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을 방문해 탕약을 처방받는 중년의 환자들 중 대부분이 꼭 하는 말이 있다. “살 안 찌게 해주세요.” 이는 예전에 못 먹던 시절 한약을 통해 살을 찌게 했던 경험에서 나오는 말이기도 하지만 살 찌는 것에 대한 이 시대의 두려움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실제 우리나라 여성의 95%가 의학적 정의와 상관없이 스스로를 비만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40-50대 중년 남성의 절반 가량이 의학적으로 비만에 속한다. 지난 10년간 비만 인구는 150%가 증가했으며 특별한 조치가 없는 한 이 수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로 미용과 관련된 젊은 사람들의 비만은 논외로 했을 때 중년의 비만은 그것이 건강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보다 큰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복부비만은 고혈압이 될 확률을 10배나 높이고, 간질환은 2.2배, 당뇨병은 1.8배 더 높인다. 또한 심근경색이나 협심증같은 허혈성 심장질환과 뇌경색이나 뇌출혈같은 뇌혈관 장애를 일으킬 확률을 비약적으로 증가시킨다. 각종 관절질환, 암, 여성질환도 비만과 연관되어 있다. 때로 40-50대 비만 환자들 중 자신의 체중 증가가 어쩔 수 없는 나잇살 때문이라고 말하며 애써 무시하는 경우가 있
암(癌)은 아직 정복되지 않은 대표적 불치병이다. 암 치료후 5년간 생존할 확률을 의미하는 ‘암 생존율’은 50%를 넘어 계속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암에 걸렸다”는 통보는 죽음과 가까워졌다는 표현으로 들리는게 사실이다. 따라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소위 ‘암 잘 고치는’ 병원의 등급발표는 파괴력 만큼이나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22일 심평원은 302개 전국 주요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발생빈도가 높은 위암, 대장암, 간암의 수술사망율을 평가해 발표했다. 이 가운데 3개 암수술 모두에서 1등급을 만족시킨 병원은 51개에 불과했다. 경기도에서는 성빈센트병원, 고려대 안산병원, 아주대병원, 분당차병원, 한양대 구리병원, 한림대 성심병원, 인제대 일산백병원, 국립암센터병원, 분당서울대병원이 이름을 올렸다. 인천에서는 인천성모병원, 길병원, 인하대병원 등 단 3개 병원만이 1등급으로 분류됐다. 특이한 것은 당연히 명단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 우리 주변의 대형 의료기관들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번 발표가 그동안 국민들이 가졌던 병원 등급에 대한 통념을 뒤엎고 있어 충격을 더하고 있다. 국민들은 이번 발표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이다. 나아가 한국
파리를 방문했을 때 인상 깊은 것은 복잡한 교통이 서울 못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런데 현지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차량이 막히는 도로가 있으면 차도를 넓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줄이고 인도를 만들어 버린다는 것이었다. 대중교통을 장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어쩐지 가는 곳마다 대부분 도로는 인도가 차도보다 넓었다. 차도도 도심이라 해도 편도 3차선 정도였다. 그런데 비좁기로 유명한 서울은 편도 4차선 6차선이 기본이다. 그럼에도 차는 막힌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자동차는 2천만 대에 육박한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의 운전 문화다. 우리나라 교통사고는 매년 20여만 건이 발생하고 있고 사망자만도 5천여명이 넘는다. 자동차 1만 대당 사망자 수는 3.1명으로 영국이나 독일,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평균 1.4명에 비해 훨씬 높다. 교통사고 중 경찰관이 가장 가슴 아파하는 사건이 뺑소니다. 사고를 당한 피해자를 조금만 빨리 병원으로 옮겼으면 사망을 막거나 심각한 신체장애를 예방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장시간 길 바닥에 방치함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슬픔을 안긴다. 佛 대중교통 장려위해 인도 넓혀 사고를 내고 도주해 버린 운전자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중대한 결정을 했다. 중앙선관위는 “21일 전체 위원 회의에서 현직 시장이나 도지사 등이 그 직을 가지고 정당의 당내 경선에 입후보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경선운동을 할 수 있다고 결정하였다”고 22일 밝혔다. 2010년 1월25일 신설된 공직선거법 57조의6 제1항(공무원 등의 당내 경선운동 금지)에 따라 공무원 등은 당내 경선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선관위는 이법을 확대해석해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경기지사와 통합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출마의 뜻을 비친 김두관 경남지사 등이 도지사직을 사퇴하지 않고도 경선운동에 나설 수 있도록 길을 터줌 셈이 됐다. 일찍이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새누리당 대선후로 경선참여를 선언하면서 도지사직 사퇴의사를 밝혔다가 이를 번복하면서 여론의화살을 집중적으로 받아오다 이번 중앙선관위의 결정으로 한시름 덜게 됐다. 당장 당연한 조치라는 분위기가 김 지사측근과 일부 도청 직원들을 중심으로 감지되고 있다. 당내 경선이 치뤄질 8월까지는 일부 도정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도청내에 존재한다는사실을 알아야 한다. 반발 또한 만만치 않다. ‘김문수 지
참 안타깝고 답답하다. 수원연화장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비를 세우는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는 소식에 우울해진다. ‘노무현대통령 작은 비석 수원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22일 오전 수원시 연화장에서 노 전 대통령 추모비를 세우려고 했지만 보수단체 회원들이 항의농성을 벌여 공사가 중단됐고 한다. 이들의 주장은 수원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노 전 대통령의 추모비를 건립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를 양분하고 있는 진보와 보수의 첨예한 갈등이 수원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후 거행된 국민장의 일부행사로 노 전대통령의 유해는 지난 2009년 5월29일 수원연화장에서 화장됐다. 이에 추진위는 3주년을 맞아 그를 기념하기 위해 추모비를 건립하기로 하고 모금을 해왔다. 지난 19일 수원시로부터 설치허가도 받았다. 그런데 일부 보수단체는 ‘수원과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인사의 추모비를 왜 수원에 세우는가’라며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수원시는 노 전 대통령이 수원에서 화장식을 해 추모비 건립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 승인을 했다. 행정적으로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노 전 대통령은 분명 수원사람이 아니다. 그의 유해는 국립
나비와 개구리 주룩주룩 장대비 내리는 날 산길 걷다가 나비를 만나면 슬프다 비 피할 집 없이 어디론가 날아갈 기척도 없이 흠씬 젖어 있는 제비나비를 보면 내 숨겨둔 날개가 젖은 듯 후줄근해진다 주룩주룩 장대비 내리는 날 산길 걷다가 개구리를 만나면 기쁘다 좋아라고 만세 부르듯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무당개구리 번들거리는 초록 피부를 보면 내 살갗도 촉촉이 젖어 생생해진다 -최두석 시집 ‘꽃에게 길을 묻다’ / 문학과 지성사 어디론가 날아가야 할 길은 아직 먼데, 비를 피할 집이 없는 나비를 보는 슬픈 마음과 같은 길 위에서 비를 만나 신이 난 개구리를 보는 기쁜 마음이 대조적이다. 살다보면 나비와 개구리를 보는 일처럼 슬픔과 기쁨이 함께하기 마련이다. 누구에게나 숨겨둔 '내일'이라는 꿈은 있다. 비 개인 날, 눈 부시게 날아갈 나비와 만세 부르듯 더 멀리 도약할 개구리를 눈 앞에 보는 듯 생생한 시처럼. /권오영 시인
1995년에 개봉된 영화 ‘파리넬리’는 18세기에 실존했던 ‘카스트라토(Castrato)’를 그리고 있다. 당시 관객들에게 충격에 가까운 아름다운 목소리를 선보였던 파리넬리는 ‘카스트라토’였다. ‘카스트라토’는 변성기 이후 음역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고 여성의 음역을 내기 위해 남성을 거세한 가수를 의미한다. 그러나 관객을 홀리던 미성(美聲)의 뒤에는 중세시대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지던 광적 만행과 아름다운 목소리를 향한 인간의 왜곡된 열망이 숨어 있다. 여성을 비하하던 중세유럽의 성당에서는 합창단이 모두 남성으로 구성됐다. 따라서 여성의 소프라노 음역대를 소화할 필요에 따라 저질러진 만행이 어린 남자아이의 생식기를 거세하는 ‘카스트라토’였던 것이다. 파리넬리가 활약했던 18세기에는 이러한 필요에 따라 매년 6천명이 넘는 소년들이 거세를 당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이들 중에 가수로 성공하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이며 실패한 나머지는 대부분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양의 ‘카스트라토’가 종교적 거세행위였다면 동양의 ‘내시(內侍)’들은 정치적 이유에서 남성을 거세당해야 했다. 내시 혹은 환관으로 불렸던 이들은 구중궁궐에서 ‘왕의 여자’들과 함께 살아야 했기에 아
생활 주변에 전기로 인한 화재가 의외로 많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전기로 인한 화재는 총 1만663건으로 전체 화재 4만3천875건에서 24%나차지한다. 국가화재정보시스템은 화재원인을 방화, 낙뢰와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화재, 실화에 의한 화재로 구분한다. 실화는 전기, 기계, 화학적 요인에 가스누출, 교통사고, 부주의 등으로 분류하며 발화원과 가연물에 대한 관리상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하는 화재를 일컫는다. 전기 화재가 많음은 전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전기는 생활 모든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TV 등 가전제품에서 사용하고 자동차도 전기가 없으면 작동이 안 되며 심지어 휴대전화도 배터리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가전제품 모두에서 화재가 발생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플러스 선과 마이너스 선이 닿으면 순간적으로 무한대의 온도가 발생해 그 스파크로 주변의 가연성 물체에 불이 붙는다. 대부분 제품에 퓨즈 등 안전장치와 정격용량에 따른 부품 사용으로 화재 발생을 방지하지만 세월이 흘러 진동과 발열 등으로 절연상태가 불량해져 화재가 발생된다.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고정 사용 제품은 관리문제 발생이 드물다. 하지만 청소기나
홀로 남아 육지에 갇힌 섬이 외로움에 고개를 떨구고 있다. 섬의 정체성은 바다 위에 떠 있어야 한다. 하루에 두 번씩 밀물과 썰물로 자신의 아랫도리를 씻었던 섬, 그리고 무수한 바다 생명들의 향연을 응시하며 바다와 하늘을 연결하며 자연스러운 소통의 사닥다리가 되었던 섬. 그 섬에서 바다생명들이 휴식을 취하고 때론 물새들도 둥지를 틀었다. 바다를 육지로 변용시킨 오랜 기간 간척사업이 벌어졌던 곳을 여러 번 탐방하며 지켜봤었다. 태안 안면도 가는 길, 천수만 간척사업으로 바다가 거대한 육지로 탈바꿈한 서산 방조제 A, B지구를 보았다. 그곳에서 유독 눈에 띄는 것은 내수면도 아니요, 드넓은 농토도 아닌 구릉처럼 돌출된 봉우리이다. 물론 얼핏 보면 그냥 솟아오른 산봉우리다. 주변은 온통 육지로 농사지을 수 있는 풀들로 무성하지만, 멀리서 보면 아랫부분에 검은색 바위가 드러나 있는 것으로 보아 과거엔 섬이었음이 분명하다. 한동안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 섬은 외로움에 젖어 바다를 몹시도 애타게 그리워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방조제로부터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쐬면서 그런 시름을 달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인간의 육지에 대한 욕망으로 간척사업을 탐욕적으로 하다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