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정지용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꽁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메끝에 홀로 오르니 흰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 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누구에게나 고향이 있고, 고향에 대한 향수가 있다. 하지만 시간은 미래라는 일정한 공간을 향해 이동하므로 그 옛날의 고향은 단지 의식 속에서만 존재할 뿐이다. 정지용의 <고향>에서 알 수 있듯이, 시인이 그리던 고향은 현재의 공간에서는 너무나도 많이 변해 있다. 그러한 안타까움에 시인은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다고 말한다. 정지용이 이 시를 쓰던 당시에는 민족말살정책과 중일전쟁이 일어났고 자유로운 창작도 하지 못했다. 시인은 바로 이러한 현실에 대해 비관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추억을 회상해 고향을 재현할 수 있다. 삶이 버겁게 느껴질 때 고향의 풍경을 떠올려보자. /박병두 시인
초복에서 시작해 중복을 지나 말복까지, 올 여름 하이라이트 복날 시리즈가 오늘 종료된다. 복날은 가고, 세월도 함께 가면서 시간은 어느덧 여름의 끝자락으로 치닫고 있다. 그동안 삼복더위를 제압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은 다양한 음식들을 동원했다. 복날 먹는 음식하면 어린아이들도 아는 삼계탕을 비롯한 갖가지 탕(湯)종류와 수박 한통에 이르기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리고 이런 음식으로 ‘복달임’을 한 뒤 서기제복(暑氣制伏), 즉 “여름의 더운 기운(暑氣)을 제압, 굴복(制伏)시켰다”며 나름의 위안을 찾기도 했다. 세시풍속의 의미를 담고 삼복이 이처럼 지나가는 동안 올해도 ‘개나소나 콘서트’ 또한 어김없이 열렸다. 많은 사람이 세시풍속을 즐기는 다른 한편에선 복달임으로 희생당한 무수한 동물들의 영혼을 달래 주는 음악회가 열린 것이다. 다변화된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초복인 7월 13일과 말복을 앞둔 지난 8일 경북 청도에서 열린 콘서트는 올해로 다섯 번째였으며 1만여명의 관광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특히 8일에는 반려견의 주인들과 유명한 청도 싸움소의 주인들을 함께 초청, 음악회를 열었다. 복날 죽은 동물들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시작한 콘서트
오늘이 말복이다. 삼복이 모두 지나 무더위가 한 풀 꺾인다고 생각하니 이제 시원해지려나 하는 기대보다 아직도 습기가 마르지 않아 눅눅한 집안 같은 개운치 않은 느낌이다. 중부 내륙인 우리 고장에서는 삼복 내내 더위보다는 끈질긴 장마에 시달렸고, 장마가 끝났다는 보도 후에도 연일 소나기가 내린다. 무슨 영문인지 하루라도 비가 오지 않은 날은 없었고 그것도 한두 차례 지나가는 소나기가 아니라 하늘에 금이 가듯 요란한 벼락과 함께…. 이제 기록적인 장마가 제발 끝나기를 바라면서 달력을 보는데 내일이 또 비가 올 확률이 높은 날이다. 바로 칠월 칠석이 기다리고 있다. 칠석날도 이제는 아득한 옛날처럼 가물거린다. 예전 같으면 햇밀에 애호박 썰어 넣고 전을 부치고 시원한 샘물을 긷고 오이 덩굴을 뒤져 연한 오이를 골라 냉국을 먹었다. 할머니는 치아가 없어 주름이 자글자글 잡혀 오목해진 입술로 오물오물 옛날 얘기를 시작하신다. “오늘 까마귀나 까치 한 마리도 못 봤지? 있다가 캄캄해지면 견우직녀가 만나거든. 그런데 하늘에도 장마가 져서 은하수가 깊어 건너갈 수가 없었단다. 너도 생각해 봐라. 얼마나 슬펐겠니? 일 년 내내 기다려서 보고 싶은 직녀가
헌법재판소가 현행 19세 이상 선거권 부여는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6대3. 혹시나 했던 낭랑 18세 투표권은 당분간 일단 물 건너갔다. 3명이나 소수의견을 냈으니 뒤집어질 날 멀지 않았다고 봐야 하나? 우리나라 18세가 겉으론 성숙해 보여도, 정치적 판단을 내리기엔 미숙하다는 판단을 반박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19금 영화는 볼 나이, 즉 민법상 성인인 19세는 돼야 선거의 권리를 행사할 만하다는 견해를 수긍하기도 역시 쉽지 않다. 1년 사이에 정치적 식견이 부쩍 큰다? 글쎄…. 오히려 요즘 애들 성숙도를 감안해서 19금을 18금으로 고쳐야 맞지 않나? 정치적 판단이 서투른 건 스물이 돼도, 스물다섯이 돼도, 심지어 마흔이 된다고 저절로 나아지지 않는다. 육십이 넘어도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19세 선거권은 민법상 성년이라는 형식적 기준에 맞춘 것에 불과하다. 대한민국 청소년은 만 17세 생일이 지나면 통지서를 하나 받는다.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으라는 통보다. 성인도 아닌데 왜 이들에게 주민등록증을 발급하지? 몸이 이제는 국가가 관리를 해도 될 만큼 다 컸다는 인증이다. 민법상 여자는 부모의 동의를 얻으면 16세부터 혼인을 할 수 있다.…
남북한과 해외동포들이 모이면 누구나 부담 없이 부르는 민요가 아리랑이다. 아리랑은 남북을 통틀어 60여종 3천600여수에 이른다. 가히 한국인의 정서를 아우르는 문화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진보적인 학자·학생들이 즐겨 읽은 책도 ‘아리랑’이니, 미국의 여류작가 님 웨일스가 1941년에 ‘the Song of Ariran’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한 논픽션이다. ‘아리랑’의 실제 주인공 김산(본명 장지락)은 중국 전역을 누비며 항일 독립 운동에 헌신한 사람이다. 그는 중국·일본경찰에 체포돼 모진 고문을 당했는데, 1936년 조선민족해방동맹이라는 독자적인 단체를 만들어 항일투쟁을 벌였다. 이때 님 웨일즈를 만났고, 그가 전한 자신의 삶과 우리 민족의 아픈 기록이 ‘아리랑’이다. 곧 조국에 대한 독립의 열망을 아리랑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아리랑이 대규모로 웅장하게, 그러나 가슴 아프게 나타났으니, 북한의 ‘아리랑’ 공연이다. 연인원 10만명이 출연하는 매스게임의 일종인 ‘대(大)집단체조’이다. 북한은 이 공연에 대해
진표야, 기억나니? 정확히 20년 전 오늘 아침,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혔던 사실을. 당시 너는 김영삼 대통령이 TV를 통해 금융실명제를 도입하는 긴급명령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보면서, “드디어 해냈구나” 안도감을 느꼈었지. 나는 지금도 대한민국 금융거래 질서를 바로잡고 투명성을 높여서 우리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꾼 그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오른단다. 그때 너는 재무부 국장으로 승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40대의 팔팔한 나이로 조세연구원 파견 근무를 나갔다가, 그해 4월에 갑자기 세제총괄심의관으로 발령받아 극비리에 금융실명제 도입 작업을 맡았었지. 금융실명제는 보안이 생명이라서 당시 이경식 경제부총리, 홍재형 재무부 장관, 김용진 세제실장과 ‘젊은 진표’, 딱 네 사람만 그 내용을 알고 있었지. 보안이 누설되면 책임지겠다고 사표를 쓰면서 “30대 사무관 시절의 좌절을 답습해선 안 된다”며 각오를 다졌지. 너와 금융실명제의 인연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더군. 1982년 전두환 대통령의 5공화국은 장영자 이철희 어음사기 사건으로 정권의 부도덕성이 드러나면서 온 나라가 들끓었지. 이처럼 발등에 불
군포문화재단이 인사채용을 둘러싼 심각한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군포시의회가 문제점이 드러난 합격자들에 대해 임용 취소 등을 군포시에 요구했으나, 시가 이를 정면 거부하면서 시의회가 급기야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나섰다. 그동안 기초자치단체가 설립한 문화재단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뒷소문이 나돈 적은 있지만, 이 같은 정면대결이 벌어진 것은 처음이다. 시작부터 심하게 삐걱대는 문화재단이 지역 문화예술 진흥과 기반 확충이라는 본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심히 우려된다. 군포문화재단은 지난 3월 출범 직전부터 잡음이 무성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해서 경력직들을 시장의 사람들로 채웠다는 것이다. 간부직인 본부장급 3명을 포함한 경력직 16명 가운데 시장의 선거 캠프와 직간접으로 관련된 인사가 많았기 때문이다. 선거대책본부장, 공보물 제작 기획사 대표, 캠프 전산담당자 등 관련자 다수가 문화재단에 자리를 잡은 탓이다. 이에 따라 시의회는 전체 시의원 9명 가운데 7명으로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3~5월에 걸쳐 집중조사를 벌였다. 여야를 아우른 특위는 조사 결과 합격 직원 16명 가운데 11명이 자격 등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특위는 1
8일 정부의 세법 개정안이 월급생활자의 유리지갑만 털게 될 거라는 불평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서 ‘2013년 세법개정안’을 확정했다. 이 세법개정안은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 연간 근로소득 3천450만원 초과(상위 소득 28%) 근로소득자 434만명의 세금부담이 늘어난다. 이들이 더 내는 세금은 평균 40만여만원, 총 1조3천억원이다. 이에 4천억원을 더해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으로 1조7천억원이 저소득층에 지급될 계획이다. 그런데 이게 중산층의 세 부담을 늘리는 실질적인 ‘증세’라는 것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는 연간 소득 5천500만원 초과 가구를 고소득가구로 여기고 있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물론 이번 세제개편안이 모두 잘못된 것은 아니다. 참여연대는 이번 세법개정안에 소득세제나 상속·증여세 등에서 일부 합리적이고 발전적인 세제개편이 포함된 것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은 점차적으로 소득세의 조세부담률을 올려나가기 위해 필요한 조치로서 이를 통한 세입확충 역시 분명 이뤄질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 영리법인을 이용한 변칙상속 과세가 강화된 점 역시 고소득층의 교묘한 상증세…
■ 경기도, 수해 피해 선제적 대응 주력 지난 6월 17일 중부지방에서 시작된 장마가 이달 6일까지 51일 동안 지속되면서 도내 곳곳에 농경지와 주택 침수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집중호우가 지속된 지난달에만 3명이 숨지고, 공공시설물 등이 파손되는 재산피해가 850억원에 달했다. 다만, 이번 집중호우는 대규모 호우피해가 발생했던 2011년에 버금가는 비가 쏟아졌지만 피해 규모는 크게 줄었다. 2011년 7월 당시에는 39명의 인명피해와 3천억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이는 경기도가 2011년 대규모 수해피해 발생 뒤부터 최근 3년간 수해예방사업에 총 1조6천427억원을 집중 투자한 효과로 풀이된다. 도는 이같은 성과를 토대로 오는 2018년까지 하천정비사업에 7천859억원, 선제적 예방사업 및 재해위험지구 등에 1천682억원 등 모두 9천541억원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단순 복구사업이 아닌 위험 요인 제거 차원에서 개선복구사업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한다. 정헌채 도 재난대책담당관은 “재정적 투자와 함께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사항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중앙정부에 개선 사항을 건의할 것”이라며 “특히 인
■ 연천소방서, 지역 맞춤형 정책 구현 “최고와 최선으로 중무장해 주민들에게 봉사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연천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연천소방서가 앞장설 것입니다.” 지난 6월17일자로 제6대 연천소방서장으로 부임한 김오년(55) 서장의 일성이다. 최고의 소방행정과 최상의 소방서비스 구현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연천은 경기도내에서 네 번째로 면적이 큰 만큼 지역 구석구석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김 서장은 부임한 날부터 하루도 쉬지 않고 연천의 모든 지역을 돌아보며 산과 강이 많고 교통이 불편한 점들을 파악하고 나섰다. 또한 봄·가을엔 산불, 여름철엔 물로 인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할 것을 대비해 전 직원에게 지시하면서 한시도 긴장을 놓지 않고 근무하고 있다. 화재와 구급 출동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장비와 정신을 점검하고 출동 시에는 과감하면서도 안전을 염두에 둔 행동을 해야 한다면서 주민을 먼저 생각하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소방관이 돼 줄 것을 재차 강조했다. 연천 주민들에게 맞는 맞춤형 소방정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김 서장은 소방서의 소방정책과 활동에 많은 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