. 침몰한 천안함은 비명소리 한마디 외치지 못한 채 가라앉고 말았다. 승조원 104명 가운데 58명은 구조됐지만 나머지 46명은 천안함과 함께 사라졌다. 이후 인양작업이 본격화 된 15일 실종 장병 44명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함미 부분을 인양, 수색결과 실종장병들은 가족들과 국민들의 염원을 뒤로한 채 싸늘한 주검으로 뒤늦은 귀환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천안함 생존장병들과 실종자 가족들은 힘겨운 눈물을 쏟아내고 또 쏟아내야 했다. 20일째 바다물속에 잠겨 퉁퉁 부은 팔과 다리, 얼굴엔 기름과 함께 진흙 번벅 등을 묻힌채 돌아온 장병들을 바라보는 가족과 전우의 모습이 보였다. 그 심정이야 어떤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 더욱 실종 장병들이 함미에 모두 있다는 군측 추정과 달리 아들과 남편의 시신을 아직도 수습하지 못한 8명의 실종장병 가족들은 아직 함수인양에 한 가닥 희망을 건 채 하루하루를
스페인 내전(1936~1939) 당시 인민전선정부에 맞선 프랑코 휘하의 파시스트 혁명장교였던 에밀리오 몰라 비달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우리 군대가 이미 4열종대로 마드리드를 포위했고, 시내에 잠복하고 있는 제5열이 내응(內應)할 것이다”고 선언한다. 여기에서 ‘제5열(fifth column)’이란 말이 군사용어로 첫 선을 보인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길게 종대(縱隊)로 열을 지어 진군하는 것은 고대 로마군의 전투형태였다. 이 열을 columna(pillar, 기둥 또는 원주)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20세기에 영어로 들어와 스페인 내전에 처음 등장하면서 ‘내부의 파괴활동가’, ‘적과 내통하는 사람’을 뜻하게 됐다. 요즘 말로 흔히 쓰이는 ‘내부의 적’을 말한다. 이 말은 스페인 내전에 국제의용군으로 참전했던 헤밍웨이가 희곡 ‘제5열’을 1938년 발표한 이후 정치용어로도 널리 쓰이게 된다. 참고로 제4열이 외부로부터의 공격군을, 제5열이 내부의 적을 뜻한다면, 제6열은 바로 상대방에게 불리한 유언비어를 내부에 퍼뜨려 제5열을 돕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국가를 전복시키려는 비밀집단인 제5열의 가장 중요한 전술은 공격대상이 되는 국가의 전
지난 16일부터 오는 5월 23일까지 수원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소강 민관식 선생 기증자료 특별 기획전은 우리에게 많은 감동과 교훈을 준다. 첫 번째는 평생 자료들을 모으고 정리한 그의 꼼꼼함이다. 그는 민의원(3~5대), 국회의원(6, 10대)을 거쳐 문교부 장관을 지냈으며 대한체육회장,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까지 역임한 ‘거물’이다. 그럼에도 재직했던 곳의 마크와 회사현판, 명함, 명패들은 물론 수원의 서울 농대, 일본 유학을 다녀와 제약회사의 연구원으로 시작한 명함부터 국회의원 시절 명함까지 하나도 버리지 않고 모아두고 있다. 또 학창시절의 학적부, 노트, 사진 등 개인 기록들도 소중하게 보관해두고 있으며 국회의원에 출마했을 때 포스터에서부터 그가 국회의원에 몇 표차로 당선됐는지가 나와 있는 자세한 현황판까지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그런 자료들이 사소한 것이라고 비웃을지 몰라도 결국은 개인의 기록이 우리 사회의 기록이 되고 그런 기록과 자료들이 그 나라의 역사를 이룬다는 것을 감안하면 자료와 기록은 사소한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민관식 선생이 평생 모아온 자료들은 값지다. 또 하나는 기증한 자료의 희귀성이다. 선생이 평
한나라당 소속 이기수 여주군수가 같은 당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범관 의원에게 현금 2억원을 건네려다 구속됐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나 당직자와 예비후보 간에 거액의 돈이 오간다는 소문을 듣고 설마했던 국민은 쇼핑백에서 나온 돈다발 사진을 보고도 차마 믿고 싶지 않은 심정이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가 이 사건후 바로 회의를 열어 이 군수의 후보자 추천 자격을 박탈하기는 했지만 돈선거의 악령이 아직도 주변에서 횡행하고 있다는 증거여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심사 중인 정당쪽으로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유권자들의 정치적 불신이 우려되고 있다. 현장에서 체포된 이 군수는 경찰에서 “당 운영경비에 필요할 것 같아 수행비서를 통해 줬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지방선거를 한달 반 가량 남기고 공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궁색한 변명으로 들린다.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금품이 오갔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지역이 한 두 곳이 아니다. 이런 종류의 ‘거래’는 돈을 준 당사자와 받은 사람이 입을 다물면 진실이 영원히 묻힐 수 있다는 생각에 주는 쪽이나 받는 쪽 모두 유혹을 느낄 수도 있는 일이다. 특히 후보자가 난립하고…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고, 웃기 때문에 행복하다’ 참으로 좋은 말이다. TV에서 여가수 인순이가 열창하는 모습이나 대담프로그램에서 까만 얼굴에 흰 이를 드러내고 활짝 웃는 것을 보면 덩달아 마음이 밝아진다. 웃음소리도 하이 소프라노, 표정 또한 꾸밈이 없다. 그런 인순이는 어릴 적 사회적 냉대에 애당초 분노 같은 것은 없었을까? 천안함 사건 이후 또 상류 사회에 원정출산(遠征出産)이란 천박한 전염병이 유행병처럼 돌고 있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몇 년 전 인순이의 원정출산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한 가지 사회적 현상에 두 가지 감정, 이해와 분노. 그녀가 변명하길, “날 닮으면 어쩌나” 그 아이에게 만은 지울 수 없는 천형 - 혼혈인의 상처를 주기 싫어서 - 그나마 차별이 덜한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게 하고 싶어서….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며 회견장에서 굵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당당하게 이유를 밝히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 뒤, 거짓말처럼 여론의 화살은 수그러들었다. 그리고 연예인 학력 위조(僞造)가 사회적으로 가십거리가 되었을 때, “가난 때문에 학교에 못 갔다. 고등학교 졸업한…
소강 민관식(小崗 閔寬植)선생을 처음 뵌 것은 1993년 1월 서울 한남동 UN빌리지 자택에서였다. 신문의 신춘 기획물인 ‘명사 초대석’에 당시 경기도민회 회장이던 소강을 모시기로 하고 수차례에 걸친 ‘끈질긴’ 인터뷰 요청 끝에 가까스로 성사된 자리였다. 그만큼 그분은 노년의 나이에도 바쁜 스케줄로 정신이 없으셨다. 사전에 비서로부터 인터뷰 시간을 30분 이내로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시작된 소강과의 대담은 그러나 3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됐다. 묻고 듣는 즐거움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인터뷰를 마치자 소강은 지하에 있는 자신의 소장품 전시실로 안내했다. 실로 놀라운 규모였다.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스포츠관련 자료들은 물론이고 하다못해 청와대 식단표까지 다방면에 걸쳐 수집한 컬렉션은 한국현대사의 기록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방대했다. 소강의 컬렉션 가운데 3만점 가량이 수원시에 기증돼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수원은 소강의 학창시절 추억이 남아있는 곳이다. 개성출신인 그는 이곳에서 수원고등농림학교(서울농대 전신)를 다녔다. 소강은 타계하기 직전까지 테니스를 즐겼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자리에서 자신의 별호가 ‘베리 베리 씽씽’이라고 들려주던 모습이 생각난다
‘삼성반도체는 아니지만 반도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나로서는 정말 불안한 기사이다. 아는 사람도 백혈병, 하지만 회사의 영향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백혈병인데도 열심히 다니고 있다는 그 언니는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도 했다고 한다. 결혼했다 아이도 못 낳고 갑자기 더 아프면 어떻게 하냐면서...’ 22살의 ‘새싹맘’이란 여성 블로거가 삼성전자에 근무하다 백혈병이 발발, 지난 3월31일 세상을 떠난 고 박지연(23)씨의 사망소식을 접하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 중의 일부이다. 이 여성은 남의 일 같지 않게 가슴이 아프다며 다시한번 근무환경을 살펴보고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15일 삼성전자가 1983년 공장설립 이후 최초로 국내외 보도진에게 반도체 생산라인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는 최근 반도체 라인에서 근무했던 박지연씨가 백혈병으로 세상을 뜨면서 이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는 지금까지 22명 발병에 9명이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백혈병 환자가 9명 발생하고, 이중 5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양측의 시각은 여기서부터 엇갈린다. 산업안전공단이 두차례 실시한 역학조사에서는 백혈병이 작업과정에서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