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발달했다는 지금이나 선사시대나 지구멸망에 관한 인류의 공포심은 항상 존재했다. 그리고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서나 마야의 달력, 몇몇 예언가들의 예언이나 저술을 통해 종말론은 더욱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종말론은 1999년에도 있었다. 그보다 앞서서 한 사이비 종단이 휴거를 주장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적도 있었다. 물론 아직도 지구는 멸망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최근 심장 약한 지구인을 긴장시키는 몇 가지 종말론이 있다. 그중의 하나가 고대 마야달력에 기록된 지구 종말 날짜다. 그들에 의한 대주기 달력이 BC 3114년 시작되어 394년 주기로 간다는데 그 13번째 주기가 2012년 12월 21일 끝난다는 것이다. 또 지구 극점 변경 종말론도 있다. 남극과 북극이 서로 뒤바뀌는 지자기역전현상이 생기는데 예언가 에드가 케이시라는 사람은 ‘극이 이동함으로써 아메리카 대륙이 갈라지고 LA, 샌프란시스코, 뉴욕의 대부분이 파괴된다. 일본의 대부분은 반드시 바다 속으로 침몰한다. 유럽 북부는 눈 깜짝할 사이에 변화한다’라는 무시무시한 예언을 하고 있다. 태양폭풍설도 있다. 올해나 내년쯤 수소폭탄 1억 개의 위력을 지닌 강력한 태양 폭풍이 지구를 덮침으로써 전파와
길에 그림자는 눕고 사내는 서 있다 앞으로 뻗은 길은 하늘로 들어가고 있다 사내는 그러나 길을 보지 않고 산을 보고 사내의 몸에는 허공이 달라붙어 있다 옷에 붙은 허공이 바람에 펄럭인다 그림자는 그러나 길이 되어 있다 /오규원 햇빛이 쨍쨍한 오후의 풍경이 찍힌 사진을 보는 듯한 시다. 시 속에 서 있는 사내는 어떤 옷차림이고 얼마큼의 몸집과 키와 어떤 생김새의 얼굴을 하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필요 없는 흑백사진이다. 밝음과 어둠, 명암만이 또렷한 형상들. 그건 어쩌면 우리 삶의 기억의 편린 같은 것인지 모른다. 기억은 색깔이 없으니 말이다. 기억도 지워지고 있는 “길” 위에서 우리는 “허공”을 먼 곳이라 여기며 “산”의 형상, 그 꿈을 바라보며 잠깐 “서 있는” 것이다. / 권오영 시인 - 시집 ‘두두’/ 2008 / 문학과 지성사 -
살다보면 갑자기 일어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중에는 깜짝 이벤트처럼 기쁨을 선물하기도 하고 졸지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한 아찔함을 느낄 사이도 없이 돌이킬 수 없는 불행으로 빠지기도 한다. 올해는 예년보다 훨씬 빠르게 첫눈이 왔다. 늦은 가을 빗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먼 산에 눈이 덮인 정경이 신비롭기까지 해서 추운 줄도 모르고 서툰 솜씨로 휴대전화에 담기도 했다. 불경기를 실감케 하려는지 손님이 없어 지루한 오후 정적을 깨는 문소리를 신호로 손발은 통통 튀기 시작한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그렇겠지만 아들을 군에 보내고 세상의 모든 빛이 순간에 꺼지는 것 같은 암울함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때 전화벨 넘어서 들리는 아들의 목소리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잠시 짬을 이용해 동창 카페에 들어가 그리운 이름을 찾는 찰나, 나를 부르는 남편의 목소리가 마당을 건너온다.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제각기 다른 얼굴이지만 표정은 하나 같이 웃음을 담고 있다. 목소리도 한 옥타브 높아져서 일일이 끌어안고 한참이나 야단스런 장면을 연출하다 겨우 자리를 잡고 앉아 밀린 수다를 떠는 일도 갑자기 생기는 기쁨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기쁜
사면 조건 천주교서 교육받아 어디든지 삐딱한 사람 용감 솔직함 시기따라 적절해야 이젠 시효(時效)가 완전히 소멸(消滅)될 만큼 오래전, 용서 받지 못할 죄를 저질러(함부로 상상하지 마시길…) 한때 아내에게 이리 끌려 다니고, 저리 끌려 다니던 비참한 시절이 있었다. 사면(赦免)을 조건으로 천주교에서 어떤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데 20쌍 정도로 기억된다. 다들 모이자, 신부님 말씀이 ‘직업이 무엇인지’, ‘어디서 왔는지’를 제외하고 왜 이곳에 왔는지 그 이유만 말하라고 했다. “이혼 하려했는데 주위에서 하도 권하기에, 마지막으로 이곳에….” 대부분 이런 사연이었다. 남편은 시선을 동쪽으로, 부인은 서쪽으로, 교육을 마치면 당장 정문에서 갈라질 험악한 분위기였다. 왜 직업과 어디에 사는지 극구 말하지 말라고 했을까? 한참 후 뚜렷한 해답을 얻을 기회가 있었다. 지난번과는 달리 대가성(?)이 전혀 없는 여행을 떠났는데, 때는 겨울인지라 옷차림새부터 각양각색이었는데 단순히 추위만 이기려고 매무새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두 겹 세 겹 입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날씨를 감당할 수…
최근 경남 진주 촉석루 내 대나무밭에서 새끼를 포함한 암수 멧돼지 5∼6마리가 발견되어 시민들의 대피소동 후 4마리를 사살한 바 있다. 영천 고경면 야산에서는 사냥터 주변에서 약초를 캐던 노인을 멧돼지로 오인 사격하여 그 자리에서 숨지는 등 멧돼지로 인한 사건 사고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도심에서 멧돼지와 마주쳤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먼저,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주시하는 경우 침착하게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멧돼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절대 정숙해야 한다. 뛰거나 소리치면 멧돼지가 오히려 놀라 공격을 가하게 된다. 둘째, 등을 보이며 달아나지 말아야 한다. 이 경우 야생동물은 직감적으로 겁을 먹은 것으로 알고 공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멧돼지는 적에게 공격을 받거나 놀란 상태일 경우 흥분하여 물체나 사람에게 저돌적으로 달려와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주위의 가까운 나무나 바위 등 은폐물에 신속히 몸을 피해야 한다. 후각에 비해 시력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이다. 셋째, 교미기간(11∼12월)과 포유기(4∼5월)에는 성질이 더욱 난폭해지므로 미리 미리 예방하여야 한다. 이제 본격적인 수렵철이다. 지난달부터 내년…
평생 공직에 몸담은 이들이 가장 가슴 벅차올랐을 때는 언제일까. 행정고시(行政考試)나 그와 동등한 자격을 통해 5급으로 공직에 입문한 이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사무관(事務官) 승진’을 꼽는다. 현재 9급과 같이 밑바닥부터 시작한 공무원들은 산업화와 현대화 그리고 복지국가를 이루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평생을 봉직했다. 새까만 머리는 반백이 됐고, 늦은 밤 귀가 후 얼굴을 비비던 아이들은 성장해 청년이 됐지만 서먹하다. 그저 공직이 천직이겠거니 살면서 하루하루 ‘공든탑’을 쌓아왔을 뿐 아버지로서 역할을 할 시간이 없었다. 이들에게 꿈이 있다면 ‘사무관’이 되는 것이다. 누구처럼 시장이나 군수 혹은 국장으로 출세하고자 하는 욕심은 일찍이 버렸다. 하지만 사무관은 포기할 수 없는 꿈이자 인생의 전부다. 그리고 공직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는 최소한의 상징으로 해석된다. 사무관은 5급 공무원으로 대부분이 행정공무원인데 중앙부서와 경기도 등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는 팀장(계장)으로 불리며, 일선 시·군·구에서는 과장(課長)으로 1개 과를 통솔한다. 6급인 주사에서 사무관으로 승진하면 엄청난 변화를 겪는다. 우선 사무관 승진자들이 가보처럼 보관하는 임명장을 받는데, 여
의정활동의 꽃이라고 하는 행정감사의 계절이다. 그동안의 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수집해온 관련 자료들과 시민 제보를 토대로 집행부를 상대로 한 불꽃 튀는 감사가 진행된다. 안양시의회의 경우는 2차 정례회의 기간인 11월 22∼30일 실시했다. 62만 시민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 있고, 연간 8천500억의 예산이 집행되는 방대한 시정에 대한 감사를 9일 만에 마쳐야 한다는 시한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이와 함께 집행부에서는 감사 순간만 모면하면 된다는 면피성 답변과 행감을 통해 지적된 문제점들이 정책에 반영되지 않는 등 매년 반복되는 문제점 또한 개선이 필요하다. 행정사무감사를 1차 정례회에 실시하든, 2차 정례회에 실시하든 장단점은 있게 마련이다. 안양시의 경우 제2차 정례회의 기간에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하다보니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로 이어져 송년회를 비롯한 지역의 각종 행사 등 가장 바쁜 시기이기에 차분하고 강도 높은 감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과 행감이 끝난 후 곧바로 이어지는 익년도 예산심의로 의원들의 열정이 식을 수 있다는 단점이 상존한다. 행감의 기본목적은 당초 수립된 계획과 목표 또는 법규와 절차에 일치되는 행정처리를 보장하는 데 있다. 행
올여름 개봉된 <연가시>는 관객 400만 명을 돌파한 영화이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얼마 전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괴물>처럼 일상의 평화가 깨지는 데서 오는 대중의 공포심을 다룬 영화인데, 우리에게 한 가지 소중한 교훈을 일깨우고 있다.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는 필자는 평소에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든 범죄 사건들이 인간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다른 이의 아픔과 고통을 한 번만 더 헤아린다면 범죄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크게 줄어들었을 것이다. 이 영화에 대해 소개하기 전에 우선 생물학에서 말하는 ‘연가시’가 무엇인지 밝혀둘 필요가 있다. 다른 동물의 몸에 기생하는 연가시는 유선형동물문 연가시과에 속하는 동물이다. 물속의 유충이 일차적으로 모기유충을 감염시키거나 물가의 풀밭으로 이동한 뒤 사마귀와 메뚜기 같은 숙주곤충의 몸을 통해 성장하게 된다. 가느다란 모양의 유선형 동물인 연가시는 물을 통해 곤충의 몸속에 침투했다가 산란기가 되면 숙주동물의 뇌를 조종해 자살을 유도한다. 영화 <연가시>는 만약 변형 연가시가 나타난다면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
대한민국에서 검찰총장은 대통령 다음으로 힘이 세다. 청(廳)단위 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장관급이다. 또 검찰청 내에서는 검찰총장의 하명사건을 전담하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실세 중 실세다. 그런데 지난 1개월 동안 검찰총장과 심복인 중수부장이 치열한 투쟁을 벌였고, 검찰의 총수인 검찰총장이 패배했다. 잇따른 검사들의 추문에 대한 검찰개혁안을 놓고 벌인 사투였다. 외관상 중수부장이 검찰총장을 꺾었다고 하지만 진정한 승자는 검찰조직이다. 총장은 검찰이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기관을 유지하는 ‘중앙수사부’를 폐지하려 했고, 중수부장은 그 조직을 살리기 위해 다 걸기를 했다. 검찰이라는 조직이,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조직의 최상층부인 총장을 내친 것이다. ‘검사동일체의 원칙’에 따라 총장을 정점으로 거대한 피라미드 조직이 형성된 검찰의 속성상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런 일이 발생했다. 이 장면에서 검찰은 자신들에게 메스를 대려는 자는 누구든지 쳐낼 수 있음을 국민들 앞에서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지난해 8월,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는 검찰에 의해 크게 망신을 당했다. 저축은행사건과 관련 국정감사를 열고 검찰간부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