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좋은 날 경찰서에 대학생풍의 앳된 남학생이 들어온다. ‘저 신상정보 등록하러 왔는데요’ 스마트폰으로 길가는 여학생의 다리를 함부로 찍어 벌금을 선고받고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가 된 학생이다. 단순 호기심에 큰 범죄가 되는지 모르고 하는 경우가 많지만 엄연히 성범죄로 신상정보등록대상자가 된다. 성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되거나 또는 공개명령이 확정된 자는 신상정보 등록공개 대상자가 돼 취업 등이 제한되며 경찰에서 20년간 관리한다. 여성들의 옷차림이 가벼워지고 성범죄의 약 60%가 발생하는 하절기 성폭력 범죄 피해 예방과 보호를 위해 주의사항이 필요하다. 우선 상대가 누구라도 성적수치심이 드는 일체의 행동에 대해 즉시 불쾌감이나 거부의사를 밝히고, 즉시 주변에 알리거나 경찰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자기 몸에 대한 소중함을 기억하고 함부로 대하지 않아야 하며, 인터넷채팅 등을 통한 연락처 공개나 만남은 절대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예기치 못한 택배나 배달은 관리사무소 등을 통해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성폭력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상대방의 침묵이나 반대 없음을 허락으로 알고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 단순 호기심에라도 몰래 훔쳐보거나 타인
존경하는 광주시민들께 올립니다. 저는 이번 제7대 광주시의회 원구성에서 새정치연합을 대표하는 박현철입니다. 저는 며칠 전 지역언론의 기고문을 통해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선에서 타협하는 원만한 광주시의회 원구성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새누리당 소속 광주시의원 당선자님들을 만나고 다니며 간곡히 시민의 눈으로 보아 달라는 부탁도 하였습니다.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았습니다. 6대를 핑계로 밀어붙이는 고집을 꺾지 않는 모습에서 좌절했습니다. 증오와 독선으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음을 말씀 드렸고, 이번 7대 광주시의회만큼은 시민의 뜻을 잘 헤아려 견제와 균형 속에 광주시민을 위하여, 지역의 발전을 위하여 화합과 상생의 의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도 하였습니다. 그 첫 단추는 합의를 통한 원구성이어야 함을 간곡히 호소하였고, 그러기 위해서 인내를 가지고 합의를 도출할 것을 부탁드린 바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7대 광주시의회 첫 임시의회를 열기 위한 전체 시의원 간담회에서조차 개회시간을 못박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모습에서 의회주의를 존중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의회주의란 무엇입니까? 일방적 독선과 독주가 아닌 합의와 타협이 우선인 것
고민은 한 통의 카카오톡에서 시작됐다. 30년 가까이 공직생활에 몸 담고 있는 분에게서다. 지금은 연수과정을 밟고 있으니 지나온 삶에 대한 회한과 성찰이 많은 까닭이리라. 단어 하나하나에서 고민이 묻어났다. 양해를 구하지도 않고 전문을 공개하면 이렇다. ‘오늘은 한국 관료의 책임의식과 국가 개조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어요…. 왜 유능한 인재를 뽑아 놓고 정권마다 개혁과 혁신의 대상이라고 할까? 공무원 조직만의 문제? 100만 공무원 중 관피아는 몇 명일까? 어려운 문제네요….’ 충분히 그럴 것이다. 선비 집안의 자손으로 태어나 공직으로 반평생을 보냈으니 세월호 이루 불거지는 관피아라는 불명예를 견디기 쉽지는 않을 터. 고민 끝에 답글을 보냈다. ‘관피아라고 싸잡아 매도할 것이 아니라 정치적 관료를 선별해 내야겠죠. 그리고 유능한 인재도 세월이 지나면 변할 수 있는 거죠, 이런 저런 이유로….’ 위로가 아니라, 함께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 속내를 털었다. 호불호(好不好)가 강한 민족성 때문인가, 아니면 쉽게 달았다 식어버리는 습성 때문인가, 그것도 아니면 신상털기 재미 때문인가. 언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흥미로운 통계가 있었다. ‘교통·공연·예술분야 발권유형에 따른 발권점유현황’ 자료였는데, 서울 예술의 전당의 경우 스마트폰을 통한 발권이 2010년 53회에 그쳤지만 2013년에는 2만8천여건으로 3년 만에 무려 5만3천건 177%나 증가했다는 내용이다. 스마트폰 이용 증가세가 어느 정도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해서 당시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대수가 3천500만대를 넘어섰고, 이를 이용할 경우 우리 삶에 강력한 도움을 준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동시에 문제도 발생시킨다. 다양한 신체적 질병, 장애, 증후군들의 증가가 그것이다. 대표적인 게 중독증세 ‘노모포비아’다. ‘노(No) 모(Mobile) 포비아(Phobia)’, ‘전화 없는 공포증’ 즉 휴대전화가 없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는 것을 뜻하는 합성어이다. ‘노모포비아’라는 단어는 영국 우편국이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겪는 다양한 문제들을 조사한 보고서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 연구에서 영국 국민 3분의 2가량이 모바일 중독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도 이에 못지않다. 특히 스마트폰은 역기능을 넘어 심각한 부작용을…
떨어진 꽃 하나를 줍다 /조창환 떨어진 꽃 하나를 주워 들여다본다 밟히지 않은 꽃잎 몇 개는 나긋나긋하다 꽃잎 하나를 따서 가만히 비벼보면 병아리 심장 같은 것이 팔딱팔딱 숨쉬는 소리 따뜻하고, 손가락 끄트머리가 아득하다 안개 속의 섬처럼, 혹은 호수에 잠긴 절 그림자처럼 -시집 ‘피보다 붉은 오후’ 시인의 감각은 예민하다. 생명의 부스럭거림이나 호흡이나 맥박소리를 다 듣는다. 떨어진 꽃잎이 끊임없이 생명의 용두질하는 소리를 다 듣는다. 우레 소리처럼 크게 듣는다. 이것은 과장이 아니다. 상징이 아니다. 시인은 생명의 측근으로, 생명의 파수꾼으로, 가장 예민한 감각으로, 가장 큰 사랑으로 그들 곁에 머무르고 있다. 떨어진 꽃잎은 몰락의 길 초입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인은 꽃잎에게 끝나지 않았다. 끝나지 않았다는 메시지이자 부활의 입김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끝났다고 하는 것은 끝난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세상으로 잎 뾰족이 내밀면서 살아가리라는 희망마저 안겨준다. 늘 좋은 시로 감동을 던져주는 시인의 눈이 부럽다. /김왕노 시인
“저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요. 쉼터에만 데려다 주세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가정폭력전담경찰관에게 피해자인 베트남여성 이모(27)씨가 내뱉은 첫 마디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결혼적령기 여성들의 도시 집중화로, 특히 결혼 적령기 농·어촌 총각들의 신부감이 턱없이 부족하여 국제결혼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처녀·총각의 결혼을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겠지만 ‘일장일단’이라 했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출산율을 끌어올리고 사회에 일조하는, 이제는 우리에게 더 없이 친숙한 다문화 가정에서 가정폭력과 인권침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은 그간 사건·사고와 언론 등을 통해 많이 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정폭력 문제의 해결책은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끊임없는 관심, 그리고 두 번째는 사회구조적 해결책이다. 이번 광주경찰서에서 발생한 사건에서도 가정폭력전담경찰관의 포기하지 않는 끊임없는 관심 덕분에 두 부부의 재화합이 이루어졌다. 그간 가정폭력의 전력이 많았던 이 부부는 가해자인 남편의 과대망상증으로 인하여 해결이 더뎌지는 상황이었지만 적극적인 정신과치료를 권유하여 치료를
며칠 전 출근하는 길에서 제비를 보았다. 필자가 사는 평택에서 아주 오랜만에 보는 여름철새 제비. 반갑기그지없다. 제비 두 쌍이 골목길 어귀를 날렵하게 비상한다. 집을 건축하려는지 단독주택 슬래브 지붕 아래 돌출된 처마 밑을 탐색비행하고 있다. 눈앞에서 물 찬 제비처럼 날렵하게 검은 새가 날아가기에 제비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바라보았다. 이 골목길에서 참새들만 보아 와서 그런지 까만 새가 날렵하게 나는 모습을 보니 여간 반갑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물찬 제비였다. 언젠부터인가 제비가 사라졌는데 다시 나타났다. 만물은 유전한다더니 꽤 오랜 시간을 지난 후 계절과 풍경은 변함이 없는데 기억속의 계절과 풍경은 제비 날개 밑에 묻어있었다. 가던 길을 잠시 멈추었지만 발길은 저절로 멈춰버렸다. 그리고 기억 저편 아늑한 곳에서 과거의 그림들이 재생되어 있었다. 제비들을 보니 아련한 옛날이 내 생각의 뇌 회로를 비집고 이런저런 상념들이 아련히 떠오른다. 브레인스토밍처럼 옛날의 풍경들이 눈의 망막 스크린 사이로 점멸되었다. 먼저 떠오른 것이 맥추절기인 보리수확 철. 보리타작을 한창 하고 있을 때 그 누런 보리밭 위, 혹은 타작하는 마당 곁을 유유히 물 찬 제비가 선회하였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경험은 모든 위기가 기회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위기가 기회가 되는 때는 위기에 부딪친 개인 혹은 집단이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위기의 정확한 실체를 파악하고, 위기를 극복하려는 (공동의) 의지를 결집하여,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 때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위기는 위기일 뿐이고, 위기의 현실과 적극적으로 대결하지 않은 개인이나 집단을 위험에 처하게 하거나 마침내 파괴할 것입니다. 그런데 위기의식에 있어서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똑같은 현실 속에 살면서, 또 똑같은 사건을 당하면서도 위기의식의 강도 차이는 물론, 그에 대한 대응 방식이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 급진과 온건 등이 있는가 봅니다. 그런데 위기(crisis)를 나타내는 헬라어(krisis)의 어원은 ‘결단하다’, ‘채로 걸러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말 ‘위기’(危機)는 ‘틀이 위태한 상황’을 의미하고는 있으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암시하고 있지는 않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