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먼저 두부굽네 다섯가지 나물볶네,냄비꺼내 탕끓이네 친정엄만 생각나네, 부추전은 쉬운거네 스물댓장 구워냈네, 배추전은 만만찮네 이것역시 구웠다네, 동그랑땡 차례라네 돼지고기 두근이네, 김치전도 굽는다네 조카놈이 먹는다네, 기름냄새 진동하네 머리카락 빽빽하네, 허리한번 펴고싶네 한시간만 놀고싶네, 명절되면 죽고싶네 일주일만 죽고싶네, 이십년을 이짓했네 사십년은 더남았네, 몇 해 전부터 인기리에 유포되고 있는 ‘명절 며느리를 위한 시’라는 작품이다. 그 작품성보다 구절구절 마다 담긴 사연이 명절이면 이 땅의 며느리들이 치러야 할 고통을 대변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자연스레 자리 잡은 절기성 질병인 ‘명절증후군’의 파생과정을 그림그리듯 묘사하고 있기도 하다. 명절증후군은 명절 때마다 받는 정신적 혹은 육체적 고통을 말하는 것으로 주로 며느리들이 겪는 질병이다. 장시간의 귀향과 귀성, 그리고 명절 음식을 준비하기 위한 가사노동, 시댁 식구와의 갈등 등으로 며느리들의 스트레스는 최고조에 달하게 된다. 명절 뒤끝이면 며느리들은 나이의 고하를 막론하고 두통, 소하불량에 이어 심하면 우울증과 호흡곤란 등의 심각한 고통을 호소한다
和光同塵 빛을 부드럽게 해 더러움과 함께 한다 화기광 동기진(和其光 同其塵) 이라고도 한다. 자기의 뛰어난 재덕(才德)을 나타내지 않고 세속(世俗)을 따르는 일, 또는 부처나 보살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속인과 섞여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불교가 중국에 들어갔을 때 당시 중국인들이 추구하던 노자사상과 불교의 대승사상이 맥락을 같이하자, 중국인들은 부처를 설명하면서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화광동진’의 뜻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화광동진은 태양을 뜻하기도 하는데, 태양은 높게 떠서 밝고 고운 빛을 비추지만 그늘지고 더러운 그 무엇도 가리지 않고 다 비추기도 한다. 그러니까 아무리 더러운 것도 멀리하지 않는다고 하는 부처의 자바정신과도 상통한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진정한 깨달음은 자기가 무엇을 깨달았다고 해서 세상과도 멀리하지 않고 사람들과도 거리를 두지 않는 것을 말함일 것이다. 논어에 ‘군자화이부동 소인동이불화(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라 했다. 군자는 서로가 다르지만 다름을 인정하고 화합하는 반면 소인은 서로 같은 듯 무리지어 다녀도 결국 어울리지 못한다는 말이다. 좌기예 해기분 화기광 동기진(挫其銳 解其紛 和其光
하얀 전깃줄에 앉은 참새 복받으세요 아침인사에 내 눈썹이 희어졌는지 만지지요 섣달 그믐밤 잠자면 눈섶이 희어진다 방마다 불 밝히다 새벽녘에 잠들고 하얀 전깃줄에 앉은 참새 복받으세요 짹짹 중천에 뜬 아침 새편지를 안고 햇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큰절을 마주받고 올해는 복 많이 달라고 기원을 했지요 <시인소개> 충북 영동 출생 ‘문예창조’, ‘동시와 동화나라’로 등단 하와이 한인 문인협회 회원 한민족통일문예제전 외교통상부장관상 수상, ‘광야’ 문예공모 및 주부백일장 시 입상 시집으로 <내안에 자리 잡은 사랑>, <그 고운 이슬이 맺히던 날> 등
세상을 살다보면 기념해야 할 일들이 많고 많다. 생일, 결혼기념일, 기일 등 이름 지어진 무수한 사건과 사연이 우리를 지나쳐가고 또 다시 돌아온다. 형제가 많고 대가족인 우리 집 또한 달력을 넘길 때마다 군데군데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다. 남편과 내 생일은 불과 열흘 차이라서 생일을 챙기는 사람들이 부담이 될 것이다. 물론 내색은 안하지만 고만고만한 살림에 일주일이 멀다하고 돌아오는 이름 지어진 날들이 뭐 그리 반갑겠는가. 덕분에 부모자식, 형제 간에 얼굴 한 번 더 보고 식사 한 끼니 나누니 좋기도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모든 것을 챙기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며칠 전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을 받았다. 초등학생 조카에게 받은 빨간 내복이다. 사내 녀석이 장난도 심하고 개구지기가 세상에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아이다. 슬며시 다가와 “고모 생일 축하해요”하며 상자를 내민다. 너무나 뜻밖의 선물이다. 단돈 1천원도 마음대로 쓰지 않는 아이, 아니 쓸지 모르는 녀석이다. 학용품이며 장난감 등 모두 부모가 사주면 사주는 데로 사용하고 아직은 돈에 대한 개념도 돈을 쓸 줄도 모르는 녀석이 주는 선물이라 더욱 반가웠다. 평소에 모아놓은 용돈 1만7천800원과 은행에
설날이 왔다. 명절이 되면 그 누구보다 바빠지는 이들이 있다. 많은 이들을 고향까지 안전하게 수송하는 직업을 지닌 기관사와 운전사들이 바로 그들이다. 경찰이라는 직업도 마찬가지다. ‘민족의 대이동’이라 불릴 만큼 수많은 사람들이 떠나는 귀성길에 누구 하나 사고 없이 안전하게, 그리고 꽉 막힌 교통체증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끔 경찰관들도 바빠진다. 경찰이라는 직업을 가진 후 첫 명절을 맞이했을 때, 참으로 이 생활이 얄궂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로 한가운데 교통체증으로 꼼짝없이 서 있는 차들을 원활히 소통시킨 후 차 안에 있던 몇몇 사람들이 손으로 건네는 감사의 인사를 받은 뒤 드는 뿌듯함도 잠시 뿐이었다. 너무나 보고 싶은 가족과 친지들 생각에 틈 날 때마다 고향녘 하늘만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온통 차들로 꽉 막힌 도로 속이지만 조금만 고생하면 보고픈 가족들을 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차 안의 사람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평온해 보였다. 그들을 바라보면서 그 평온함을 나도 함께 누리고 싶다는 생각을 머리 속으로 몇 번이고 되뇌곤 했다. 이제 경찰이라는 옷을 입은 지도 강산이 두 번도 더 지났다. 명절이 되면 늘 시골 고향집이 아닌 도로 위와 밤거리에 서 있어
이근안(73) 씨의 객관적 경력은 경찰관과 목사이다. 경찰관과 목사라는 어울리지 않는 직업을 경력에 올릴 정도로 이 씨의 인생은 굴곡져 있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군(軍) 헌병대를 거쳐 경찰에 입문했으며 퇴직후 목사안수를 받아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이 씨에 대한 국민의 기억은 그가 ‘고문 기술자’라는 것이다. ‘고문’과 ‘기술자’의 합성으로 파생한 신조어인 ‘고문 기술자’는 생경할 수밖에 없지만 1970~1980년대를 지내온 이들에게는 낯선 명칭이 아니다. 민주화와 학생운동의 중심에 있던 활동가들에게 ‘이근안’이라는 이름은 공포 그 자체였다. 국민의 뇌리에 깊숙이 박힌 이 씨의 이미지는 지난 연말 타계한 민주화의 대부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을 소위 칠성판에 묶어 전기고문 등 갖은 악행을 자행한 것이 알려져서다. 김 고문은 이 씨에 당한 고문 후유증으로 인해 정치생활중 말이 어눌해 연설에 애를 먹었고 급기야 파킨스병을 앓다가 사망에 이르렀다. 또 이 씨로부터 수많은 인사들이 고문을 당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심지어 이 씨에게 고문을 당하던 여성은 모진 고문 중에 때아닌 생리가 터지자 이 씨가 속옷과 생리대를 사다 준 기억을 되살리며 인간성이 망실된 잔
외국에 나가면 제일 부러운 것이 별로 크지 않은 도시에도 번듯한 미술관이 있고, 유명한 작품들을 언제나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광경을 볼 때마다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무역국 맞아?”라는 생각이 든다. 세계 10대 무역국이라는 나라가 미술관 운영의 열악함은 물론 미술관 건립비용도 마련하지 못하고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규모로 보면 우리와 비슷한 거 같은데, 그들은 대체 무슨 묘수(妙手)를 부려 그렇게 훌륭한 미술관들을 건립·운영하고 있는 것일까? 문화를 사랑하는 그들의 조상덕으로 돌리려다가도 은근히 부아가 난다. 10여년 전 문화입국을 외치며 1천개의 미술관·박물관 시대를 외치던 때, 나름의 자부심으로 어깨에 힘을 주고 외국의 미술관들을 견학했었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 그런 자부심은 사라지고 이제는 죽었다 깨어나도 그들을 따라갈 수 없다는 생각마저 든다. 서울·광주·부산·대전·전북·경기·대구에 이어 인천·강원도도 대형 공공미술관 건립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계획과는 달리 지역 미술관들의 건립이 부진했던 이유는 물론 재정문제 때문이었다. 사실 지자체들이 막대한 건립비용과 운영비용이 드는 공공 미술관을 건립·운영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사회는 과연 공정한 사회인가’라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할 사람은 얼마나 될까하고 궁금해하던 차에 그 답이 나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정사회는 여전히 저 멀리 있는 이상향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국민이 많은 것 같다. 국민 10명 가운데 6명 가량은 가난의 원인으로 사회구조를 꼽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으니 말이다. 또 우리사회의 공정성 및 정부의 친서민정책에 대한 평가 항목에서는 긍정적인 시각보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공정사회를 위한 친서민정책 개선방안’ 보고서에 인용된 ‘공정성에 관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가난 발생에 대해 응답자의 58.2%가 사회구조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반면 노력부족 또는 태만, 재능부족, 불운 등 개인에게 원인이 있다는 응답비율은 41.8%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우리사회의 공정성이 개선됐는지에 대해서도 ‘그저 그렇다’는 응답비율이 37.3%로 가장 많았고, ‘약간 개선됐다’는 응답은 35.0%를 기록했다. 우리 사회의 공정성 제고를 위한 전제조건으로는 ‘경제적 약자에 대한 배려’(28.8%), ‘법치주의 정립’(28.4%), ‘기회균등’(19.9%), ‘시민의
예전엔 삼겹살을 구워 먹을 때 지붕에 사용하는 슬레이트 판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골이 파여져 있어 기름이 빠져나가고 고기가 잘 익는다는 말에 야외로 놀이를 떠나는 사람들은 불판 대신 슬레이트를 챙겨서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금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무지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슬레이트는 석면 덩어리였기 때문이다. 인체에 극히 유해한 석면 덩어리를 지붕에 덮고 사는 것도 위험한 일인데 거기에 고기까지 구워 먹다니... 물론 모르고 한 일이었지만 그 정도로 우리 국민들은 석면의 공포를 느끼지 못했다. 석면은 불에 대한 내화성으로 인해 여러 부문에서 이용돼 왔다. 브레이크 라이닝, 건축재료, 전기기기, 방화복에도 사용되며, 극장용 커튼과 공공건물의 방화천장 같은 곳에도 사용된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석면이 인간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석면 공포로까지 확산됐다. 석면은 석면침착증(石綿沈着症), 폐질환 및 급속히 진행되는 치명적인 폐암인 중피종(中皮腫)을 발병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환경부는 석면으로 인한 건강피해자 및 유족을 보호하기 위해 2010년 3월 22일 석면피해구제법을 제정, 2011년 1월 1일부터…