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안산에 있는 성호 기념관에 다녀왔다. 성호 이익 집안을 소재로 한 ‘가학의 전통이 빛나다’라는 특별전을 보기 위해서이다. 기념관으로 가는 길가에는 노란 리본이 달려있었다. 세월호의 상처가 안산이기에 아직도 짙게 남아 있었다. 성호 이익은 당대에 하나의 학파를 이루고 당대에 큰 영향을 끼친 경세가이자 철학자였지만, 그는 가슴 속 깊은 곳에 큰 슬픔을 안고 평생을 살았던 인물이다. 아버지 이하진이 당쟁에 휘말려 유배를 갔다가 유배지에서 죽음을 맞이하였으며, 친형 이잠도 조선후기 복잡한 정치판에서 장살을 당해 비참하게 죽었기 때문이다. 이후 이익은 과거에 응시하지 않고 세상과 거리를 두고 평생을 안산 첨성리에 칩거하며 농사를 짓고 살았다. 이익의 형 옥동 이서도 관직에 나가지 않고 칩거하면서 평생 거문고를 뜯고 살았다. 후에 박세채의 천거로 촬방에 제수되었으나 끝내 관직에 나가지 않았다. 이서의 글 어디에도 아버지와 형 이잠의 죽음에 대해 언급되어 있지 않으나, 그 역시 집안의 아픈 역사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듯하다. 실학자 성호 이익은 새로운 학파를 만들었고, 서예가 이서는 새로운 예술 세계를 연다 이서와 이익 형제는 세상과…
‘근래 평안히 지내지요. 채 정승(채제공.蔡濟恭))은 몇 십일만 지나면 80세 노인이 됩니다. 정승의 별자리가 근래 또 장수를 관장하는 별에 접근하고 있어 영중추부사는 82세, 봉조하는 72세, 판부사는 71세, 그리고 경(심환지.沈煥之 )은 70세가 되니 어찌 장한 일이 아닙니까? 조정에서 보기 드문 성대한 일입니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때 이렇게 마음의 선물을 보내니 이 마음을 잘 알겠지요? 이만 줄입니다. 무오년(1798) 12월 10일 만천명월주인(萬川明月主人)은 쓴다’. 정조가 1798년 연말에 우의정으로 있던 심환지에게 보낸 축하 편지다. 그 축하란 다름 아닌 70세 이상 대신이 4명인데 경이 이제 70세가 되어 한 명이 더 늘어나게 되었다는 것이며, 70세 이상 고관만이 들어가는 모임에 가입하는 것은 축하할 만한 일이라는 내용이다. 정조는 이처럼 연말이면 나이든 대신들에게 편지를 보내 안부를 자주 물었다. 현대로 치면 연하장과 같은 의미의 문안편지를 보내는 것이나 다를바없다. 왕 뿐만이 아니었다. 조선시대 선조들은 새해에 스승 ·부모 ·친척 ·친지 등에게 직접 인사를 하지 못할 경우에 아랫사람을 시켜 문안의 서찰을 보내던 풍습이 있
요즘 포천이 시끄럽다. 서장원 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 때문이다. ‘포천시장 성추문’ 논란은 지난 9월 포천시장 집무실에서 여성 B씨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소문이 돌며 시작됐다. 이어 11월 7일, 서 시장이 ‘거짓 성추문’을 퍼뜨렸다며 B씨를 경찰에 고소했고 B씨는 12일 구속됐다. 서 시장은 고소장에서 ‘시장이 청사 집무실로 P씨를 불러들여 성폭행했다는 허위사실 유포로 인해 900여 공직자와 시민들에게 사실이 호도되면서 치명적인 명예훼손을 당하고 있다’며 ‘진실 규명을 위해 사법기관의 도움을 요청하게 됐다’고 고소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하루만에 서시장이 고소를 취하해 석방됐다. B씨가 반성하고 있고 시장으로서 시민을 고소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B씨가 ‘서 시장 측이 성추행 사실을 무마해주면 거액을 준다고 해 거짓 진술을 했다’며 서시장을 고소했다. 이에 경찰은 시장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수사를 통해 서 시장 측이 무마 대가로 현금 9천만원과 9천만원이 적힌 차용증을 B씨에게 전달한 것을 확인했다. 서시장의 비서실장 김 모 씨와 브로커 건설업자 이 모 씨는 구속됐다. 이들은 직접 돈을 건네며 사건을 무마하려한 혐의다. 그리고…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와 본보가 새해 아주 의미있는 기획을 준비했다. 양 기관이 공동으로 제1회 경기 헌혈&안전문화 캠페인을 벌이기로 한 것이다. 2015년 1월 13일 경기도의회 청사 앞 주차장과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이번 캠페인에서는 오전 10시 ‘헌혈&안전문화 캠페인 기념 세레모니’를 시작으로 채혈직원 격려와 헌혈버스 출발, 혈액사업 유공자 표창 등이 이뤄진다. 1천200만 경기도민이 자발적으로 헌혈에 참여하고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목적도 있다. 헌혈 인구는 6~7년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다행스럽게 지난해 국내 헌혈률은 5.6%를 기록해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혈액을 자급자족하기 위해서는 헌혈률이 최소 6~7%는 돼야 한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매년 30만ℓ 이상의 혈액을 수입하고 있다고 한다. 500억 원이 넘는 금액이다. 국내 헌혈만으로는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헌혈을 하려고 해도 체중미달 성인병 등의 각종 이유로 헌혈이 불가능한 사람들이 늘고 있어 혈액부족 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1천200만 명이 넘어 전국 최다 인구를 자랑하는 경기도는 헌혈의…
‘깍지(角指)’라는 것이 있다. 문자 그대로 손가락에 낀 뿔이라는 도구로 우리나라의 전통 활을 쏠 때에 반드시 필요한 도구다. 그래서 전통시대에는 깍지 낀 손이 무인을 상징하는 도구이자, 그들의 자존심이기도 하였다. 조선시대 국왕들 중 활에 가장 많은 애착을 보인 국왕이 바로 정조다. 그는 틈만 나면 어사대(御射臺)에 올라 커더란 곰의 얼굴인 웅후(熊侯)를 향해 화살을 날렸다. 생부(生父)인 사도세자가 억울하게 뒤주에 갇혀 죽임을 당했던 모습을 열살 어린 아이의 눈으로 그저 지켜봐야만 했던 정조. ‘죄인의 아들은 왕이 될 수 없다’라는 신하들의 극악한 논리를 넘어 서기 위하여 할아버지인 영조는 호적 정리를 통하여 정조를 이미 수년전에 돌아간 효장세자의 아들로 입적시키기에 이른다. 그리고 비록 성인이 되어 국왕에 오른 후에도 여전히 제대로 된 권력 기반을 갖추지 못해 힘겨워 했던 세월을 화살에 담아 날려 보냈다. 정조는 그 모든 것들을 활을 통해 풀어내었다. 화살을 끼우고 시위를 팽팽하게 당겨 가득 당긴 활을 ‘만작(滿酌)’이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잔에 가득 술을 채우고 그것이 흔들리지 않도록…
없는 자들은 추운 겨울나기가 걱정이다. 난방에 필요한 연탄구입마저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지난해보다 많이 늘어났다. 심화된 빈부의 격차는 날로 커져가고 있다. 사회통합은 고사하고 불만이 고조되어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절대빈곤자에 대한 겨울나기 대책이 절실하다. 연탄은행을 비롯한 많은 사회봉사단체에서 도움을 주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수십만 명의 쪽방촌 거주자와 소녀소년 가장, 독거노인들은 겨울나기 준비에 걱정이 크다. 지자체의 봉사단체는 이들에게 더 많은 물자공급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도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 국민 참여가 절실하다. 십시일반의 정신으로 이들을 도와주어야 할 때이다. 연말연시에 어려운 이웃을 위한 사랑과 온정의 나눔이 수원시와 광주시를 비롯한 일선지자체에서 계속되고 있다. 공동모금회를 통해 매년 기부하는 사람들이 많은 우리사회는 인정이 넘치는 사회이다. 전국의 수많은 사회단체와 기관에서 어려운 이웃돕기에 앞장서고 있다. 수원시수의사회에서는 어려운 이웃돕기성금을 모아 저소득층과 다문화가정에 지원해주었다. 경기도새마을부녀회의 김장 담가주기 등 현물지원에도 온정이 넘치고 있다. 광주시…
1999년 동창 찾기 사이트 ‘아이러브스쿨’이 대한민국을 강타했었다. 당시 아이러브스쿨의 인기는 다양한 사회문제로 이어지기도 했다. 중년남녀들이 동창과 불륜에 빠지는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다. 오죽했으면 아이러브스쿨에 집 나간 아내 때문에 항의를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15년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은 ‘밴드’ 열풍에 휩싸여 있다. ‘밴드(BAND)’는 네이버 자회사 캠프모바일이 2014년 8월 8일 출시한 모임 전문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이다. 캠프모바일에 따르면 2년간 개설된 밴드의 총 수는 1천200만 개이며 1인당 가입한 평균 밴드 수는 2.67개, 밴드 당 평균 멤버 수는 9.33명이다.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밴드를 통해 동창, 가족, 친구, 동료 등 서로 ‘아는’ 사람들을 소그룹으로 나눠 연결하는 형태로 사용하고 있다. 한편, 최근에는 이런 수치보다 밴드의 중독성을 적나라하게 알려주는 ‘밴드의 폐인들’이란 농담이 회자되고 있다. 잠복기(두문불출)->1기(동가숙)->2기(점입가경)->3기(물아일체)를 지나게 되면 다음과
경기도가 고양시에 조성하고 있는 ‘한류월드’ 사업은 복합 마이스MICE관광단지 개발사업이다. MICE는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이벤트와 전시(Events & 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비즈니스 관광’이라고도 한다. MICE 참가자들의 1인당 평균 소비액은 일반 관광객의 3.1배, 체류 기간은 1.4배에 달해 ‘황금 알을 낳는 거위’, ‘굴뚝 없는 황금 산업’으로 불린다. 경기도는 고양시 장항동 일대 99만4천756㎡에 약 5조6천260억원(민간자본 4조8천96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17년까지 테마파크, 상업시설, 주상복합시설, 호텔, 방송미디어 시설 등을 건립키로 하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의 규모가 크다보니 우여곡절도 있었다. 경기도가 고양 한류월드 조성사업 관련 업체와의 계약을 해제하면서 계약이행보증금을 부당 감액해줘 170억원을 날리기도 했다. 감사원에 의하면 A업체가 사업용지에 대한 중도금 미납 등 계약의무를 이행하지 않자 도가 2012년 6월 계약을 해제했다. 이 과정에서 도에 전액 귀속돼야 할 보증금 189억원 가운데 170억원을 업체에 반환한 것이다
겨울철이 되면 옷을 입거나 벗을 때 깜짝 놀라는 경험을 한번쯤 하게 된다. 바로 ‘정전기’다. 정전기는 상대습도가 20~30% 이하로 내려가는 겨울철 건조기에 많이 발생한다. 보통 옷가지는 마찰 등의 원인으로 우리 몸에 전하로 축척되어 적정 한도 이상의 전기가 쌓이면 주변 유도체에 닿았을 때 순간 전압이 수천에서 수만 볼트(V)에 달하는 스파크를 일으키는 에너지가 된다. 이에 비해 여름철에는 습도 60%를 웃돌아 공기 중의 수증기로 흡수되어 자연스레 사라지게 된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정전기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지만 만약 그 장소가 주유소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주유과정에서 차량 연료 주입구로부터 나오는 유증기가 주유원이나 운전자의 몸에서 일으킨 정전기와 만나 폭발을 동반한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영업용 주유취급소 중 주유원이 주유하지 않고 운전자들이 직접 주유하는 셀프주유소가 늘어나고 운전자의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어 정전기 사고에 대한 주의가 더욱 요구되고 있다. 정전기로 인해 화재를 예방하는 방법을 알아보면 ▲쇠붙이(열쇠)등을 이용하여 정전기 흘려보내기 ▲주유 전 반드시 정전기 방지 패드 접촉 후…
어느 저명한 교수님의 말에 의하면 세계 10대 경제 대국 중에서 남의 나라를 침범하지 않고 오히려 혹독한 식민지 생활을 겪은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며 그토록 짧은 기간에 경제성장을 이룬 사례가 우리 밖에 없다고 한다. 또 우리나라는 석유는 한 방울도 나지 않으며 한 때 왕성하게 생산이 이루어지던 석탄마저도 극히 일부만이 생산될 뿐이고, 철강을 비롯한 각종 지하자원은 거의 수입에 의존하는 극히 기형적인 경제구조이다. 방글라데시를 오가며 사업을 하는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그 나라는 경제 개발을 하고 싶어도 도로건설과 건축물 축조를 위해 꼭 필요한 모래나 자갈과 같은 자원도 구할 수 없어서 그마저도 수입에 의존한다고 하는데 빈곤한 나라에서 그런 물자를 수입하는 일도 결코 만만치가 않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온 천지에 널려있는 것이 자갈이며 모래였고, 그러한 건설자재가 풍부하게 생산되어 지금의 경제성장의 근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헐벗고 굶주리던 시절에 앞만 보고 달려온 그 동안의 숨 가쁜 여정에서 우리가 미처 챙기지 못했던 것들이 많이 있는데 그 중에 한 가지가 안전의식이 아닐까 생각된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윤을 추구하는 경제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