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혼소송 중인 사건을 조정하다 보니 이혼사유와 관련한 내용이, 두 당사자 간의 시시비비보다 아이들을 어떻게 키웠는지가 주로 이야기 된 사건이 있었다. 당사자 모두 아이들에게 주었던 관심과 사랑에 대해선 아무런 이의가 없었다. 아이들을 끔찍이 사랑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가정생활의 대부분이 아이들 중심으로 돌아가고, 부부중심의 생활이 밀접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정리되었다. 아이들에 관해서는 매우 관대한 부부였지만, 자신들의 부부관계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거나 배려하는 마음을 갖지 못했던 것으로 보였다. 이혼소송을 제기하고, 의뢰인과 함께 온 아내는, 각자의 의견을 개진하는 과정에서 격앙된 마음을 누르며, 왜 이혼할 수밖에 없는지 조근 조근 이야기해 나갔다. 이야기가 이어지자 맞은편 피고인석에 앉아있던 남편은 고개를 떨구기도 하고, 긴 한숨을 내쉬기도 하며, 원고인석의 아내를 쳐다보지 못했다. 사업파산 이후 수년의 가출로 이어진 남편의 공백 기간에 대한 불성실함과 무능함을 이혼사유로 말하며, 그동안 아이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재정지원을 하다 보니 많은 빚을 지게 되었다고 한다. 피고인석의 남편은 자녀 둘에 대한 과다한 교육의 결과가
선거일이 코앞이지만, 이제는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 추이를 알 수 없다. 선거법에 따라 1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결과만을 공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13일 이후부터 선거일인 19일까지 후보들의 지지율을 모른 채 ‘카더라통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여론조사의 결과다. 같은 시기에 동시에 실시한 각 언론사와 조사기관의 지지율이 천차만별이다. 13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간 차이는 0.5%P부터 6.8%P까지 다양하다. 0.5%P 차이는 오차범위를 감안하면 무의미하다. 그러나 6.8%P는 특정후보가 이미 오차범위를 벗어나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음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다보니 각 선거캠프는 여론조사결과를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해 국민들을 헷갈리게 한다. 한쪽은 이미 승기를 잡았다는 해석이고, 또 다른 쪽은 여론조사 수치에서 역전의 흐름을 읽어낸다. 서로 우세를 장담하는 것은 편승효과인 ‘밴드웨건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표심이 앞서는 쪽에 쏠린다는 과거 경험을 기반으로 한다. 여기서 또 한 가지 여론조사의 이상한 점이 있다. 독자들도 이미 눈치를 채셨겠지만 특
엊그제 눈이 제법 많이 내렸다. 집 앞을 바쁘게 나서다 미끄러운 눈길에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아! 무지하게 아프네.’ 출근길이 큰일이다 싶었는데 관공서의 제설작업으로 큰 도로는 생각보다 원활한 운행을 하고 있었다. ‘큰 도로는 괜찮은데 내 집 앞이 문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땐 새벽에 아버지가 “눈 왔다”고 하면 눈을 부비며 일어나 눈을 쓸었던 기억! 참 좋았는데…. 내 집 앞의 눈을 치우지 않을 경우 어떻게 될까? 자연재해대책법 제27조(건축물관리자의 제설책임)에서 건축물관리자(소유자·점유자·관리자)는 관리하고 있는 건축물 주변의 보도·이면도로 및 보행자 전용도로에 대한 제설·제빙작업을 하여야 하며, 건축물관리자의 구체적 제설·제빙 책임범위 등 필요한 사항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다고 되어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조례로 눈을 치우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조례를 개정하였다. 이에 부정적인 의견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행정은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어야 하는데, 소 코뚜레를…
맹자(孟子)는 인간 본성의 근본(四端)은, 남을 측은해하는 마음(惻隱之心)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이는 인(仁)의 시작이고, 부끄러워(羞惡之心)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이는 의(義)의 시작이고, 사양하는 마음(辭讓之心)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이는 예(禮)의 시작이고, 잘잘못을 가리는 마음(是非之心)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이는 지혜(智)의 시작이라 했다. 즉 인간은 예(禮)와 염치심(廉恥心)이 있기 때문에 부끄러움을 당하면 다시는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고 스스로 사람다워지려고 한다. 그런데 작금의 사회현상을 살펴보면 민주주의를 앞세운 개인중심주의, 해이(解弛)된 법질서와 갈등은 일부이기는 하지만 우리사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이러한 때인 지난 7월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하고 160여개 단체 등이 참가한 가운데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다>라는 경구(警句)를 내걸고,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을 결성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는 “오늘날 한국교육은 학교폭력과 자살, 청소년 범죄 등으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고, 공공장소에서 버젓이 술 마시고 담배 피우며, 이를 꾸짖는 어른들에게…
18대 대선을 얼마 남겨놓지 않고 북한이 12일 장거리 로켓을 전격 발사해 대선정국을 흔들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오차범위 내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불거진 이번 ‘신북풍(新北風)’이 대선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북한이 어떠한 의도로 대한민국의 대선판국에 장거리 로켓을 쏘아 올렸는지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두 후보의 외교·안보·대북 공약과 더불어 한반도 위기관리 능력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 국정 최고책임자가 누가 되는지에 따라 우리의 안보정책을 좌우하는 것이어서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어야 하는지를 따지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중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와 5천만 국민의 운명이 달라진다고 보면 된다. 유권자들은 남은 선거운동 기간에 대선 후보들의 국가지도자로서의 자질과 도덕성, 국정운영 비전 등은 물론이고 국가 안보관을 곰곰이 따져 보아야 한다. 차기 대통령이 헤쳐 나가야 할 국가적 과제는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저성장 위기에 처한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면서 재벌개혁 등 경제민주화를 실현해야…
지난 10일 밤 열린 18대 대통령 선거 TV토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발표한 일자리 창출 및 고용 안정 방안을 놓고 양 진영은 서로 자신의 방안이 합당한 것이라며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박 후보는 좋은 일자리는 ‘늘’리고 지금 일자리는 ‘지’키고 일자리 질은 끌어‘올’리는 ‘늘지오’ 정책을 주장하면서 “벤처창업 활성화와 대학 내 창업 적극 지원 등 일자리 만들기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좋은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면서 “성장만 하면 일자리가 생겨나던 시대는 지났다”고 밝혔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나누면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둘 다 괜찮은 정책이다. 청년층이나 조기퇴출, 정년퇴직에 따라 직장을 떠난 중년·노년을 막론하고 일자리는 소중하다. 몇몇 부유층을 빼놓고 대다수 국민들은 일자리와 생계를 동일시하고 있다. 오죽하면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말이 나왔을 것인가? 그리고 여전히 일자리를 얻는 것은 어렵다. 그런데 반가운 소식도 있다. 경기도가 운영하는 ‘경기일자리센터 수원역 상담실’이 개소된 지 163일 만에 3천 번째 취업자를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0일 김모
1민주주의의 근간은 국민의 관심과 참여다. 선거야말로 민주주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핵심적인 제도다. 그러나 민주주의 역사가 흐를수록 투표율은 낮아지고 있는 게 보편적인 현상이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의 정치학자 앤서니 다운스는 투표할 확률을 제시하면서 비용과 편익을 따질 줄 아는 유권자라면 당연히 투표하지 않는 쪽을 선택할 것이라는 결론을 냈다. 자신의 한 표로 당락이 가름될 경우는 거의 없으니 후보자를 선택하고, 투표소에 가서 투표하는 시간 등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경제적으로 따지면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유권자는 투표를 한다는 역설이 엄존하고 있다. 리스크 회피설은 자신이 투표를 안 했다가 지지하는 후보가 낙선하는 경우를 감수할 수 없어서라는 것이다. 훗날 다운스는 모두들 자신의 잇속을 챙기느라 투표를 안 한다면 민주주의가 붕괴하는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투표비용을 감수하면서 투표를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민주주의의 꽃인 투표를 하게 하기 위해 의무투표제를 도입한 나라는 29개 국가다. 투표를 안 하면 벌금 또는 징벌을 물리는 국가로 벨기에에서는 15년 이내 4번 불참 시 10년 동안 투표권을 박탈하며, 공직 진출을 제한
우리는 ‘인권’과 ‘질서’의 가치를 기본으로 생각한다. 해바라기 씨앗의 촘촘한 질서, 꽃잎·나뭇잎의 햇빛 가리지 않는 질서를 통해 생명력을 이어간다. 오늘날 인권과 법치는 나란히 있다. ‘인권침해 예방’과 동시에 ‘질서를 통한 적극적 인권보장’ 장치를 법률과 제도로 뒷받침하는 것은 마치 ‘눈과 눈동자’ 같은 관계이다. 사람이면 누구나 당연히 요구하고 누릴 수 있는 기본 권리인 생명권, 신체의 자유를 포함한다. 인권 의식이 향상 되려면 법적·도덕적 체계 정립과 인권보호를 수행해야 할 국가·사회·기업·개인들의 권리 의무가 뒤따라야 한다. 1215년 영국의 인권선언은 인권보호를 법치의 부분으로 많은 나라가 수용하였고, 연이은 1948년 유엔의 세계 인권선언(UDHR), 다층적 조약 인권보호를 법치와 불가분으로 연결시켰다. 마크 엘리스(Mark Ellis) IBA 사무총장은 부산에서 열린 국제인권대회에서 “실로 굳건한 제도적 틀을 가졌다고 해도 근본적인 인권을 보호하지 못한 국가는 법의…
지난 여름 소형냉장고가 출시되자마자 동이 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다. 1인용 가구가 늘어나면서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냉장고의 특성상 혼자 사용하기에 적당한 소형냉장고가 불티나게 팔려나간다는 것이었다. 이밖에 1인 가구를 겨냥한 트렌드의 변화를 빨리 읽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마케팅 전문가들의 의견도 쏟아졌다. 1인 가구의 증가세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2010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나타난 1인 가구 현황과 특성’에 따르면 혼자 사는 ‘나홀로 가구’가 10년 전보다 191만8천 가구(86.2%) 늘어난 414만2천 가구로 집계됐다. 네 가구 중 한 가구는 독립적으로 생계를 유지한다는 것인데, 일반가구 대비 1인 가구 비율은 2010년 23.9%로 10년 전보다 8.4%포인트나 늘어났다. 성별 1인 가구수 자체는 여자가 남자보다 많았지만 2000년 대비 증가율은 남자가 더 높았다. 1인 가구 가운데 남자는 192만4천 가구로 97만9천 가구(103.6%) 늘었다. 여자는 221만8천 가구로 93만8천 가구(73.3%) 증가했다. 혼자 살게 되는 비율은 남녀 모두 취학·취업하는 시기인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