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찬 모임에서 만난 한 중소기업인의 하소연을 잊을 수가 없다. 대기업과 거래하고 있는 이 업체 사장은 물가상승에 따른 납품단가 반영은 고사하고 경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연 3회, 평균 7%의 단가인하 압력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 4월과 6월 임시국회에서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이 통과됐을 때 중소기업인들은 “이제는 제대로 기업을 멋지게 경영할 수 있겠구나” 하면서 기뻐했다. 중소기업계가 그동안 줄곧 주장해왔던 협동조합에 납품단가 조정협의권 부여,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일감몰아주기 금지, 사업조정제도 실효성 강화 등 관련법들이 차례로 만들어져 공정경쟁을 통한 건강한 기업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제민주화 추진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취임하고 2007년부터 당시 중소기업계에 만연했던 ‘납품단가 후려치기’ 관행을 바로잡자는 운동에서 비롯됐다. 이후 기술탈취,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영역 침해 등을 ‘경제 3불’(거래의 불공정, 시장의 불균형, 제도의 불합리화)로 대표되는 중소기업계의 고질문제로 확대해 청와대, 국회, 정부 등에 적극 제기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사례 1) 주부 김모씨는 작년 12월 홈쇼핑에서 그토록 갖고 싶었던 해외 명품가방이 세일가로 방송되는 것을 보고 구매를 망설이다가, 매년 초 남편의 직장에서 100만원 정도의 연말정산 환급금이 나온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남편에게 상의도 없이 자신의 신용카드로 일시불 결제를 하였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변수로 올해 남편의 연말정산은 환급금이 나온 게 아니라 오히려 50만원을 반납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결국 김씨는 올해 초 카드비와 줄어든 수입으로 인해 생활비 걱정을 하는 처지에 놓였다. (사례 2) 자영업을 하는 이모씨는 내년도 가계살림 운영을 위해 가족회의를 소집했다.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점포가 경기가 좋지 않아 내년에 수익이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에서였다. 일단 올해 기준보다 10% 정도 수익이 적게 들어온다는 가정 하에, 내년에 지출해야 할 비용들에 대해 우선순위를 정했다. 그 결과 전세자금 대출이자, 아파트 관리비, 식료품비, 두 자녀의 학비 및 학원비, 재형저축 및 각종 보험료 등을 필수적으로 지출할 비용으로 산정하고 남은 여유자금에 대해서는 추가 적금, 외식비, 문화생활비, 체력단련비를 지출하기로 했다. 그리고 만약 상반기를 정산하여 올해보다
‘3·1절’을 ‘삼점일절’로, ‘일본 야스쿠니 신사’를 ‘야스쿠니 젠틀맨’으로, 최근에 문제가 된 ‘5·18 폭동설’ 등 우리의 역사인식 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안전행정부 국민안보의식(2011)에 따르면 6·25전쟁 발발연도를 청소년 5명 중 3명이 ‘모른다’고 답했고, 청소년 대상 역사 지식수준 조사 결과에서는 ‘대체로 낮음’과 ‘매우 낮음’이 60%를 넘었다. 이렇듯 국민들, 특히 청소년의 역사의식 부족과 나라사랑 정신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건 무엇보다도 젊은 세대의 건전한 국가 정체성과 애국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국회에 제출된 나라사랑 교육의 기본계획 수립, 전문인력 양성, 학교 나라사랑 교육지원, 재외국민에 대한 나라사랑 교육 지원 등을 담은 ‘나라사랑 교육지원법안’은 의미심장하다. 국가를 위한 희생과 공헌 위에 오늘날 대한민국의 국격이 높아졌음에도,…
어느 날 원숭이 한 마리가 강가를 지나가다가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모습을 보고 원숭이는 물고기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거라 생각하고 물고기를 살려야겠다는 정의감으로 물속으로 뛰어들어 물고기를 모래사장으로 집어 던졌다. 그리고 강가로 나와 보니, 물고기들이 다 죽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원숭이는 “내가 조금 일찍 와서 물고기들을 구했으면 좋았을 것을 늦게 와서 이렇게 죽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물고기를 위한다고 한 원숭이의 행동! 오히려 물고기를 죽게 만든 우스갯소리 같은 이야기로 이 글을 보면서 나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리의 사고방식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됐다. 우리나라를 포함, 140여개국이 2차 대전 이후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를 받다가 독립한 가운데 경제와 민주주의를 동시에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나라는 오직 우리나라뿐이다. 그러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한 부작용도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학교폭력과 청소년들의 문제로 단순히 학생 간 다툼이 아닌 점점 다양화·저령화 되고, 최근에는 학생들의 싸움이 아닌 조직폭력배들과 연결돼 조직적이고 체계화 되어 가고 있다. 이런 문제가 생기게 된 이유가 뭘까? 원숭이와 같은 부모
대한민국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국제적 음식 중 하나가 불고기다. 그리고 국내외적으로 외국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를 끄는 음식메뉴이기도 하다. 불고기의 근원을 찾아보면 고구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국에서는 우리조상을 맥(貊)족이라 불렀고, 이들이 구어 먹는 고기를 ‘맥적(貊炙)’이라 하여 매우 귀하게 여겼다. 3세기 중국의 진(晉)나라 ‘수신기(搜神記)’에 “맥적은 본래 북쪽 오랑캐의 음식인데 옛날부터 귀중히 여겨 중요한 잔치에 먼저 내놓는다”고도 적고 있다. 특히 맥적은 중국인의 고기 굽는 법과는 달리 미리 장(醬)에 부추, 마늘 등을 섞어 고기를 구웠기 때문에 그 맛에 있어서도 으뜸으로 쳤다. 불고기는 이 음식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5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불고기란 말이 없었다. 불고기란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한글학회가 1950년 발간한 큰 사전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전에는 불고기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숯불 옆에서 직접 구워 가면서 먹는 짐승의 고기라고. 그전에는 불고기 형태의 음식을 ‘너비아니’로 불렀다. 1939년에 발간된 ‘조선요리제법’에 나오는 너비아니 요리법을 보아도 지금의 불고기와 거의 비슷하다. 다만 요즘 불고기는 훤히 비
경기도내 문화단체와 체육단체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도가 세수 부족을 이유로 문화단체와 체육단체의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60% 줄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경기도체육회와 도생활체육회, 도장애인체육회 등 3개 체육단체와 경기문화재단, 도문화의전당 등 문화단체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올해보다 예산을 60% 줄일 경우 사실상 인건비만 남기 때문이다. 일부 단체는 도가 요구하는 대로 예산을 줄일 경우 인건비조차 확보하지 못해 직원을 줄여야할 형편이다. 도내 문화단체와 체육단체가 도의 요구대로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60% 삭감할 경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지게 된다. 체육단체의 경우 전국대회 출전이나 도내 대회 개최 등 어떠한 사업도 할 수 없고 문화단체도 각종 공연이나 전시를 열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도는 지난 2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기문화재단과 경기도체육회 등 도 문화체육관광국 소관 9개 공공기관장이 긴급 모임을 갖고 자체수입 376억원 달성과 경상비 절감으로 도의 재정지원 의존도를 60%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건비 및 운영비를 15% 감액하고 자체수입을 29% 확대해 70%인 도 재정지원 의존도를 60%로 축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故 윤동주 시인의 ‘서시’ 초문이다. 몇십년 전에 쓰인 시구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감탄사가 절로 나오면서도 동시에 많은 함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청렴이라고 함은 사전적 의미로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이라는 것이지만, 사실 이 정도 문구로 청렴에 관하여 논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흔히들 ‘사랑이 무엇이냐’라고 물어본다. 이에 대한 대답도 제각각이다. 남성과 여성의 결합이라는 대답도 있고, 결혼이 사랑이라는 대답 등 많은 답변이 있지만 아무도 모범답안을 내놓지 못한다. 청렴 역시 이와 마찬가지다. 그 누구도 정의할 수 없고, 표현할 수 없다. 마치 마음의 정표와도 같은 것이다. 청렴은 근래에 등장한 신조어 같은 것이 아니다. 그 근원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지만, 관직이라는 것이 등장, 국가라는 관념이 잡히고 체계화되면서 그와 비슷한 시기에 생겨난 개념으로 유추할 뿐이다. 즉, 청렴이라 함은 관직이라는 것과 떼놓으려야 떼놓을 수 없는 관계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관련된 일화
진화 중 /성향숙 이 둥근 구조물 밖으로 빠져나오기 전 난 어머니 자궁 속에서 35억 년쯤 살았을 거네 최초의 아메바, 어디로든 무한히 뻗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었네 온몸으로 움직이는 수없는 헛발질 세포 분열을 서둘러 끝내고 어디든 정착하고 싶네 하지만 양수 속에서 눈도 뜨지 못하고 어둠만 손으로 더듬고 있네 세찬 파도에 여기저기 깨지고 부서지네 깨지고 부서질 때마다 허물이 한 겹씩 벗겨지네 벗겨질수록 조금씩 아주 느리게 커져 가는 내 이마 지하 어둠 속을, 깊은 바다 속을, 달빛 속을, 천왕성, 명왕성, 어딘지 모를 행성을, 넓고 넓은 우주공간을 마음대로 유영하고 싶네 한 꺼풀씩 벗겨져 나가는 수미산을 꽉 채운 나의 뼈마디 내 속의 내 속의 내 속의 내가 수없이 허물 벗은 껍데기, 자궁 속을 가득 채우네 우주 배꼽에 매달린 탯줄 움켜잡고 난 아직도 진화 중 문화 가 - 00224<일간> 2002년 6월 15일 창간 찰스 다윈은 ‘진화론’에서 모든 생명체는 ‘진화 중’이라고 정의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우리 인간은 소우주라고도 한다. 인간의 오장육부를 들여다보면 우주의 조화를 엿볼 수 있고, 어머니 자궁…
그 드라마를 보면서 왜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가 떠올랐을까. 고희를 바라보는 장모님의 갑작스런 암 수술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칠십대 중반을 넘어가는 부모님 생각 때문이었을까. 삶과 죽음, 청춘과 노년. 그동안 잠깐 서랍 속에 넣었던 화두를 꺼내게 된 건, 최근 대세로 떠오른 tv N의 ‘꽃보다 할배’ 때문이다. 무튼, 헤밍웨이의 그 노인을 따라가 보자. 84일째, 노인은 고기 한 마리 잡지 못하고 세월만 허탕 친다. 아내 없이, 외로움의 절정, 쓸쓸함의 극치를 경험하는 중이다, 그는. 그를 버티게 하는 힘은 오직 하나 잠들어 꿈꾸는 젊은 날의 아프리카 풍광. 드디어 85일째 되는 날, 노인은 다른 날보다 일찍 바다로 간다. 방백(傍白)처럼 “오늘은 자신 있다”를 읊조리면서. 해가 저물 무렵 묵직함을 넘어 차라리 공포 같은 무게가 느껴졌다. 언빌리버블(unbelievable)! 태어나서 처음 본 크기의 녹새치였다. 오랜 시간 노인과 녹새치의 전쟁은 계속됐고 해는 저물었다. 녹새치는 노인의 힘을 비웃기라도 하듯, 조각배를 이끌고 한없이 바다로 나아간다. ‘포기와 오기 사이’에서 해는 세번 뜨고 진다. 마침내 물 위에 떠오른 녹새치의 심장을 노인의 작살이 뚫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