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민주주의의 계절이 왔다. 우리에게 민주주의는 4월이었고 5월이었고 설렘이었고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른바 1987년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의 맛을 10년 동안 본 지금은 예전 같지 않게 가라앉아 있는 느낌이다. 정치적 감각이 둔한 나도 그러니 분석력이 뛰어난 학자나 감각이 발달된 예인들은 벌써 챙기고 이 가라앉은 분위기를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도 슬그머니 든다. 그렇지만 돌이켜 보면 나도 그 동안 허송세월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 동안 다행히 슬기로운 스승을 만나 이 이상하리만치 차분한 분위기에 나름대로 들뜨지 않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사실 우리 현대사에서 민주주의의 본질을 가장 먼저 깨닫고 자신 있게 선언한 부류는 역설적으로 보수층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기존의 보수 세력이 민주주의와 거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른바 뉴 라이트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깃발을 들고, 민주주의가 불평등을 전제로 하고 있음을 솔직히 선언하고 있지 않은가. 이 민주주의라는 허위의식에 가장 오랫동안 사로잡혀 있는 부류도 역설적으로 이른바 진보그룹이라고 말해야 한다. 군사독재 아래서의 시민민주주의, 민족민주주의, 민
지난 16일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국내 최대규모의 미술공모전인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수상작을 미리 정해놓고 심사를 한 한국미술협회 전·현직 간부와 화가들의 비리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심사위원들을 합숙시키며 자신들의 제자와 후배의 작품사진을 외우게 해,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부정심사를 했다고 한다. 협회 이사장선거에서는 특정후보의 표를 늘리기 위해 자격미달자를 회원으로 가입시켰다. 또, 중견작가가 돈을 받고 공모전 출품작을 대신 그려주는 등 미술계 전반의 고질적인 비리가 드러났다. 경찰은 협회 전 이사장 등 9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심사위원과 협회간부, 청탁작가 등 49명을 불구속입건했다. 또한, 이번에 문제가 된 문인화 부문뿐 아니라 서양화와 동양화, 서예 등 미술대전 전 부문으로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미술계에서는 미술대전과 협회 이사장선거 등의 비리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미술계는 이번 사건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이다. 새삼스럽지도, 관심도 없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미술대전을 없애야 하느니, 대전 주최를 민간조직위원회에 맡겨야 하느니, 운영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등 나름대로의 개선안도 많다. 하지만 미술애호가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여권은 각국이 여권을 소지한 여행자에 대하여 자기 나라 국민임을 증명하고 여행의 목적을 표시하여 해외여행을 하는 동안 편의와 보호에 대한 협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발급한 증명서다. 교통수단의 발달로 지구의 끝과 끝이 가까워지고 서민들까지도 해외여행을 많이 하는 이른바 지구촌 시대에 여권은 현대생활에서 필수품이 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여권 발급 업무를 외교부 여권과에서 서울의 각 구청, 전국의 광역시와 도로 넘겼다. 그러나 여권 발급 기일이 늦어지고, 급행료 시비가 이는 등 여권 관련 민원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여권 발급 대행기관들은 발급 기간을 짧게는 5일, 길게는 10일 이상이라고 설명해왔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은근히 여권 발급 시간을 단축하는 경쟁을 벌였다. 즉 부산시는 2006년에 그 기간을 6-7일로, 울산시는 올해 3일로 줄였다. 이어서 서울 송파구는 "신청서 접수 10분, 심사 3분, 여권발급 3분, 판독 3분 등 총 29분이면 여권 발급이 가능하다"고 22일 밝혔다. 송파구청 여권과 근무 직원은 16명. 공익요원과 일용직을 합해도 31명이다. 이 숫자는 서울의 다른 구청의 경우와
정부가 22일 국무회의를 열어, 기자들의 정부 기관 취재 준칙인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을 새로 만들어 의결했다. 이 방안은 아직은 안의 단계이지만 노 무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어서 오는 8월부터 시행될 것이다. 이 안은 발의단계에서부터 언론계는 물론, 학계 그리고 언론단체들이 거세게 반대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현재 정부 중앙청사와 과천 청사의 기자 브리핑 룸 7곳 그리고 외교부· 기획예산처· 문화관광부 등 독립청사에 설치된 브리핑 룸과 송고실 13곳은 세종로와 과천청사 두 곳에 설치할 합동브리핑센터로 통합된다. 대전청사의 합동 브리핑 룸은 존치된다. 또 독립청사이면서 업무 성격이 특수한 검찰청· 경찰청· 국방부· 금감위의 브리핑 룸도 그대로 둔다. 다만 검찰청· 경찰청의 경우는 본청과 서울청의 기자실을 하나로 합치며, 일선 경찰서 기자실 8곳은 폐쇄된다. 노무현 정부는 취임 이후 기자들의 휴게실이자 송고실인 정부 청사 안의 기자실을 브리핑 룸으로 전환한 바가 있다. 이 때도 기자들은 반대했다. 그러나 기자들의 반대는 오래 가지 못했다. 명분이 약했기 때문이었다. 이번의 경우는 좀 달라 보인다. 보수언론이건 진보언론이건 구별 없이 모두가 강하
서울시내 7개 사립대학교들이 2010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인문사회계열에 입학하려는 학생들에게 사회탐구영역에서 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함으로써 국사교육을 대폭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이로써 지난해에 서울대학교가 수능시험에서 인문사회계열 입시생들에게 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한 데 이어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등 영향력이 있는 사립대학교들까지 국사의 비중을 강화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역사의 위상을 확고하게 정립하려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우리는 국사 강화 움직임을 매우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며 이를 환영한다. 사립대학교들의 국사과목 필수지정 결정은 아직 학교 당국의 공식적인 입시요강 발표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입학처장들이 지난 14일 부산에서 만나 합의함으로써 국사를 중시해야 한다는 시대정신과 국민 여론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한 결과로 보인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행정기관들이 각종 시험과목에서 국사를 제외하고, 교육인적자원부도 국사교과서에서 고대사를 소홀히 기술하고 단군시대를 신화시대로 규정하는 등 민족의식이 박약한 채 실증사학자들의 주장에 휘말리면서 세계화라는 구호 아래 민족의 역사를 선택과목의 반열에 묶어둠으로써 뜻있
- 초록색 별 - 내가 떠나면 가야할 곳 그곳에서 나는 때로 세상의 풍경들을 그리워할 것이고 가끔 어떤 이를 그리워할 것이고 붉고 혹은 하얀 달을 그리워할 것이고 이현의 『지중해의 빛- 열정』 중에서… 동양의 정신… 순수의 色 유럽 현대미술의 구세주 이현의 그림에는 폐부 깊숙한 곳에서 흘러나오는 듯한 잔잔함과 떨림이 있다. 2년 전쯤에 필자는 국내의 어느 아트페어에서 여러 작가들의 그림을 감상한 적이 있었다. 좋은 그림도 많았지만 상업적인 냄새가 나는 그림도 적지 않았다. 개인 부스를 돌던 중에 이현이라는 작가의 작품들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대단한 감각과 함께 투박하면서도 대담함이 엿보이는 보기 드문 작품들이었다. 그 작가를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다른 부스의 그림들을 감상한 뒤에 다시 이현의 작품이 있는 곳으로 갔다. 터프함을 담고 있는 그 작품들은 예상과는 달리여성 예술가의 것이었다. 그 후로 필자는 수취인 주소의 동 이름이 조금 틀리게 적힌 우편물 하나를 받았다. 이현으로부터 온 개인전 팸플릿이었다. 반가운 마음과 함께 비록 바쁘기는 하지만 꼭 한번 가보리라 맘을 먹고 짬을 내었다.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개인전
내수 판매와 소비심리 지표가 나아지고 사무실의 공실률이 낮아지는 등 경기가 회생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기 회복을 예단할 정도로 강력한 신호는 아니지만 설비투자 확대 등 한 두 가지 모멘텀만 뒷받침된다면 경기 회복 시기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3월 소비자 전망조사’에서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와 생활 형편을 나타내는 소비자 평가지수는 83.3으로 전달(82.3)보다 올랐다”고 5일 발표했다. 소비자 평가지수는 지난해 12월 77.1을 기록한 뒤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1년 전과 비교한 가계 수입 평가지수는 94.1로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연속 좋아졌다. 한국개발연구원(KID)은 이날 발표한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1,2월 중 소비재판매 증가율은 작년의 4~6%를 상회하는 7%대 중반을 기록했고 도소매 판매 역시 6%대 초반의 증가율을 보였다”며 “내수를 중심으로 부분적인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에서는 한국 경제의 위기를 지적하는 경고가 잇따라 쏟아지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악화되는 경제상황에 대한…
지난달 28일 개막해 30일 여정으로 시작된 여주도자기축제 관람객 수가 날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예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이변에 가깝다.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방문객들의 만원사례를 두고 지역주민들은 벌써부터 ‘성공한 축제’라고 자평하고 있다. 평일 방문객 수가 1만명이 넘고 휴일엔 7만명을 웃도는 꾸준한 만원사례로 행사장 주변 선술집선 저녁 술자리 안주삼아 나름대로 성공요인을 분석하고 열변을 늘어 놓는 주민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삼삼오오 몰려드는 방문객들의 다양한 모습도 여주역사의 태동을 보는 듯하다. 다정하게 손잡고 여유있게 도자기를 관람하는 연인들부터 저렴한 가격에 구매한 도자기를 손에 들고 씩씩하게 행사장을 종횡무진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문화유적지를 답사하기 위한 수학여행길에 들른 학생들과 가정의 달을 맞아 나들이 삼아 찾아온 가족단위 방문객들도 많다. 덕분에 흙놀이, 물레차기 등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의 인기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행사장 부스의 지역 농·특산물 판매량도 엄청나다고 한다. 예년과 달리 대박을 터뜨린 축제의 성공열쇠가 무엇일까? 전국노래자랑, 연예인 팬사인회, 외국인 공연과 트롯트
노무현 대통령은 21일 감사혁신포럼의 ‘이과수 감사 외유’와 관련해 “공공기관 감사의 부적절한 행태로 물의를 빚어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송구스런 마음”이라면서 “기획예산처 등 관계기관 조사를 토대로 필요한 조치를 조속히 취하라”고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감사뿐 아니라 공직사회, 공공기관 전체의 해외 연수 제도 및 감사 역할 정립을 위한 전반적인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감히 ‘혁신’을 표방한 채 국민의 혈세 1인당 최고 1천200만원씩 써가면서 호화성 외유를 하여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공기업의 감사 21명은 대부분 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의 캠프에서 일했거나 청와대, 열린우리당. 시민단체에서 현 정권을 도왔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그 반대급부로 평균 연봉 1억8000만원을 받는 ‘신이 내린 직장’의 감사 자리를 차지했다.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받는 감사직을 정치적인 힘으로 낙하산을 타고 내려간 그들의 상당수는 해당 공사의 업무와 회계의 잘못을 감사하여 바로잡는 전문가라기보다는 임명권자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명예와 부를 누리는 처세의 달인들이었다. 대통령이 엄중한 태도를 취하니 기획예산처도 21일 ‘외유성’ 남미 출장으로 물
남과 북이 한국전쟁이후 끊겼던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를 시범운행 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단순히 물류수송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라는 의미를 넘어 민족사의 아픈 상처와 과거를 딛고 남북한간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열었다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의미를 퇴색시킨 통일부의 치졸함에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남북열차 시범운행 행사 코드탑승에 대해 통일부 내부는 물론 북한까지 고개를 갸우뚱했다는 사실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탑승자 선정에 원칙과 기준이 없고 다분히 불순하고도 정치적인 의도가 개입됐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경의선 구간이 대부분 경기도 땅을 지나고 특히, 경기도는 철도연결 사업에 수 천 억 원을 지원한 바 있다. 그런데도 경기도지사를 탑승자 명단에서 제외시킨 것은 누가 봐도 다분히 의도적이고 1천만 경기도민을 우롱하는 통일부의 속 좁은 치졸함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강원도지사의 누락도 그렇다. 경의선과 동해선은 경기도와 강원도의 아픈 과거를 간직하고 있고 그래서 이번 연결은 그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누구에게 물어봐도 두 도지사의 탑승은 당연한 일이고 이들을 누락시킨 것은 아무리 좋게 생각을 해도 불순한 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