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며칠 도쿄에 다녀왔다. 가까운 나라라 언제든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한 까닭에 일부러 나서질 않았더니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미운 짓을 자꾸 해서 마음이 내키지 않은 탓도 있었다. 그런데 마침 이번 학기 대학원에서 근대성에 대한 강의를 하는 중이었는데, 우리의 근대화가 서양을 직접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일본이 받아들인 서양을 따라한 것이 많아서, 근대화의 모델을 현장에서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불쑥 날아갔다. 명불허전이라 역시 도쿄는 대단한 도시였다. 지난 20여년 ‘잃어버린’ 침체의 시간을 보낸 탓에 전과 같지 않다고는 하지만, 한 시절 세계를 경영하던 제국의 수도다웠다. 롯폰기나 미드타운의 부유함은 놀라웠고, 제국호텔과 메이지 신궁의 위용은 대단했다. 돌아다니며 볼수록 부러웠다. 메이지 유신을 통해 근대화에 나서고 19세기 후반 열심히 서양을 배운 덕에, 20세기 전반에는 태평양을 두고 미국과 패권을 겨뤘던 나라, 결국 패전의 멍에를 쓰고 고난을 겪었지만, 경제발전에 국력을 집중해 1980년대에는 다시 한번 경제 패권을 놓고 세계 최강 미국을 위협했던 일본이다. 하지만 부러워할 수만은 없는 것이 엄연한 역사적 현실이…
페이퍼컴퍼니로 밝혀진 C&I레저산업의 치졸한 행태가 시민들의 분노에 불을 댕겼다. 인천 굴업도를 지키는 연대회의는 엊그제 기자회견을 갖고 C&I레저의 소유주인 CJ 이재현 회장을 질타했다. 천문학적인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으면서도 굴업도 주민의 생존권을 뺏으러들었기 때문이다. 굴업도 연대회의는 “우리사회의 ‘슈퍼갑’인 CJ 이재현 회장은 비겁한 민박집 철거 압박 횡포를 중단하고 섬 주민들의 생존을 보장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우리 역시 CJ가 지금 당장 굴업도 주민들에게 사과하고 손을 떼는 게 최선이라고 본다. C&I레저가 2006년부터 추진해 온 ‘굴업도 오션파크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이미 2009년 인천시에 의해 사업허가가 보류됐다. 이 회사가 굴업도 전체면적(1.72㎢)의 98%를 이미 매입했다 하더라도 천혜의 자연과 생태에 치명적인 골프장 건설 등을 계획대로 진행하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전 토지주들과의 교묘한 이면계약을 앞세워 9가구 주민을 끝까지 쫓아내려고 하는 것은 탐욕스러운 개발업자의 횡포라고밖에 하기 어렵다. 더구나 이 회장과 그의 자녀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C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인구 116만의 수원을 비롯한 성남, 고양, 용인, 창원 등 전국 5개 지방자치단체가 한국지방세연구원에 의뢰한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 자치분권모델’ 연구용역공청회다. 이 공청회에서는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에 대한 새로운 자치분권모델이 제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는 이날 공청회가 우리나라 지방자치제 발전에 한 획을 긋는 자리가 됐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왜냐하면 그만큼 중요한 사안들이 발표되고 토론됐기 때문이다. 이날 참석한 사람들은 느꼈겠지만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는 많은 결함을 안고 있다. 수정하고 보완해야할 부분이 한두 곳이 아니다. 특히 인구 100만이 넘는 광역시급 도시를 불과 몇 만 명밖에 안 되는 지자체와 동일한 지위와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 그렇다. 수원, 성남, 고양, 용인, 창원 등 100만명이 넘거나 곧 넘게 될 이른바 ‘100만 도시 클럽’인 이들 5개 도시를 고작 인구 4만여명의 계룡시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이 우리나라 지방자치제의 맹점이다. 이에 정부는 인구 50만 이상과 100만 이상 대도시에 대해서는 사무특례를 두고 있지만 이 역시 별 소용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수원시
荀子(순자)는 이 말과 반대로 ‘윗물이 더러우면 아랫물도 더럽다’(源濁則流濁)라고도 하였다. 물의 근원이 맑으면 하류의 물도 맑다는 뜻으로, 임금이 바르면 신하가 바르고 신하가 바르니 국민이 바르다는 뜻일 것이다. 그래서 ‘임금이 임금답지 않고(君不君) 신하가 신하답지 않는(臣不臣)’이란 말이 있고, 그 임금에 그 백성, 그 주인에 그 하인,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란 말들도 퍽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러니 국민들이 대통령을 대통령답게 보고 공직자들을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것이 아닌 정직한 공복으로 보고 그리고 가정에서 부모는 부모답게 보아야 하는 것이다. 어른들의 그릇된 행실들이 세상 곳곳에 꽉 차 있는데 아랫사람들에게 어떻게 살아가야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해 줄 수가 있다는 것인가. 見利思義 見利忘義(견리사의 견리망의)라는 말이 있다. 이익이 있는 자리일수록 정당함을 생각해서 이익을 멋대로 취하지 않아야 하는 윗사람의 행실이 그리워진다. 지팡이가 굽었는데 그 그림자가 똑바를 리가 없다. 생선도 악취는 꼬리가 아니라 머리부터 풍긴다는 말이 있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현재 오산시의회를 보면 ‘약속정치’, ‘신뢰정치’가 사라지고 ‘거짓정치’의 산물인 양 끊임없는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최근 오산 시민과 500여 공직자들이 의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그저 한심할 뿐이다. 지난 하반기 의장 선거 때부터 시작된 내분과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최근 음주운전과 운전자 바꿔치기로 불구속 입건돼 검찰에 송치된 최웅수 의장에 대해 오산시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불신임안을 제출해 의회 분위기는 그야말로 시한폭탄 의회를 연출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새누리당과 무소속의원들은 이런 사태를 묵과하며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어 시민들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의회사무과 직원이나 집행부 또한, 눈치보기식의 업무로 식물의회로 전락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오산시의회가 26일부터 2013년도 6대 마지막 행정감사를 펼치고 있다. 이를 두고 지역정가와 시민들은 이번 행정감사에서 집행부를 상대로 제대로 된 견제기능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이렇게 수없이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의회가 꼼꼼한 행감을 통해 문제를 지적하고 시민들의…
경기지방경찰청이 지난 25일 ‘한국전쟁 직후 경기경찰은 무얼 하고 있었을까’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종전 60주년을 기념해 1953년 당시 경찰의 활동상을 알리기 위해 낸 보고서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다. 인천여자경찰서에 관한 내용이다. 남녀평등은 물론 여권(女權)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미미했던 그 시절 사회 분위기를 감안하면 매우 이색적인 명칭이 아닐 수 없다. 1949년 2월 20일 한 중앙일간지에 이 같은 기사가 실렸다. “인천여자경찰서에서는 십이일 하오 일시 동서회의실에서 부내 각 언론인 대표 및 부인단체 참석 하에 여성 풍기개선에 대한 좌담회를 열고 많은 성과를 얻었으며 또한 동서에서는 앞으로 범죄의 수사보다 범죄의 미연방지에 노력할 터인데 부인단체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한다.” 광복 직후 치안공백이 컸던 우리나라는 늘어나는 풍속사범이나 소년 부녀자 범죄를 전담시키기 위해 경무부 공안국 내에 여자경찰과를 신설됐다. 그리고 1947년 7월 1일 인천을 비롯 대구 부산 등 3곳에 여자경찰서를 신설했다. 서울이 제외된 탓에 인천여자경찰서의 관할구역은 인천은 물론이고 지금의 수도권 일대로 매우 광범위했다. 업무는 주로 성매매 단속과 선도였다.…
모 방송국 메인 뉴스시간에 ‘배려하는 사회’라는 연중 기획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물질적으로는 더 없이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지만, 약자와 타인에 대해서는 양보와 배려가 부족한 삭막한 사회에서 살고 있음을 반증하는 사례라 할 것이다. 두레, 품앗이, 향규 등과 같은 민간 부락공동체를 통하여 상부상조하는 정신을 소중하게 여겨왔던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삭막한 사회로 전락하게 되었을까? 현재와 같은 상황은 무슨 요인 때문에 초래되었는가? 첫째, 성적과 결과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과도한 경쟁의식이다. 결과물이 우수하다는 것은 중간과정이 그만큼 험난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중간과정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오직 결과와 1등만을 기억한다. 이와 같은 성적 지상주의가 과도한 경쟁의식을 촉진시키고, 나아가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저급한 사회로 만들어 버렸다. 그런 점에서 더불어 함께 사는 삶에 대한 소중함을 교육하지 않고, 오직 성적과 결과로만 평가하는 현재의 교육 체계를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 배려가 부족한 사회가 된 까닭 둘째, 저급한 이기주의이다. 요즘은 옛날과 달리 한 가정 한 자녀가 대세이다. 그래
향기 나는 소리/이섬 약간 돋워진 둥근 판에 아름답게 장식한 당좌가 맞는 자리다 맞으면 종은 부들부들 몸을 떨게 된다 둔탁한 파열음을 제거하기 위해 소리통을 만들어 세웠다 소리통을 거친 소리가 종 내부에서 소용돌이치면서 안에 머문다 머물렀던 소리가 방향음통에 떨어져 메아리를 이끌며 멀리멀리 퍼져나간다 순음이 되어 소리의 여운이 생긴다 소리의 맛이 난다 출처 : 이섬 시집 , 민예당, 1996 소리의 맛이 난다니 참 새롭다. 우리가 내가 네가 종이 되어 울고 있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온다. 살아가는 일이 제 안으로만 깊숙이 침잠하는 일이 되고 있는 일상에서 다시 한 번 나를 우리를 되돌아보게 하는 시이다. 소리의 맛이 나는 삶은 어떤 삶일까 참으로 궁금하다. 종소리를 낼 일이다. 에밀레종은 못되어도 작은 풍경 소리처럼 나지막하게. /조길성 시인
최근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이케아’라는 브랜드가 있다. 이 브랜드는 스웨덴의 다국적 기업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눈에 띄는 디자인으로 젊은 싱글 및 신혼부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인테리어용품 브랜드다. 필자도 인터넷으로 판매되는 이케아 제품을 몇 가지 구매하였는데 동일 제품 대비 가격이 저렴한 것도 매력이지만 무엇보다도 북유럽의 브랜드가 갖고 있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다른 어떤 브랜드의 제품보다 눈이 더 가는 것이 사실이다. 얼마 전 신문기사를 보니 캐나다 맥주회사 몰슨 캐나디언이 지난해 고객에게 종이로 만든 컵받침을 나누어 줬다고 한다. 이것은 특별한 컵 받침대로 씨앗이 담긴 종이로 만든 것이다. 컵 받침대를 사용한 후 땅에 묻고 물을 주면 식물로 자랄 수 있는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많은 흥미를 불러일으켰을 뿐 아니라 11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까지 가져왔다고 한다. 또 다른 제조회사 블루민은 종이를 만드는 회사다. 이 회사가 만드는 종이 또한 평범하지 않은데 그것은 바로 식물이 자라는 종이다. 축하카드와 달력, 포장지와 같은 종이에 작은 씨앗을 넣어 제조해 종이에서 꽃이나 채소를 키울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을 내놓았다고 한다. 이런
영화 ‘하모니’를 보셨나요? 여성들만 수감되어 있는 교도소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합창단을 조직해 스스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 내용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 영화로 기억된다. 실제 수용자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곳이 있어서 소개하려고 한다. 1980년대 미국은 증가하는 범죄자로 인해 교도소가 포화상태에 이르렀으며, 교도소 출소 후 범죄율이 증가하자 민간인 투자회사를 활용한 민영교도소를 시작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종래부터 제기된 과밀수용 및 수용환경 문제가 IMF체제 이후 절도와 강도 등 생계형 범죄가 급증하고, 벌금 미납으로 인한 노역장 유치 수용자의 급증으로 더욱 악화되었으며, 과밀수용, 노후시설 수용의 문제해결을 위한 막대한 교정경비가 소요됨에 따라 정부의 조직과 재정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교정현대화추진단’의 개혁 정책으로 민영교도소 도입계획이 시작되었다. 2008년 10월 여주군에 지상 2층 총 6개 건물로 이루어진 ‘소망교도소’ 건립 기공식을 개최하였고, 드디어 2010년 12월 1일 대한민국 최초의 민영교도소인 ‘소망교도소’가 개소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