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더운 날씨에서는 일상적인 활동마저도 자유롭지 못하다. 외부 기온이 상승해 심한 더위를 느끼게 되면 사람들은 식욕이 떨어지고 기력이 쇠약해져 질병에 걸리기 쉽다. 한 여름의 뜨거운 햇살에 오래 노출되면 일사병에 걸리기도 한다. 더구나 요즈음처럼 열대야로 힘든 한여름 밤은 잠을 이루기가 어렵다. 더위 피하기는 우리 조상들의 생활 문화 전반에 다양하게 영향을 끼쳤다. 〈삼국유사〉에도 여름철에 서늘한 곳을 찾아 피서를 하는 것이 흔한 일이었다고 전한다. 고려시대에는 관리들에게 삼복더위에 3일의 휴가를 줬고, 이 기간에는 공사를 금하게 했다. 조선 때에도 신하들에게 얼음을 나눠주는 법이 정해져 있었다. 옛 선조의 피서법 조선시대 교산 허균의 〈성소부부고〉에는 ‘구양수’의 시구절로 피서를 인용한다. “한평생 마음과 힘을 다한 책 천 권에 있고/만사는 술 한번 진탕 먹으면 사그라지네.” 이 시구로 ‘책 읽기’와 ‘술 마시기’라는 피서의 방법을 제시한다. 당대 석학이지만 시대의 이단아였던 허균은 피서하는 법을 〈성소부부고〉에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나의 집에는 옛
하늘이 장차 이 사람에게 큰 임무를 내리려 할 때에는(天將降大任于斯人也),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의지를 지치게 하고(必先勞其心志), 뼈마디가 꺾어지는 고난을 당하게 하며(苦其筋骨), 그 몸을 굶주리게 하고(餓其體膚), 그 생활을 빈궁에 빠뜨려(窮乏其身行), 하는 일 마다 어지럽게 하느니라(拂亂其所不能). 이는 그의 마음을 두드겨서 참을성을 길러주며(是故動心忍性),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일도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增益其所不能). 사람들은 언제나 과오를 저지르고 난 후에야 고칠 수 있고(人恒過然後能改), 마음속으로 번민하고 많은 생각으로 달아보고 난 후에야 무엇을 하고(困於心衡於慮而後作), 안색으로 나타내고 소리를 낸 후에야 알게 된다(徵於色發於聲而後喩)에 나오는 말로 중국의 등소평이 애송하며 실천하려한 문장이다. 孟子는 군자의 은택도 다섯 세대를 넘기지 못한다(君子之澤 五世而斬)며 국가의 흥망주기율을 말했다. 중국역사를 보면 아버지 세대가 이뤄놓은 정권을 아들세대에 잃어버린 사례가 너무 많았다. 이를 막는 방법의 하나가 生于憂患 死于安樂인데 憂患의식이 있으면 살고 안주하면 죽는다는 말이다. ‘나에게 가장 쉬운 일은 1만 명의 사람을 대하는 것이다. 반
국민들은 ‘불량 김치’라는 말을 들을 때 으레 중국산 김치를 연상한다. 인분을 준 밭에서 수확한 배추로 만들어 기생충알이 검출되고, 불결한 생산과정에다 가짜 고춧가루 등 지금도 중국산 김치에 대한 거부감은 남아있다. 물론 중국산 김치가 모두 이처럼 질 낮은 것은 아니다. 문제는 낮은 가격에 수입해오려는 국내업자들이다. 그러니 저질 김치가 국내에 유통되고 납성분이 유출되거나 식중독이 발생하곤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산 김치는 ‘김치 종주국’인 한국을 잠식하고 있다. 이유는 말할 것도 없다. 국산보다 훨씬 싼 가격 때문이다. 중국산 김치는 관세 포함, 1㎏에 600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이 가격은 국산 김치의 5분의 1 정도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한중 FTA로 관세가 사라지거나 줄어들면 더 낮은 가격대에 한국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국산 김치는 가격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중국산 김치에 맞서 김치종주국의 명예를 지키고 김치산업을 유지 발전시키는 방법은 우수한 국산 재료를 사용하고 철저한 위생관리를 통해 제대로 된 김치를 생산하는 것이다. 중국산 김치가 저가공세를 펼치더라도 원칙이 지켜진다면 국내 김치시장은 살아남을 것이다. 경기도특별사법경
인천 송도 신도시 랜드마크인 동북아 무역센터. 지상 68층, 높이 305m로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층 빌딩이 인천지역에 들어섰다.이 곳은 인구 300만명의 ‘대한민국 심장, 경제수도’ 위상과 자존심을 높일 상징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역경제의 활력회복이다. 아무리 국내 최고층 빌딩이 새롭게 건축돼도 경제가 돌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이래 대한민국 경제 시계는 멈췄고, 경제심리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 속으로 빠졌다. 이에 따라 새롭게 시작하는 최경환 제2기 경제내각은 성장 중심의 확대 재정·금융정책으로 일자리 창출을 통한 내수 활성화를 경제운용의 핵심으로 하고 있다. 기업의 고용과 투자를 늘려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높이고 소비를 촉진시켜 내수경기 활력회복을 경제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로 삼겠다는 포석이다. 이는 무엇보다 약 326만개에 달하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빼고는 말할 수 없다. 전체 사업체 수의 99.9%, 고용의 88%를 담당하고 있는 경제의 근간으로 원활한 경제흐름의 윤활유 역할을 바로 이들 중소기업·소상공인이 담당하고 있기…
絶命詩절명시(제4수) /매천 황현 鳥獸哀鳴海岳嚬(조수애명해악빈) 새 짐승도 슬피 울고 강산도 찡그리네 槿花世界已沈淪(근화세계이침륜) 무궁화 온 세상이 이젠 망해 버렸어라 秋燈掩卷懷千古(추등엄권회천고) 가을 등불 아래 책 덮고 지난 역사 생각하니 難作人間識字人(난작인간식자인) 세상에 글 아는 사람 노릇 참으로 어렵구나 - 매천황현시선 〈평민사〉 염무웅평론집 〈민중시대의 문학/창작과 비평1979〉 등 참고 조선이 오백년을 이어왔으나 나라가 망해도 위로부터 아래까지 책임지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통탄하며 음독자살한 분이다. 나라가 어지럽고 우울하니 옛 책들을 뒤적이게 된다. 이런 글은 되도록 읽지 않는 시대가 와야 하겠다 싶어 깊이 넣어 두었던 책들이 다시 밖으로 나와 얼굴을 내민다. 글 아는 사람 노릇이 참으로 힘들다. 꽃 같은 아이들이 무더기로 갔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잘못된 것인지 도무지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수렁만 보인다. 누가 책임질 것인가 매천선생께 울면서 묻고 싶다. /조길성 시인
또 다시 선거다. 시끌벅적한 공천잡음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각 당의 후보자가 본선 스타트라인에서 명함을 돌린다. 그리고 7·30 재보궐선거 공식운동 첫날, 마음만 급한 그들에겐 불청객이겠지만 대지가 타들어가는 마른 장마에 지친 우리에겐 비소식이 반갑다. 15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여야가 사실상 승부의 분수령으로 꼽는 지역은 바로 5곳의 경기지역이고, 또 그 핵심엔 자기들끼리 내세운 갖은 명분과 전략으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도배한 수원을·병·정이다. 넘쳐나는 이메일로 ‘스팸처리’를 고민하는 주변의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수원의 도심은 한결같이 미소로운 인물사진을 담은 대문보다 큰 현수막이 건물을 덮을듯 나붙은게 타 지역과 틀린 ‘아! 또 선거구나’ 싶다. 하긴 울산광역시보다 많은 인구수에도 고작 정원 4명의 도시에서 절반이 넘는 3명의 지역구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동시에 진행되는 것인데 오죽하랴. ‘영통구 매탄동’에 걸렸던 현수막이 자고 일어나니 ‘권선구 권선동’에 더 큼지막하게 걸리고, ‘종편방송&rsquo
미국 하와이에 가면 양파중 가장 달콤하다는 ‘마우이’ 양파가 있다. 흰색에서 황금빛 노란색을 띠는 이 양파는 오직 마우이 섬의 휴화산인 할레아칼라의 비옥한 붉은 토양에서만 자란다. 납작하게 눌러놓은 듯한 둥그런 모양으로 양파 중에서는 가장 작고 다른 양파들처럼 ‘매운맛’이 전혀 없다. 마우이양파는 해풍에 말려 팔기도 하는데 이런 특징 때문에 관광객에게 인기가 매우 높다. 미국에 마우이 양파가 있다면 우리나라엔 ‘무안 양파’가 있다. 무안 양파는 적 황토에서 재배돼 단단하고 아삭하며 즙이 풍부하고 단맛이 강하다. 전문가들은 황토에 섞여 있는 칼슘, 철,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등 각종 미네랄이 이같은 맛을 결정 한다며 무안 양파가 명품반열(?)에 오른 것은 황토덕이라 말하기도 한다. 생산량은 전국의 20%정도로 양파가 거의 수입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가 먹는 양파 다섯개 중 하나는 무안 것이다. 양파가 우리 땅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는 것 처럼 무안의 양파 재배역사도 그리 길지 않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피라미드를 쌓는 노예들에게 마늘과 함께 먹였을 만큼 오래 전부터 재배되었지만 우리 땅에 처음 들어온 것은 1906년이며 대량 재배된 것은 1960년대…
소래에서 /강상윤 밀물 앞세우고 어선들이 들어온다. 갯고랑으로 벌거벗었던 골 길을 달려 소래 아낙네 보고 싶어 달려온다. 어물 좌판을 무릎 사이에 둔 그리움이 보고 싶어 달려온다. 해가 지고 달이 떠올라야 풍성해지는 포구, 어느새 정박한 어선들의 용골들이 웅성거리고 아낙네들의 호객 소리도 점점 커진다. 어시장 좌판 사이를 서성이던 나도 어물 몇 점 사고 싶어진다. 부엌에 붙여 놓은 아내의 달력을 떠올리며 갯골로 달려가 본 게 언제인지 서해 밀물이 차오르기를 기다린다. -강상윤 시집 〈만주를 먹자〉에서 좌판을 벌리고 앉은 소래 아낙네의 무릎 사이를 향해 어선들이 달려온다. 무척이나 관능적이다. 어선에 가득 실린 물고기들은 이 아낙네들을 통해 세상에 팔려나갈 것이다. 여성의 본질은 생산이고 창조다. 그들이 세상을 만들어가고 이어가는 존재들이다. 본능적으로 어물 몇 점을 사들고 시인은 아내를 떠올린다. 아내의 밀물을 기다리면서 자신도 어선이 되고 싶다. 몸과 마음을 평화롭게 열어둘 경우에 우리는 쉽게 관능적인 본능의 세계로 진입할 수 있다. 세상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가 그곳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장종권 시인
흔히 요즘 세상은 참 야박하다고 한다. 괜히 남의 일에 나서다 손해 본다며 자기 앞가림이나 잘 하라고들 한다. 그래서 그런지 예전엔 길 가다 어린 학생들이 불량한 모습을 보이면 어른들이 곧잘 훈계도 했었지만 요즘은 웬만하면 그냥 지나치기가 일쑤다. 아이들도 예전과 다른 아이들이겠지만 어른들도 예전과 다른 어른이 된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자기 잇속을 생각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의 당연한 모습일지도 모른다. 과거 씨족사회와 달리 직장을 따라 뿔뿔이 흩어져 살아가면서 이웃에 대한 생각 또한 달라진 게 참으로 많다. 정이나 책임감으로 도움을 주어야 할 의무감을 갖게 하는 이웃이 아니라 층간소음 등으로 다툼이 잦아지거나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괜히 어색해서 인사를 할까 말까 망설이는 대상이 이웃이 되기도 하니 말이다. 심지어 층간 소음으로 일어난 다툼 때문에 살인까지 벌어지니 어쩌면 숨소리도 죽여 가며 살아가야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러울 때가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다 그렇게 이기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걸 알았다. 아직도 따뜻한 마음을 갖고 그 마음 나눌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서로 모르고 있을 뿐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는 말이다. 며칠 전 늦은
1990년 초엽에 ‘산다는 건 좋은 거지…’라는 가사 노래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그 시절 정말 살만해서 이 노래가 유행했던 것인지, 아니면 살기 힘든 세상에 희망을 주는 노래라서 유행했던 것인지는 그 당시의 시대정황에 대해 특별히 떠오르는 것이 없어 알 수 없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죽지 못해 살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어느 곳이든 어느 시절이든 언제나 있어왔다. 그렇다면 지금은 살만 한 세상인가? 경제, 사업, 건강, 인간관계, 진학, 취업 등의 수많고 다양한 문제들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도 언제나 있어왔다. 모든 정치인들은 선거철만 되면 이러한 민생문제를 해결하여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장담해 왔다. 정치인들 덕분에 과거보다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됐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다수라면 그것은 분명히 좋은 정치인들이 많은 좋은 나라이다. 한동안 별 탈 없이 지낸 탓에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그만그만하다가 느닷없이 ‘세월호’ ‘임 병장’과 같은 굵직한 사건이 연속 터지면 국민들은 제일 먼저 정부와 정치인들을 비난하고 불신한다. 백 가지를 잘해도 한 가지를 잘못하면 모든 것이 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