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말이 되면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소식 중 하나가 바로 ‘폭음’으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 소식이다. 소주와 양주, 맥주 등을 섞어 마시는 이른바 ‘폭탄주 문화’는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를 잡은 지 오래고, 마신 잔을 돌려주는 ‘잔 돌리기’가 일반화되면서 우리 사회는 말 그대로 ‘술 권하는 사회’가 돼 버렸다. 행여나 술 마시기를 거부라도 하는 날엔 따가운 눈총을 받거나 죄인 아닌 죄인 취급을 받아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이다. 오죽하면 이런 음주문화를 빗대 ‘한국의 낮은 지옥이지만 밤은 천국’이라는 말까지 생겨났을까. 문제는 이런 잘못된 음주문화로 인한 폐해가 개인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한 통계에 따르면 폭음 등의 그릇된 음주문화는 알코올중독, 심장질환, 뇌손상 등을 유발해 결과적으로 사망, 사고, 범죄 등에 대한 위험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손실도 연간 2조8천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더이상 음주로 인한 폐해를 개인의 문제로 치
“약 1년 반전에 상가를 구입했습니다. 당시 실제 매매금액의 절반정도로 이면계약서를 써줬습니다. 원래 가격의 계약서도 갖고 있습니다. 최근에 이 상가를 팔려고 하는데 이제는 실거래가로 신고해 팔게 되면 세금이 엄청 나올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변호사나 법무사 사무실에 찾아와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다. 가짜지만 진짜요, 겉과 다른 속이요, 한 마음이지만 두 마음, 그것이 이면계약서다. 국민은 납세의 의무를 진다. 국민이 내는 세금을 혈세라 한다. 이기적인 사람은 피만큼 소중한 세금을 적게 내려는 지혜를 발휘한다. 그 수단으로 흔히 이면계약서가 동원된다. 대체로 공익(公益)의 개념보다는 사익(私益)의 개념에 충실한 사람들은 이면계약서와 더불어 산다. 한마디로 말하면 이면계약서는 그것을 쓰는 사람들이 가짜임을 폭로하는 증거자료요, 밖으로 알려져서는 백해무익한 비밀문서다. 그것은 숨어있는 한 이기(利器)지만 드러나면 폭탄(爆彈)이 되고 만다. BBK 주가 조작과 횡령 등 혐의로 세계의 이목을 받고 있는 김경준씨가 미국에서 귀국해 검찰에 이면계약서를 제출했으며, 그의 부인은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초 공개할 것으로 알려진…
우리나라에 외환위기가 닥쳐온 것은 지난 1997년 말이었다. 보수적인 김영삼 정부의 뒤를 이어 진보적인 김대중 후보가 막 대통령에 당선돼 향후 5년의 국정을 맡을 참이었다. 김대중 당선자는 ‘금 모으기 운동’이라는 이벤트를 추진, 위기관리에 나섰다. 국민들은 열광적으로 이 운동에 동참했다. 그 후 10년, 우리나라는 세계 경제 10위권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그런데도 지난 10년에 대한 평가가 너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20일 ‘외환위기 10년, 국제금융분야 이렇게 달라졌다’라는 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외환 보유액은 10년 전 외환위기 때보다 13배가량 늘어 국가신용등급이 크게 향상됐다. 김영삼 정부가 그 해 12월 말, 김대중 당선자에게 넘겨준 외환보유고는 고작 204억 달러였다. 올 10월 말 현재 외환보유고가 2천601억4천만 달러이니 실로 13배가 늘어난 것이다.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 신용등급은 BB+또는 Ba1로 투자부적격등급이었으나 지금은 A2(무디스)단계까지 상승했다. 이밖에도 모든 펀더맨탈 지표가 안정을 보이고 있다. 외환위기의 책임이 물론 김영삼 정부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박정희 개발독재가 원죄이다. 19
수은주가 영하로 내려가고 수도권에 폭설이 내렸다.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면서 사람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겨울을 상징하는 흰 눈이 내리면 세상이 평화스럽고 맑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는 이웃들, 잘 곳이 없어 길가나 지하철의 빈터에서 웅크리며 밤을 새우는 사람들은 겨울이 시련의 계절이다.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동 죽마루 공원에서 41살 진모씨가 땅바닥에 누워 숨진 채 발견됐다.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인 그는 매달 37만원씩 정부보조금을 받아 생활하며 주로 노숙을 해왔다. 경찰은 첫 눈이 내린 그날 진씨가 소주를 마시고 공원 벤치에서 자다가 동사한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또 이날 새벽 5시경에 서울 용두동의 골목길에서 노숙자인 50대로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외상이 없어서 추위 때문에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영하 3~4도의 추위에도 얼어 죽는 사람들이 나타나는데 강풍이 불며 수은주가 영하 10도 정도로 내려가면 얼마나 많은 빈민들이 동사할 것인가. 겨울에 허름한 하복 또는 춘추복을 입거나 내복을 걸치지 않은 가난한 사람들이 거리를 맴돌 때, 굶주림에 지친 얼굴에 깊은 주름살이 박힌 걸인이 한 푼 달라고 손을 내밀 때 가
세계적으로 선거 때만 되면 개그의 인기가 치솟는다. 유머와 개그를 좋아하는 서양 사람들은 개그맨들이 내뱉는 그냥 웃기는 말, 촌철살인의 기개가 있는 풍자를 대하면 박수를 치며 웃어댄다. 과거엔 공중파 방송이 개그를 주도했지만 요즘은 지상파 방송, 유튜브(UTUBE)를 비롯한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가 개그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전 세계의 웃음과 교양과 뉴스의 종합판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유튜브에 최근 머리를 박박 밀고 날카로운 인상을 한 한 중년 남성이 이단적 극좌파 경력을 내세우고 도쿄도 지사 선거에 무소속으로 나와 열변을 토하는 장면이 나온다. 토야마 고이치란 이름의 이 사나이는 첫 마디부터 유권자들을 “제군!”이라 부르며 “우리나라는 쓰레기다” “이딴 나라는 그냥 망해야 한다” “이것저것 개혁한다고 문제 해결되는 거 아니다” “지금은 모든 것을 때려 부숴야 한다”면서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제군’을 경멸하면서 때 아닌 공산혁명을 선동한다. 그 모습이 도도하면서도 우스꽝스러워 사람들은 킬킬댄다. 17대 대통령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요즘 개그프로그램에도 선거 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방송2텔레비전 ‘폭소클럽2’의 ‘기호 0번 박 후보’와 문화방송…
10명의 경기으뜸이가 새로이 탄생했다. 경기으뜸이는 손재주가 탁월한 생활장인을 도가 지정해오고 있는 눈에 띄는 특색사업이다. 그래서인지 경기으뜸이는 음악·미술·예술 분야의 기성 장인과는 다르다. 생활속에 묻어나는 김치 만들기에서부터 갈비 요리, 미용 기술, 구두 수제화, 한지 공예, 장승 조각, 사과 재배, 야구배트 만들기 등 밀접한 곳에서 평범하게 생활하는 ‘생계형 장인’이 대부분이다. 김문수 도지사는 역대 지사 못지 않은 애정을 경기으뜸이에게 쏟아 붓고 있다. 지난 2006년도 도지사 인증서 수여식에서 “경기으뜸이가 지금까지 쌓아 온 정성을 헛되지 않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킨텍스에서 열리고 있는 경기국제박람회장에 경기으뜸이 전시장도 만들어 주고 또 이곳에서 새로 탄생한 경기으뜸이 인증서 수여식도 가졌다. 지금까지 철저하게 소외돼 왔던 경기으뜸이가 처음으로 누려봤던 꿀맛인 것이다. 올해 새로 탄생한 경기으뜸이는 공예일반 5, 도자기 3, 기타 1명 등 10명을 선정했다. 지난 1999년부터 시작된 경기으뜸이 제도로 모두 150명의 경기으뜸이가 태어났다. 이들은 생활속에서 직업정신으로 똘똘 뭉쳐 손재주 하나 만으로 생활 장인을 일군 선구자들이다
삼성그룹에 몸을 담았던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이 돈으로 검사들을 집중적으로 관리했다고 폭로하고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돈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일부 검사의 명단을 밝히고 나선 데 이어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이용철 변호사가 청와대 재직 시절인 2004년에 삼성측으로부터 택배로 보내온 현금 500만원을 되돌려준 일이 있다는 사실을 ‘삼성 이건희 불법규명 국민운동’이라는 시민운동단체가 기자회견을 통해 주장함으로써 내부 고발적 성격을 띤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정치권의 일부가 삼성의 불법 로비와 그 근거가 되는 비자금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면서 삼성그룹에 대한 특검 실시를 주장하는 가운데 청와대가 이를 거부한 시점에 이용철 변호사의 고백이 터져 나와 삼성그룹은 물론 청와대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과연 삼성그룹의 전방위 로비의 끝은 어디인가? 삼성의 돈을 받았거나 받으려다가 돌려준 사람이 청와대 안에 이용철 전 비서관 한 명 뿐이겠는가? 정치인들은 삼성 돈을 안 받았나? 이러한 의문이 꼬리를 문다. 이 사건을 수사해야 할 검찰은 입장이 난처해진 가운데 특별수사·감찰본부장에 박한철 울산지검장을 19일 임명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감찰과 수사를 동시에 진행해야 하므로…
이회창 대선 후보의 출마선언을 전후로 일부 언론이 아예 작심하고 특정 정당의 대변지 노릇을 자청하기로 한 모양이다. 특히 중앙지 몇몇 언론은 ‘국민의 목소리’를 빙자해 자신들의 정파적 주장을 선동적인 논조와 바람몰이식 표현으로 연일 거침없이 쏟아내면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위한 입과 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제 정신이냐?” “역사의 죄인이 될 것” “좌파정권 연장 돕겠다는 것이냐?” “한국정치에 분열 배신의 주홍글씨가 새겨졌다” 등등의 원색적이고 노골적이며 저급한 정파적 논조와 비판이 과연 ‘국민 일반의 목소리’일지는 대단히 의심스럽다. 물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 과정은 도의적으로나 정치윤리의 원칙성에서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자신이 만들고 그 당의 후보로 두 번씩이나 대선에 나섰다가 실패한 그가 당원 신분으로 있던 한나라당의 경선이 끝나 공식적인 당 후보가 결정된 마당에 느닷없이 당을 배신하고 새치기식 출마를 했다. 자당 후보가 허약한 틈새를 보이자 원칙과 정치도의를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친 것이다. 그러나 이회창 후보의 출마 변은 설득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회창씨의 출마를 지지하는 국민도 적지 않다. 결코 이회창 후보를
BBK사건의 당사자인 김경준씨의 사진이 온 나라 신문의 1면을 장식하며 대서특필 되고 TV뉴스 역시 많은 시간을 BBK사건에 할애하면서 대선관련 보도에 몰두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5일 시행됐던 수능관련 기사는 신문이나 TV에 잠깐 언급될 뿐, 어디에서도 많은 정보를 찾아보기 힘들다. 조만간 수능등급제의 모순은 수면 위로 떠오를 듯한데 현재로서 걱정되는 바는 바로 수능듭급제의 폐해가 이번 대선을 좌우하는 가장 핵심적 이슈가 될 것이란 점이다. 그 연유는 다음과 같다. 교육부는 2008년도 대입 수험생부터 수능등급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예컨대 1등급부터 일정 비율의 학생들만 선발해 그들의 점수를 인위적으로 도려내고 이를 등급점수화 하는 제도이다. 수능이 끝난 지금 초미의 관심사는 각 과목별로 등급이 끊겨져 나가는 한계점이 어디냐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상대평가인 등급점수는 다른 수험생들이 얼마만큼 시험을 잘 보았느냐에 따라 본인의 등급이 널뛰기 한다. 바로 이런 사실 때문에 자신의 점수가 현재 얼마라는 것을 정확히 알더라도 12월 12일 교육부가 각 과목의 등급별 커트라인을 발표할 때까지는 불확실 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수능성적 발표시 현재 추정하고
정치, 사회, 경제문제 등으로 국내 정국이 혼미했던 80년대 초에 대학을 다닌 사람치고 데모 진압용 최루탄을 모르는 이는 없을 듯하다. 특히 전라도 광주는 민주화를 위하여 목숨을 아끼지 않고 투쟁한 곳이며 소탈하고 투박한 서민들이 부대끼면서 사는 정감 있는 곳이다. 광주민중항쟁이 있던 당시 광주에 살았던 사람들의 가슴 한 구석에는 지금도 분노와 연민과 양심의 가책 등이 복합된 미묘한 감정이 남아있다. 그 당시 군사 쿠데타의 주동자들이 오늘날에도 아무 제약을 받지 않고 버젓이 활개를 치고 있어도 빛고을 광주는 말이 없다. 민중의 도시 광주로 향하는 길에 창밖으로 보이는 단풍잎을 바라보며 불현듯 ‘5월의 노래’ 가사가 떠올랐다. 신경호는 당시 광주의 아픔을 가장 많이 보고 느끼며 이를 그림으로 담아온 광주가 낳은 걸쭉한 인물이다. 민초들의 삶을 화폭으로 담아내는 광주의 화가 신경호는 군사 쿠데타의 주동자들에 의해 간첩단의 수괴로 내몰려서 곤욕을 치렀다. 그를 만나러 가면서 그의 작품 여기저기에서 보아왔던 무덤과 부엌칼 그리고 초승달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하였다. 작품이 없어도 있는 것처럼, 열심히 하지 않아도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