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문화를 전공하던 일본 유학의 시대, 고달픈 생활 속에 위안이 되었던 것 중에 하나는 역 앞에 있는 밥집을 겸한 작은 이자카야에서 일본인 주인장 내외와 회포를 푸는 일이었다. 늘 반갑게 맞이해 주어 단골이 되었다. 당시 60대 중반의 노부부는 늘 민요 ‘아리랑’을 불러주었다. 어릴 때 동네 한국인들이 가르쳐 주었다고 얘기했다. 그들의 향수는 한국인들의 일제 강점기 시대 고난의 대장정과 역경 속에 살아온 디아스포라의 모습이 같이 겹치면서 애잔한 느낌이 들었다. 그들이 불러주는 ‘아리랑’은 너무나 고왔고 아름다웠다. 그만큼 ‘아리랑’은 외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한국을 대표하는 곡이다. ‘아리랑’은 한국의 특유의 정서인 ‘한‘(恨)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곡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원형으로 자리잡고 있다. 제일동포 3세로, 현재 한국인 밀집지역인 가와사키에 살고 있는 송부자(宋富子)씨는 자신의 이야기인 일인극 ‘재일삼대사’(在日三代史)를 꾸준하게 공연을 하고 있다. 그는 중학교 재학중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벌써 대설이다. 차츰 쌀쌀해지는 날씨와 행보를 맞춰 단풍을 털어낸 나무들이 꾸밈없이 뼈마디를 드러낸다. 이제 더 이상은 지나간 영화를 되돌아보지 않을 결연한 자세로 겨울바람과 마주섰다. 낮게 드리운 하늘이 불러들인 바람에 비스듬히 누운 연기에 취한 까마귀가 추수가 끝난 들판을 선회하고 첫눈이 오려는지 구름은 눈에 익은 능선을 덮고 있다. 아직도 첫눈을 기다리는 마음을 들여다보면 세상의 모든 처음이란 어떤 힘을 가졌기에 사람의 마음에 물결을 일으키게 하는지 모르겠다. 새로운 시도가 두려운 나이가 되어서도 결코 늙지 않을 첫사랑이 그렇고, 해산을 하고 갓난아기와의 첫 눈맞춤은 살아가는 동안 그 어떤 유혹에도 오로지 빛을 향하여 나아가리라는 다짐을 하기에 충분했다. 새 학기가 되어 새로 공책에 글씨를 쓰는 순간, 수틀을 메우고 색실을 꿰어 처음 자수를 시작하는 순간에는 내 심장소리가 들렸다. 이처럼 처음이라는 순간은 우리를 별다른 이유 없이 설레게 하고 들뜨게 한다. 생각해 보니 작년에는 자고 일어나니 먼 산에 눈이 쌓여 멀리서 바라보며 없는 솜씨로 사진도 찍고 여기저기 첫눈 소식을 전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제나 저제나 하며 하늘만 바라보고 지나갔다. 그렇게 기다
술의 도수 결정은 일정한 물에 알코올 함유 농도의 비중으로 정한다. 즉, 술 속에 포함되어 있는 에틸 알코올의 양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소주가 20도라면 에탄올 함량이 20%라는 식이다. 양주는 도수 대신 푸르프(Proof) 단위를 사용한다. 주로 영국과 미국산 위스키에 표시하는 푸르프는 에탄올과 물이 각각 약 50퍼센트 정도 섞여 있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만약 알콜도수가 100프루프라고 적혀 있으면 실제 도수는 그 절반인 50도를 뜻하는 것이다. 알코올의 농도를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했던 과거에는, 마시는 술과 화약을 반반 섞어서 불을 붙인 뒤 파란색 불꽃이 유지되면 알맞은 술이라는 뜻으로 100proof라고 불렀다고 한다. 농도가 묽으면 잘 타지 않고, 너무 진하면 불꽃 색깔이 밝은 노란색을 띤 다는 것으로, 알코올의 농도를 구분했다고 전해진다. 도수의 높고 낮음이 좋은 술을 결정하는 요인은 아니다. 오히려 도수가 높은 독한 술일수록 빨리 취하게 되면서 우리 몸은 급작스런 변화에 상처를 받게 된다. 스위스의 유명한 술 압상트(Absinthe)는 스위스를 비롯하여 여러 나라에서 판매가 금지되고 있다. 까닭은 술의 알코올도수가 68도나 되기 때문
그가 사라졌다 /김영근 이제 그를 무어라 부를까 부를 일 없는데 고요가 오금을 찌르면 뒹구는 나뭇잎 이라 부를까 벤치의 휘파람소리 라 부를까 불현 듯 노을이 덮치면 붉은새발자국 이라고 반짝이며흘러가는물비늘 이라 부를 것인가 묶인 적 없는데 묶은 자들은 오리 끝에서 봄볕 달랑 길어낸다 그 속에 채워지지 않는 설렘 있어 부를 일 없지만 혹, 짓궂은눈빛 이라 불러도 좋을까 고요했지만천둥* 이라 불러도 될까 *아메리칸 인디언의 이름들 중 하나인 ‘고요한천둥’의 변형 -김영근 시집 ‘호퍼의 일상’/시와 세계 죽음은 대지에 우뚝 발 디딘 그의 모습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음이다. 그러므로 죽음을 대하는 방식은 대체로 우울이거나 슬픔이거나 권태이거나 허무이거나 빈공간이거나 흘러간 강물이다. 시간의 흐름에 죽음의 두께는 얇아지고 삶에 충실하다보면 잠깐씩 잊히기도 한다. 그러다 문득 고요해지면 ‘뒹구는 낙엽’ 속에 ‘휘파람 소리’에 ‘노을’ 속에 ‘바다 물비늘’ 결에 ‘짓궂은 눈빛’으로 살아난다. ‘채워지지 않는 설
경기신문 연중기획 사회적 경제기업 탐방 제팻애니메이션스튜디오 푸른 요정의 마법으로 ‘피노키오’는 진짜 인간이 된다. 하지만 처음 ‘장작’에서 ‘피노키오’를 만들어 낸 것은 제페토 할아버지였다. 그리고 피노키오가 자신을 인간으로 만들어 준 푸른요정을 만나게 된 것 역시 제페토 할아버지의 소망 때문이다. 장작이라는 ‘무(無)’에서 피노키오라는 ‘유(有)’를 창조해낸 제페토 할아버지는 하나의 생명을 만들어 낸 것이다. 한국에서도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제페토할아버지를 꿈꾸는 기업이 있어 주목된다. 부천시 심곡동에 위치한 ‘제팻애니메이션스튜디오’(대표 이중호, 부천시 원미구 부흥로 406 2층)는 제페토할아버지가 피노키오라는 생명을 만들어 낸 것처럼 컴퓨터그래픽 디자인을 기반으로 새로운 생명을 가진 콘텐츠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기술기반의 마을기업이다. 전국 첫 애니메이션 기반 마을기업 ‘문화도시 부천’ 산업기반 강화 고민 학생들 실무교육 확대도 설립 취지 컴퓨터그래픽 전문가 5명 의기투합 영상콘텐츠 제작 등 다방면 성과 지역 사회공헌활동도 다양하게 펼쳐 마을기업 리플렛 제작활동도 병행 ◇ 기존 컴퓨터그래픽전문가들 모여 설립 제팻애니메이션스튜디오는 전국 최초의 애니메이션
학생들 현장실습 통로 뿐만 아니라 부천 문화콘텐츠 발전 도움 주고파 저소득층 학생 3D그래픽 강좌 보람 마을기업 위한 마을기업이 최종목표 이 중 호 대표 제팻애니메이션스튜디오 이중호 대표(42)는 “피노키오를 만들어낸 제페토 할아버지와 같은 제작사가 되고 싶어 ‘제팻’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월트디즈니의 미키마우스처럼 전세계에서 오래도록 사랑받는 제팻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마을기업을 위한 마을기업이 되고 싶다”는 이 대표의 말에서는 경쟁보다는 상생을 향한 마음이 엿보인다. 다음은 이중호 대표와의 일문 일답. -제팻애니메이션스튜디오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전 직원이 본래 컴퓨터그래픽 전문가다. 나 또한 부천대학교에서 강의를 시작하기 전까지 한동안 개인사업을 해왔다. 그런데 막상 대학에 가보니 학생들이 현장을 직접 경험할 기회가 적었고 부천이 문화도시인 점에 비해 기반이 미비하다는 것을 느꼈다. 기술기반형 마을기업이 생기면 학생들의 현장실습 뿐 아니라 부천시 문화콘텐츠 사업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회공헌 활동도 다양한데. 5월에 제팻애니메이션스튜디오를…
최근 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가 있다. 바둑만이 인생의 모든 것이었던 주인공이 대기업 계약직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여 벌어지는 이야기이를 다룬 ‘미생’이다. 미생이란 바둑용어로 집이나 대마 등이 살아있지 않은 상태 또는 그 돌을 이르는 말이다. 극중 신입사원들이 냉혹한 회사분위기 속에 당황하는 것처럼, 갑자기 주변에서 화재를 발견하거나 누군가가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아마 대부분 사람들은 당황해 우왕좌왕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때‘소소심’을 익혀둔 사람들은 당황하지 않고 어려움에 처한 이웃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소화기, 소화전, 심폐소생술은 누구나 사용법만 익혀두면 화재 등 재난사고 발생 시 사망률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 소화기는 언제 어디서나 가장 가까이에서 찾을 수 있는 가정 필수품으로써 화재 초기에 적절하게 사용하면 재산 및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또 건물 내 설치된 소화전은 소화기로 진화하기 어려울 경우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까지 화재를 진화해 막대한 재산을 지키는 소방시설로 사용법을 알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심폐
여성은 아직 사회적 약자라 할 수 있다. 피해자가 여성장애인이라면 이 개념은 더 명확해진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가 5년만에 3배 정도 늘어나 맞춤형 성폭력 예방교육과 효과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09년 293건이던 장애인 대상 성범죄가 2010년 321건, 2011년 494건, 2012년 656건, 2013년 852건으로 증가했고 올해 8월 현재 606건이 발생했다. 2011년 전국을 들끓게한 광주 인화학교 ‘도가니’ 사건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하지만 도가니의 분노는 그때 뿐 그 관심은 쉽게 사라져 버렸다. 도가니 사건 후 장애인에 대한 성범죄 관련 법률(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의 공소시효를 없애고 성폭력 범죄를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게 처벌을 강화했다. 그럼에도 유사사건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여성장애인들은 여전히 ‘도가니’ 속에 살고 있는 셈이다. 얼마 전 강릉에서 한 농협직원이 자신이 후원하는 20대 청각장애인 여성 A씨를 수차례 성폭행했다. 농협 간부인 가해자는 A씨가 보호자가 없는 고아이자 청각장애가 있다는 점을 악용해 수년간 후견인 노릇을 하면서 5년간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 중 하나는 사회복지사와 보육교사의 처우개선 공약이었다. 당시 남경필 후보는 “준공영제 도입”이라는 카드를 제시하며 사회복지사의 처우개선을 약속했다. 경기도에 근무하는 1만 8천여 사회복지사들은 소망하던 처우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준공영제의 후속조치에 귀추를 주목하는 한편, 단순히 정치적 표(票)퓰리즘으로 끝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지난 2012년 5월 전국 최초로 사회복지사의 처우개선과 관련해 ‘경기도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다. 그러나 조례에 명시되어 있는 ‘사회복지 종합계획 수립’을 통한 사회복지사 처우개선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추진방안들이 아직까지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조례 제6조와 제7조에 의하면 3년마다 수립하고, 사회복지사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남경필 지사는 “사회복지사 등의 보수수준의 연차적 개선수립 계획,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개선 및 지위향상에 대한 계획, 사회복지사 등의 근무환경 개선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