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가족에게 집에서 말고 옥상에서 불편하게 이렇게 적으면서 눈물이 고여. 하지만 사랑해. 나 목말라. 마지막까지 투정부려 미안한데 물 좀 줘.” 다시 읽어도 콧날이 시큰합니다. 잠시 마음을 추슬러야 겨우 말을 이을 수 있습니다. 십자가 위의 예수도 “목마르다”고 하셨지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어린 영혼의 마지막 당부는 결코 ‘학교폭력’을 끝장내지 못합니다. 당신도 알고, 저도 알고, 우리 모두 알지요. 지난해 대구에서 같은 불행이 발생했을 때도 얼마나 호들갑을 떨었습니까? 나라에서 ‘학교폭력근절종합대책’이란 걸 내놓았지요. 저도 학교폭력 관련 토론회 몇 곳에 불려 다녔습니다. 그러나 경산에서 발생한 불행은 작년 대책이 별무효과였다는 걸 보여 줍니다. 고민하고 또 고민해 봅니다만 이거다 싶은 묘안은 떠오르지 않습니다. 전문가라는 분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봐도 시원치 않습니다. 이제 또 한바탕 법석을 떨다가 서서히 잊고, 다 잊힐 무렵이면 가슴이 아파 차마 읽기 어려운 글을 또 대해야 하는 건 아닌지…. 이게 뭡니까? 신통한 방안이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껌을 씹는 동안에 /박홍점 아귀가 아프도록 껌을 씹는다 차창 밖 풍경들이 휙휙 지나간다 꽤나 심각했던 울음이 휙휙 지나간다 늙은 어머니가 불구의 오빠가 질겅질겅 씹힌다 다 알고 있다고 말없이 나를 씹었던 그를 질겅질겅 씹는다 씹어도 씹어도 뼈와 살이 되지 않는 것 나는 쉽게 씹는 일을 멈출 수 없고 생각 없이 의자에 앉아 껌을 씹고 있을 때 중환자실 아버지는 저 세상으로 가고 어린 아들은 똥통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자면서도 걸으면서도 말하면서도 씹을 수 있는 껌 아무 곳에서나 입을 벌리는 단단하지 못한 나의 눈물이 말랑말랑한 내가 다 읽지 못한 페이지들이 부담 없이 넘어가고 이 악물었던 시간이 간단없이 씹히고 살아온 날들을 살아갈 날들이 꼭꼭 씹힌다 그러는 사이 누군가 또 나를 씹는 걸까 귀가 가렵다 시인의 걸어온 숨은 내공들을 읽어내기란 고뇌다. 세월의 강을 건너고 생활 속 현실에서 잠시 멈추지 않고 걸어온 새벽 같은 아픔은 어디에 두었을까. 한 해 고비를 넘기고 다시 세상과 싸우면서 사랑하는 가족의 역사가 여기 파노라마처럼 지나가고 있다. 슬픔도 참기 어려운 일들을 밤낮으로 윤회하는 시간들의 장막에 깊은 고요와 손을 잡고, 탄식한 새벽을 맞이하면서 아무도…
염태영 수원시장은 바쁘다. 각종 현안은 물론 시민들의 민원에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미래비전 제시까지 몸이 열 개라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어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지자체장이 염 시장뿐이랴 만은 법에도 없는 인구 115만의 광역급 기초지자체 시장의 하루는 그야말로 별보고 출근했다가 별보고 들어가는 게 일상이다. 그렇게 바빠서 툭하면 핏줄이 터져 충혈된 눈을 하기 다반사인데도 뭐가 그리 신나는지 곳곳을 누비며 수원시장으로의 직무 수행에 올인(all-in)하는 ‘염태영’이 신기로운 것도 당연한 일이다. 하기야 온갖 핍박과 설움에 역차별까지 감내하면서도 수원시민이라는 자존심 하나로 자체 성장을 거듭해 온 수원의 수장이 선택할 수 있는 게 죽어라 일하는 것 말고 없겠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행여 있을 수도 있는 불이익마저 감수한 채 지금처럼 소리 높여 수원의 미래를 열어 달라 말했던 적이 있었던가. 그렇게 바쁜 염태영과 수원시가 역사 속에 이어온 ‘세계의 환경수도’의 자부심 속에 유치한 올해 60억 인류의 눈이 모아지는 빅이벤트가 바로 ‘생태교통 페스티벌 수원 2013(Eco
비상을 꿈꾸는 누에섬 /안희두 안산시 누에섬은 뽕잎 바다를 다 먹었나 고치를 짓고 하늘을 날고 싶은가 하늘에 비단을 펼쳐놓고 하루에 두 번 팔을 내뻗으며 육지로 점점 기어가려다 바다에 풍덩 뽕잎에 풍덩 부처님 손바닥에서 재롱을 떤다 안희두 시인이 수원문협회장으로 출발했다. 학교장으로 버거운 삶을 지역문인들을 위해 수고하게 됐다. 축하한다. 시화방조제가 생기면서 안산 누에섬은 섬 아닌 섬이 되었다. 이 섬은 배를 타지 않고도 갈 수 있다. 이 섬에서는 하루에 두 번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 육지에서 누에섬까지 걸어갈 수 있다. 그리고 이 섬에는 밤바다를 달리는 배들의 길을 밝혀주는 등대가 있다. 산업화로 인해 섬 아닌 섬이 되어버린 안산 누에섬, 누에섬으로 향하는 갈라진 바닷길 위에 서면 과연 이곳이 바다인지 육지인지 구분이 안 된다. 그래서일까? 이 시에서는 ‘안산시 누에섬은 뽕잎 바다를 다 먹었나’라고 하며 사라진 바다를 회상한다. 시적 화자는 ‘고치를 짓고 하늘을 날고 싶은가’라고 하며 누에섬이 땅과 하나가 되고 더 나아가 비상하려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자연의 섭리를 저버리는 법, 누에섬은 &lsquo
중국 산둥성 공무원인 나는 지난 3월 11일부터 사흘 간 경기도청 투자진흥과에서 경기도 투자유치 업무를 체험했다. 나는 중국 산둥성 둥창푸구 투자유치국에서 2004년부터 2012년까지 8년 동안 투자유치 업무를 했고, 평소 외국 투자유치기관은 어떻게 일을 하는지 궁금해 해왔기 때문에 이번 체험에 거는 기대가 아주 컸다. 경기도는 투자유치 조직이 잘 정비되어 있다. 제조업의 외국인투자를 전담하는 해외투자유치팀, 경기도내 중소기업과의 합작투자를 전담하는 신흥자본유치팀, 개발사업과 물류·유통 분야를 전담하는 서비스산업유치팀, 테마파크를 전담하는 유니버설스튜디오 조성팀 등 유치전담 조직과 투자한 기업들의 입지와 경영을 지원하는 투자환경팀과 제도적인 지원을 뒷받침하는 투자정책팀 등 지원조직이 갖추어져 있다. 또한 각 팀은 팀장부터 직원까지 명확하게 업무가 분장되어, 모든 직원이 자기의 업무 몇 역할 잘 알고 있고, 실천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아직 이렇게 투자유치 업무를 팀으로 자세히 구분하고 있지 않다. 중국의 투자유치국은 팀을 나누고 있기는 하나, 대부분 국장이나 부국장의 지시에 따라서 일하고 있어서 직원의 능동성과 적극성이 약한 편이다. 이러한 의미에
우리 사회에서 신분상승을 하는 방법 중 하나는 돈을 모으는 일이다. 그것도 알토란같은 부자 정도가 아니라 대박을 터트려야 일종의 계층상승을 경험케 된다. 하지만 평범한 인생에서 부를 축적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아니, 빚 없는 생활을 영위하기도 녹록치 않다. 힘든 일상에서 탈출하고픈 많은 사람들이 인생 역전을 위한 대박을 꿈꾼다. 그 꿈의 중심에 복권이 있다. 언제부터인지 복권(福券)은 우리생활 깊숙이 들어와 주저앉았다. ‘내 집 마련’이 일생의 꿈이던 시절에는 주택복권이었고, 이제는 일확천금의 로또로 변신했다. 100억원이 넘는 당첨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들리면 우선 부럽다. 그러다가 누가 시키지도 않았건만 ‘100억원의 복권 당첨금을 받으면 어떻게 쓸까’ 하는 상상의 나래를 편다. ‘우선 생활을 옥죄는 빚을 청산하고, 조그만 집을 한 채 장만하자. 그래, 남은 돈은 빌딩이나 안전한 부동산에 투자해 노후를 행복하게 사는 거야.’ 상상만 해도 즐겁지만 눈을 뜨면 빈손이다. 복권은 특별한 목적사업을 위해 공공기관이 판매하는 증권으로, 우선 합법적이다. 지하 음습한 곳에 잠입한 불법 도박 등과는 신분이 다르다. 그러기에 로또복권부터 연금복권, 전자복권 등 종류가…
다음달 9일부터 수원지법에서 사회적 관심을 불러 모을 국민참여재판이 한 건 진행될 예정이다. 병마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던 80대 노모를 보다 못해 순간적으로 목 졸라 숨지게 한 50대 아들에 대한 재판이다. 아들의 행위는 존속살인이 분명하지만, 평소 아들이 노모를 장기간 정성껏 병간호해 왔다는 점, 노모가 요추골절 수술을 받은 후 폐렴, 심혈관 질환, 협심증 등 합병증에 극도로 시달려왔다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단순히 패륜 범죄로만 보기 어려운 정황도 여러 가지 있다. 수원지법 재판부가 지난 13일 아들의 국민참여재판 신청을 받아들인 이유도 사회적 평결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터이다. 이 재판은 법률적인 판단뿐만 아니라 의학적, 종교적, 도덕적, 사회적 판단과 관련된 난해한 이슈들이 얽혀 있다. 무엇보다도 극한 고통에 시달리는 육친을 무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자녀의 고통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여기에는 가족의 변화와 효성의 한계를 비롯한 가족윤리, 삶과 죽음의 경계를 가르는 안락사와 존엄사의 조건, 죄와 벌의 경계에 대한 사회적 합의 등 누구도 쉽게 다룰 수 없는 코드들이 들어 있다. 이번 재판은 한 개인에 대한 사법적…
어느덧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추위에 몸을 움츠리고 있던 새순이 움을 트는 시기인 경칩도 지났다. 이제 봄을 시샘하는 이 추위만 물러가면 계절은 완연한 봄빛으로 변할 것이다. 이렇듯 자연은 새로운 봄을 맞이할 준비를 차근차근 시작해 나가는데 우리 부모들은 사랑하는 자녀들과 함께 어떻게 새로운 계절, 새로운 학기를 준비해 왔을까? 등교길 초등학교 주변에 순찰을 돌고 있는데 부모가 아이의 손을 붙잡고 차량 사이를 재빠르게 뛰어서 무단 횡단하는 모습을 보고 사고가 나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다. 학부모들이 갖고 있는 자녀의 교통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심각한 수준인 반면에 부모들의 그에 대한 행동은 그리 모범적이라 말할수 없다.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의 교통사고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자녀가 교통사고를 당했거나 당할 뻔했다고 말하는 이들은 어린이 교통사고의 주된 책임은 부모와 운전자에게 있다고 한다. 제 아무리 경찰관이 스쿨존을 보호하고, 도심에서 과속과 음주운전금지, 정지선 준수,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금지, 무단횡단금지 등 교통법규를 지켜줄 것을 운전자와 보행자들에게 호소하는 교통안전캠페인을 벌이다고 해도 그 효과가 얼마나 클지, 사람들이 교통법규를 지킬
한국 프로축구 K리그의 2부 리그인 ‘K리그 챌린지’가 오는 16일 수원FC-부천FC1995, 광주FC-상주 상무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17일 충주 험멜-경찰축구단, FC안양-고양 Hi FC가 각각 맞붙으며 8개월 동안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모두 8개 팀인데 이들 가운데 수원FC, 부천FC1995, FC안양, 고양 Hi FC 등 4팀이 경기도 팀이다. 경찰축구단은 안산시에 연고지를 정하려다 무산된 후 아직 연고지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경기도내에 정착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도내에 무려 5팀이나 된다. 명실상부한 ‘축구 강도(强道)’라고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수원FC는 실업축구 내셔널리그의 전통 강호 수원시청축구단의 명맥을 이은 팀으로 2003년 창단한 후 2009년 1월에는 재단법인화를 시켰다. 그동안 내셔널리그에서 통합우승 1회, 선수권대회 우승 3회를 차지하며 내셔널리그 강팀으로 인정받아 왔기 때문에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과 1부 리그 진출을 꿈 꿀만 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천FC는 부천시를 연고로 했던 K리그 구단 ‘부천SK’가 2005년 연고를 제주도로 이전하면서 좌절감을 경험한 시민들이 만들었다. 오로지 부천시민이 주인 된 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