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비경제활동인구(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인구) 가운데 활동상태를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취업 포기 청년층이 무려 5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3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이는 필경 젊은 세대의 결혼·출산 기피로 이어지면서 나라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들 개연성이 높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좋은 일자리’가 넘쳐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여야 정치권은 지금 이렇게 추악한 권력 다툼으로 허송세월할 때가 아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청년층의 ‘쉬었음’ 인구는 지난 2019년 2월 38만 6000명에서 2020년 2월 43만 8000명, 2021년 2월 44만 9000명, 작년 2월 45만 3000명으로 점차 늘어나 올해 2월 49만 7000명을 기록했다. 1년 새 4만 5000명(9.9%)이 늘어난 수치다. 지난달 전국의 청년 취업자는 385만 3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만 5000명 줄었다. 2021년 2월(-14만 2000명) 이후 2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청년층 고용률도 45.5%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p) 하락했다. 2021년 2월 이후 2년 만에 하락 전환이다. 한편 지난달
막힌 꽃길은 없다. 축제의 계절이 왔다. 긴 겨울을 보낸 이들은 남쪽에서부터 들려오는 봄꽃 소식에 쫑긋 귀를 세운다. 애타게 기다리던 봄은 느릿느릿 움직이다 3월 말부터 화사하게 피어난다. 한국의 남쪽 끝에서부터 들려오는 봄꽃 소식에, 길을 걷다 문득 느낀 봄 내음에, 겨우내 굳었던 나무와 땅이 물러진 몸으로 내보인 말간 새싹에 사람들의 가슴도 부드러워진다. 봄은 세상을 색색으로 물들인다. 첫걸음은 유채꽃과 매화다. 제주도 산방산과 성산일출봉 앞의 노란 융단, 광양 매화마을의 하얗게 뒤덮인 언덕 사진이 sns와 각종 매체를 장식할 때, 서울에선 봉은사와 창덕궁의 매화 몇 송이가 꽃망울을 터뜨린다. 3월 중순, 생활 속으로 파고든 봄은 차츰차츰 색을 퍼뜨린다. 출근길 따라 와글와글 피어난 개나리에 눈길이 가고, 밤을 밝히는 하얀 목련에 마음을 빼앗긴다. 발밑에선 작은 야생화들이, 산기슭에선 진달래가 고운 꽃잎으로 인사를 건넨다. 봄이 퐁퐁 터뜨리는 꽃망울에 가슴이 간질거리는 시기다. 그리움이 깊어지는 4월, 봄은 마침내 세상을 화사하게 뒤덮는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활짝 피어난 벚꽃은 사람들을 거리로 불러들여 환호성을 일으킨다. 벚꽃길을 거니는 사람들의 옷차림
현 정부의 만행에 가까운 국정 운영은 한반도 전쟁 위기 고조에 노동 탄압과 국보법 수색에 야당 대표 기획 수사나 삼권 분립 무시는 기본이고, 굴욕 조공 대일 외교에 이르기까지 문제점을 거론하기에도 숨 가쁠 정도다. 그 어느 하나 우리사회를 퇴행시키지 않는 것이 없지만, 무엇보다 69시간 노동 제시에 대한 거센 반발에 주 64시간 등 고육지책을 제시하고 대통령도 주 60시간을 상한선으로 거론하는 등 진화하는 모습이 있었다. 그러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60시간이란 숫자는 대통령 개인 생각이며, 국민 의견 수렴을 전제로 주 60시간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적대적 노조 정책과 함께 대통령과 그 측근들의 사고방식은 여러 희생 속에 압축 경제성장을 하던 시절로 우리 사회를 퇴행시키고 있다. 이미 우리 사회는 일인당 국민소득을 거론할 것도 없이 K-pop과 네플릭스 작품 등 한국 문화의 국제적 파급력은 놀라울 정도로 급성장했고, 국제 사회에서도 이미 선진국으로 인정되고 있다. 분명 소득 증가를 위해 일개미처럼 일하는 것만이 곧 선진국의 모습은 아니다. 사람이 사람으로 존중되어 차별 없는 사회가 선진국이다. 사람이 사람으로 존중되기 위해서는 사람이 노동을 위해 존재하
살기 힘들다 해서 죽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 도덕적인 사람은 자신에게 지워진 무거운 짐을 벗기 위해 자신의 사명을 오로지 실천한다. 자신의 사명을 다했을 때 비로소 그 짐에서 해방될 수 있다. (에머슨) 현재의 삶만이 진정한 삶이다. 과거는 이미 없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현재의 순간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이 순간을 잘 사는 것, 오직 그것에만 온 정신을 쏟아 노력하라. 내세를 위해 현세를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사람이 있어도 믿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삶, 실제로 살고 있는 삶은 현재의 이 삶뿐이다. 따라서 이 삶을, 이 삶의 한 순간 한 순간을 가능한 한 잘 사는 것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인생은 고뇌도 아니고 쾌락도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끝까지 성실하게 수행해야 할 사명이다. (토크빌) 너는 아무리 노력해도 마음먹은 대로 잘 되지 않아, 뭔가 다른 생활이라면 더 쉽게 할 수 있을 텐데 하며 괴로워한다. 그러나 그 생활 속에서, 네가 현재 놓여 있는 조건 속에서, 너는 언제나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다는 진리를 알아야 한다. (칼라일) 사람들 속에서 세속적인 목적을 위해 사는 자에게도, 혼자서 정신적인 목적을 위
경기도가 주민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지자체, 기업 등과 함께 생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2023년도 ‘경기도자원순환마을만들기’ 사업에 연천군 전곡리 등 13개 마을을 선정 발표했다. ‘마을이 지구를 구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이 사업은 지난 2012년 경기도에서 처음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해온 소중한 환경개선 프로그램이다. 이제 이 사업의 성과를 공유하면서 시행을 과감히 확대하는 일을 미뤄서는 안 된다는 견해다. 자원순환마을사업은 마을 내 생활 쓰레기 처리 및 자원순환 주민 과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하여 교육과 실천을 통해 주민 역량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자원순환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경기도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8일까지 사업에 참여할 마을을 공개 모집해 3개 분야 지원사업에 응모한 44곳 중 총 13곳을 최종 선정했다. ‘자원순환 거점조성’ 사업에는 마을 내 분리배출 거점과 다시채움 상점(제로웨이스트숍), 교육과 캠페인 등 지역 내 자원순환 거점 역할을 할 연천군 전곡리 등 3개 마을을 선정했다. ‘자원순환마을 활성화’ 사업은 주민 스스로가 학습과 실천을 통해 마을 내 발생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여 자원을 순환하는 것으로서, 광주 퇴촌면 원
가평군은 경기도 동북산간지방에 위치한 지역으로 북쪽에는 백두대간 광주산맥이 북동에서 남서 방향으로 이어진다. 광주산맥의 줄기에는 화학산(1468m)이 주산(主山)이 되어 응봉(1435m)·촛대봉(1125m)을 비롯한 매봉, 국망봉, 강씨봉, 명지산, 수덕산, 계관산, 가덕산, 북배산, 보납산을 거느리며 거대한 산세를 자랑한다. 봉우리간 계곡을 따라 이어지며 흐르는 가평천과 조종천(朝宗川)의 지류들은 동서로 흐르는 북한강과 합류하여 그 기세를 더한다. 남쪽으로는 중미산, 화야산, 장락산이, 서쪽에는 주금산, 축령산 등이 산맥을 이루며 이어나간다. 그리고 서울-춘천을 이어주는 교통의 요지이다. 산을 두루고 강을 품은 최고의 자연환경을 지닌 휴식처가 가평군이다. 그런데 이러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가평군의 속사정은 다르다. 가평군은 수도권이라는 허울 좋은 권역에 속해 각종 중첩규제로 인해 역차별을 받는 곳이다. 이로인해 가평군의 지역경제는 상시 침체의 굴레속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부족한 도로사정, 열악한 재정, 낙후된 SOC와 지역경제, 인구소멸 위험지역 등의 여건은 가평군 주민의 삶을 초라하게 한다. 이제 필자는 6만3000여 가평 군민
아는 동생의 고민상담전화이다. 새로 온 동료 교사 예닐곱 명과 식사모임에서 이런저런 아이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 갔다. 그중 40대 후반인 비슷한 연배의 동료가 고1 아들을 키우면서 생긴 에피소드를 말하던 끝에 “선생님 애는 몇 살이에요?”라고 물었다. “저는 애가 없어요. 결혼 안 했어요.” 대답을 하며 동생은 자신의 얼굴이 귀까지 화끈거리는 게 느껴지며 표정이 어쩔 수 없이 굳어졌다. 이런 상황들이 여러 번 반복되니 마음이 점점 힘들다는 게 요지였다. 사실 생각해 보자면 만혼과 비혼이 늘고 있는 2023년에 결혼을 안 했을 가능성을 배려하지 않았으니까 악의는 없었더라도 무신경한 질문이긴 하다. “귀까지 화끈거렸다는 게 어떤 감정이야?”라고 물었다. “나만 실패자라는 생각에 수치스러웠어” 다시 물었다. “넌 결혼하려고 애쓴 적이 거의 없잖아. 그런데 왜 실패자가 되지? “ 나만 다르니까,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다 결혼했고 아이도 있었는데 나만 달랐어. ” “야, 내가 화병환자분들 많이 만나는데 여러 가지 겪다 보면 세상천하에 팔자 편한 게 독신이야. 남편이 바람피운다고 맘고생을 해, 자식이 속 썩여서 걱정이야. 그 사람들은 네가 부러울 거다
대지마을 과수원에는 닭이 외출을 나와 외식을 즐기고 있다. 겨울 동안 갇혀 있다 나와서 그런지 닭들의 기분 좋은 모습을 보게 된다. 발톱으로 흙을 비집어 차내고 날개를 폈다 오므리기도 한다. 수탉은 암탉을 쫓아 따라가고 많은 닭이 새 풀을 쪼며 식도락에 취해 있다. 과수원의 해묵은 나무들은 겨울 모습 그대로 검은 빛이다. 나무들은 올해에는 얼마만큼의 열매를 맺을 것이며, 위하여 꽃을 피울 것을 계산하고 있는 것 같다. 이어서 큰 나무 곁에 세대교체를 위해 심어 놓은 어린나무에는 되도록 그늘 지지 않도록 하여 빠른 성장을 돕겠다는 속삭임이 들리는 것 같다. 나는 오늘 아침, 이 과수원 길에서 새봄을 발견하고 있다. 새봄에 생각나는 유머가 있다. 생전의 한승헌 변호사가 두 번째 평양 방문 때의 일이다. 숙소인 양강도 호텔 안 책방에서 『세계의 유모아』라는 책을 샀다고 한다. 그 안에 있는 유머 중 하나이다. 아버지 : 네가 좋아하는 과목은 무어냐? 딸 :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수학이에요. 아버지 : 정말이냐? 그렇다면 이 아버지도 기쁘다. 딸 : 예, 우리 수학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늘 외출을 하거든요. … 누가 뭐라 하든 3월은 졸업과 입학의 시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